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특별한 여행을 더 쉽게 떠나는 방법, Wanderlust


나만의 여행을 디자인하다, Wanderlust 박종경 대표

글, 사진/ 장지경 (jikyeong0614@gmail.com)

‘가치 있는 여행’이란 무엇일까?
남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서 비슷한 경험을 하는 여행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가진 특별한 경험을 하는 여행일 것이다.

여행을 조금 더 가치 있게, 그리고 더 쉽게 떠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기업이 있다.
오직 이 목표 하나만으로 3년째 달려온 스타트업, 주식회사 반더루스트(Wanderlust).

여행을 일상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반더루스트 박종경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박종경 대표님. 더운 날씨임에도 집중하기 위해 야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장소: 카페 어니언)

박종경 대표님. 더운 날씨임에도 여행지 느낌이 나는 야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장소: 카페 어니언)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반더루스트’에서 엄마를 맡은 대표 박종경이라고 합니다.

Q. 자기소개가 독특한데요. ‘엄마를 맡고 있다고 하셨는데, 회사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나요?
개발 이외의 모든 일을 해요. 작게는 청소부터 시작해서, 식사 메뉴 정하기, 운영, 기획, 투자 등을 맡고 있어요.

Q. 청소, 식사메뉴 정하기 같은 일이라니, 대표가 아니라 집사 같은 느낌인데요?
원래 대표들이 그런 일을 해야 해요. 대표는 동료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하거든요. 지금은 따로 관리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직접 해요.

 

#‘반더루스트’에 대한 이야기

Q. 회사 이름이 독특한데요. ‘반더루스트라고 지은 이유가 있나요?
사람들이 우리가 만든 공간 내에서 여행에 대한 열망을 갖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떠나고 싶은 욕망, ‘inspire’에서 시작했어요. 여러 단어를 찾아보다가, 독일어 기원의 ‘wanderlust’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우리말로는 ‘방랑벽’이라는 뜻이에요. 기원이 독일어라서, 독일어 발음인 ‘반더루스트’로 등록했죠.

 Q. 반더루스트를 소개해주세요.
반더루스트는 ‘가치 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기업이에요. 기존의 여행은 떠나는 것에 의미가 있었어요.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경험’과 ‘시간’이 더 중요해졌거든요. 여행자들은 더 나은 경험을 바라고, 바쁜 일상 속에서 한정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길 원해요. 우리는 개인의 여행 성향을 파악하고, 적합한 여행 경로 및 상품을 추천해주는 여행 콘텐츠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여행자들이 더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내 취향을 반영한 나만의 여행 경로를 찾아 주는 거죠.”

Q. 애플리케이션이, 사진과 글을 통해 여행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유도 하는 방식인데요. 반더루스트가 추구하는 목표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우리가 추구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할 네 가지 단계가 있어요. 첫 번째, 플랫폼을 만들어야 해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죠. 두 번째, 여행 성향 분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모아야 해요. 현재,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 여행 사진을 올리고 기록하는 공간을 운영하는 거죠. 세 번째로 Q&A, 질의응답이 있는데 8월에 출시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연말에는 ‘플래닝’ 즉, 여행경로 추천이 계획되어 있어요.

Q. 지금은 여행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공간을 운영하는 거군요?
네, 맞아요. 지금의 데이터로 분석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어느 정도 데이터를 모아야 분석을 할 수 있는지, 그런 시도를 하는 거예요. 이건 사업 측면이고, 다른 이유도 있어요. TV 프로그램이나 친구의 추천 등 여기저기서 여행 콘텐츠를 많이 소개해주잖아요. 사람들이 여행을 가고 싶은데, 자세한 정보를 얻을 곳이 많지 않아요. 블로그 등의 정보는 신뢰도가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취지에서 만들었어요. 우리는 이 공간을 ‘놀이터’라고 불러요.

