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공네트워크 (OO은대학연구소)

2019-06-21T13:59:17+00:002019. 06. 21.|

도시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만날 수 있다면?

 

글, 사진: 정서인(soein1221@naver.com)
*본 인터뷰는 2018년 2월 진행된 인터뷰에 추가로 서면인터뷰 진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동네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사)공공네트워크(OO은대학연구소)은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도시재생, 이웃의 말을 듣고 부딪치고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갑니다. 문화예술로 치유와 공동체의 회복을 노래하는 (사)공공네트워크를 소개합니다.

 

# 담당자 및 회사소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OO은대학연구소(이하 OO은대학)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최대혁입니다. 사내에서 쓰는 닉네임은 루타입니다. 지금은 <다시 세운 프로젝트>의 공동체 재생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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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강조하신 루타님

OO은대학은 어떤 곳인가요?

OO은대학은 2009년에 ‘마포는대학’에서 출발했습니다. 청년들이 파편처럼 흩어져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서 함께 모여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습니다. 교육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하는 만남의 장을 만들고자 했고, 청년들이 자신이 가진 달란트를 나누면서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함께 배우면서 노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했어요. 자취생들끼리 김치를 담그면서 월동준비하기, 집 조명 직접 만들어 보기 등의 강의부터 지역의 축제를 만드는 일까지 함께하면서 동네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매력적인 공간과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죠.

‘마포는대학’은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청년그룹 ‘희망청’으로부터 시작된 건데, 2010년에 ‘구로는예술대학’을 이어가면서 저희 이름을 ‘OO은대학’으로 짓기로 했어요. 어느 지역에 가든 그 지역의 이름을 걸고 시민대학을 만들겠다는 일종의 약속이었죠. 성북, 강화도 온수리, 부천, 부평 등으로 활동 지역을 넓히면서 일상의 가치를 새로이 발견하고 주민들과 함께 나누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 세운 프로젝트> 공동체 재생 사업도 그 일환인 건가요?

그렇죠. 저희는 2015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해왔어요. <다시 세운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사업인데, 종묘 앞 세운상가부터 퇴계로 진양상가까지 1km 정도 되는 길이의 공중보행로를 연결하고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죠. 근데 도시재생이 하드웨어만 갖춘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OO은대학은 세운상가군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세운상가 전경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세운상가 전경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공동체를 복원한다는 말이 좀 낯선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실 저희도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도시에서 흩어져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문화예술을 매개로 네트워킹 하는 작업이죠. 관에서는 낙후된 건물을 보고 도시재생을 시작하지만, 건물을 깨끗하게 닦아놓는다고 갑자기 사람 살기 좋은 동네가 되진 않거든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에 대한 배려, 관심, 연대 같은 것들이 상당히 느슨하다고 느껴요.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적절한 삶이라고 여겨지죠. 사람들은 이권을 중심으로 가늘게 연결돼있어요. 저희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진양상가도 마찬가지예요. 여긴 수백 개의 점포가 있고 수백 가구가 함께 사는 주상복합 시설인데도 관리단이 따로 없어요. 수도나 전기도 각자 알아서 끌어 쓰죠.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괜찮겠지만 사람이 모여 살면 다양한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잖아요. 엊그제도 주민들끼리 고소고발이 붙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누군가 특별히 잘못한 일이라기보단 몇 년 동안 묵혀온 게 터져 나왔던 거거든요. 오랫동안 소통이 안 되니까 오해가 쌓이고 결국 이런 식으로 갈등이 폭발하는 거죠. 공동체의 와해가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걸 보게 돼요. 곪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치유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다시 한 번 인식하고 느끼는 과정 아닐까요? 저희가 여러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같이’의 가치를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보통 가족과 회사 같은 개인적인 공동체나 국가처럼 아예 큰 조직이 익숙할 거 같아요. OO은대학이 그 중간 단위인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다양한 공동체가 서로 날줄 씨줄처럼 얽혀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요. 우리가 살면서 여러 공동체에 동시에 속하잖아요. 내가 회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가족이 지켜주기도 하는 것처럼 나에게 사회적•심리적 안전망이 돼주는 공동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사회가 아닐까요?

