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MD, 뭐든지 다 해서 MD 인가요?


홈쇼핑MD

글, 사진/ 김예슬(seull96@naver.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 회사명, 정면 사진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MD (Merchandiser)를 ‘뭐든지 다 한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뭐든지 다 하는 MD가 바쁜 업무 속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이나믹한 삶을 사는 홈쇼핑 MD를 통해 알아보자.

 

md

인터뷰 하고 계신 MD님

[자기소개]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4년 차 홈쇼핑 MD (Merchandiser)고, 신입 때부터 지금까지 주방, 생활, 대형까지 가전 쪽에서만 일하고 있습니다.

 

[직무소개]

Q.현재 맡고 계신 직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A. 홈쇼핑 MD라는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유통 쪽 MD랑 제조사 쪽 MD로 크게 나뉘는데 저는 유통 쪽에 속해 있고요. 다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뉘는데 홈쇼핑은 온라인 쪽에 더 가깝고요. 온라인 홈쇼핑에는 인터넷 홈쇼핑이 있고 TV홈쇼핑이 있는데 저는 TV홈쇼핑 MD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TV 홈쇼핑 MD 같은 경우에는 소싱(조달)부터 방송준비, 방송 관련 사후 처리까지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MD랑은 차이가 있습니다.

 

Q. 회사에서의 하루 업무와 일상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A. MD 중에서 제일 다이내믹 할 것 같은데요. 오프라인 홈쇼핑이나 인터넷몰 같은 경우는 주로 월 단위로 평가하므로 오늘 안 팔려도 이번 달 안에만 팔리면 되는데 TV홈쇼핑 같은 경우는 방송 하나하나마다 평가받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쪼이는 강도도 매일매일 다르고 하루 업무도 다양해지죠. 그리고 하나의 업무만 맡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품 방송 준비하다가도 저 상품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업무가 복합적으로 연쇄반응이 일어나면서 일한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하루 업무, 일과에 관해서 물어보시면 그날그날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딱 어떻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Q. 홈쇼핑 MD는 그 안에서도 분야가 다양하다고 알고 있는데 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맞아요. 카테고리가 나뉘어있어요. 요새는 고용 트렌드가 통합으로 뽑아서 그 순간 T.O에 따라 인력 배분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내가 패션 MD가 하고 싶어서 들어왔어도 T.O가 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죠. 보통 전공이나 이런 거를 반영해주기는 하는데 회사 상황이 1순위이기 때문에 정말 T.O가 없다 하면 일단 지원부서 가셔서 기회를 엿봐야 하죠.

 

Q. MD는 여러 부서, 기업과 협력을 해야 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A. 네 실제로 상당하죠. 협력 과정에서 홈쇼핑 1세대 들의 몇몇 잘못된 행동들 때문에 MD가 갑질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경쟁 채널이 많기 때문에 솔직히 갑질 행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회사 내에서는 상품을 가져왔다고 다 팔 수 있는 게 아니라 거기에 필요한 방송인력도 있어야 하고 지원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을이죠. 그리고 여러 부서뿐만 아니라 협력사와도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해서 이 일에 있어서 협력이 가장 중요하죠.

 

Q. 그렇다면 가장 협력하기 힘든 부서는 어떤 부서인가요?

A.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캐스팅팀인 것 같아요. 만약 내가 원하는 쇼호스트를 쓰고 싶어도 캐스팅팀에서 캐스팅하고 PD랑 상의하는데 여기서 MD의 권한은 없기 때문에 힘들죠.

 

Q. MD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트렌디함과 스타일리쉬 함을 겸비한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A. 이거는 아닌 것 같아요. 이런 거는 드라마에서 패션 MD들의 삶이 나왔는데 사실 패션 MD나 이미용 MD는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나머지 일반, 생활 쪽은 개인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런데 MD로써 고객의 냄새를 맡아야 하므로 트렌드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거는 확실하죠.

