(사)공공네트워크 (OO은대학연구소)


(사)공공네트워크 (OO은대학연구소)

도시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만날 수 있다면?

글, 사진: 정서인(soein1221@naver.com)

당신의 동네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사)공공네트워크(OO은대학연구소)은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도시재생, 이웃의 말을 듣고 부딪치고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갑니다. 문화예술로 치유와 공동체의 회복을 노래하는 (사)공공네트워크를 소개합니다.

 

# 담당자 및 회사소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OO은대학연구소(이하 OO은대학)에서 5소장을 맡고 있는 최대혁입니다. 사내에서 쓰는 닉네임은 루타입니다. 지금은 <다시 세운 프로젝트>의 공동체 재생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내내 밝게 웃어주신 루타님

인터뷰 내내 밝게 웃어주신 루타님

Q. OO은대학은 어떤 곳인가요?

OO은대학은 2009년에 ‘마포는대학’에서 출발했습니다. 청년들이 파편처럼 흩어져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서 함께 모여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습니다. 교육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하는 만남의 장을 만들고자 했고, 청년들이 자신이 가진 달란트를 나누면서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함께 배우면서 노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했어요. 자취생들끼리 김치를 담그면서 월동준비하기, 집 조명 직접 만들어 보기 등의 강의부터 지역의 축제를 만드는 일까지 함께하면서 동네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매력적인 공간과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죠.

‘마포는대학’은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청년그룹 ‘희망청’으로부터 시작된 건데, 2010년에 ‘구로는예술대학’을 이어가면서 저희 이름을 ‘OO은대학’으로 짓기로 했어요. 어느 지역에 가든 그 지역의 이름을 걸고 시민대학을 만들겠다는 일종의 약속이었죠. 성북, 강화도 온수리, 부천, 부평 등으로 활동 지역을 넓히면서 일상의 가치를 새로이 발견하고 주민들과 함께 나누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Q. <다시 세운 프로젝트> 공동체 재생 사업도 그 일환인 건가요?

그렇죠. 저희는 2015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해왔어요. <다시 세운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사업인데, 종묘 앞 세운상가부터 퇴계로 진양상가까지 1km 정도 되는 길이의 공중보행로를 연결하고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죠. 근데 도시재생이 하드웨어만 갖춘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OO은대학은 세운상가군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세운상가 전경 (사진제공: (주)공공네트워크)

세운상가 전경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Q. 공동체를 복원한다는 말이 좀 낯선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실 저희도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도시에서 흩어져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문화예술을 매개로 네트워킹 하는 작업이죠. 관에서는 낙후된 건물을 보고 도시재생을 시작하지만, 건물을 깨끗하게 닦아놓는다고 갑자기 사람 살기 좋은 동네가 되진 않거든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에 대한 배려, 관심, 연대 같은 것들이 상당히 느슨하다고 느껴요.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적절한 삶이라고 여겨지죠. 사람들은 이권을 중심으로 가늘게 연결돼있어요. 저희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진양상가도 마찬가지예요. 여긴 수백 개의 점포가 있고 수백 가구가 함께 사는 주상복합 시설인데도 관리단이 따로 없어요. 수도나 전기도 각자 알아서 끌어 쓰죠.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괜찮겠지만 사람이 모여 살면 다양한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잖아요. 엊그제도 주민들끼리 고소고발이 붙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누군가 특별히 잘못한 일이라기보단 몇 년 동안 묵혀온 게 터져 나왔던 거거든요. 오랫동안 소통이 안 되니까 오해가 쌓이고 결국 이런 식으로 갈등이 폭발하는 거죠. 공동체의 와해가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걸 보게 돼요. 곪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치유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다시 한 번 인식하고 느끼는 과정 아닐까요? 저희가 여러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같이’의 가치를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Q. 보통 가족과 회사 같은 개인적인 공동체나 국가처럼 아예 큰 조직이 익숙할 거 같아요. OO은대학이 그 중간 단위인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다양한 공동체가 서로 날줄 씨줄처럼 얽혀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요. 우리가 살면서 여러 공동체에 동시에 속하잖아요. 내가 회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가족이 지켜주기도 하는 것처럼 나에게 사회적•심리적 안전망이 돼주는 공동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사회가 아닐까요?