유독 많은 사람들이 지역 공동체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껴요. 도시재생 일을 하다 만난 60대 은퇴자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나는 지금까지 40년 동안 집과 직장밖에 몰랐다. 은퇴하고 보니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동네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이제 이 동네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 우리가 일생의 상당 부분을 직장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몸담고 살아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에서 상당히 소외된 거예요.

심지어 상인들도 이 상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잘 모르셨어요. 동네에 대한 관심을 되살릴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저희가 없어도 주민들끼리 잘 지내실 수 있도록 연대의 끈을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많이들 도시재생을 낯설어하실 거 같아요.

정부에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공론화 과정’이에요. 그 일부로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권장하죠. 뭔가를 알아야 찬반을 선택할 수 있잖아요. 도시재생이 낯선 만큼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도시재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펼쳐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거죠. 저희는 ‘도시재생교실’과 ‘주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교실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해보는 문화학교를 열어 중국어 수업을 열기도 했고, 화훼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함께 플라워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최신 트렌드나 홍보기법을 익히기도 했죠. 이 일대에 이런 일이 흔치 않아 다들 반가워하셨어요.

정부는 비용과 기간을 정해놓고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는 거잖아요. 저희는 정해진 기간 내에 주민들이 그 자원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도시재생교실은 주민들이 서울시에 어떤 것들을 요구할 수 있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건 무엇인지 등을 알려드리는 프로그램인거죠. 정부 지원이 끝난 후에도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역량 강화의 핵심인 거 같아요.

 

주민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은 어떤 건가요?

정답이 없는 거 같아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양한 것들을 계획했던 거 같아요. 처음엔 다양한 경로로 주민들과 접촉할 방법을 모색했죠. <다시 세운 프로젝트> 구간이 1km 정도 되는데 1단계 구간인 세운상가 쪽이랑 2단계 구간인 진양상가 쪽이 조건이 많이 달라요. 둘 다 주상복합시설이 많은데 1단계 구간은 대부분이 기업체 사무실이 많은데 2단계 구간은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살아요. 1단계 구간에선 외부 인력들과 함께하는 게 중요해서 세운상가를 주제로 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문을 많이 열어뒀어요.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외부 인력과 함께 꾸리는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엔 주민 협의체를 구성하는 사업이 주였어요. 주민들만의 협의체가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길 바랐어요. 을지로 일대에 예술가들이 많은데 그분들과 ‘비둘기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새로 조성한 보행길에 세운 큐브 상자엔 청년 예술가, 창작자, 사업가들이 입주했는데 역시 모임을 결성했죠. 이분들과 기존 상가 대표단 분들이랑 시민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메이크업 페스티벌’ 등등 다양한 행사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처음에 주로 했던 건 ‘초상화 인터뷰’였어요. 이곳에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욕구 조사를 하면서 초상화를 그려드리니까 더 친밀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주민들과 만나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에 스킨십을 늘릴 수 있는 소소한 행사들을 다양하게 기획합니다. 소식지도 발간하고요. 서울시와 함께 여러 가지 전시회나 세운상가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 등을 기획해서 세운상가를 알리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운 아케이드도 그 일환이었던 건가요?

그렇죠. ‘세운상가는대학’을 ‘세운상가 아케이드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바꾼 건데 2015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영상 만들기, 관광코스 만들기 등의 과정이 있었는데 관광코스 만들기는 지금 ‘세운상가 투어프로그램’으로 상시화돼서 해설사 한 분이 운영하고 계십니다.

 

2단계 구간에서는 어떤 활동이 있었나요?

진양상가는 아파트하고 상가하고 붙어있는데 이분들끼리 왕래가 거의 없어요. 엘리베이터도 상가용 아파트용이 분리돼있고, 4층 아파트 주민용 화장실엔 ‘3층 꽃상가 상인들은 쓰지 마시오’ 이런 식으로 쓰여 있어요. 쓰레기 문제로 갈등도 많고요. 그래서 교류의 접점을 넓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꽃꽂이 교실이 있는데 아파트 주민들께 꽃꽂이 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쿠폰을 나눠드리고 마지막엔 꽃상가에 전시회를 열려고 준비 중입니다.

