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다심 센터

2019-04-03T10:58:31+00:002018. 10. 18.|

인간 대 인간으로 마음을 나누다, 누다심 센터

 

글 / 김두경 (libarte@naver.com)
사진 / 김세희 (qaz960907@naver.com)

 

 저는 구직 준비를 하다 보면 외롭고 무기력해질 때가 있어요. 혹시, 여러분도 감정적으로 힘들 때가 있나요? 힘들어도 ‘나는 괜찮다’라고 생각하면서 그 감정을 흘려보낼까 걱정돼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마음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나와 너의 마음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곳, 누다심 센터에 찾아갔습니다.


[대표와 회사 소개]

누다심 센터 강현식 대표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

누다심 센터 강현식 대표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

Q. 안녕하세요. 강현식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강현식(이하 ‘강’으로 표기): 안녕하세요,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입니다. 누다심의 뜻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이고요. 많은 사람이 심리학이나 심리상담을 어려워합니다. 오해도 많고 과연 효과적일지 궁금해하는 분도 많죠. 저는 예전부터 심리학자와 대중의 눈높이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심리학 정보를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기 위해 심리학 아카데미를 운영해왔습니다. 동시에 심리상담 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누다심 센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강: 누다심 센터는 심리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그 서비스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리더 스쿨에서는 기업 임원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리더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마음학교에서는 다양한 주제-부, 모, 성, 죽음, 노화 등-로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죠. 이외에도 심리학 아카데미에서 심리학 공부 및 자기 이해, 진로 탐색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했어요. 최근에는 심리상담 서비스와 협약 센터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누다심과 협약센터에서는 특히 개인 상담보다 집단상담을 주로 진행합니다.

누다심 센터에서 사람을 만나는 공간

누다심 센터에서 사람을 만나는 공간

* 누다심 센터의 ‘만남과 소통 집단상담’은 매시간, 즉석에서 이야기 주제를 정하고, 중도 참여가 가능하다. 사람의 마음과 대인관계를 살펴보고, 치유와 회복, 성장을 위한 소통과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 2009년 11월에 시작하여 2018년 현재까지 누다심과 협약 센터는 총 21개의 집단을 진행하고 있다.

Q. 집단상담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 저는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초반에 집단상담 경험을 했는데, 굉장히 좋았어요. 그때, 집단에서 내 상담자가 아닌, 같은 집단원들이 저를 지지하거나 제가 의심하는 생각에 아니라고 말해줄 때 저한테는 굉장히 새롭고 진짜 믿어지는 경험이었어요.
‘집단이 가진 힘이 있구나, 집단에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집단이 별로 없네.’, ‘집단상담 같은 포맷을 우리가 많이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Q. 누다심 협약 센터와는 어떤 관계인가요?
강: 누다심 협약 센터는 누다심 센터에서 함께 일했던 프리랜서의 사업장이에요. 협약센터 모집에 지원한 프리랜서의 사업장이기도 하죠. 이름은 달라도, 누다심의 철학과 시스템을 공유하며 운영합니다. 상담비 정책,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내담자의 참여 혜택 등을 공유해요. 협약을 맺어 서로 돕고 있어요.
누다심 센터가 서울 마포구에 있어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오기에는 교통편이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센터 프리랜서 선생님들에게 개업을 설득했어요. 전국 프리랜서 상담자를 대상으로 협약 센터 모집을 했죠. (2018년 현재 서울에 동작구, 서초구, 영등포구, 중구와 경북 대구, 전북 전주, 전남 광주까지 총 7곳에 누다심 협약 센터가 있다)

 

Q. 누다심 센터의 재정 안정성은 어떻게 되나요?
강: 누다심 센터는 집단상담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요.
집단상담의 경우, 꾸준히 참여할수록 상담비가 할인되고 개인 상담보다 저렴해요. 효과와 만족도가 개인 상담보다 높기도 해요. 그래서 2~3년 꾸준히 참여하는 분도 있어요. 10명이 둘러앉으면 갈등과 소통의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죠.
개인 상담의 경우, 선후배들 센터와 비교해보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에요. 누다심 센터에서는 내담자(상담 의뢰한 사람)를 가족처럼 마음을 나눌 사람으로 봐요. 또, 센터 개인 상담비가 다른 센터보다 저렴한 편이죠. 그래서 꾸준히 참여하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개인 상담만으로 수익이 안정적이기 어렵죠.

