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상세기사] 슬로워크


디지털 기술과 디자인의 힘으로 ‘좋은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기업-슬로워크

메인기자/ 이한솔(hansol5735@daum.net)
보조기자/ 김윤전(yoonjun98@naver.com)

“2년간 근속하셨으니 한 달 동안은 월급 받으면서 집에서 쉬세요.”
“맥주도 한 캔 마시면서 일하세요.”
“강아지가 아프다고요? 집에서 일하세요.”

이런 회사가 어디 있냐고요? 바로 여기 ‘슬로워크’에서는 가능합니다. 본격 원격근무와 휴가를 독려하는 기업, 슬로워크를 소개합니다.

 

# 슬로워크의 모든 것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성노들(이하 누): 안녕하세요. 저는 사업운영본부의 오렌지랩 소속, 마케팅라이터 성노들입니다. 회사에서는 누들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어요. 사회생활은 5년 차지만 슬로워크에는 올해 4월에 입사했습니다. 저는 주로 슬로워크의 정체성을 내/외부로 알리는 글을 쓰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브랜드와 소셜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고요. 대표적으로는 오렌지레터가 있는데, 슬로워크의 소셜 정체성을 강화하는 뉴스레터예요. 그 외 SNS와 블로그 관리 등도 하고있습니다.

장혜림(이하 메): 안녕하세요, 저는 오렌지랩 소속 테크니컬라이터 장혜림입니다. 회사에서는 메이라고 불려요. IT기자 일을 하다가 올해 10월에 슬로워크에 입사했어요. 저는 슬로워크의 기술적인 역량을 글로 홍보합니다. 일반인과 개발자가 읽을만한 글을 쓰고 편집해요. 대중을 대상으로는 기술 원리나 용어를 취재해서 쉽게 전달하고, 개발자를 대상으로는 우리 회사의 기술을 홍보 및 소개하고 엔지니어 채용에 도움이 되는 글을 씁니다.

: 저희 회사에는 인사담당자라는 직함이 따로 없어요. 저희는 현직자이지만 슬로워크를 홍보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슬로워크를 낱낱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성실하게 답해주시는 메이님 누들님 (왼쪽부터)

성실하게 답해주시는 메이님 누들님 (왼쪽부터)

 

Q. 오렌지레터는 어떤 사업인가요?

: 매주 월요일 메일로 발송되는 정보공유형 소식지예요. 저희와 함께한 소셜섹터*가 약 1,100개 정도 돼요. 이들의 소식을 저희가 가장 먼저 접하니까 좋은 소식들을 외부로 알리면 단체에 더욱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올해 6월에 출시했는데 현재 구독자 수가 3000명이 넘어요.
* 소셜섹터: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자 하는 분야

 

Q. 오렌지레터 이야기를 들으니 슬로워크가 더욱 궁금해져요.

: ‘슬로워크’는 2005년에 설립되었어요. 임의균 CCO(닉네임: 소사)가 26살에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디자인 관련 일을 하셨어요. 그 이후로 꾸준히 비영리 단체의 브랜딩,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다가 ‘슬로워크’가 탄생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디자인 회사로 시작했습니다. 2017년 3월에는 소셜섹터를 돕는 소셜서비스 전문 개발기업인 UFO FACTORY와 합병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브랜딩과 디자인을 기반으로 홈페이지 제작, 기술 개발 등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기업이 된 거죠.

 

Q. 저는 처음에 슬로워크가 디자인 회사인 줄 알았어요.

: 저희 회사를 디자인 회사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답니다. 저희는 소셜임팩트, 디지털, 디지털 아카이브, 인터널브랜드, 캠페이닝 브랜드, 스티비, 빠띠 이렇게 7개의 사업부가 있어요. 그 중, 소셜임팩트 사업부는 저희 회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부예요. 클라이언트에게 디자인과 브랜딩뿐만 아니라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기술적인 부분까지 제공하죠.

 

Q. 디지털 사업부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뉴스트러스트’라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에요. 딥러닝*과 자연어 처리*를 이용해서 형태소 분석을 한 후, 뉴스의 공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에요. 이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공개해놓았습니다. 또,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함께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을 평가한 데이터를 가지고 디지털 시각화를 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어느 지역이 미세먼지가 심한지, 그리고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은 어떻게 되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개발 중이에요.
*딥러닝: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
*자연어 처리: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람 언어의 이해, 생성 및 분석을 다루는 인공지능 기술

 

Q. 스티비와 빠띠는 어떤 부서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네요.

: 스티비는 ‘마케터의 저녁이 있는 삶’을 모토로 한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이에요. 마케터들은 기획과 홍보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 맡기 때문에 업무부담이 상당해요. 그분들이 ‘스티비’의 툴을 이용하여 마케팅 메시지를 조금이나마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한거죠. 그뿐만 아니라 자동 이메일, A/B 테스트 등의 기능도 있어서 메일링을 쉽게 할 수 있어요.

