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Big 4 회계법인 회계사의 일상을 알아보다.


Big 4 회계법인의 회계사

글 / 권서혜 (shdlti12@naver.com)
사진 / 이수현 (dlsugus@gmail.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  회사명, 정면 사진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회계사는 주로 개인이나 기업, 공공시설, 정부 기관 등의 경영상태, 재무상태, 지급능력 등의 다양한 재무보고와 관련하여 상담을 해주거나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합니다. 그렇다면 Big4 회계법인인 두 곳에서의 업무를 다루어봤던 회계사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또한, 회계사를 하려면 어떤 자질이 있어야 할까요?

인터뷰를 통해 회계사의 일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회계사님

▲ 인터뷰에 응해주신 회계사님

Q.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계사로 일을 한 지는 2011년부터 일을 해서 햇수로는 8년째 일을 하고 있어요. 전 근무지에서는 3년 동안 근무하다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3년 반 정도 근무했어요.

 

#1. 회계법인의 회계사란?

Q. 지금 회계법인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저희 회사에는 Financial Advisor라고 재무적인 조언 해주는 포지션인 파스 업무를 하고, 팀 내에서는 M&A(외부경영자원 활용의 한 방법으로 기업의 인수와 합병)그룹이라고 M&A할 때 일어나는 어떤 여러 가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Q. 부서는 크게 어떻게 나뉘며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요?

A. 저희 회사에서는 세무/감사/컨설팅인 3개의 부서로 나뉘어져있어요.
세무는 말 그대로 세금 문제를 다루는 곳이에요. 우리나라에는 4개의 ‘Big4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이 있어요. 이들 회계법인에서는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시거나 상속이나 증여를 받으시는 경우 개인 소득세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아요. 대부분 법인에서 일어나는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과세 당국에서 어떤 회사에 압수수색을 한다거나 세무조사를 나오는 경우가 있으면, 세무조사에 감사 방어를 같이 해주는 세무조사 대응을 해주는 업무예요.
감사는 상장법인 혹은 매출액이나 자산 총액이 일정 금액이 이상인 회사는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해요.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우리는 일 년 동안 이만큼 벌었고 우리는 돈이 이만큼 있어요.’라고 공시하는 것을 믿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외부 독립적인 데서 금액에 틀리지 않는다 혹은 적정하다는 의견을 주는 일을 해요.
컨설팅은 업무 범위가 굉장히 넓어요. 주로 회사들이 재무적으로 위기에 처해있거나, 어떤 회사를 인수하고 싶거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싶거나 이럴 때 회계법인에 컨실팅을 의뢰해요. 주로 컨설팅이라고 하면 전략컨설팅을 해주는 맥킨지 등 이런 곳은 많이 아시는데, 회계법인의 컨설팅이라 하면 재무적인 혹은 회계적인 컨설팅을 주로 해주는 곳이에요.

 

Q. 그럼 컨설팅을 하는 부분에서는 일이 많겠네요?

A. 업무의 영역이 넓죠. 하는 일이 많은 것은 사실 어느 곳이든 하는 일은 많고요. 업무 범위가 다양하고 스펙트럼이 넓은 곳이 컨설팅이죠.

 

Q. 업무 범위가 넓다 보니 다른 부서에서 경력을 쌓고 그쪽으로 넘어가기도 하나요?

A. 그런 경우가 많죠. 감사나 세무에서 몇 년씩 일하고 컨설팅으로 넘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신입으로 오시는 경우는 아주 많이 특출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많이 없어요.

 

Q. 회계는 주로 바쁜 시기가 있을 텐데 이럴 때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A. 감사 업무는 시즌이라는 게 있어요. 1~2월까지는 집에도 못 들어가고 너무 바빠요. 왜냐하면 보통 회사들이 12월 말부터 회계 기간이라서 결산을 하고 회계사에게 재무제표 감사를 받아야 해요. 보통 3월 중에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때문에 그 전 1~2월은 업무 강도가 굉장히 세요. 밤을 새우는 건 부지기수고 한 새벽 2시에 집에 가면 “어, 오늘 너무 일찍 끝나서 막상 집에 들어가려니 아쉽다.”라고 할 정도로 업무강도가 정말 세요.
그런 반면 3월 20일쯤에 공시가 되고 이때부터 4월 초에 다시 감산데 1분기(1월~3월) 검토를 나가야 하는 그때까지는 굉장히 한가로워요. 그래서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자유롭게 휴가 갔다 오고 쉬고 그런 거죠. 감사 업무 기준으로 1분기부터 4분기까지 통틀어 8개월 바쁘고 4개월 놀고 그런 사이클이에요.