Q. 반더루스트가 추구하는 놀이터가 기존 커뮤니티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존의 커뮤니티는 다른 플랫폼 안에 있기 때문에, 사람은 많지만 취향 분석이 어렵고 데이터를 전혀 사용할 수 없어요. 그래서 내 취향에 맞는 사진을 보여주거나, 나에게 맞는 여행경로를 추천해줄 수 없어요. 반더루스트의 ‘놀이터’는 우리만의 알고리즘으로 맞춤 ‘플래닝’을 하려고 해요. 아직은 사용자가 앱 내에서 인터렉션 했던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 완성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플래닝을 하려면 그 사람이 반더루스트 내에서 어느 정도 놀아야 해요. 장기적으로 2020년쯤에는 AI를 통해서 자동으로 플래닝을 해 주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Wanderlust"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Wanderlust”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사진제공: 반더루스트 박종경 대표)

#스타트업 대표가 되기까지

Q. 회사는 어떻게 창업하게 되셨나요?
대학 때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대기업에 들어갔어요. 당시에는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고 입사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더라고요. 전문성을 지니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대학원도 경영학 전공이었는데,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까지 하고 있었죠. 그때 스타트업 관련된 정부 지원 컨설팅을 하다가, 시장조사를 하면서 멘토링 컨설팅을 하게 됐어요. 그러던 중 로켓펀치에서 여행 분야를 찾다가, 괜찮은 깔끔한 앱이 있어서 연락했죠. 지금 공동대표가 이끄는 대학 내 학생 벤처 팀이었어요. 회사에 찾아갈 때 제안서를 가져갔는데, 팀원들이 보고 방향성이 같다고 신기해하더라고요. 이야기해보니 뜻이 맞아서 같이 스타트업 창업을 하게 됐어요.

“그게 2015년 12월이에요.”

Q. 대표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요?
지금의 공동대표가 저랑 잘 맞았어요. ‘내 인생을 던져 봐도 될 사람이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같이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공동대표가 딱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두 번 만나고 말했죠.

“같이 창업하자.”

Q. 창업을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있으신가요?
따로 준비한 건 아니었지만, 박사과정 중 스타트업의 해외 유수 사례들을 조사해서 논문을 발표했었기 때문에, ‘창업하면 어떤 모델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되겠다.’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어요. 창업을 위해 준비한 건 아니지만 창업을 위한 시장조사 등의 준비는 되어 있었죠.

Q. 여행 업계를 선택했던 이유가 있나요?
여행 업계는 무수히 많은 기업이 생겼다 사라져요. 사람들이 여행 업계를 많이 택하는 이유가 ‘여행을 가봤으니까.’예요. 저는 간단하게 ‘여행을 평생 하고 싶어서’ 택했어요. 그런데 실수였던 것 같아요. 여행업에 대한 이해가 없이 이 시장에 들어오면 비즈니스모델, 수익모델이 생기기 전에 이미 끝나죠. 여행과 여행업은 다르거든요. 저도 여행을 너무 쉽게 보고 뛰어든 측면이 있어요. 여행을 많이 가봤으니까 잘 알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는데, 단순히 여행자의 입장이었나 봐요. 여행업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필요했던 거예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정말 개고생했죠.

Q. 여행 업계는 포화상태인 걸로 알고 있는데, 3년 동안 살아남으셨잖아요.
여행 업계는 아이템을 들고 오는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하지만 가장 하기 힘든 분야에요. 왜냐하면 기존의 강자들이 너무 많아요. 가격 중심으로 돌아가는 온라인 여행 에이전시가 꽉 잡고 있어서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힘들어요. 그래도 우리가 찾아보니까 새로운 시장이 있었어요. 그래서 뛰어들었는데, 일단 3년을 버텨냈잖아요. 처음에는 아무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어라, 될 것 같은데?” 하더라고요.

