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인터뷰] 케미스트리를 만드는 B2B 영업사원


케미스트리를 만드는 화학상사 영업사원

글. 사진 김현주┃dewall_6@naver.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 회사명, 정면 사진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영업사원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마술 열쇠가 하나씩 있나 보다.
인터뷰이 정 민규 씨(가명)를 만난 후의 감상이다.
“새벽 3시에도 업무상 전화가 오면 처리해야 하죠.”
“일과 삶을 구분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영업에 관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겸손하고 합리적인 자신감이 엿보였다.
이런 사람이 나에게 물건을 판다면 지갑을 먼저 쥐여 주고 이야기를 들어볼 것만 같다.
화학상사 B2B 영업사원 정 민규 씨(가명)를 만나보자.


Q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화학상사에서 B2B (Business to Business) 영업직에 근무하고 있는  2년차 신입사원, 정 민규(가명)입니다.

△ 답변 중인 정 민규 씨(가명)

△ 인터뷰 답변 중인 정 민규 씨(가명)

Q 영업직무를 선택하게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일반적으로 직장의 ‘일’이 분기, 반기, 1년에 맞춰 같은 일을 반복하고, 크게 보면 단순하잖아요. 그런 똑같은 업무에 재미를 못 느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영업은 시장과 정보가 수시로 변해서 항상 새로움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컴퓨터 작업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고 협상을 통해 업무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어서 선택했습니다.

#근무환경

Q 현재 속한 영업부서 분위기는 어떤가요?

저희 회사가 중공업, 건축, 자동차 같은 산업과 연관이 되어있어서 남초회사이긴 해요. 거의 직원의 8, 90%가 남성이에요. 그런 탓에 수직적인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대교체가 많이 이루어져서 과도기적인 성격도 있는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는 실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지원해주는 편이에요.

Q 회식을 자주 하는 편인가요?

제가 입사했을 때 회식이 한 달에 10일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많이 줄어든 편이에요. 거래처 회식 포함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가는 것 같아요.

Q 입사하고 어떤 교육을 받나요?

모든 신입사원이 똑같겠지만, 처음 입사해서는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을 주로 교육받습니다. 기업 내에서 사용하는 업무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법, 주∙월간 주요 업무, 유관부서와의 업무 진행 절차 등이 해당하겠네요. 영업 부서로서는 거래처 및 담당자 현황이나 채권, 주요 제품 현황, 판매 실적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중점적으로 배운 것 같습니다. 화학 회사다 보니 기본적인 화학 지식이나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도 많이 받았습니다.

#영업업무

Q 간의 스케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그 전주 금요일에 차주 일정을 계획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주간회의를 한 뒤 업무 정리를 하고 외근을 어떤 업체로, 어떤 목적으로 나갈 건지 정해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보통 오전에 어떤 업체에 갈지 미리 정리하고 외근을 나가요. 금요일은 대개 한 주를 정리하는 업무 위주로 진행을 합니다. 주간 판매실적과 판매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 이유를 분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Q 보통 외근을 얼마나 멀리 가시나요?

서울 권역에서 퇴근하는 경우는 구매 쪽 사무실에 들렀을 때로 한정되고, 공장으로 가게 되면 굉장히 멀리 가게 됩니다. 주력 제품군이 다양한 산업군에 사용이 되다 보니 고객사 생산공장들은 다 서울 외곽에 있어요. 그렇다 보니 이제 겨우 2년 차지만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입사 전에 국내 여행을 많이 가보지 못했거든요. 살면서 처음 가보는 지역을 여행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웃음)

Q 영업실적에 대한 압박을 느끼실 때가 많나요?

저희 회사는 보통 1년 후 장사를 한다고 합니다. 한 프로젝트가 공급 논의부터 시작해서 실제 공급이 되는 데에 6개월에서 적어도 12개월까지 소요가 돼요. 단순히 오늘 실적이 안 나온다고 해서 내일 바로 극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월말 등 특정 시점에 실적 압박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최종재가 아닌 중간재를 생산하고 판매하다 보니 타 산업군의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타 산업군의 경기 침체로 인해 판매가 저조한 경우에는 저희 팀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아요. 물론 다른 판로를 찾아보고 대응할 방안을 고민해보지만, 그렇게 줄어드는 판매량에 대해서는 경영진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해주는 분위기입니다. 당연히 팀장급은 실적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이 있겠지만, 사원이나 일반 팀원 급은 실적압박이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뢰 만드는연결고리