유독 많은 사람들이 지역 공동체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껴요. 도시재생 일을 하다 만난 60대 은퇴자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나는 지금까지 40년 동안 집과 직장밖에 몰랐다. 은퇴하고 보니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동네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이제 이 동네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 우리가 일생의 상당 부분을 직장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몸담고 살아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에서 상당히 소외된 거예요.

심지어 상인들도 이 상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잘 모르셨어요. 동네에 대한 관심을 되살릴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저희가 없어도 주민들끼리 잘 지내실 수 있도록 연대의 끈을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처음엔 많이들 도시재생을 낯설어하실 거 같아요.

정부에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공론화 과정’이에요. 그 일부로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권장하죠. 뭔가를 알아야 찬반을 선택할 수 있잖아요. 도시재생이 낯선 만큼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도시재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펼쳐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거죠. 저희는 ‘도시재생교실’과 ‘주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도시재생교실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저번에 도시재생교실 강사로 <서울로 7017> 사업을 하셨던 조경민 3 소장님을 모셨어요. 강의를 요청드릴 때도 진양상가 주민들이 사업에 참고할 수 있도록 <서울로 7017>에서 어떤 게 잘 되고 안 됐는지 솔직하게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강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더라고요. 상인분들이 이런 강의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죠.

정부는 비용과 기간을 정해놓고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는 거잖아요. 저희는 정해진 기간 내에 주민들이 그 자원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도시재생교실은 주민들이 서울시에 어떤 것들을 요구할 수 있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건 무엇인지 등을 알려드리는 프로그램인거죠. 정부 지원이 끝난 후에도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역량 강화의 핵심인 거 같아요.

 

Q. 주민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은 어떤 건가요?

정답이 없는 거 같아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양한 것들을 계획했던 거 같아요. 처음엔 다양한 경로로 주민들과 접촉할 방법을 모색했죠. <다시 세운 프로젝트> 구간이 1km 정도 되는데 1단계 구간인 세운상가 쪽이랑 2단계 구간인 진양상가 쪽이 조건이 많이 달라요. 둘 다 주상복합시설이 많은데 1단계 구간은 대부분이 기업체 사무실이 많은데 2단계 구간은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살아요. 1단계 구간에선 외부 인력들과 함께하는 게 중요해서 세운상가를 주제로 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문을 많이 열어뒀어요.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Q. 외부 인력과 함께 꾸리는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엔 주민 협의체를 구성하는 사업이 주였어요. 주민들만의 협의체가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길 바랐어요. 을지로 일대에 예술가들이 많은데 그분들과 ‘비둘기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새로 조성한 보행길에 세운 큐브 상자엔 청년 예술가, 창작자, 사업가들이 입주했는데 역시 모임을 결성했죠. 이분들과 기존 상가 대표단 분들이랑 시민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메이크업 페스티벌’ 등등 다양한 행사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처음에 주로 했던 건 ‘초상화 인터뷰’였어요. 이곳에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욕구 조사를 하면서 초상화를 그려드리니까 더 친밀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주민들과 만나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에 스킨십을 늘릴 수 있는 소소한 행사들을 다양하게 기획합니다. 소식지도 발간하고요. 서울시와 함께 여러 가지 전시회나 세운상가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 등을 기획해서 세운상가를 알리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세운 아케이드’도 그 일환이었던 건가요?

그렇죠. ‘세운상가는대학’을 ‘세운상가 아케이드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바꾼 건데 2015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영상 만들기, 관광코스 만들기 등의 과정이 있었는데 관광코스 만들기는 지금 ‘세운상가 투어프로그램’으로 상시화돼서 해설사 한 분이 운영하고 계십니다.