 

Q. 프리랜서가 개업한 협약 센터의 재정 안정성은 어떨까요?
강: 저는 프리랜서가 경제적으로 안정된다고 느껴야만 협약 센터를 연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설득하는 방법이 바로 집단상담입니다.
센터 집단상담비는 처음 10회당 30만 원부터 시작해서 다음 10회에 1만 원씩 할인해요. 집단비 하한선을 20만 원으로 했어요. 집단원 10명 중 대략 1주에 한 팀당 수익이 평균 25만 원이라고 한다면, 10명에 10회면 250만 원이잖아요? 그러면 저는 프리랜서들에게 ‘집단 두 팀만 운영한다면 1주에 50만 원이 나와요. 4주면 200만 원이니까, 월세 100만 원을 낼 수 있죠.’라고 말해요. 적어도 이런 수익성이 보장돼야 프리랜서들도 안정성을 느끼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에 CCTV, 실내장식, 경비 보안서비스, 인터넷 등에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 많이 있어요. 그래도 프리랜서들이 개인 상담도 하니까 마이너스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조금만 더 노력해서 집단을 두 개로 만들면 재정이 플러스가 되니까요. 프리랜서가 직접 집단을 만들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프리랜서들이 센터에서 직접 운영했던 집단을 그대로 다 갖고 가도록 해요. 편하게 개업할 수 있는 환경을 주려는 거죠.

 

Q. 심리서비스에서 내담자와 상담자의 안전을 위한 누다심 센터의 준비가 있나요?
강: 센터의 개인 및 집단상담은 외부로의 비밀유지, 물리적·성(性)적 폭력 행사에 민형사상의 책임 등 서약서에 동의해야 참여할 수 있어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CCTV가 작동되고 있죠. 내담자와 상담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심리서비스에 참여하도록 준비합니다.

 

Q. 글과 책, 상담, 강의, 자문 등 여러 활동을 하는데, 그렇게 활동하는 원동력이 궁금해요.
강: 일단, 저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좋아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감정을 나누면서 저한테 큰 에너지가 생겨요. 사람으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저한테 원동력이 돼요.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집단 상담이에요. 왜냐하면, 강의는 일방적인 전달인데, 집단은 함께 소통할 수 있고 저도 힘을 얻기 때문이에요.

 

Q. 앞으로 제일 중점을 둔 향후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강: 제가 심리학을 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알코올 및 마약중독자 *치료공동체예요. 예전부터 중독에 관심이 있었는데, 연예인 마약 중독 문제를 보고 심각성을 느꼈죠. 사회에 필요한데 여러 사람이 하지 않으니 제가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약중독자는 대부분 교도소에 있어 만나기 어려웠죠. 대안을 찾다가 같은 **물질중독인 알코올 중독에 관심이 생겼어요. 대학원 석사생일 때 1년 반 동안 서울에 알코올중독 치료공동체에서 일하기도 했어요.
처음 계획한 치료공동체를 향해가는 과정 중에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칼럼니스트를 하면서 강의를 하고,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그러한 과정의 일환이에요. 처음부터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요. 대략 10년쯤 후에 알코올 및 마약중독자 치료공동체를 하려고 여러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치료공동체란 심리치료 및 상담을 목적으로 6개월 이상 함께 거주하는 시설이다. 보통 정신건강 임상심리사·간호사·사회복지사, 의사가 함께 협업해서 일한다.
** 물질중독이란 특정 물질의 지속적인 의존 및 남용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Q. 한국에 알코올 중독 치료 기관은 이미 있고 국가의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결국에 대표님이 만들고자 하는 치료공동체는 어떤 모습인가요?
강: 제가 일했던 치료공동체는 서울시 지원으로 만들어진 복지 사업이었어요. 1년 반 동안 일하면서 치료(심리상담)보다 성과 중심대로 운영되는 구조적인 한계를 봤죠. 심리상담 및 치료는 성과가 곧바로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시골에서 같이 살고 일하면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치료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말하자면, 마을을 세우는 거죠. 알코올 중독자 중에는 실직자분들이 되게 많아요. 사회적 기능·경제생활에 어려움이 있어서 다시 술 먹기가 쉽고 악순환이 반복되죠. 이분들은 직업 재활이 돼야 치료도 되는 거예요. 직업 재활 교육으로 농사, 목공 작업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치료공동체 직원이 아니라 마을 환경을 만들어 여러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거예요.