 

Q. 홈쇼핑을 보니까 A 제품이나 B 제품이 단독 진행 중으로 엄청난 인기가 있던데 어떻게 단독으로 진행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을까요?

A.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단독 진행 상품들 선호해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우리 채널에 멈추게 하는 거는 이 채널만이 가진 독특함이거든요. 대신 이렇게 단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죠. 뭐 술도 자주 먹고, 친분도 유지해야 하고… . 사실 A 제품도 처음에는 굉장히 인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성공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서로 노력해서 좋은 열매를 맺자고 그런 식으로 협력을 했고 실제로 성장해서 지금은 엄청나게 커졌죠. B 제품의 경우도 A 제품이나 다른 성공사례 들을 보고 단독으로 진행될 수 있는 거죠. 결국 이거는 협상력인 거죠.

 

Q. 상품을 결정하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첫 번째로 상품의 기본이죠. 그 상품이 가진 특성이 있잖아요. 그 특성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져야죠. 가전을 예로 들면 블렌더 같은 경우는 잘 갈리는 게 기본이지만 기본만큼 중요시하는 게 안전이거든요. 갈리는 도중에 뚜껑을 열었을 때 자동으로 멈추는지 그런 것들, 상품력을 첫 번째로 보고. 두 번째는 가격이죠. 특히 가전 같은 경우는 고객들이 구매하고 싶은 가격 한계선이 있어요. 거기에 맞춰서 제품을 보죠. 세 번째로는 디자인이죠. 아무리 제품력 좋고 가격이 좋아도 디자인이나 브랜딩이 별로면 안 사죠.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안타까운 이유가 제품력이나 기술력은 너무 좋은데 디자인이나 브랜딩이 너무 약해요. 좋은 블렌더를 만들었는데 이름을 뚝딱이라고 지으면 귀여워 보일 수는 있지만, 외국어 이름들에 비하면 소비자들은 원하지 않죠.

 

Q. 혹시 제품 중에 이게 잘 될까 의아했던 제품이 잘 된 케이스도 있나요?

A. MD는 잘 안될 것 같은 물건은 팔지 않죠. 다 잘 될 거로 생각하고 팔기 때문에 딱히 그런 적은 없어요. 그런데 이제 잘 될 거로 생각했는데 실패한 경우는 있죠.

 

Q. 그럼 제품이 다 좋은데 한두 가지가 아쉬운 점이 있거나 하는 거를 보완하는 것도 MD의 일이 될 수 있나요?

A. 그렇죠. 그런데 제조사가 상품의 주인이기 때문에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순 없어요. 대신에 조언을 해 줄 수는 있죠.

 

Q. 기업 정보나 제품 정보들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A. 일단 킨텍스나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메가쇼 같은 전시회나 박람회를 가거나 해외 박람회나 그런데에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거든요. 그런 곳을 가기도 하지만 아직은 업체들이 먼저 연락을 주는 편이죠.

 

Q. 아직 진행 중이진 않지만 기대하거나 희망하는 업무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A. 저는 지겹거나 하진 않지만 계속해서 가전만 하기보다는 나중에는 식품이나 이미용 같은 다른 카테고리도 하고 싶어요.

 

[경험 및 조언]

Q. 어떤 계기로 MD가 되셨고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저는 원래 전공이 경제학과예요. 은행이나 증권사 쪽에서 일하고 싶어서 갔는데 막상 배우다 보니까 생각했던 거랑 달랐고 저는 영업하는 것이 좋았어요. 그리고 문과를 나와서 전문성을 키우기에는 영업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저는 서울에서 일하고 싶었고 유통업이 서울에서 일할 확률이 높다길래 찾아봤는데 은근 지방 쪽으로 가더라고요. 그런데 홈쇼핑은 서울에만 있어서 홈쇼핑 MD를 지원했죠. 사실 유통업 자체가 크게 필요로 하는 자격증이 없어요. 그래서 저도 딱히 준비한 것은 없고 남들 준비한다는 것만 준비하고 학원에 다니거나 하지 않았고요. 저는 차라리 업계 선배를 만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Q. 입사 전 생각했던 업무와 입사 후 업무의 차이가 있나요?