 

Q. 2단계 구간에서는 어떤 활동이 있었나요?

진양상가는 아파트하고 상가하고 붙어있는데 이분들끼리 왕래가 거의 없어요. 엘리베이터도 상가용 아파트용이 분리돼있고, 4층 아파트 주민용 화장실엔 ‘3층 꽃상가 상인들은 쓰지 마시오’ 이런 식으로 쓰여 있어요. 쓰레기 문제로 갈등도 많고요. 그래서 교류의 접점을 넓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꽃꽂이 교실이 있는데 아파트 주민들께 꽃꽂이 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쿠폰을 나눠드리고 마지막엔 꽃상가에 전시회를 열려고 준비 중입니다.

진양상가는 천 제곱미터 이상의 규모로 지하부터 6층까지가 다 상가인데도 전체 상가회가 없었어요. 다 뿔뿔이 흩어져있던 거죠. 지금은 층별로 대표단을 구성했고 진양상가 연합회까지 만들어졌어요. 법적인 자격을 갖춘 전체 상가 대표단이 구성될 수 있도록 회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인 상인들에게 꽃꽂이 트렌드를 알려주는 강의도 진행했고 여러 가지 공모사업도 함께 꾸리고 있어요.

 

Q. 공모사업은 어떤 거죠?

민간시설에 공적 예산이 투입되는 건 특혜잖아요. 그런데 도시재생 구역에 한해서는 주민이나 이 지역에 관심이 있는 외부 작가, 기업들이 제시한 기획안 중에 몇 가지를 선정해서 예산을 지원해주는 거죠. 기존엔 정부가 장악했던 여러 가지 문제해결방식의 통로와 자원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거버넌스의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산업재생을 예로 들면 ‘여기가 인쇄 특구인데 인쇄 골목 투어를 해보는 건 어떨까?’ 등이 있을 수 있죠. 안전 또는 미관을 위해서 어떤 곳을 고쳐달라는 시설개선 공모사업이 있을 수 있고요. 공동체 재생 부분에선 주민들끼리 모여서 방송국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제안해주셔서 예산을 지원해드리기로 했어요.

 

Q. ‘도시재생 교실’이나 ‘주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인력을 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커뮤니티 디자인 경험자를 원하신다고요?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처음 계획과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흐름을 아는 분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진양상가에선 쓰레기 문제가 많은 갈등을 야기해서 이걸 해결해야 했어요. 근데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고 표시하는 것보단 아파트 주민들이 내려와서 직접 청소를 하는 게 좋을 거 같았어요. 아파트 부녀회 분들께 촌스럽지만 한 달에 한번 씩 조끼 입고 청소하면 어떻겠냐고 여쭤봤더니 되게 좋아하시는 거예요. 근데 사람 마음이란 게 아무리 좋다고 생각해도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게 있잖아요. 당장 내가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단계들을 조금씩 만들어갔죠.

저희 사무실 이름이 ‘소통방’인데 여기서 꽃꽂이 교실을 진행하니까 주민들이 점차 소통방을 익숙하게 느끼시더라고요. 여기 발걸음이 자연스러워져야 다음에 ‘저희 팟캐스트 방송을 꾸밀 건데 한번 해보실래요?’라고 제안해볼 수도 있고, 그다음엔 한 달에 한번 씩 청소하는 걸 제안해볼 수 있는 거죠. 만약에 처음부터 꽃꽂이와 팟캐스트, 청소를 같이 제안했다면 잘 안 됐을 거잖아요.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같이 설계하고 싶은 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Q. 어떨 때 공동체가 ‘복원’되고 도시가 ‘재생’된다고 느끼시나요?

