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할 때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을 쓰고 있더라!

2014-08-14T10:47:45+00:002014. 01. 6.|

구직할 때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을 쓰고 있더라!
돌발인터뷰 EP.01 – 서울JOB스 청년취재단 김혜란

 

글, 사진 : 장현준 (badajhj@naver.com)

서울잡스 청년취재단 기자들의 활동 뒷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기획한 돌발인터뷰의 첫 손님은 사업장을 섭외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에 불이 붙어버린 김혜란 기자다. 기자와 같은 팀이었지만 사실 교육기간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무엇보다 취업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많았던 나는 동갑내기인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다. 팀 회의와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고 또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주변의 기대도 있을 텐데 한창 구직을 해야 할 나이에 이런 활동을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김혜란 기자 역시 쿨하게 승낙해 주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시간, 김혜란 기자는 취재단의 고충을 드러내듯 연신 전화기로 사업장 섭외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장현준(이하 장) :서울JOB스 플랫폼을 방문하시는 분들께 혜란 씨에 대한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김혜란(이하 김) : 안녕하세요. 현재 저는 서울JOB스의 청년취재단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사실 취재경험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같이 활동하는 취재단들이 기존의 취업 활동의 문제점에 대한 비슷한고민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마음이 맞아서 재미있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JOB스 청년취재단 김혜란 기자

장 :청년취재단을 지원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 : 저는 지난 1년 동안 취직 준비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지원을 하는데 일방적으로 회사에서 제시하는 조건이나 자격이 회사에 대해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회사가 진짜 원하는 인재가 무엇인지 나와 회사가 진짜 맞는지 채용공고만 봐선 잘 감을 잡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지원하는 회사에 나를 맞추려고 하다 보니 자꾸 저를 포장하게 되더라고요. 그 회사의 인재상에 맞추기 위해서 ‘자소서’가 아닌 ‘자소설’을 쓰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지인의 페이스북에서 청년취재단 모집 공고를 보고 저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장 : 대학교에서 전공한 학과가 뭐였나요? 그리고 그 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 : 일단 저는 국제통상학과를 전공했어요. 전공을 선택할 때 어느 정도 성적에 맞추기도 하고, 이 학과에 가면 이러한 일을 할 거라는 이상적인 생각이 있었어요. 뚜렷한 목표가 있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우리나라의 좋은 상품을 외국에 알리는 이런 일을 하면 흥미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단순한 선택으로 국제통상학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 과를 가면 유통관련 전문가가 돼서 많은 돈벌이를 벌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구요.

장 : 한 달 가까이 취재단 교육을 수료했는데 교육과정을 통해 느꼈던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 : 취재단 학교 일정이 정해지고 결석 없이 참여해야겠다는 나름의 목표를 세웠어요. 왜냐면 취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각도 안하려고 집에서 일찍 왔어요. 그결과 꾸준하게 나와서 취재와 관련된 교육을 배운 게 뿌듯했던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황석연 선생님(청년취재단 학교 글쓰기 실전편 강사) 의 강의가 많이 인상적이었거든요. 단순히 기사 작성뿐만 아니라 기자가 가져야할 관점들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장 : 청년취재단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거 같아요.

김 : 무엇보다 사업장 섭외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 큰 거 같아요. 사업장에서도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것 같아서 공감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많은 회사에서 저희가 생각한 것만큼 취재를 쉽게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서로 다른 팀의 노하우를 나누게 되어 섭외에서도 좋은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구인 사업장에 사업 취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서 보내니까 대부분의 구인사업장에서 좋은 취지라며 취재를 허락해 주셨어요.

장 : 취재단 활동이 혜란 씨에게 주는 변화가 무엇이 있을까요?

김 : 취재단 활동을 하기 전까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 많은지 몰랐거든요. 교육과 취재조사를 하면서 돈에 얽매어 있지 않으면서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이쪽에서 일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번은 사업장 인터뷰를 한번 나간 적이 있었는데 경영자의 이념과 철학이 인간중심적이고, 사원을 착취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가족으로 대하시는걸 보고 이런 이념과 가치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일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어요.

장 : 사업장 인터뷰를 경험한 자체가 혜란 씨의 가치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나요?

김 :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마냥힘들고 저임금일 줄만 알았는데 일하는 환경도 생각보다 괜찮고, 가족적이고 누구라도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 : 취재단 활동 말고 하고 있는 개인적인 대외활동을 간략하게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김 : 씨즈라는 단체에서 소셜밥터디 라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서울시에서 사회적 경제에 관해서 스터디를 지원해주는 활동 이예요. 제가 식문화에 관심이 많다보니 여러 개를 조사하다가 도시양봉협동조합을 다른 분들에게 설명해주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 도시양봉협동조합 어반비즈를 주축으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는 형식으로 제작해서, 그 내용들을 홍대 슬로비라는 곳에서 식사하는 자리를 가지면서 발표를 했었어요.

▲소셜밥터디 활동에서 양봉체험을 하고 있는 김혜란 기자

장 : 도시양봉협동조합을 소개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 : 양봉협동조합을 소개하기로 결정했던 이유는 벌을 키운다는 게 엄청난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최근에 꿀벌 에이즈라는 병 때문에 꿀벌이 100마리 중 10마리밖에 생존하지 못한데요. 꿀벌이 없어지면 식물들의 수분활동이 잘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열매가 맺지 않거나, 식물 다양성이 감소해요. 예를 들어 양파, 당근, 아몬드는 아예 꿀벌이 없다면 생산할 수가 없어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단순히 벌이 없어지는 문제뿐만이 아니에요. 우리가 먹는 식량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죠. 이런 점 때문에 도시양봉협동조합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 :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 분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있을 거 같아요.

김 : 솔직히 제가 생각하기엔 사회적 기업은 돈 벌고 싶어서 오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라고 봐요. 제가 아직 철이 없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많이 준다고 일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제일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봐요. 제가 식품에 관심을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도 계속 찾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열정도 필요하다고 봐요. 열정이 있다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겠죠? (웃음)

▲소셜밥터디 활동 중 회의를 하고 있는 김혜란 기자와 동료들

장 : 혜란 씨가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이루고 싶은 인생목표를 듣고싶어요.

김 : 일단 현재 하고 있는 취재단 활동을 통해 제가 취재한 사업장에 적합한 구직자를 찾아 주는 게 저의 단기적인 소망이에요. 그리고 저에게 맞는 기업을 찾아 구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의 최종목표는 저만의 아이디어와 철학을 담은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에요. 그날그날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와서 메뉴가 정하는 식당을 운영하고 싶어요. 디저트나 음료 하나에도 제 정성과 손맛이 담긴 식당을 말이죠. 그리고 식당에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며 즐겁게 사는 게 제 인생의 최종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