Q. 대표님이 찾아낸 여행 업계의 새로운 시장은 어떤 시장인가요?
시장조사를 할 때 인터뷰했던 회사들이 여행 콘텐츠 회사들이었어요. 여행 콘텐츠가 가진 장점이 뭐냐면, 사람마다 각자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한생산이 가능해요. 똑같은 장소로의 여행도 가는 사람이 다르면 다른 여행이잖아요. 서로 다른 콘텐츠들이 전부 가치가 높아요. 이 콘텐츠들을 활용해서 만드는 시장이 있었어요.
또, 교통이 발달하면 새로운 여행 시장이 생겨요. 여행은 교통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우리는 10년 이상 할 계획이거든요. 10년 후에는 교통이 더 발달하면, 여행이 정말 일상이 될 수도 있죠. 만약에 서울에서 뉴욕을 두 시간 만에 갈 수 있다고 쳐요. 그러면 뉴욕 가서 점심 먹고 다시 서울로 돌아올 수도 있는 거니까, 여행이 일상이 되는 거죠.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사진제공: 반더루스트 박종경 대표님)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제공: 반더루스트 박종경 대표님)

#창업에 대한 이야기

Q. 창업할 때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셨나요?
처음에는 창업자끼리 모은 자금이 있었고, 그 뒤부터는 정부 지원 사업이었죠. 2016년 말부터는 기술보증기금, 엔젤투자,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요. 지금은 질적인 성장을 하는 게 우선인 것 같아 성장에 집중하는 중이에요. 이전까지는 가능성만 보여주고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가능성에 성과까지 보여주어야 투자 유치가 가능한 상황이 됐거든요.

Q. 투자 유치 이외에,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있나요?
외주작업 의뢰를 받아 생기는 매출, 페이스북 등에서 나오는 홍보 매출 등이 있어요. 하지만 이 부분은 매출이긴 하지만 비용으로 다시 들어가요.

Q. 지출은 어떤 비용이 가장 큰가요?
인건비죠.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출은 인건비였어요. 마케팅 비용도 일부 있어요. 앞으로는 마케팅 비용이 점점 늘어날 거예요.

Q. 반더루스트의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처음에는 저랑 개발자 2명, 이렇게 3명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개발자 7명, 마케팅 3명, 디자이너 2명, 그리고 저까지 13명이요.

Q. 지금은 인원이 많이 늘어났네요?
네, 많다고 느낄 수도 있고 적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겉보기보다 뒤에서 할 일이 많아요. 우리는 연령대가 워낙 낮기도 하고, 같이 성장하면서 일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필요해요. 디자이너 자리는 지금 공석이라서 채용 예정이고요.

Q. 채용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네, 개발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려왔고, 지금은 디자이너 두 자리가 공석이에요. 그래서 곧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고요. 최근, 마케팅 부분을 담당해주던 모 여행 커뮤니티와 합병을 했거든요.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합병을 발표하는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어요. 이벤트와 함께 디자이너 구인 공고도 낼 예정이에요.

Q. 반더루스트가 원하는 인재상이 있나요?
첫 번째,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줄 알고, 성장의 욕구가 강한 사람을 원해요. 우리는 같이 성장하면서 일하는 스타트업이거든요. 성장의 욕구가 강해도, 성장이 정체되는 때가 와요. 그럴 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줄 알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계속 성장할 수 없어요.
두 번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여행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원해요. 자기가 일하고자 하는 분야에 관심이 있어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여행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면 더 좋고요.

박종경 대표님 뒷모습 (사진제공: 반더루스트 박종경 대표님)

박종경 대표님 뒷모습 (사진제공: 반더루스트 박종경 대표님)

#스타트업 대표의 삶

Q. 대표님의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개발자는 정해진 업무가 있는데, 저는 다양한 일을 해서 루틴이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반더루스트는 2주의 ‘*스프린트’로 돌아가요. 개발자들이 2주마다 본인이 할 과제를 스스로 정해서 해요. 저는 2주 단위로 처음에 시장 조사를 해요. 최근 어떤 변화가 있는지 동향파악 후, 동료들한테 공유해요. 그리고 꼭 해야 하는 일이 세무 관련, 은행 업무 등이 있고, 투자자나 영업을 위한 미팅도 있고요. 그 외적인 거는 어떤 이슈가 생기면 이슈를 처리하죠.
*스프린트(Sprint): 어려운 프로젝트를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팀 단위로 기간을 정해 놓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법

Q. 미팅도 많다고 하셨는데, 투자자와의 미팅이 주인가요?
투자자들과 미팅도 있지만, 정부 지원 사업 중에서도 미팅이 많아요. 제가 창업할 때 여행업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고 했잖아요. 여행업을 계속 배우기 위해 여행업계에서 네트워킹을 많이 가져야 해요. 이해관계자가 워낙 많고 제휴도 많은 사업이니까, 업계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위한 미팅도 많이 해요. 항공, 숙박, 액티비티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해요. 우리의 진행 상황도 공유하고 그들의 상황도 듣는 거죠.

