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종합상사 해외영업부의 ‘장그래’를 만나다


국내외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해외영업부의 ‘장그래’를 만나다

글|유수빈 (nm1401@naver.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 회사명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국내의 모 종합상사, 수많은 영업사원들이 각자의 사업을 가지고 매일매일 업무를 해나간다. 누군가는 해외의 구매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누군가는 체결된 계약에 따라 선적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 열심히 뛰어다닌다. 이 풍경을 상상하고 있으니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가 떠오른다. 오늘은 현실 속의 ‘장그래’를 만나 보았다. 활기찬 에너지를 뿜으며 대화를 이끌어가시던 현실 속 장그래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는 이민준(가명) 씨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는 현실 속 장그래씨

[담당자 및 회사 소개]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 한 종합상사에서 7년 차까지 다니다가 퇴사를 한 직장인입니다. 해외 영업부서에서 4년 반 그리고 전략부서에서 2년 반 일했습니다. 제가 다뤘던 품목은 의료기기, 기자재, 공작기계 등이 있습니다. 오늘 종합상사라는 회사와 해외 영업 직무에 대해서 제가 아는 만큼 답변해드리겠습니다.

Q. 종합상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A. 혹시 종합 상사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가요? 종합상사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1970년대, 제조업은 성장하는데 수출을 위한 해외기반이 부족하던 시기에 수출진흥책의 일환으로 만든 것이죠. 따라서 특정 기업의 제품만이 아니라 국내 여러 기업의 각종 제품을 차별 없이 취급하여 수출하는 것을 주요사업으로 하여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들이 각자 해외 지사를 세워 영업을 하므로 수출 영업 부분은 지고 있는 산업이에요. 지금은 그 단계를 벗어나서 자원개발, 해외생산, 합작투자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Q .해외영업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A. 일반 대기업들은 업무별로 마케팅팀, 영업팀, 영업관리팀 등 되게 세분되어 있는데 종합상사는 수많은 영업 부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인원이 천 명 정도 되는데 품목과 지역에 따라 수십 여개의 조직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이루어진 하나의 조직이 하나의 중소기업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할 것 같아요. 각 직원은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를 가지고 사업을 합니다. 한 사람이 판매자를 찾고, 제품이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지를 판단하고, 구매자를 찾고, 계약하고, 선적하고, 채권을 받는 것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책임을 지고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Q. 항상 이렇게 새로운 판매자와 구매자를 찾나요?

A. 지속해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사업은 기존의 판매자, 구매자와 반복적으로 진행하지만 계속 사업을 확장해야 실적이 오르기 때문에 또 다른 판매자와 구매자를 찾아 새로운 사업을 진행합니다. 또한 부서별 실적으로 등수를 매기기 때문에 부서 사이에서 경쟁이 있습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새로운 판매자와 구매자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Q. 해외 영업은 어떤 매력이 있나요?

A. 일이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인 게 매력인 것 같아요. 또, 후에 창업한다면 유용할 기술들을 많이 얻습니다. 일을 하며 입찰의 과정, 입찰 이전에 이루어지는 일, 무역실무에 대한 부분, 비즈니스의 관계와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들을 배워요.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하다가 괜찮은 아이템을 발견해서 ‘한국에서 팔면 잘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실제 그것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업무적 기술을 배울 수 있게 되는 거죠. 실무적인 능력들을 함양시켜주니까 나의 능력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부분에서 매력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Q. 구매자, 판매자와의 시간대가 안 맞아서 근무시간 외에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나요?

A.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를 계속 회사에서 하는 건 아니고 집에서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콜센터에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면 화가 나잖아요. 이 업무도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들과 연락을 잘 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전화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에요. 본인의 책임감, 정신, 태도의 문제이죠. 생활에 지장을 주면 힘들기도 하겠지만 이런 업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 같습니다.

