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_생존보고서⑦] 싸강시대, 코로나에 맞서서 공부하는 방법

2020-05-12T16:04:30+00:002020. 05. 11.|

 글, 사진: 박예슬 (yesuells@naver.com)

 

 

“코로나로 강의실이 닫힌 덕분에 컴퓨터 앞에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굳게 닫힌 강의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대학에선 대면 강의를 대신 있는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이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능동적으로 공부를 이어가는 대학생들이 있다. 외출 마스크가 필수가 생활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듯 매일매일 주어진 과제를 해나가는 공과 대학 학생들. 코로나가 만들어준 제한적인 학업 환경에 맞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희는 건국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에 재학 중인 박찬우, 윤성흠, 성현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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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뷰에 응해준 세 사람의 사진

찬우. 평소에는 강의실 중간에서 뒷자리쯤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편이었고요. 시험 기간 이주 전부터 부리나케 공부를 해서 벼락치기에 능한 편입니다.

성흠. 지난 학기까지는 학교에서 정해진 수업 시간에 꼬박꼬박 강의를 듣고, 과제와 시험점수를 잘 받기 위해 나름대로는 열심히 공부를 해왔습니다.

현태. 저는 짜여 있는 시간표의 강제성을 기반으로 편하게 공부를 하다가 갑작스러운 자유의 몸이 되어 숙제처럼 온라인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업을 듣는 데 강제성을 주고 싶어서 기숙사에 입주했습니다.

 

Q. , 벌써 다양한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최근 코로나로 수업을 듣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저는 대학생이 아니라서 모르는데, 혹시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듣고 있으신가요?

성흠. 저는 대부분 교수님이 직접 만드신 녹화본 강의를 수강하고 있고요. 한 과목은 마이크로 팀즈 프로그램을 통해서 라이브로 실시간 강의방식으로듣고 있습니다. 40명 정도가 한 번에 수업을 듣고 화면에 교수님 얼굴이 비치는 카메라, 수업 자료화면, 그리고 채팅창이 있어서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으며대면 강의랑 비슷한 환경에서 수업을 듣고 있어요.

찬우. 저는 대부분 녹화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E-캠퍼스라는 플랫폼으로 노트북, 휴대폰 등을 통해 강의를 듣고 있고요. 실험과목 같은 경우는 조교들이 실험과정을 녹화해주기도 하세요. 또,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유튜브 자료 영상도 함께 보고 있습니다. 계속 녹화 강의만 듣다가 오늘은 교수님께서 실시간 라이브 강의를 만드셔서 출석했는데요. 교수님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길을 걸어가면서 강의를 듣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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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녹화 강의의 예시

현태. 녹화 강의가 많긴 하지만, 강의 방식은 다양한 것 같아요. PPT만 띄우고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하시는 교수님도 계시고, 강의실에서 직접 수업하는 모습을 찍어서 올려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보통, 시간표를 기준으로 그 주차 월요일에 강의가 많이 풀리는 편이고요. 1~2주 안에 강의를 듣고 주어진 시간을 채우면 수강이 인정되는 방식입니다.

 

Q.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강의가 있네요. 실시간 라이브강의는 웹캠을 통해 얼굴이 드러나는 만큼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도 있겠어요. (찬우: 어떤 친구 방에는 자전거가 걸려있더라고요) 이처럼, 바뀐 수업방식으로 각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태. 우선, 강제성이 없다는 거요. 그래서 전 앞에 말씀드렸듯이 기숙사에 입주했어요. 집에선 강의를 잘 안 듣게 되더라고요. 학교에선 정해진 시간이있고, 함께 듣는 친구들도 있어서 더 집중하고, 긴장했는데 요즘엔 휴대폰도 자주 만지게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시험 보는 방식이 조금 불편해요. 대면 시험은 공정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온라인은 그렇지 않거든요. ‘나는 혼자 보는데 혹시 다른 사람은 같이 본다면 이거 손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시험 환경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로 머리부터 가슴까지 카메라에 비춰서 녹화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채점하실 때 교수님께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돌려보실 예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험 시간을 짧게 주시는 교수님들도 계세요. 짧은 시간 내에 오픈북 시험을치는데, 지식이 머릿속에 있는 상태와 찾아서 쓰는 건 확실히 다르니까 그렇게 하시는 것 같아요.

찬우. 거기에 사람마다 문제 배열을 다르게 해서 같이 시험을 보더라도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게 사전에 방지하신 교수님도 계세요. 게다가 막상 시험을 치니까 너무 빨리 시간이 지나가서 부정행위를 할 틈도 없었어요. 우선, 초반 녹화본들은 교수님들도 처음 작업을 하시다 보니 잡음이 진짜 많았어요. 라이브 강의 같은 경우는 저희도 서투르니까 우왕좌왕하다가 수업시간 반이 지나갔어요.

그렇게 불편함을 느끼다 보니, 괜히 듣기가 싫어져서 미루고 미루다가 거대한 똥처럼 쌓인 강의를 만나기도 했어요.

들을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시간은 없고. 그래서 같은 시간 동안 휴대폰, 탭, 노트북으로 각각 다른 강의를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녹화강의는 듣다가 멈출 수 있으니까, 멈추고 필기하고 다시 듣다 보면 분명 두 시간짜리 강의였는데 네 시간이 지나있을 때도 있었어요.