Q. 대표님은 업무 시간이 어떻게 되세요?
온종일이요. 저는 24시간이라고 이야기해요. 개발자들은 개발 업무를 하고 나면 쉬면서 재충전을 해야 또 개발을 할 수 있지만, 대표의 경우는 모든 일이나 생각하는 게 회사와 관련된 거니까요. 회사와 구성원이 성장을 같이 해 나가야 해요.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택하는 이유는 본인이 성장하기 위해서거든요. 제가 해 줄 수 있는 건 그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걸 위해 필요한 모든 걸 해야 하므로 항상 일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Q. 회사 안에서 정해진 업무 시간이 있나요?
정해진 업무 시간은 없어요. 근무 시간도 없고 대신 ‘출근 시각’만 정해져 있어요. 이외에는 언제 어디에서 일하든지 자유에요. 작년까지는 출근도 자유였고, 정해진 회의시간 이외에는 누가 어디에 있는지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올해 초부터 의사소통이 더 중요해져서 조금 바꿨어요. 인원이 늘어나면서 서로 친분이 덜 한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런 사이에서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니까, 동료들이 마주 보면서 이야기할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해졌어요. 그래서 각자 몇 시에 출근할지 스스로 출근 시각만 정했어요. 각자 출근 시각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으면 그때 만나면 돼요. 그리고 우리만의 특별한 게 있어요. 연차가 50개에요.

Q. 연차 50개요? 다 쓸 수 있긴 해요?
네, 지금 6개월 지났는데 연차 3개 남은 사람도 있고요. 보통은 30개 정도씩 쓴 것 같아요. 3일 남은 친구는 한 달 반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그렇게 된 거예요. 여행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여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면 여행도 많이 다니면 좋죠. 그래서 연차를 50개라고 정해놨어요. 저도 한 20개 쓴 것 같아요.
사실 연차 50개는 상징적인 개념인 거고, 딱 50개로 정해진 건 아니에요. ‘네가 할 일만 하면 나머지는 아예 터치하지 않겠다.’는 거죠. 앉아있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해내는지가 중요해요. 그렇게 하면 ‘동료들이 일 안 하고 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는 않아요. 자기가 이번에 어느 정도 일해야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열심히 해요.

Q. 대표님도 연차 많이 쓰셨는데, 연차 쓰고 쉬기는 하세요? 쓰고도 일하실 거 같은데요.
여행 다녀온 적도 있고요. 평일에 사적으로 볼 일이 있으면 연차를 쓰긴 하는데, 볼 일을 마치고 나면 창업자로서 회사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기는 해요.

Q. 그렇다면, 스타트업 대표를 하면서 힘든 일이 있을까요?
실무가 힘든 것보다는,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데 제가 모를 때가 있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어요. 우리는 계속 미션을 수행하면서 성장을 하고 있어요. 저도 새로운 걸 해 나가면서 성장해야 하잖아요. 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생겨요. 그때가 가장 난감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한 번도 창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해보지 않았잖아요. 따로 교육을 받은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어느 단계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몰랐어요. 그런데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뭘 해야 하지?’ 싶어서 난감한 거죠.

Q. 여태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한 번 엄청 힘든 일이 있었어요. 스타트업은 5년, 10년짜리 장기적인 과제도 그리지만, 단기적인 과제도 함께 그려나가야 하거든요. 투자를 1년이나 1년 6개월 단위로 받기 때문에, 그 안에 성과가 안 나오면 망할 수 있어요. 올해 2월 말이었어요. 이번 여름까지 과제를 해내지 못하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어요. 그때까지 성과가 나와야 투자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있었고, 계획했던 수준의 성과를 못 내면 앞으로가 더 더뎌지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동료들에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공유했어요. 6월까지 그 과제를 못 하면 그 뒤는 보이지 않았거든요.
“과제를 못 해내면 월급이 밀릴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는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 뒤에는 너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존중하겠다.”
그랬더니 동료들이,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할게요.” 그러는 거예요. 사실은 회사 망할 걱정을 할 거로 예상했거든요. 동료들의 반응이 정말 고마웠어요. 그 이후에 일이 잘 풀리긴 했어요. 네이버도 다섯 번이나 월급이 밀렸던 적이 있거든요. 스타트업은 그렇게 어려움을 견디며 성장하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보면서 저는 더 책임감을 느껴요.