진양상가는 천 제곱미터 이상의 규모로 지하부터 6층까지가 다 상가인데도 전체 상가회가 없었어요. 다 뿔뿔이 흩어져있던 거죠. 지금은 층별로 대표단을 구성했고 진양상가 연합회까지 만들어졌어요. 법적인 자격을 갖춘 전체 상가 대표단이 구성될 수 있도록 회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인 상인들에게 꽃꽂이 트렌드를 알려주는 강의도 진행했고 여러 가지 공모사업도 함께 꾸리고 있어요.

 

공모사업은 어떤 거죠?

민간시설에 공적 예산이 투입되는 건 특혜잖아요. 그런데 도시재생 구역에 한해서는 주민이나 이 지역에 관심이 있는 외부 작가, 기업들이 제시한 기획안 중에 몇 가지를 선정해서 예산을 지원해주는 거죠. 기존엔 정부가 장악했던 여러 가지 문제해결방식의 통로와 자원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거버넌스의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산업재생을 예로 들면 ‘여기가 인쇄 특구인데 인쇄 골목 투어를 해보는 건 어떨까?’ 등이 있을 수 있죠. 안전 또는 미관을 위해서 어떤 곳을 고쳐달라는 시설개선 공모사업이 있을 수 있고요. 공동체 재생 부분에선 주민들끼리 모여서 방송국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제안해주셔서 예산을 지원해드리기로 했어요.

 

도시재생 교실이나 주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인력을 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처음 계획과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흐름을 아는 분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진양상가에선 쓰레기 문제가 많은 갈등을 야기해서 이걸 해결해야 했어요. 근데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고 표시하는 것보단 아파트 주민들이 내려와서 직접 청소를 하는 게 좋을 거 같았어요. 아파트 부녀회 분들께 촌스럽지만 한 달에 한번 씩 조끼 입고 청소하면 어떻겠냐고 여쭤봤더니 되게 좋아하시는 거예요. 근데 사람 마음이란 게 아무리 좋다고 생각해도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게 있잖아요. 당장 내가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단계들을 조금씩 만들어갔죠.

 

어떨 때 공동체가 복원되고 도시가 재생된다고 느끼시나요?

그냥 과정인 거 같아요. 2단계 구간에서 처음 회의할 땐 상인들끼리 “이게 몇 년 만입니까”라고 인사를 나누시더라고요. 서로 볼일이 없던 주민들이 모이는 거, 얼굴을 마주하면서 해묵은 감정을 조금씩 털고 앞으로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 그런 것들이 변화의 조짐이겠죠.

물론 공동체 의식이 생기기까진 갈 길이 멀겠죠. 어제는 1단계 구간 회의에서 쓰레기 문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어요. 서울시가 넓혀놓은 보행로에 자꾸 쓰레기가 쌓이는 거예요. 서울시, 중구, 상인회 분들끼리 이걸 누가 치워야 하는가를 두고 의견이 대립하는 걸 지켜보는 게 답답하면서도 이런 자잘한 협의들이 쌓여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활의 매너 같은 거요.

얼마 전엔 저희 젊은 여성 직원이 담배를 피우다가 나이 많은 상인분께 한 시간 동안 욕을 먹었어요. 그 속엔 여러 가지 맥락이 깔려있죠. 상인 분은 시대가 변했고, 욕한 행동이 예의가 아니라는 인식이 없는 거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은 경험이 없으신 거고요. 서로에 대한 매너는 어느 정도 부딪히면서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부딪힘을 만들어 가는 게 앞으로의 숙제죠. 꽃꽂이 교실 같은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그건 변화의 계기일 뿐이고, 공동체가 복원되기 위해선 자잘한 부딪힘, 가느다란 선들이 쌓여야 하고 그건 좀 시간이 걸리는 거 같아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쌓이는 것에 대한 믿음이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갈등을 계속 지켜보고 조정하는 일이 지칠 때도 많을 거 같은데요,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는지, 어떻게 의미를 찾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주민들이 변하는 게 조금씩 느껴질 때 기분이 좋죠. 저희는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발간하는데 처음엔 ‘뭐야?’ 이런 반응이었는데 이제는 ‘아유, 수고해요’ 이런 얘기도 들어요. 근데 무엇보다 이 일의 매력은 현장성인 거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나둘 배워가는 게 좋아요. 저희가 들어가는 지역이 대부분 낙후된 지역이니까 더 그렇겠죠.