[
회사의 근무환경]

(좌측 상단부터 시간방향으로) 센터 접수대, 대기실, 개인상담실

(좌측 상단부터 시간방향으로) 센터 접수대, 대기실, 개인상담실

Q. 센터 상시근로자의 근무 환경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강: 근무시간은 10시 30분 ~ 18시 30분(식사시간 1시 제외)입니다. 가끔 상시근로자가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상시근로자가 좀 늦게 왔어요. 늦게 올 만한 이유가 있겠죠. 그리고 상시근로자가 야간에 대학원 수업이 있어서 일찍 퇴근해야 할 때도 있어요. 저는 먼저 가라고 하죠. 계약서에 근로시간이 명시되어 있지만, 사람이 행정보다 우선이니까요.
초과근무는 없어요. 상시근로자가 퇴근한 이후에는 프리랜서가 직접 상담 일정을 잡거나 계산해요. 그 사실을 시트에 기록해두면 상시근로자가 다음날 확인해서 정리하면 되니까요. 휴가요? 어제 아침에도 상시근로자가 갑자기 ‘오늘 쉬고 싶다’라고 전화했어요. 그래서 저는 쉬라고 했어요. 생리휴가나 월차 다 알아서 잘 쓰는 것 같아요. 제가 꼼꼼히 점검하지 않아요. 저는 상시근로자를 센터 집단상담에서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인간적인 신뢰가 있죠.
무엇보다 상시근로자가 전화 응대, 프리랜서 급여 관리, 장부 정리 등 행정에서 해야 할 일을 다 잘 해요. 그래서 출퇴근, 휴가, 휴식시간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거죠. 

 

Q. 상시근로자의 임금은 어떻게 되나요?
강: 상시근로자의 고정적인 월급의 범위는 160~200만 원 사이에요. 행정 담당이기 때문에 심리 관련 지식이나 석사 학위가 없어도 지원할 수 있어요. 현재 상시근로자는 본인이 원해서 수련생으로서 공부 중인 분이에요. 센터에서 개인 상담과 집단상담 부리더로도 들어가죠. 그래서 기본 월급에 노동한 만큼 추가 금액을 더 받아요. 210~300만 원 사이 임금을 받죠. 센터 수련생이 되려면 최소 상담 관련 석사 재학생이어야 해요. 

 

Q. 프리랜서 상담자는 휴가, 휴식을 어떻게 하나요?
강: 프리랜서 상담자는 상담 일정이 있을 때만 센터에 와요. 원하는 대로 내담자와 일정을 조정하고요. 프리랜서니까 일하는 시간 외에 다 자기 시간을 갖는 거예요. 만약 프리랜서가 일주일간 휴가 가고 싶다면, 미리 내담자, 집단원들에게 양해를 구해 일정을 미룰 수 있죠.

 

Q. 누다심 센터 프리랜서 상담자의 상담비 수익분배는 어떻게 하나요?
강: 누다심 센터의 기본적인 수익분배 비율은 6:4에요. 센터 소속 프리랜서가 6이고 센터가 4예요. 예를 들어 개인 상담 1회당 내담자에게 6만 원을 받을 경우, 상담자가 3만 6천 원, 센터가 2만 4천 원을 가져가죠.

 

[회사의 조직문화]

Q. 누다심 협약센터 프리랜서 상담자와 어떻게 교류하나요?
강: 협약센터 프리랜서 중에 자기 센터를 운영하는 동시에, 누다심 센터에서 활동하는 분이 많이 있어요. 일정이 바쁘지 않다면, 누다심 센터에서 집단상담 공동 리더로 참여하면서 매주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온라인 네이버 밴드에서 항상 소통합니다. 사업자가 달라도 누다심의 철학과 방법을 공유한다는 면에서 계속 소통할 필요가 있거든요.