Q. 일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첫 번째는 동료들이 성장하는 걸 봤을 때, 새로 들어온 동료들이 잘 적응해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봤을 때 보람을 느끼고요. 두 번째는 서비스 이용자 중에 애착을 갖는 사람들이 생겼을 때 보람을 느껴요.

Q.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개인의 성장, 구성원의 성장, 회사의 성장 세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거예요. 어느 하나 소홀하면 같이 갈 수가 없거든요. 하나만 성장해도 안 되고, 둘만 성장해도 안 되고, 셋이 다 같이 성장해야 해요. 제가 성장을 못 하면 저는 퇴사를 해야 하고, 구성원들이 성장을 못 하면 내보내야 하고, 회사가 성장을 못 하면 회사는 망하는 거죠. 그래서 이 셋의 균형을 맞춰야 해요. 물론 아닌 스타트업도 많아요. 구성원의 성장은 신경 안 쓰고 회사와 개인의 성장만 신경 쓰는 회사도 많아요. 하지만 우리는 다 같이 커 나가고 싶어요.

“동료 모두가 ‘반더루스트’의 주인이니까요.”

카페 어니언 풍경. 마치 여행지에 와 있는 느낌이다.

카페 어니언 풍경. 마치 여행지에 와 있는 느낌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Q.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데 꼭 갖춰야 할 역량이 있나요?
스타트업에 필요한 역량이 있고 창업에 필요한 역량이 있어요. 전자는, 성장의 욕구가 있는 사람이에요. 반더루스트의 인재상과도 맞아떨어지는데, 성장의 욕구가 있어야 스타트업에서 얻을 게 있거든요. 후자는, 인내가 필요해요. ‘*존버 정신’ 이라고 하죠? 그거 하나면 돼요. 무조건 버텨야 해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고 우여곡절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창업은 성공할 수가 없어요.
*존버: ‘존나 버티기의 줄임말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는 의미로 쓰인다.

Q.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조언해달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사실 해줄 말이 없어요. 저도 박사과정 중 인터뷰를 많이 했었어요. 성공했다는 회사들을 찾아가서 인터뷰했었는데, 당시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회사들도 많아요. 그래서 제가 아이템 적인 걸 조언해줄 수 있는 건 없고요. 팀을 잘 만나라고 말하고 싶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팀 빌딩을 잘하셔야 해요. 팀이 안정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되거든요. 팀 내에 불화가 있는 스포츠 팀이 성공한 적이 없잖아요.

Q. 인터뷰 끝나면 뭐 할 계획이세요?
성수동 여행하려고요. 날씨가 좋아서, 연차 쓰고 카메라 들고 나왔거든요. 성수동 걸어 다니면서 사진 몇 장 찍을까 해요.

Q.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세요?
네,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요즘은 쉴 때 여행 다니면서 사진도 찍어요. 기자님도 사진 좋아한다고 하셨죠?

“인터뷰 끝나고 같이 사진 찍으며 성수동 여행하실래요?”


인터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대표님이 왜 이곳 성수동 어니언에서 보자고 하셨는지를 알 것 같았다.
여행 스타트업을 인터뷰하러 온 나에게, 반더루스트가 생각하는 여행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던 것이었을까?

성수동에 여행하러 왔다는 대표님의 말에서, ‘여행을 일상으로만들고 싶어 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서울 토박이임에도 서울을 여행하듯 살아가는 대표님에게서 진정한 일상여행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으니까.

그의 도전이 꼭 성공하기를, 성수동 대신 뉴욕을 일상처럼 여행하는 날이 꼭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