사람들은 오래된 것들을 쉽게 없애려고 하잖아요. 예를 들어 문래동 철공소가 철가루가 많이 날리고 냄새가 심하다고 없애자는 말이 많았죠. 철공소 골목골목에 조그만 리어카들이 다녀요. 철제들을 한 곳에서 뽑아내면 다음 곳에서 담금질하고 저기서 깎고 여기서 자르고. 리어카들이 문래 3가, 4가, 6가 등을 돌아다니면서 철공소 머신 밸리를 유지하는 거죠.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는데 그건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오래되고 보기 싫으니까 한 구간씩 떼어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자는 건 그 산업 전반을, 삶을 무너뜨리는 거거든요. 막상 들어가서 보면 그곳의 주인은 원래 그 사람들이었던 거예요. 그런 것들을 두루두루 보게 되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고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결을 읽는 작업을 하고 계신 거네요.

이곳도 너무 비슷해요. 원래 천몇백 개의 인쇄업소가 있는데 중구청 뒤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처음 인쇄 주문을 받는 본산이 무너졌어요. 거기서 하청을 받아서 종이를 납품하고 삼발이 오토바이로 옮기면서 여기서 자르고 저기서 인쇄하고 다음 곳에서 금박을 입히는 식으로 흩어진 기업들이 하나의 생산 공정을 만들고 있었거든요. 근데 주민들이나 행정기관이 이런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면 우리 산업의 한 축이 쉽게 허물어지는 거죠.

저희는 그런 결을 읽고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거죠. 사라져가는 것들, 의미 없다고 치부해버렸던 것들의 의미를 되살펴 보는 거요. 지금은 중구청에서도 이 지역을 인쇄 특구로 지정하고 어떻게 되살릴지 모색하고 있죠. 인쇄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고, 독립서점을 만드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 회사의 근무환경 및 조직문화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10시부터 6시까지 7시간 근무입니다.

 

야근이 많은 편인가요?

거의 없는 편입니다. 부득이하게 초과근무를 하게 될 경우 평일 대체 휴무를 진행합니다. 주민들 스케줄에 맞추다 보면 초과근무를 할 수도 있지만 진양상가 특징 상 거의 모든 모임은 평일 낮에 진행됩니다.

 

연차휴가는 어떻게 지급되나요?

근로기준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한 적 있나요?

생리휴가는 많이들 이용합니다. 육아휴직도 대상자가 없다가 얼마 전에 1호 휴직자가 생겼습니다.

 

구성원의 성비와 연령대는 어떤가요?

총 인원은 11명이고 여자 7명, 남자 4명입니다. 연령대는 저를 제외하곤 모두 2, 30대입니다.

 

평균근속년수는 어떻게 되나요?

팀장급이 3, 4년 정도 됐습니다. 나머지 분들이 1~3년 차십니다.

 

이직률이 높은 편인가요?

저희 사업이 서울시와 용역 계약 관계로 진행되다보니 계약 만료에 따른 퇴사나 이직이 있는 편이에요. 이번에 모시는 분도 계약기간에 맞춰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단체의 조직문화는 어떤가요?

평등한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일이 프로젝트성이라 빠르게 진행돼야 하니까 여느 조직처럼 책임의 위계는 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닉네임을 사용하고 존댓말을 쓰면서 서로를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전체 워크숍에서 OO은대학의 문화가 많이 느껴지는 거 같아요. 마냥 게임만 할 때도 있고, 말판을 크게 그려놓고 인간 윷놀이를 한다든지(웃음). 렛츠처럼 자기가 가르칠 수 있는 걸 꺼내놓고 15분씩 강의를 할 때도 있고 서로 속에 있는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자리를 갖기도 합니다.

흔한 회사의 워크숍 풍경… ☆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흔한 회사의 워크숍 풍경… ☆ (사진제공: (사)공공네트워크)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특별히 하는 것이 있나요?