 

Q. 심리학의 친밀함과 대중성을 높이는 것, 집단상담을 여러 사람이 경험하게 하는 것 이외에도 협약센터와 공유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강: 누다심 센터와 협약센터는 직업적 상담사가 아닌 내담자와 진짜 관계를 맺는 인간적인 상담자를 지향해요. 내담자를 고객이 아닌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나와 진짜 관계 맺는 사람으로 염두에 둬요. 그게 가장 중요한 철학이에요. 마음의 문제를 다루는 상담에서는 그 사람의 감정, 심리적 문제 처리에 집중하기보다 상담자가 내담자와 인간적 관계를 직접 맺는 게 중요해요. 내담자가 ‘선생님,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을 때, 직업적 상담사는 ‘아니야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힘내‘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상담자는 ‘그래 사람들이 널 싫어할 수 있지. 하지만 나는 너를 좋아한다.’처럼 직접 상담자가 내담자와 인간적 관계를 맺어요. 이 과정이 실제로, 변화에 핵심적이거든요.
물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있죠. 내담자와 계속 연락, 만남, 연애하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내담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누다심 센터는 내담자가 일주일마다 만나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그 상담자에게 언제든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해요.

 

Q.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의사소통하나요?
* 현재 누다심과 함께하는 사람은 17명이다. (여자 11명, 남자 6명, 누다심 센터 수련생 4명)
강: 저희(대표, 프리랜서, 수련생, 상시근로자)는 서로 호칭이 자유로워요. 프리랜서는 저를 형, 오빠, 쌤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집단상담을 같이했던 사이라서, 동료로 만나도 평등하게 지내요. 그래서 저희는 직원으로 만나는 지금도 엄청나게 싸워요. 어떨 때는 동료들이 저에게도 막 소리 지르죠. 한편으로는, 그게 일리가 있는 갈등인 거예요. 그 사람이 저한테 서운한 거죠. 다른 직장에서는, 대표나 사장한테 ‘사장님 서운해요.’ 이런 얘기를 할 수 없잖아요. 근데 누다심 센터 사람들은 얼마든지 편하게 소통해요.
저도 눈치 보지 않고 할 얘기를 해요. 예를 들면, 만약에 상시근로자가 뭔가를 실수했어요. 그럼 제가 ‘이거 왜 이렇게 했어요?’ 그러면 이 친구도 ‘죄송합니다’ 하지 않고 자기 입장을 얘기해요. 제 말에 기분이 상했다면, ‘근데 그렇게 말하셔서 기분이 나빠요.’라고 말하면 제가 ‘아, 그래요. 그럴 수 있겠다.’ 하며 소통하는 거죠. 서로가 서로에게 일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불편함을 가감 없이 이야기해요.

 

Q.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의사 결정하나요?
강: 우리는 근무 형태가 프리랜서일 뿐이지, 실은 한 팀이자 가족이에요. 의사결정을 할 게 있으면 내담자, 집단원, 심리서비스를 원하는 일반인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계속 이야기해요. 의견을 모아 계속 갈등하면서, 표현해요. 다 똑같은 한 표씩이 있는 거예요. 그렇다고 다수결로 정하진 않아요. 큰 이견은 없어요. 의사결정으로 갈등하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오히려 인간적인 서운함 때문에 서로 싸우는 거죠.

 

Q. 상시근로자로 직접 고용하는 게 아닌 프리랜서와 함께 하는 조직문화를 선택한 이유는?
강: ‘상담센터를 개업해서 돈 벌어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하는 활동을 다른 사람과 같이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처음에 혼자서 집단 8개를 운영하니까 힘들었어요. 마침 주변에 집단상담 리더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담자가 많았죠. 그래서 그들에게 집단리더 교육과 부리더를 시켰어요. 제가 운영하던 4개 집단을 그 친구들에게 다 줬어요. 그 친구들이 일한 만큼 돈을 줬고요. 이 방식이 지금까지 왔어요.
각자 프리랜서로 일하는 구조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모두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기를 바라는 마음인 거예요. 센터에서는 제가 홍보하니까 가만히 있어도 내담자들이 와요. 그렇게 되면 프리랜서들에게 자신을 대중에게 직접 알리고 발전할 기회를 안 주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나가서 직접 글 쓰고 홍보도 해보라고 계속 말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 독립을 시켜서 계속 동료로 남는 거죠.