Q 거래처 관리를 잘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실무자 선에서 깔끔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B2C (Business to Consumer) 영업은 대개 거래처와 일회적인 만남을 갖거나 필요할 때마다 업무를 진행하지만, B2B 영업은 거래처와 함께 업무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요. 그래서 업무를 군더더기 없이 잘 처리해서 신뢰를 주려고 해요. 팀장이나 임원급 정도 연차가 쌓이면 큰 그림을 그리는 감각과 협상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담당자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그 사람의 흥미를 끌어내는 대화를 하려고 해요. B2C 영업은 자기 독립을 빠르게 해서 고객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B2B 영업은 거래처 담당자들이 점차 저와 연결고리가 생기고 제가 믿음을 주는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이런저런 업무를 주기 시작합니다. 이런 과정에 시간이 걸려서 B2C보다 혼자 독립하는 시점이 다소 늦지 않나 생각합니다.

Q 그러면 언제 사수로부터 독립하나요?

저희 회사는 4년 차 정도가 되면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때 권한이 많이 주어져요. 지금은 (제가) 회사 내부에서 합의한 의사결정을 토대로 딜을 진행하기 때문에 아직 스스로 결정을 하기는 어려운 단계예요.

Q 영업을 어떻게 해야 성공률이 높아지나요?

정말 다양한 영업 방식이 존재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성공률이 높은 영업 방식은 상대방이 우리 제품을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찾아가는 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 물건을 사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라, 그 물건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거죠. 그러려면 상대방의 비즈니스까지 세팅해서 보여줘야 합니다. 고객사를 찾아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설명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제안하는 거죠. 상대방의 비즈니스를 컨설팅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이런 방향으로 접근하는 영업방식이 많아졌어요.

내가 속해 있는 시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속해 있는 시장까지 그 이상을 알아야 해요. 상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미리 알고 연결고리를 찾아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거예요. 저도 이런 역량을 키우고 싶어요.

상대와케미스트리 맞춰야 한다

Q 영업사원마다 일하는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가요?

영업은 상대방과 서로 ‘케미스트리’(chemistry, 화학반응)를 맞춰가는 거예요. 이 사람이 나한테 흡수될 수 있게 하거나 내가 이 사람에게 녹아들기도 하죠. 그 과정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영업사원마다 영업전략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Q 가장 밀접하게 협업이 필요한 유관부서가 있다면?

주된 업무 중 하나인 발주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생산, 물류 팀과 소통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면, (거래) 업체에서 발주가 긴급하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 발 빠르게 생산과 조율을 하고 일정을 맞춰야 해요. 그러려면 제가 무리한 부탁을 할 때 상대방의 업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일을 최대한 적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직접 고민하고 배려하면 트러블을 줄일 수 있어요.

사실 영업이라는 부서 특성상 협업을 진행하지 않는 부서를 찾는 게 어렵습니다. 그만큼 회사 내부 직원과의 관계가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키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외부영업도 중요하지만, 내부 직원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것 같아요. 유관부서와 사이가 안 좋으면 업무가 절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없거든요.

Q 영업사원은 어떤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부서라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대화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고 정확하게 이해해서 내가 필요한 부분을 잘 설득하는 것이 영업에서 꼭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업사원은 숫자에 강해야 합니다. 숫자에 밝은 사람과 밝지 않은 사람은 똑같은 표를 보고서도 정보와 정보 사이를 읽어낼 수 있는 한계가 아주 다르거든요. 숫자의 흐름이 어떤 의미를 나타내고 왜 발생했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목표

Q 영업사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는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면?

제 장점은 업무에 임하는 마음과 태도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새벽 3시에 업무상 전화가 와요.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문제가 더 커지는 걸 막고, 그 순간에 해결할  기회를 놓치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제 자랑을 하는 건 아닌데,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라 스트레스에 예민한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회사를 더 오래 다닐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Q 영업사원은 기본적으로 잠이 없어야겠네요.

영업은 ‘일’과 ‘내 삶’을 나누는 경계가 모호한 것 같습니다. 저희 사수는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일’과 ‘나’를 구분 지으려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일’과 ‘나’를 동일시하면서 생각해라. 요즘 트렌드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과 맞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영업직군을 꼭 하고 싶다면, 이런 마음가짐은 오히려 네가 장기적으로 더 성장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Q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첫 목표는 제 연차 때만 갈 수 있는 중소형 업체들을 저 혼자만의 힘으로 거래처로 개발하는 거예요. 나중에 연차가 쌓이고 직급을 달게 되면, 그때는 더 규모가 큰 업체를 상대하거든요. 신규사업을 제힘으로 만들어서 제가 모든 걸 결정해서 할 수 있는 기회는 이 시기밖에 없어요.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팀장 혹은 임원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현직자로 구성된 멘토링 모임 ‘굿브라더’의 멤버를 인터뷰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