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비영리기관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강윤 매니저를 만나다

글 / 유선재 (seon_jae@hanmail.net)
사진 / 유선재 , 김기호 (gogo8951@naver.com)

비영리기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들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자신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솔직하게 들려준 강윤 매니저를 소개한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사무실 건물 앞에서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사무실 건물 앞에서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관계지원팀에서 일하고 있는 강윤입니다. 센터에서는 별칭을 사용해요. 강윤은 제 별칭입니다. 저는 청년수당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어슬렁반상회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청년수당 참여자분들의 정보가 입력되는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소통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일을 시작한 지는 세 달이 채 안 됐어요. 그전에는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어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서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강윤 매니저님

인터뷰 내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강윤 매니저

#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그곳에서 하는 일

Q.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요?

A.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는 서울시로부터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의 운영 사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청년수당이라는 제도가 잘 운영되도록 하는 모든 일을 하고 있어요. 청년들의 간접적인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일과가 딱 정해져 있지는 않고 그때그때 달라요. 주로 회의랑 행정 업무를 합니다. 오늘은 센터교육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후, 소프트웨어 업체와 미팅을 했고, 행정 문서 작업을 하다가 인터뷰를 하러 왔습니다.

Q. 분기별로 어떤 일을 하나요?

A. 서울시 위탁 기관들은 서울시 예산 일정에 따라 운영됩니다. 우선 6월에 다음 해 예산 심사를 받고, 12월엔 대략적인 사업 계획을 확정 지어야 해요. 1월~2월에 세부적인 사업 기획을 하고, 3월~4월에 사업 예산을 받고 나서부터 사업을 진행합니다. 보통 11월~12월에는 평가 회의가, 7월~8월에는 중간회의가 열립니다. 대략적인 연간 운영 일정은 이렇습니다. 지금은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시기예요.

 

# 입사하기까지

Q. 어떻게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에 입사하게 되셨나요?

A. 본 센터에 입사하기 전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4년 정도 근무를 했어요. 퇴사한 후, 쉬면서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하다가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목적이 마음에 들었어요. 청년수당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같은 비영리기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야 하는데,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Q. 입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저는 준비를 따로 하진 않았어요.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다닐 때 신문을 읽는 것과 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걸 좋아했어요.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던지라 자연스럽게 사회학과를 선택했죠. 위탁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데 필요한 직무 자격증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특별히 준비한 건 없어요. 대신에 꾸준히 경험을 쌓은 게 도움이 되었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쌓으셨나요?

A. 대학을 다닐 때 그 당시 20대 문제를 알리고자 여러 가지 활동을 했어요. 소모임을 운영하고, 외부 전시회를 개최하고, 학보사에서 일하고, 사회학 세미나를 열기도 했죠. 비영리단체에서 하는 일이 사실 그런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사회적인 이슈를 교내, 교외에서 알리는 모임과 비영리단체에서 하는 일이 비슷해요. 그래서인지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일할 때 업무가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교육 기획이라고 해서 특별할 건 없어요. 현장 수요를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거든요. 매주 친구들과 회의하고, 소식지를 내고, 외부에서 캠페인을 진행해봤던 경험들이 업무를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강윤 매니저님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강윤 매니저

# 실제 업무 이야기

Q. 이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나요?

A. 시의 정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그 제도가 실제로 운영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죠.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수 있답니다.

Q. 이 일을 하면서 겪은 고충이 있나요?

A. 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이어서 그런지 행정 절차가 약간 경직되어 있어요. 그래서 계획을 중간에 변경하기 어려워요. 계획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업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답답할 때가 있어요.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규정과 절차가 까다롭죠. 일반 사기업과 민간 비영리기관의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기관이 그렇지는 않아요. 기관의 성격에 따라 업무 프로세스가 다릅니다.

Q. 입사 전/후 알고 있던 업무에 차이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A. 청년수당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행정 업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아요. 아무래도 전화 응대 업무가 많은 편이에요. 청년수당 문의 전화가 많이 와서 가끔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런 점이 힘들 때도 있지만 문의가 많은 게 충분히 이해가 돼요. 청년수당이 꼭 필요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정확한 정보를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비영리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말

Q. 이 일은 어떤 사람과 잘 맞을까요?

A. 기본적으로 사회에 관심이 많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요. 자신의 삶과 사회를 계속해서 연결하고자 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잘 맞을 것 같아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기업과는 달리 비영리기관에서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해요. ‘이렇게 하면 제품이 잘 팔릴까?’라는 질문 대신 ‘뭐가 좋은 것일까?’라는 질문에 익숙한 사람과 잘 맞을 거예요. 자기 목소리를 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잘 맞겠죠.

Q.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도 비영리기관에서 일할 수 있나요?

A. 전공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센터 내 직원들을 봐도 관련 전공자들은 많지 않거든요. 관심 있는 분야의 이슈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요. 책을 통해 얻은 지식보다 비슷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소모임도 좋고 자원 활동도 좋아요. 그 분야와 관련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이 사람은 우리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하고 있고, 잘 해낼 수 있겠구나’라고 어필할 수 있을 거예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나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거죠. 그런 건 기술이 아니어서 가르쳐주기가 어렵거든요. 개인의 가치관이나 감수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죠.

Q. 이 일을 하고 싶은 취업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단순히 회사 생활이 힘들어서 비영리기관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면 추천하지 않아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온다면 조금 힘들 수 있어요.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진 않거든요. 어떤 부분에선 불안정할 수도 있어요. 민간 위탁 기관 자체가 심사에 따라 2~3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돼요. 정치적 상황이나 정책의 변화에 따라 기관의 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에 불안한 요소가 존재하죠.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물론 모든 기관이 그런 건 아니지만요.

사회적 기여를 꼭 직업을 통해서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출판업계에 종사하시는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책이 좋으면 그냥 성실한 독자가 되어서 즐겨라. 독자가 있어야 좋은 책이 계속 나올 수 있다.” 그분 말씀처럼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관련된 ‘일’을 하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이에요. 요즘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는 창구는 매우 다양해요. 책방, 페스티벌이나 비영리단체 후원 등 찾아보면 많죠. 그런 것들을 먼저 해보고 이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시작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한국 사회 전반의 부조리함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다는 강윤 매니저.
한 번뿐인 인생,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