그냥 과정인 거 같아요. 2단계 구간에서 처음 회의할 땐 상인들끼리 “이게 몇 년 만입니까”라고 인사를 나누시더라고요. 서로 볼일이 없던 주민들이 모이는 거, 얼굴을 마주하면서 해묵은 감정을 조금씩 털고 앞으로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 그런 것들이 변화의 조짐이겠죠.

물론 공동체 의식이 생기기까진 갈 길이 멀겠죠. 어제는 1단계 구간 회의에서 쓰레기 문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어요. 서울시가 넓혀놓은 보행로에 자꾸 쓰레기가 쌓이는 거예요. 서울시, 중구, 상인회 분들끼리 이걸 누가 치워야 하는가를 두고 의견이 대립하는 걸 지켜보는 게 답답하면서도 이런 자잘한 협의들이 쌓여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활의 매너 같은 거요.

얼마 전엔 저희 젊은 여성 직원이 담배를 피우다가 나이 많은 상인분께 한 시간 동안 욕을 먹었어요. 그 속엔 여러 가지 맥락이 깔려있죠. 상인 분은 시대가 변했고, 욕한 행동이 예의가 아니라는 인식이 없는 거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은 경험이 없으신 거고요. 서로에 대한 매너는 어느 정도 부딪히면서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부딪힘을 만들어 가는 게 앞으로의 숙제죠. 꽃꽂이 교실 같은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그건 변화의 계기일 뿐이고, 공동체가 복원되기 위해선 자잘한 부딪힘, 가느다란 선들이 쌓여야 하고 그건 좀 시간이 걸리는 거 같아요.

 

Q.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쌓이는 것에 대한 믿음이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갈등을 계속 지켜보고 조정하는 일이 지칠 때도 많을 거 같은데요,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는지, 어떻게 의미를 찾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주민들이 변하는 게 조금씩 느껴질 때 기분이 좋죠. 저희는 격주로 소식지를 발간하는데 처음엔 ‘뭐야?’ 이런 반응이었는데 이제는 ‘아유, 수고해요’ 이런 얘기도 들어요. 근데 무엇보다 이 일의 매력은 현장성인 거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나둘 배워가는 게 좋아요. 저희가 들어가는 지역이 대부분 낙후된 지역이니까 더 그렇겠죠.

사람들은 오래된 것들을 쉽게 없애려고 하잖아요. 예를 들어 문래동 철공소가 철가루가 많이 날리고 냄새가 심하다고 없애자는 말이 많았죠. 철공소 골목골목에 조그만 리어카들이 다녀요. 철제들을 한 곳에서 뽑아내면 다음 곳에서 담금질하고 저기서 깎고 여기서 자르고. 리어카들이 문래 3가, 4가, 6가 등을 돌아다니면서 철공소 머신 밸리를 유지하는 거죠.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는데 그건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오래되고 보기 싫으니까 한 구간씩 떼어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자는 건 그 산업 전반을, 삶을 무너뜨리는 거거든요. 막상 들어가서 보면 그곳의 주인은 원래 그 사람들이었던 거예요. 그런 것들을 두루두루 보게 되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Q.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고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결을 읽는 작업을 하고 계신 거네요.

이곳도 너무 비슷해요. 원래 천몇백 개의 인쇄업소가 있는데 중구청 뒤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처음 인쇄 주문을 받는 본산이 무너졌어요. 거기서 하청을 받아서 종이를 납품하고 삼발이 오토바이로 옮기면서 여기서 자르고 저기서 인쇄하고 다음 곳에서 금박을 입히는 식으로 흩어진 기업들이 하나의 생산 공정을 만들고 있었거든요. 근데 주민들이나 행정기관이 이런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면 우리 산업의 한 축이 쉽게 허물어지는 거죠.