성흠. 맞아요. 저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들었는데 배고파서 시간을 확인하니 점심시간이 되어있더라고요. 또, 제일 큰 건 아무래도 소통이죠. 전 질문을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질문이라는 게 또 지나면 까먹거든요. 그래서 수업 끝나자마자 교수님을 붙잡고 했던 질문들을 해결하려면, 지금은 질의응답 커뮤니티에 올려야 해요. 아무래도 피드백이 현장보단 느리다 보니 저도 질문의 핵심을 종종 잊어버리기도 하고. 교수님께서 답을 아주 늦게 주시기도 하죠. 그리고 현태가 말했던 강제성에 저도 동의합니다. 다 같이 하면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도 되는데, 노트북으로 하니까 다른 창도 띄우고 싶고 악마의 유혹에 시달려요. 개인의 의지가 더 필요합니다.

 

Q. 불편함을 이야기하자고 하니 말이 많아지고 분위기가 풀려가네요. 그런데도 여러분들은 공부하고 계시잖아요? 우리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데. 각자 느끼는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성흠. 강제성을 해결하기 위해 저도 성태처럼 기숙사에 입주했어요. 그리고 스터디를 만들려고 해요. 카페같은 곳에서 소규모로수업 환경을 저희끼리 만드는 거죠. 그리고 학교 홈페이지를 더 자주 들여다봐요. 질의응답 커뮤니티에 보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하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도움이 많이 돼요. 이런 부분에서는 그전보다 좀 더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아요.

7E662C87-53EB-4D81-B771-23733FA228A7사진. 온라인 강의를 듣기 전 강의자료를 예습하는 성흠

찬우. 맞아요. 저희끼리도 그 전보다 강의 자료 같은 걸 확실히 더 주고받아요. 사람이란 게 기본적인 관성이 있어서 새로운 걸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강제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마주하다 보니 적응을 하는 거죠. 온라인 강의를 들으니까 온라인 콘텐츠에 적응을 해서 대면 강의만 들을 때보다, 다양한 사이트를 활용해서 정보를 찾게 되요.

현태. 저는 저에게 부담감을 주고 있어요. 원래 시간표대로 수업을 듣고 그날 강의는 웬만하면 그날 다 듣고 과제를 하자고 생각해요. 강제성이 없을 때보다 저를 더 많이 갈고 닦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이버 강의다 보니 교수님들도 강제성이 없다는 걸 아시니까 과제를 진짜 많이 주세요. 과제를 하려면 어차피 공부해야 하니까, 저 혼자서 수업에 대해 제가 하는 공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과정이 많이 생긴 거 같아요.

 

Q. 재밌네요.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웃기면서 슬퍼요. 듣다 보니 코로나 이전보다 지금 각자의 공부 양이 많아진 같기도 하고요. (성흠: 그건 퍼센트 사실입니다.) 코로나 전과 비교했을 앞으로의 공부 생활에서 변화가 많이 생길 같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흠. 그렇겠네요. 저 같은 경우는 솔직히 시험 잘 보고, 과제 점수 잘 받아서 성적을 높이는 데 공부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확실히 요즘엔 제가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요. 성적이 아니라, 지식을 위한 공부로 변해가는 느낌이랄까?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강의 사이트도 많이알게 되고, 그렇게 꼬리를 물고 찾다 보면 재밌을 때도 있더라고요. 최근에는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 영어로 정의를 많이 찾는 편이에요. 단어를 찾아서 해석하다 보면 확실히 효과적으로 기억에 남아요.

현태. 왠지 앞으로는 현장 강의와 온라인 강의를 같이 활용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들도 많아질 것 같아요. 어쩌면 보강 수업 같은 경우는 수업 외적으로 어렵게 시간을 잡기보다는 온라인 강의로 올려주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요? 그리고 확실히 강의 자료가 많아질 거 같아요. 고등학생 때는 인터넷 강의를 진짜 많이 들었잖아요. 그렇게 교수님들의 인강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찬우. 맞아요. 중고등학교 때 ‘일타강사(1등 스타강사)’가 있었던 것처럼, 교수님들도 진짜 많이 변화하실 것 같아요. 대면 강의보다 온라인강의는더 많이 노출되니까 확실히 수업의 퀄리티도 올라가겠죠? 저는 이번에 반성을 진짜 많이 했어요. 코로나 전에도 벼락치기를 자주 했는데, 지금은 정해진기간 내에 강의를 들어야 하다 보니 강의 마감기간에는 하루종일 불타 있어요. 어제도 4시에 자고 9시에 일어났으니까 5시간밖에 잠을 못 잤네요. 제 공부 방식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고 바뀔 것 같아요.

 

Q. 코로나 때문에 사회 시스템이 잠시 멈춰 있는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셨네요. 여러분, 마지막으로 같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 친구들에게 나누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씩 해주세요.

현태.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안 가니까 공부만 남았어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온라인으로 공부만 하니까, 동아리 활동도 못 하고 친구들도 못 보고 마치수험생활을 다시 하는 느낌이에요. 다른 친구들도 이럴 텐데, 온라인 학기 잘 마무리하고 가을엔 재밌게 놀자고 말하고 싶어요.

찬우. 전 수능을 준비하던 공부 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머지 너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새내기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할게요. “안녕! 새내기들 엄청나게기대하면서 대학교에 입학했을 텐데, 이게 왠 걸. 학창 시절 내내 꿈꿨던 대학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공부만 할 텐데, 애들아. 적당히 해도 돼.”

성흠. 파릇한 이십 대에 집에서 공부만 하면서 좀 우울하기도 했어요. 다른 친구들도 그렇겠죠? 각자 열심히 공부하는 건 좋은데, 본인 기분과 건강을챙기면서 잘 지내길 바라요. 또, 간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떨어져 있는 친구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코로나로 잠시 멈춘 생활 속에서 개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청춘들이 있다. 시련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을 신나게 이야기하면서도 다시 과제 지옥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슬퍼하기를 반복했지만, 이들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모두가 갑작스럽게 맞이한 상황 속에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가는 사람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