A. 저는 솔직히 여기 들어오기 전부터 MD를 하는 선배를 통해서 얘기를 다 듣고 들어와서 크게 다른 점은 없었고, 오히려 그분 이야기를 듣고 MD를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업무 외에 조직 분위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어요. 조직적이고 딱딱한 문화보다는 수평적인 문화인 것 같아요.

 

Q.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힘들었던 업무가 있나요?

A. 트렌디 하다고 생각했던 상품이 쫄딱 망했을 때 힘들었죠. 오븐이었어요. 유럽에서는 이미 잘 팔리고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트렌드가 있어서 야심 차게 준비했는데 고객들은 야심 차게 외면하더라고요. (웃음) 문화적 차이도 있었지만, 오븐을 사용하는 음식의 식자재를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들고 그런 부분을 제가 놓친 거죠. 망하는 상품들이 많은데 이 상품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업체에서 힘들어하더라고요. 저는 협력사가 중요한데 협력사가 힘들어하는 걸 보니까 같이 힘들었고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어요.

 

Q. 일과 삶의 경계가 뚜렷할 것 같지 않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A. 이거는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방송이라는 것이 24시간 중에서 20시간 정도가 생방송이고 그 시간 중에 내 방송이 없더라도 내 상품을 사는 고객들도 있고 제가 자는 순간에도 내 상품을 사는 고객들이 있으니까 책임감은 항상 끝이 없이 가지고 있죠. 그런데 그 경계를 끊고 맺음은 본인이 알아서 결정하는 거죠.

 

Q. 그럼 본인은 어떻게 관리 하시나요?

A. 저는 칼 같아요. 퇴근하고 나면 회사 카톡, 전화 다 잘 안 받습니다. 정말 급한 거는 확인하고 처리하고 굳이 급한 게 아니면 출근해서 해결하죠. 그런데 방송이라는 게 갑자기 잡힐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뭐 한 달 전부터 미리 스케줄을 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Q. 그런 노하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긴 건가요?

A. 저는 제 성격이 원래이래요. 신입사원들 보면 눈치 엄청나게 보잖아요. 그런데 초반이 중요해요. 저도 친 조직적이고 희생하고 잘 따르지만 제 삶은 제가 지키는 거니까 초반부터 회사에 맞추면 계속 맞춰야 하거든요. 저는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초반부터 금요일은 무조건 축구를 해야 한다고 야근이나 회식은 못 한다고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인식되니까 이제 금요일은 편하게 퇴근할 수가 있죠.

 

Q. MD가 꼭 갖추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첫 번째는 성격적인 측면.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이 중요한 것 같고 내 가치관과 맞지 않으면 이 일은 힘들 것 같죠. 두 번째로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해소 처리 방법. 술을 먹든, 친구를 만나든, 운동하든, 잠을 자든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없으면 어떤 일이든 힘들 것 같아요. 금방 지치거든요.

 

Q. 입사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추천하는 일이 있나요?

A. 그냥 저는 대학생이라면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왜냐면 대학생 때까지는 반사회인 이지만 학생이라는 이유로 혜택들이 있죠. 해외여행을 가도 학생 할인이 크고 대우도 좋으니 해외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고 직장생활을 하면 휴가가 길어야 7일 8일이에요. 돈보다 시간이 더 귀해지니까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죠. 그냥 그 시절에 할 수 있는걸 즐겨보면 나중에 자소서를 쓰거나 직장 생활을 할 때 저절로 묻어나거든요.

 

Q. 마지막으로 취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무작정 남들 한다고 해서 다 하지 말고 정말 내가 누군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자기 현실에 맞춰야지 간판만 보고 쫓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본 기사는 현직자로 구성된 멘토링 모임 ‘굿브라더’의 멤버를 인터뷰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