저희는 그런 결을 읽고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거죠. 사라져가는 것들, 의미 없다고 치부해버렸던 것들의 의미를 되살펴 보는 거요. 지금은 중구청에서도 이 지역을 인쇄 특구로 지정하고 어떻게 되살릴지 모색하고 있죠. 인쇄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고, 독립서점을 만드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 회사의 근무환경 및 조직문화

Q.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10시부터 6시까지 7시간 근무입니다. 다만 새로 오시는 분은 10시부터 7시, 8시간 근무로 모실 예정입니다.

 

Q. 야근이 많은 편인가요?

거의 없는 편입니다. 부득이하게 초과근무를 하게 될 경우 평일 대체 휴무를 진행합니다. 주민들 스케줄에 맞추다 보면 초과근무를 할 수도 있지만 진양상가 특징 상 거의 모든 모임은 평일 낮에 진행됩니다.

 

Q. 연차휴가는 어떻게 지급되나요?

근로기준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Q. 여성의 경우 생리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한 적 있나요?

생리휴가는 많이들 이용합니다. 육아휴직의 경우엔 아직 대상자가 없었는데 최근 결혼하신 팀장들이 늘어서 구체적인 사항들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Q. 구성원의 성비와 연령대는 어떤가요?

총 인원은 14명이고 여자 9명, 남자 5명입니다. 연령대는 대표님과 저를 제외하곤 모두 2, 30대입니다.

 

Q. 평균근속년수는 어떻게 되나요?

대표님은 2012년부터 쭉 일하셨고, 팀장급이 4, 5년 정도 됐습니다. 나머지 분들이 1~3년 차십니다.

 

Q.이직률이 높은 편인가요?

2016년에 직원들이 조금 바뀌었어요. 2015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하면서 단체 결이 조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Q. 단체의 조직문화는 어떤가요?

평등한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일이 프로젝트성이라 빠르게 진행돼야 하니까 여느 조직처럼 책임의 위계는 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닉네임을 사용하고 존댓말을 쓰면서 서로를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전체 워크숍에서 OO은대학의 문화가 많이 느껴지는 거 같아요. 마냥 게임만 할 때도 있고, 말판을 크게 그려놓고 인간 윷놀이를 한다든지(웃음). 렛츠처럼 자기가 가르칠 수 있는 걸 꺼내놓고 15분씩 강의를 할 때도 있고 서로 속에 있는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자리를 갖기도 합니다.

흔한 회사의 워크숍 풍경... ☆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흔한 회사의 워크숍 풍경… ☆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Q.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특별히 하는 것이 있나요?

교육은 워크숍과 세미나 위주로 진행됩니다. ‘세운팀’은 매주 금요일에 회의가 끝나고 스터디를 했어요. 돌아가면서 하고 싶은 걸 가져와서 하죠. 이번 주에는 제가 G-MAIL의 효율적 사용방법을 교육합니다. 도시재생 사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좋을 거 같아서 차차 논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성평등 문화를 만들어갈 방법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반성폭력위원회를 세우고 성평등규약을 만들고 내부 교육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집분야 및 상세한 업무내용

Q.채용하는 분야의 구체적 업무 프로세스를 알려주세요.

앞서 말씀드렸던 주민 역량강화 차원의 ‘도시재생 교실’과 ‘주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실행할 인력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진양상가, 아파트, 신성 상가,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발굴해내고 이에 적절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합니다.

 

Q. 어떤 사람이 오길 바라시나요?

공고에 마을 만들기, 커뮤니티 디자인 경력자를 찾는다고 썼는데 결국 중요한 건 태도 같아요. 현장에서의 일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게 많아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많으니까 어떻게 보면 체계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죠. 돌발 상황과 예기치 않은 것들이 부담이 아니라 발견으로 인식되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주민들을 만나는 일을 서핑에 비유하는 걸 좋아해요. 어떤 파도가 올지 모르잖아요. 기대했던 것과 다른 파도가 찾아와도 함께, 즐겁게 탈 수 있는 분이길 바랍니다.