교육은 워크숍과 세미나 위주로 진행됩니다. 주제를 특정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의논해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정해요. 돌아가면서 하고 싶은 걸 가져와서 하죠. 도시재생 사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좋을 거 같아서 차차 논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성평등 문화를 만들어갈 방법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반성폭력위원회를 세우고 성평등규약을 만들고 내부 교육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 모집분야 및 상세한 업무내용

채용하는 분야의 구체적 업무 프로세스를 알려주세요.

세운상가군 일대에서 이곳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토대로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인력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진양상가, 아파트, 신성 상가,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발굴해내고 이에 적절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죠.

 

어떤 사람이 오길 바라시나요?

현장에서의 일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게 많아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많으니까 어떻게 보면 체계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죠. 돌발 상황과 예기치 않은 것들이 부담이 아니라 발견으로 인식되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주민들을 만나는 일을 서핑에 비유하는 걸 좋아해요. 어떤 파도가 올지 모르잖아요. 기대했던 것과 다른 파도가 찾아와도 함께, 즐겁게 탈 수 있는 분이길 바랍니다.

 

어떤 경력을 보시나요?

경험이 많고 적은 걸 보는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 자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고 지역마다 결이 정말 달라요. 다만 경험을 통해 어떤 걸 발견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한 거 같아요. 저는 영화 스태프 일을 하다가 우연히 문화 정책을 연구하는 연구소에 들어갔고, 아는 사람 소개로 ‘노리단’에서 일하다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웃음). 물론 문화예술 쪽에서 일하던 분이라면 주민들과 만날 때 유리한 부분은 있죠. 예를 들어 사진을 잘 찍으면 하다못해 ‘아이폰으로 사진 찍기 교실’ 같은 걸 열 수 있으니까요. 근데 재능은 찾기 나름인 거 같아요. 제 달란트는 이야기를 잘 듣는 겁니다(웃음)!

 

이 단체에서 일할 때 힘든 점과 좋은 점은 어떤 게 있나요?

우리 사회에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나와 의견이 다른 지점을 대화로 조율하는 문화가 부족한 면이 있잖아요. 상당히 무례한 사람을 만날 때 정말 속상하죠. 어떨 땐 너무 지치기도 하고, 내가 주민들 대하는 것만큼 어머니한테 했으면 고향에서 효자비를 세워줬을 거란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어요(웃음). 근데 사실 저희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얘기가 저한테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게 거리두기를 연습하다보면 이해까진 아니더라도 수긍이 가는 거죠. 예전에 시나리오를 썼었는데 그때 그리던 캐릭터랑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이랑 확실히 다르단 걸 느껴요. 그 사람의 그럴만한 이유를 발견할 때 너무 좋아요. 악역도 착한 역할도 없는 거죠. ‘그럴 만해, 그렇지’라는 감정을 느낄 때요. (혹시 나중에 다시 시나리오 쓸 계획이 있으신가요?) 장래희망이죠(웃음). 두고두고 장래희망.

 

마지막으로 채용과정에 대해 알려주세요.

채용과정은 서류심사-면접으로 구성돼있습니다. 면접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눌지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면접자가 갖고 계신 걸 세심하게 발견할 수 있는 소통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 현직자 및 관련 직무 소개

간단한 자기소개와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저는 전율이고, 닉네임은 율입니다. 작년 5월에 입사했어요. 세운거버넌스 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년에는 ‘손끝학교 아웃리치’라는 취약계층에게 세운에 있는 자원을 이용한 교육을 나누는 사업을 담당했어요. 현재는 세운상가군 일대에서 주로 주민들과 만나서 소통하고, 니즈를 파악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OO은대학에서 운영할 사업들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맑은 웃음의 소유자 율님

해맑은 웃음의 소유자 율님

어떻게 입사를 하게 되셨나요?

OO은대학에서 일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저도 관심이 있어서 했던 활동들을 많이 찾아봤었어요. 관련 자료들도 찾아보고, 강의도 관심있게 보던 중에 친구의 소개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사하여 술래로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 현직자 경험 및 조언

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나 좋았던 부분이 있나요?