 

[현직자 및 직무 소개]

이화수 상담자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 누다심 영등포 협약센터(풀빛옹이) 대표

이화수 상담자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 누다심 영등포 협약센터(풀빛옹이) 대표

Q. 안녕하세요, 이화수 선생님. 자기소개 및 업무 소개 부탁드려요.
이화수(이하 ‘이’로 표기): 안녕하세요. 저는 누다심 센터에서 프리랜서 상담자로 5년째 근무하고 있어요. 우선 대학원 교육학과의 심리상담 전공을 석사 졸업과 박사 수료했고요.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한국심리학회 산하 한국 상담심리학회 발급)을 소유하고 있어요. 석사 과정 중에 한양대 상담센터에서 2년 정도 수련했고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2년 반 일했습니다.
저의 주요업무는 상담입니다. 개인 상담을 통해 내담자 한 명과 만나 내담자의 문제나 어려움을 같이 해결하는 과정을 돕고 있고요. 집단 상담을 통해 리더인 저와 집단원(내담자) 10여 명을 만나 서로가 가진 어려움과 관계에 대한 마음을 나누고 있어요.

 

Q. 누다심 센터에 입사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 세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 번째, 누다심 센터를 세우는 대표의 가치에 동의했어요. 누다심 센터는 직접 센터 세우는 사람도 상담자, 프리랜서로 같이 일하는 사람도 상담자니까 상담자와 수련생의 처우 개선을 해주면서 상담비도 낮추려고 했어요. 내담자가 쉽게 심리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보자는 취지죠.
두 번째, 그 가치를 실현할 사람이 중요했어요. 집단상담을 통해 직접 강현식 대표를 경험했어요. 대표에게 인간적인 신뢰가 생겼고 충분히 그 가치를 실천할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세 번째, 개인적인 이유로 빨리 돈을 벌어야 했어요. 저는 늦은 나이에 상담을 시작했고 결혼을 앞두고 있었어요. 대표와 만날 때 아이가 태어날 시기여서 실질적으로 봉사하면서 상담을 할 순 없었어요. 강현식 대표의 제안이 있었고, 제 현실과 실제 가진 가치가 맞았기 때문에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현직자 경험 및 조언]

Q. 상담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있었나요?
이: 일단, 전 상담을 잘 모를 때 ‘꿈’을 보고 시작했어요. 저는 학부 전공이 공학, 반도체였어요. 졸업할 시즌에 취업이 굉장히 잘 되는 학과였죠. 그런데 저는 선배들의 삶을 추구하고 싶지 않았어요. 쉽게 말해, 소처럼 일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가족들과 같이 있을 시간도 없고요. 실제 선배를 만나보면, 굉장히 마음이 힘들게 사는 게 와 닿았어요. ‘돈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이 행복하고 편한 걸 찾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심리학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중에 사람을 직접 만나 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심리상담을 알게 된 거죠.
근데 대학원을 갔는데 현실이 있으니까 꿈만으로 되지 않았어요. 전일제 대학원이라 시간적, 경제적 여유는 없었고요. 수련이 시작되면서 제가 실수를 했을 때, 내담자들에게 주어지는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는 걸 알고 있으므로 굉장히 힘들었죠. 그래도 사실은, 제가 좋아서 버텼어요. 실제로 일하고 사람 만나보니까 저는 좋더라고요. 사회에서와는 다르게 진심 어리게 소통하고 마음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그리고 상담자는 삶 자체가 상담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생각, 감정, 일들이 상담 안에 다 녹아날 수 있는 게, 상담자에게 매우 큰 매력이라 좋았죠.