 

Q. 어떤 경력을 보시나요?

경험이 많고 적은 걸 보는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 자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고 지역마다 결이 정말 달라요. 다만 경험을 통해 어떤 걸 발견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한 거 같아요. 저는 영화 스태프 일을 하다가 우연히 문화 정책을 연구하는 연구소에 들어갔고, 아는 사람 소개로 ‘노리단’에서 일하다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웃음). 물론 문화예술 쪽에서 일하던 분이라면 주민들과 만날 때 유리한 부분은 있죠. 예를 들어 사진을 잘 찍으면 하다못해 ‘아이폰으로 사진 찍기 교실’ 같은 걸 열 수 있으니까요. 근데 재능은 찾기 나름인 거 같아요. 제 달란트는 이야기를 잘 듣는 겁니다(웃음)!

 

Q. 이 단체에서 일할 때 힘든 점과 좋은 점은 어떤 게 있나요?

우리 사회에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나와 의견이 다른 지점을 대화로 조율하는 문화가 부족한 면이 있잖아요. 상당히 무례한 사람을 만날 때 정말 속상하죠. 어떨 땐 너무 지치기도 하고, 내가 주민들 대하는 것만큼 어머니한테 했으면 (웃음) 고향에서 효자비를 세워줬을 거란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어요(웃음). 근데 사실 저희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얘기가 저한테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게 거리두기를 연습하다보면 이해까진 아니더라도 수긍이 가는 거죠. 예전에 시나리오를 썼었는데 그때 그리던 캐릭터랑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이랑 확실히 다르단 걸 느껴요. 그 사람의 그럴만한 이유를 발견할 때 너무 좋아요. 악역도 착한 역할도 없는 거죠. ‘그럴 만해, 그렇지’라는 감정을 느낄 때요. (혹시 나중에 다시 시나리오 쓸 계획이 있으신가요?) 장래희망이죠(웃음). 두고두고 장래희망.

 

Q. 마지막으로 채용과정에 대해 알려주세요.

채용과정은 서류심사-면접으로 구성돼있습니다. 면접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눌지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면접자가 갖고 계신 걸 세심하게 발견할 수 있는 소통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 현직자 및 관련 직무 소개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저는 박지혜고, 닉네임은 졔졔입니다. 작년 2월에 입사했고요. 작년까진 ‘창신숭인 사회적 경제 허브’를 운영했고, 올해는 정부 지원 사업이 끝나서 자립을 준비하면서 세운상가 일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따뜻했던 졔졔님

너무나 따뜻했던 졔졔님

Q. 어떻게 입사를 하게 되셨나요?

2016년에 ‘창신은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여기서 일하는 하미와 윙윙을 만났어요. 이분들이 OO은대학에서 함께 일해보자고 제의해주셨어요. 이전에 일하던 회사도 문화기획 쪽이었고 실은 문화기획에 대한 회의감이 들던 때였어요. 그래도 ‘창신은대학’에서 만난 하미와 윙윙이라면 함께 일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홍보, 마케팅 직무도 원래 제가 하고 싶었던 거였고요.

 

# 현직자 경험 및 조언

Q.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나 좋았던 부분이 있나요?

저는 이전 회사들과 비교해보면 OO은대학에 놀랍게도 적응을 잘했어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여긴 제가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을 때 응답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서로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서로의 상황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워요. 여기 와서 처음 알게 된 건데 제가 말이 되게 많은 사람이더라고요(웃음). 일로 스트레스받아도 동료들한테 말하면서 환기가 돼서 새로 보이는 게 생기거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죠. 동료들 덕분에 마음이 많이 열렸어요. 저도 이젠 다른 공간에서도 제 동료들이 해준 것처럼 다른 사람이 다가올 계기를 제가 먼저 마련해보려고 노력해요.