 

Q. 업무강도가 센데 그에 따른 진급의 장점도 있겠네요?

A. 맞아요. 제가 지금 8년 차인데 일반 기업에서 8년 차면 막 과장을 달거나 대리 말년 차 정도일 텐데, 회계법인에서는 3년~4년 차만 되어도 현장업무의 책임자가 돼요. 자기 밑에 2~3명을 데리고 나가서 회계팀장분들과 거래를 해요. 정말 빠른 시간 안에 급속도로 직급을 달 수 있는 업무거든요.
8년~9년 차가 되면 프로젝트 매니저(PM, engagement)라고 해서 EM이라고 표현하는데, 감사현장 책임자(incharge)보다 한 단계 위에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로 올라가서 높은 분들과도 이야기를 직접 하죠. 적은 연차에 많은 걸 경험하고 큰 책임감을 가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게 힘들어서 퇴사하는 친구들도 매우 많아요. 자신은 잡일을 하고 싶은데 이런 큰 의사결정을 인해 책임이 쥐어지니까요. 그걸 부담스러워해서 다른 사기업이나 공기업 이런 곳으로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2. 회계사로서의 삶.

Q. 입사하시고 가장 처음 맡았던 일은 어떤 일이었나요?

A. 감사 업무를 했어요. 제가 첫 입사를 10월에 해서 그때는 3분기 검토를 나가야 하거든요. 3분기는 9월 말에 끝나니까, 당시 상장사 검토를 모 제조업 회사로 나갔었죠.
회계법인은 OJT(직속 상사가 작업현장에서 작업을 통해 개별지도ㆍ교육하는 것) 기간이 없어요. 정말 현장에서 강하게 키워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밑에 데리고 가서 계정 몇 개를 담당하게 하는 거예요. 이 계정은 누가 하고 이 계정은 누가 해라 이렇게요. 당시 주는 것은 달랑 직전에 했던 6월 말 조서 하나를 주고 3일 안에 다 하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회사에 있는 저랑 비슷한 연배의 막내급들 한 분씩 붙잡고 여러 가지 물어봐서 겨우겨우 했었어요.

 

Q. 취직 전에 상상하셨던 업무와 취직 후 하셨던 업무가 너무 다르다 싶었던 것이 있나요?

A. 있죠. 감사 업무를 하면서 그런 많은 인지 부조화에 시달렸는데 그게 뭐냐면 우리나라 감사 시장이 회계법인이 감사대상인 회사에 영업을 다녀야 하는 위치예요. 정확하게 갑을 관계예요. 그런데 을이 갑을 감사하는 게 사실 난센스예요. 감사하는 주체와 객체는 독립이 되어있거나 갑을관계가 되어야 맞는데, 을이 갑을 감사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굉장히 독립적인 위치에서 감사가 될 수 없어요. 영업적인 전략이 많이 개입해야 하고 틀린 숫자를 봐도 그냥 넘어가 주는 경우가 많아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회사의 실적을 좋아 보이게 하려고 회사의 장부를 조작하여 적자를 흑자로 보이게 한 사건)이 일어난 것도 회계법인이 을인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회계법인이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믿지만, 그걸 알았다 하더라도 과연 대우조선해양에 강하게 얘기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회계사들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서 감사 대상 회사에게 강하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그걸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굉장히 멋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회사가 원하는 숫자를 어떻게든 끼워 맞춰주는 일에서 괴리감이 있었고 지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있죠.

 

Q. 그러면 그런 괴리감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하셨겠네요?

A. 그래서 실제로 그만뒀어요. 실제로 감사 근무는 그만뒀고 그래서 이 회사로 이직했죠. 어차피 감사인이 감사할 수 없는 환경에 있더라고요. 감사 업무는 그만두고 회사를 옮겨서 이제 파스와 컨설팅 업무를 하죠. 컨설팅은 명목적으로 을이거든요. 회사에서 해달라는 걸 다 해줘야 하는 거거든요. 차라리 을이라면 그냥 대놓고 을질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질문에 응해주시는 회계사님

▲ 질문지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회계사님

Q. 그렇다면 회계사 일을 하시면서 이건 좋거나 보람찼다고 느낀 건 언제였나요?

A. 회사를 옮겨서 M&A를 했던 일이에요. M&A 컨설팅은 두 회사를 합치거나 한 회사를 분할해서 하나의 자회사로 만들거나 하는 인수합병을 말해요. 이 업무를 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하거나 재정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회사들을 많이 봐요. 이 회사들은 투자 유치를 하거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은행은 되게 보수적인 집단이라서 이 회사가 돈을 못 벌 것 같으면 돈을 안 빌려줘요. 그래서 돈을 빌리려는 회사에서는 회계법인에서 작성한 사업계획표인 자금수지 보고서가 필요해요. ‘이 회사는 2019년엔 이만큼 2020년엔 이만큼 돈을 벌 것 같아요.’라고 발행하는 보고서가 있어요. 그런 보고서를 보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투자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이런 업무로 발급해준 보고서를 통해서 그 회사들이 숨통이 트였을 때 보람을 느껴요.