 

Q. 지금까지 상담자로 일하면서 경험한 보람이 있다면?
이: 저는 이렇게 말할게요. 상담은 보람이 없는 게 보람이에요. (웃음) 어떤 뜻이냐면, 많은 사람이 만일 본인에게 고장 난 부분이 있다면, 상담에서 그 부분만 고쳐서 더 완벽한 인간이 되기를 기대해요. 물론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하는 모습보다, 본인과 타인이 본인을 바라보는 모습을 수용하는 것이거든요. 변화를 추구하지만 실제로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는 게 상담에서 중요하죠. 다른 사람이 나를 봤을 때 싫어하는 부분,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과정이 상담에서 꽤 오래 걸리는 과정이거든요.
쉽게 얘기하자면, 본인의 부족한 부분도 수용하면서 그 모습들을 갖고 있어도 나는 무언가 해보고 싶어 하고, 그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거예요. 그 부족한 부분을 굳이 채우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걸 다른 사람이 채워주길 기대하며 살면 사실은, 본인이 편해져요. 현대 사회에서 ‘완벽해져야 한다.’라는 메시지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나 판타지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그래서 본인을 수용할 수 없고 판타지처럼 해야 할 것 같아서,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거든요.

 상담은 우리가 ‘누구나 다 힘들고 누구나 다 뭐든 할 수 있구나’라는 보편성을 찾는 거예요. 우리는 ‘사람들은 다 장단점이 있다’라고 말로는 알고 있죠. 하지만 실제로 본인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사는 순간, 모든 사람이 장단점이 있지만 ‘나는 단점이 없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여기서 오는 불일치 때문에 힘들거든요. 근데 불일치를 줄여나가는 과정이 사실은 더 중요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느끼는 건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힘든 것이 있고 아무리 못난 사람도 필요하고 훌륭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수용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고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할 수 있는 거죠.
보람 있을 때보다는 보람 없음을 받아들이는 게 상담이다, 보람을 찾기 시작하면 상담을 못 해요. 그런 의미에서 보람이 없는 게 보람이다, 상담자들 자신도 그걸 받아들여야 해요.

 

Q. 입사 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과 다르다고 느낀 직무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이: 아주 다르죠. 상담자는 삶과 일의 경계가 모호한 직업이에요. 입사 전에는 잘 몰랐죠. 저는 입사 전에 수련할 때까지만 해도 상담시간에만 상담자로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상담은 사람에게 적합한 조언이나 필요한 방향 알려주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거든요.
상담은 내담자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진짜 본인의 삶에서 부족했던 관계들을 채워줄 수 있는 진짜 관계를 함께 나누는 과정이죠. 단순히 ‘네가 이렇게 살면 좋아’가 아니라 앞으로 이렇게 살면 좋을 것을 상담자가 내담자의 삶 속에서 직접 보여줘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상담실 밖의 모습, 내담자를 항상 대하는 태도 등에서 내담자를 만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진짜 그렇게 살고 있어야 해요. 상담실 안에서 좋은 말을 해주지만 밖에 나가서 굉장히 멀게 대한다면 그 거리감을 내담자들도 느끼거든요.

 

Q. 근데 그렇게 살기가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이: 거기에서 제가 견뎌야 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이게 절대적으로 높은 기준을 지켜야 하는 문제는 아니에요. 실수해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면, 제가 실수하는 것도 보여주고 제 삶 속에서 실수해서 힘들어하는 것도 보여주는 거예요. 또 실수를 수용하는 거죠. 그 때문에 저의 삶도 오히려 풍부해지죠.

 

Q. 누다심 센터에서 추천하는 심리서비스가 있을까요?
이: 심리서비스의 본질은 바뀔 수 없지만, 그 형태들은 계속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담자들의 상황이나 욕구,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서 상담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누다심 센터는 마음 학교, 전화상담, 인터넷 상담, 심리자서전 등 여러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고 있어요. 저는 서비스 추천보다 내담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에 맞춰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도, 추천해야 한다면 집단상담을 추천해요. 누다심 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이 내담자의 욕구, 시대에 맞추려고 개발됐다면, 집단상담은 그 모든 프로그램의 속성을 다 가지고 있거든요. 내담자의 욕구와 내담자가 겪어야 하는 과정들을 모두 충족할 수 있고요. 어느 정도 심리적 힘이 있으시다면 저희가 제공할 수 있는 내용, 유연함을 함께 경험해볼 수 있어요.