 

Q. 실무 중에 구체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제가 일했던 창신 숭인동도 도시재생 지역이에요. ‘창신숭인 사회적 경제 허브’는 도시재생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고, OO은대학에서 3년 동안 공간운영 용역을 맡았던 거예요. 처음 2년 동안은 주민들과 접촉하면서 발굴 작업만 했는데 3년 차에 활동 결이 조금 달라졌어요. 용역이 빠지면 사람들도 같이 떠나기 마련인데, 저희는 3년 동안 쌓은 것들을 바탕으로 계속 그 마을에서 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남기로 결정했었죠. 그래서 3년 차엔 접촉면을 늘려가려고 청년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했어요. 근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우리를 어떻게 알릴 것이며 주민들과 일할 계기를 만드는 게 어려웠죠.

저희가 수요일마다 격주로 연구소 회의를 해요. (회의가 많네요?) 네 (웃음). 각 사업을 담당하는 팀장들이 모여서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고 도움이 필요하면 어느 팀에서 도와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회의거든요. 저흰 이걸 공유문화라고 부르는데 뭐든지 서로 공유함으로써 좀 더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회의를 많이 해요. 다른 대학을 경험해본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거 같아요. 창신동 활동가들끼리 연대하는 네트워크가 있는데 그곳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Q. 입사 전/후 자신이 알고 있던 직무(혹은 회사)에 차이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입사 전엔 홍보 위주라고 들었지만 들어와선 기획 일을 더 많이 했어요. 근데 사실 두 가지가 분리될 수 없어서요. 여긴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게 맞지 않는 분들에겐 어려울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런 걸 즐기는 분들에게 어울릴 거 같아요.

 

Q. 입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여기 개념이 좀 어렵잖아요(웃음). 그래서 사이트를 많이 찾아봤어요. 저희가 예전에 새로 직원을 뽑는다면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맥락을 잘 읽는 분이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주민을 만나본 경험이 있다면 구체적인 맥락을 상상하기 더 쉽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 같아요. 스스로에 대해 많은 물음을 던지는 게 면접 준비에 도움이 되실 거 같아요. ‘나는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말을 먼저 건넬 수 있을까?’ 등의 질문들이요.

 

Q. 여기서 처음 일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조언이라기보단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 들었던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망설이다가 입사를 결정했을 때 하미가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줬어요. 거기에 “졔졔가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OO은대학에 대해 자신하는 건 적어도 졔졔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도와줄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야.” 라고 쓰여 있었어요.

여기선 어떤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면 함께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배려해주시더라고요. 이곳이 직장이긴 하지만 각 구성원의 성장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많이 느껴요. 처음 OO은대학을 시작한 것도 저희 스스로 성장 하고 싶기 때문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다른 건 몰라도 들어오시는 분을 즐겁게 해드릴 자신은 있어요(웃음). ‘창신은대학’에서 흥 많은 하미와 윙윙하고 일한 걸 정말 행운이라고 느끼거든요. 언젠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를 정의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했을 때 3년 이상 이 분야에서 꾸준히 웃긴 사람이다.”

회사명 (사)공공네트워크
회사업종 문화, 예술, 교육(커뮤니티 비즈니스, 커뮤니티 디자인)
회사슬로건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운다
근무내용 주민들의 위한, 주민들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모집직종 교육 프로그램 기획
고용형태 계약직(4개월 수습기간 후 정규직 전환) / 경력
급여 세전 월 200만 원
근무지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70 인현지하쇼핑센터(04548)
근무시간 10시~19시 (탄력근무 가능)
4대 보험 유/무
휴일휴가 연차 15일 / 월 1일 보건(생리)휴가 보장
복리후생 전체 워크숍, 직원 교육 및 세미나 지원
지원자격 특별한 자격은 없습니다. 관련 경력자 우대합니다.
요구 인물상 마을의 술래가 될 수 있는 사람. 술래잡기, 보물찾기를 하듯 지역을 대할 수 있는 사람.
모집기간 20180213 ~ 20180217
채용예정인원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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