빠띠는 우리 사회 각 영역에 민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IT플랫폼, 콘텐츠, 커뮤니티를 만드는 민주주의 활동가 협동조합이에요.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드는 모두를 위한 안내서 ‘빠띠 민주주의 툴킷’과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플랫폼을 공공재로 만들고 운영하고 있어요. 빠띠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플랫폼으로는 팀과 커뮤니티를 위한 민주주의 플랫폼 빠띠.xyz, 세상을 바꾸는 시민들의 일상 정치 플랫폼 가브크래프트, 행사와 미팅을 위한 최고의 실시간 토론 플랫폼 타운홀, 서울의 공론장 민주주의 서울이 있답니다.

마케팅솔루션 스티비(https://www.stibee.com/)의 일부

마케팅솔루션 스티비(https://www.stibee.com)의 일부

Q. 슬로워크의 디지털 역량이 상당하네요.

: 네, 정말 그래요. 디자인과 기술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회사는 흔치 않아요. 하지만 슬로워크가 UFO FACTORY와 합병을 하면서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가 영입되다 보니, 두 가지의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어요.

 

Q. 회사의 재정 안정성이 궁금해요.

: 저희 회사는 단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았어요. 모두 클라이언트와의 계약, 기술개발 등의 비즈니스모델로만 수익성이 보장됩니다. 기업의 컨설팅 비용은 천차만별이에요. 의뢰범위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평균 비용이라는 건 없어요. 비영리 단체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감을 한다면 할인을 해드리는 경우도 있어요. 예산에 맞추어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조직과 문화

Q. 슬로워크의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 저희는 원격근무 비율이 상당히 높아요. 일단 디지털 사업부는 100% 원격근무를 합니다. 디지털 사업부가 아니라도 원한다면 누구나 원격근무를 할 수 있어요. 출근하시는 분들은 ‘나무늘보 자리’라고 불리는 책상을 쓰고요, 원격근무를 하시는 분들은 책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늘 출근을 하시는 분들도 원할 때는 종종 원격근무를 하신답니다. 대표인 시스님도 원격근무를 해서 회사에 아예 책상이 없어요. 원격근무자들이 종종 출근하면 모두가 쓸 수 있는 자리인 ‘돌고래 자리’를 이용해요. 직원도, 대표도 모두 자유롭게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돌고래자리,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자리다.

돌고래자리,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자리다.

Q. 걱정되는 점은 너무나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을 하다 보면 성실도가 떨어지거나 단결력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거예요.

: 저희 회사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자유와 책임이에요. 높은 수준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해요.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팀끼리 약속한 업무는 반드시 지키고 팀원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죠. 그게 팀워크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책임을 다하니까 가능한 거죠.

 

Q. 직원들의 성비와 평균연령은 어떻게 되나요?

: 직원 수는 63명이에요. 사실 저희가 입사지원서에 성별을 기재하는 란이 아예 없어요. 성별을 구분할 때 여성, 남성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별을 기재하지 않고, 나이도 기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간단히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성비는 반 반이고요, 평균나이는 30대 초반 정도입니다.

 

Q. 육아휴직, 생리휴가 등의 휴가제도는 어떻게 되나요?

: 저희 직원 중 한 분이 육아휴직을 하고 계세요. 그리고 육아휴직 후, 복직하신 분도 두 분 계셨어요. 한 분은 3개월간 휴직을 하고 건강을 챙기시다가 얼마 전에 돌아오셨어요. 저희는 1년에 최소 15일을 쉬어야 하는 것이 회사의 규정입니다. 만약 휴가를 안 쓰면 라이프매니저 분이 휴가를 권유하기도 해요. 저희는 휴가 사유를 밝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리휴가의 경우에도 사유를 밝히지 않고 유급휴가로 휴가를 쓸 수 있어요.

 

Q. 회식문화도 궁금해요.

회식은 대부분 점심에 사업부별로 회식해요. 전체회식은 1년에 한 두 번 정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도 자율적이라 원하는 사람만 참석하는 식이에요. 저번에 회식했을 때는 63명의 직원 중 15명만 모였어요. (웃음)

 

Q. 야근 수당은 있나요?

: 공식적인 출퇴근 시간은 10시부터 7시예요. 금요일은 10시부터 6시까지고요. 하지만 원격근무자가 많다 보니 야근보다는 초과근무라고 정의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주 40시간의 소정 근로시간 외 주 10시간 이내의 시간외 근로로 근로계약을 맺고 있어요. 어느 정도의 초과근무가 연봉에 포함되어 있어요.