 

Q. 일하면서 느낀 누다심 센터의 장점이나 단점이 있을까요?
이: 가장 큰 장점은 내담자, 내담자와 상담자 관계를 중심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거예요. 조직의 보호나 유지보다 내담자 중심으로 다가갈 수 있죠. 다른 센터에서는 사건이 터지거나 내담자가 약속을 어기면 센터나 기관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바로 종결해야 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 센터에서는 그런 압력이 낮아요. 조금 더 내담자의 처지에서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상담자가 들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죠.
가장 큰 단점은 안정적이지 못한 거예요. 저희는 내담자들이 더 찾아오지 않으면 수입이 줄어요. 홍보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을 계속 거쳐야 하니까 안정감이 덜 하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게 도울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죠.

 

Q. 계속 누다심 센터에서 일하고 싶으신가요? 지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이: 저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요. 그 정도로 저는 만족감이 있고 계속 일하고 싶은 직장이에요. 그래서 누다심 센터에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중인 후배가 같이 일하고 있어요. 그 친구가 여길 알고 있기도 했지만, 제가 정말 괜찮은 곳이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했어요.

 

Q. 누다심 센터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 저는 일단 한마디로 하자면, 틀을 깨고 다르게 해보라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정말 심리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려면 그들의 욕구를 알아야 해요. 그들의 마음을 들을 수 있어야 하고요. 그러려면, 나다운 모습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기존에 내가 가진 생각과 틀을 하나씩 부정해보고 다르게 해보는 거예요. 이게 나를 찾아가는 데 매우 중요해요.
물론, 기존에 배운 것들도 중요해요. 하지만 그 틀을 조금만 벗어나 더 현실감과 생동감 있게 본인만의 상담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많은 상담자가 배운 대로만 하다 보니까 본인의 삶과 상담이 너무나 분리되어 있거든요. 그러면 상담자가 너무나 지쳐요.

 

Q. 상담자로서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을까요?
이: 저는 인간적인 만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필요나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람을 생각하고 관계해요. 그 사람을 대상화해서 잘하면 이용하고, 못하면 버리는 거죠. 현대 사회에서는 그게 진짜 관계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회도 그렇게 살기를 요구하기도 하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진짜 관계는 내가 부족한 부분도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 다른 사람들의 부족한 부분도 같이 인정해주는 거예요. 그 속에서 장점은 장점대로 함께하고 부족한 점도 함께하는 거죠. 진짜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을 저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게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굉장히 힘들어요.

 

Q. 며칠 전에 프리랜서로서 누다심 협약 센터를 개업했더라고요. 앞으로 상담자로서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이: 일단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웃음) 이 말은 본인의 삶과 상담, 그리고 경제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상담을 계속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뜻이에요. 누다심 영등포 협약센터(풀빛옹이)가 추구하는 바는 인간적인 만남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균형이 있어야 해요.

 

Q. 누다심 센터를 한 문장이나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이: 그냥 ‘인간’이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어떤 의미냐면, 저희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에요. 그 사람을 필요하면 이용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버리고, 내 감정이 허락할 때는 듣고 허락하지 않을 때는 안 듣는 게 아니죠. 상대방도 한 인간으로서, 나도 한 인간으로서 서로 부족한 것, 잘하는 것, 원하는 것들이 다를 수 있죠. 그것들을 같이 이야기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 할 방법을 찾는 것! 그래서 인간적으로 살 방법을 찾는 거죠.
누다심 센터는 이런 일을 하고 싶은 거예요.

 


 사람 만나는 직업을 가진다면, 제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어요. 누다심 센터는 자신의 따뜻한 경험을 여러 사람과 나누려는 마음. 거기에서 시작한 기업이었습니다. 심리상담을 진로로 계획하신 분들은 누다심에서 직접 집단상담을 받아보거나, 상근자로 지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구직 활동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 수 있잖아요? 그럴 때 찾아갈 수 있는 곳들도 있답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청년 마음상담소, 어슬렁 반상회)나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등 여러 청년 커뮤니티도 있죠. 함께 놀고 마음을 나누며 내 일에 다가갈 힘을 충전할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