 

Q. 혹시 휴직으로 퇴사하셨거나 쉬셨던 분들이 복귀하는 경우도 있나요?

A. 아니요, 복귀할 수는 있는데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거의 육아를 포기해야 하거든요. 육아하기 위해서는 한 6시쯤에 퇴근을 해야 어린이집이나 이런 보육을 맡긴 곳에서 데리고 와야 하는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가능은 하나 거의 없어요.

 

#3. 회계사가 되기 위한 자질.

Q. 회계 일을 할 때 어느 성격인 사람이 가장 잘 맞나요?

A. 이율배반적인 답변일 수도 있는데 꼼꼼해야 해요. 숫자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섬세해야 하지만 이 일을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이끌어나가려면 결국 외향적이어야 해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요. 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기 때문에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의 성격을 다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 맞아요. 그리고 센스도 약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그러면 꼼꼼한 부분에서 실수하신 부분도 있으신가요?

A. 많죠.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실수도 하죠. 이 실수 때문에 꾸지람을 많이 당한 적도 많아요. 심지어 감사보고서에 오타 같은 것은 되게 일상다반사이고, 감사보고서에 가끔가다가 자기들끼리 커뮤니케이션 한 것이 감사보고서에 올라간 적이 있어요. ‘야 이거 고쳐.’ 이런 게 쓰여 있는 경우도 굉장히 많죠.

 

Q. 개인적으로 업무를 많이 보신다고 하셨는데 상사로부터 생기는 갈등도 있나요?

A. 많죠. 대체로 본인들이 맞는다고 우기는 경우죠. 그러니까 예스맨이 거의 없어요. 상사가 이렇게 하라고 하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틀렸다고 생각할지언정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요. A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 B라고 생각하면 상사 간에 직접 싸우기도 해요. 그래서 언쟁을 벌이기도 해요.

 

Q. CPA(공인회계사)를 취득하면 회계법인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일반 기업의 회계팀 우대조건에 CPA 자격증 이런 조건도 많이 봤는데, 혹시 이쪽으로 가는 사람도 많나요?

A. 있죠. 자격증 취득하고 회계법인을 안 거치고 일반기업이나 공기업으로 가는 분들도 많아요. 사실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그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분들은 A매치데이라고 주요 공기업이 다 필기시험을 보는 날이 있는데 이런 날을 통해서 공기업이나 금융공기업의 필기시험을 많이 봐요.

 

Q. CPA 자격증을 준비하실 때는 어떤 식으로 준비하셨나요?

A. 학원은 왕복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다니지 않았어요. 오히려 인터넷 강의가 잘 되어 있어서 인터넷 강의로 친구들이랑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했죠. 친구들과 생활 스터디 형식으로 같이 모여서 출석하고 밥 먹으러 가고 그렇게 공부했어요.

 

Q. CPA 자격증 이외에 비슷한 종류의 자격증은 없나요?

A. CPA가 힘들면 AICPA인 미국 회계사 준비할 수도 있죠. 이건 시간이 짧게 걸리는 대신 비용이 엄청나요. 심지어 시험도 미국 본토에 가서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줄이고 싶은데 비용을 더 쓰고 싶다면 그걸 추천해 드리죠.

 

Q. 회계법인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CPA 자격증이 필수적인 건가요?

A. 감사업무는 필수에요. 감사업무에서는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감사보고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어서 CPA가 필수고, 세무업무는 회계사랑 세무사가 해야 돼요. 근데 컨설팅업무는 있으면 취업에는 도움이 되어도 꼭 필요하진 않아요.

 

Q. 마지막으로 다른 분들에게 회계사를 추천하시나요?

A. 추천해요. 제가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을 하고, 고학년이나 졸업한 친구들한테는 이거 준비하기에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추천을 안 해요.
추천하는 이유가 이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에 준비하라고 무조건 말하는 것이거든요. 떨어져도 준비할 때 얻은 지식을 이용해서 취업 준비하는 데 도움이 돼요. 그래서 준비하라고 얘기하는 거고, 붙었을 경우에도 충분히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순간적으로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해요.

*본 기사는 현직자로 구성된 멘토링 모임 ‘굿브라더’의 멤버를 인터뷰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