 

Q. 자랑할만한 복지제도는 뭐가 있나요?

: 안식월 제도요. 만 2년 동안 근속을 하면 한 달간의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입니다. 또 오아시스요. 오아시스는 음료 냉장고인데, 맥주와 무알코올 맥주, 탄산음료 등 여러 가지 음료가 있어요. 업무 중 얼마든지 꺼내 마실 수 있어서 정말 좋은 복지라고 생각해요.

맥주, 음료 등이 보관되어 있는 음료창고, 오아시스.

맥주, 음료 등이 보관되어 있는 음료창고, 오아시스

Q. 슬로워크의 인재상도 남다를 것 같아요.

: 저희 회사는 인재상이 없고 반(反)인재상이 있어요. 저희 회사 핵심가치 중 하나가 다양성이에요. 다양성을 지향하는 회사가 인재상을 정해놓는 것은 모순이잖아요. 인재상을 정한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뽑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회사의 가치와 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든지 이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두고 있죠. 다만,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인재상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어떤 조항이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이것마저 잠정적으로 폐지된 상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따로 인재상을 만들지도 않았어요. 저희 회사의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슬로워크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슬로워크의 핵심가치

슬로워크의 핵심가치

Q. 슬로워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2019년의 목표는 효과적인 조직구조를 마련하는 거예요. 회사가 합병하면서 직원의 수가 늘고 사업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좀 더 효율적인 조직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미래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는 것, 비영리단체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늘리는 것도 회사의 목표예요. 또한, 클라이언트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비영리단체가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고 그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슬로워크의 결과물 중 일부,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슬로워크의 결과물 중 일부,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현직자의 입장에서

Q. 슬로워크에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어요?

: 저는 공정무역센터에서 일하는 지인이 링크를 보내줬어요. 슬로워크의 구인공고더라고요. 슬로워크의 반인재상, 자율휴가, 안식월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제가 이 일을 하기 전에 IT기자 일을 쭉 하면서 느낀 게 저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저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렇게 되려면 업무적 환경이 갖춰져야 하잖아요. 슬로워크는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했어요.

 

Q. 테크니컬라이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 저는 기술적인 부분들을 글로 써서 홍보하는 일을 해요. 크게 두 부류의 타깃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대중, 또 하나는 기술개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중에게는 자연어 처리, 딥러닝, AI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일을 해요.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저희회사에서 개발한 기술적인 것들을 홍보하고 소개하는 거죠. 또, 기술전문가에게는 우리회사의 기술을 소개함으로써 그들이 우리의 개발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의 서비스와 제품을 사용하도록 홍보합니다.

 

Q.업무를 하며 가장 보람찼을 때, 혹은 인상 깊었을 때가 언제인가요?

: 저희 파트너들이 소셜섹터로써 좋은 일을 실현하는 곳이고, 저희도 그분들을 돕는 입장이니까 매번 일할 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보람찹니다.

: 저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업무적으로 보람을 느꼈다기보다는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진 일화가 있어요. NPO* 파트너페어에 참여 했을 때 많은 분이 우리 회사를 알아보고 오렌지레터를 구독해주시는 것을 보며 우리 회사가 외부적으로도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때, ‘내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입사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NPO: 비영리단체

 

Q.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요?

: 저희가 좋은 일을 하는 거니까 더욱더 아쉬움이 남아요. 이것저것 다 도와드리고 싶지만, 시간이 촉박하거나 예산이 충분치 않을 때는 더 나은 것을 해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언제나 그런 아쉬움이 남는 것이 힘든 점이죠.

 

Q. 회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 자유로운 근무환경도 좋지만, 여성 자유 보장위원회(PITCH)의 존재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분들은 성 평등 관점에서 저희가 인지하지 못하는 것들을 교육해주세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여성의 입장에서 굉장히 인상 깊어요. 그리고 임원의 성비 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면서 비판적인 시각을 스스로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의지도 있어요.

PITCH가 만든 성평등 교육 솔루션

PITCH가 만든 성평등 교육 솔루션

Q. 혹시 슬로워크에 입사하기 위해 취득한 자격증이 있나요?

: 저희 입사지원서에는 자격증을 쓰는 란이 전혀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역량과 경험, 가치관만을 기재할 수 있죠.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도 절대 자신의 신상이 드러나는 정보를 기재해서는 안돼요.

 

Q. 구인공고는 어디에 올라오나요?

슬로워크 웹사이트의 ‘뉴스’ 카테고리, SNS, 그리고 오렌지레터에 올라가요. 로켓펀치라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해요.

 

Q.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구직자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다양한 곳에 관심과 호기심을 많이 가지는 분들이라면 우리 회사와 잘 맞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세상을 어떻게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평소에 고민해오신 분이라면 적합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