일단 상가에서 일하다 보니 상인들이 생각보다 상냥하지 않아서 인상 깊었어요. 처음에는 딱딱하고 무서운 분위기였거든요. 하지만 나중에는 그분들의 태도가 바뀌었어요. 우리가 일하면서 상가 내에서 곤란한 상황이 있었는데요. 상인 분들이 우리 편을 들어주셔서 마음이 뭉클했어요. 그 때 우리가 이분들과 함께 한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경계했던 주민들도 나중에는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간식도 주시면서 따뜻하게 대해주셨을 때 정말 보람 있었어요.

그리고 OO은대학 자체의 문화가 매력이 있고 인상 깊었어요. 팀이 꾸려지고 함께 활동하면서 나이나 직급과는 별개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동료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서로 수용하는 부분이 좋았어요. OO은대학의 슬로건처럼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운다’를 체감할 수 있었어요.

 

실무 중에 구체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해보지 않은 것을 해야 할 때가 제일 어려웠어요. 제가 입사했을 시기에는 나에게 선배라고 할 수 있는 술래들이 바뀌기 시작한 때였어요. 그래서 정확한 가이드를 해줄 수 있는 선배가 없었어요. 그래서 나 스스로 판단해야 할 때가 많아서 힘들었어요. 답이 나오지 않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 있었죠.

그런데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다 보니 이것도 점점 재미가 있었어요. 내가 선택한 대로 실행하고, 무언가 된다고 깨달았을 때 내 선택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과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던 것 같아요. 물론 너무 어려운 고민에 대해서는 조언도 많이 받았답니다.

 

입사 전/후 자신이 알고 있던 직무(혹은 회사)에 차이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입사 전에 저에게 OO은대학은 이름값이 높았던 곳이었어요.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의 큰 부분을 맡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사업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체계적이고 스마트하게 운영하고 있는 줄 알았어요.

막상 들어 와보니 주민들과 상인들을 만나는 일이 정말 많았고, 이 일은 그렇게 스마트하지도, 체계적이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업무도 아니라고 깨달았고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많은 시간과 애정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만큼의 상인들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도시재생사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멋진 사업이지만 실행하는 쪽에서는 정말 힘든 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입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OO은대학 활동에 대해서 많이 찾아보았어요. 이 조직은 어떤 활동을 해왔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아보았어요. 그리고 ‘술래’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관심 있게 봤습니다. 그래서 구도심에서 지역 재생을 했던 경험과 ○○의 활동을 접목시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 경험을 면접 때 풀어서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서 처음 일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처음에 들어오시면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어요. 저는 처음에 들어왔을 때 외로웠거든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그랬겠지만, 함께할 수 있는 동료를 찾는 시간이 좀 걸렸었어요. 혼자 진행하는 사업을 맡다보니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이 한다고 해도 결정을 주체적으로 내려야 하는 일들이 많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마음을 열고 다가와야 할 거예요. 궁금한 것은 물어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해요. 그리고 OO은대학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해요. 술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거든요.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OO은대학에는 정말 재밌는 캐릭터가 많아요. 그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하루가 모자랄 정도예요.(웃음) 그렇게 분석하다보면 여기 안에서의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여러분, OO은대학은 즐거운 곳입니다. 환영합니다. 함께해요!

회사명(사)공공네트워크
회사분야문화, 예술, 교육(커뮤니티 비즈니스, 커뮤니티 디자인)
회사슬로건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운다
주소서울시 중구 마른내길 70 인현지하쇼핑센터 716호
실근무지서울시 중구 마른내길 70 인현지하쇼핑센터 716호
모집직종지역활동가
채용예정인원2~3명
근무내용
지역활성화와 도시재생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 지역주민과의 소통, 관련 행정 업무 
고용형태계약직 10개월
4대 보험 유/무
급여180~240만원
근무시간월~금 10:00~18:00 (1일 7시간 근무)
휴일휴가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연차와 생리휴가와 하계휴가 5일
복리후생전체 워크숍, 직원 교육 및 세미나 지원
지원자격마을만들기, 도시재생 등 지역활성화 관련 분야 경험이 있는 사람
모집기간20190613~20190627
전형과정서류 심사→면접 심사→채용결정
지원방법이메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PDF 파일 제출
홈페이지oouniv.org
전화02-2273-1509
이메일neru815@oouniv.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