Q. 구매자분들과 거래를 하시면서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 있으셨나요?

A. 진짜 많았습니다. 구매자뿐만 아니라 판매자 쪽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면 거래를 하다가 중간에 파산해버리는 회사도 있고 구매자 중에서 계약을 했는데 돈을 보내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제가 맡았던 한 경우는 판매자 쪽에서 차질이 생겼었어요. 제품의 납기가 계속 연기되었고 그걸 중간에서 조율해나가는 과정들이 필요했던 게 힘들었죠. 옆자리 선배의 경우에는 이미 돈은 지급했는데 판매자가 아예 파산해서 제품을 보내야하는데 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사기도 굉장히 많아요. 국내 거래도 사기가 많은데 이렇게 장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에서 왜 사기가 없겠습니까. 그런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게 힘듭니다. 내가 책임을 져서 끝까지 일을 해결해야 하니까 힘들 수밖에 없어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소송 혹은 법적인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게 참 복잡합니다.

Q.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그게 해결이 될 때까지 본인이 책임을 지는 건가요?

A. 예. 본인이 책임을 집니다. 운 좋게 부서를 이동하면서 일을 넘겨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본인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해요.

Q. 만약에 파산하신 경우에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돈을 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해결하나요?

A.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일하면서 그런 기술들을 배워요. 파산한다고 해서 돈은 아예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자의 개인재산을 동결시키거나 은닉재산을 찾아내서 채권자들이 비율에 따라 나누어 가질 수 있게끔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체를 다 받기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현직자 경험]

Q.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뭐가 있었나요?

A. 아프리카에 휴양지로 유명한 한 섬이 있는데 그곳을 오가던 배가 침몰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세월호 침몰 사건처럼 국가의 정치적인 쟁점이 되었던 사건이었는데 그 이후에 새로운 배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어요. 이 상황에서 우리가 영업해 배를 수출을 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영업하면서 그 나라의 장관, 차관 등 높은 사람들을 만나 얘기 나눌 수 있었고 제시를 좋게 해서 다른 후보를 제치고 계약을 했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사업이었어요.

아프리카 출장 당시를 떠올리는 중

아프리카 출장 당시를 떠올리는 중

 

Q. 입사를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저는 입사를 위해 준비를 했다기보다는 진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 휴학을 군 휴학 포함 5년을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인턴, 공모전,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했어요. 스펙을 나열하기 위해서 했다기보다는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경험해보는 활동이었죠. 저는 기계공학과를 나왔는데 전공이 저와 성향이 맞지 않아 진로를 바꿔보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일을 해봤는데 최종적으로는 종합상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그 분야도 저와 전혀 맞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회사에서 저에게 종합상사를 추천을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4학년 때부터 종합상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종합상사를 가기 위한 활동들은 아니었지만 그러한 경험의 과정이 있었기에 종합상사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적극적인 활동의 경험들이 입사할 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Q. 어떠한 성격의 사람이 팀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요?

A. 딱 봤을 때 활력이 넘치는 사람, 그런 분들이 인정도 많이 받고 회사 생활도 잘하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친구들이 팀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너무 적극적이어도 윗사람들이 싫어할 수도 있겠죠.

Q. 혹시 적절한 성격의 예가 있을까요?

A. 개그맨 송은이 씨? 개그맨 같은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적극적이면서 활력이 넘치고 또 사람들이랑은 잘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요.

Q. 교환학생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 혹시 외국어 능력도 중요한가요?

A. 이런 질문을 진짜 많이 받는데 외국인이나 교포처럼 유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토종 한국인이에요. 영어를 배워보고자 미국에 갔었지만, 저도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에 있어서 명확하게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될 것 같아요. 요점은 혀를 굴리며 있어 보이는 영어가 아니라 내 생각을 딱 정확히 표현하는 것입니다.

Q. 영어가 아닌 언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A. 다 영어로 합니다.

Q. 그럼 제2외국어 같은 경우는 거의 쓸 일이 없나요?

A. 있으면 좋죠.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배우면 좋겠지만 새롭게 배우기에는 원래 잘 하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입사를 위해서는 다른 부분에 더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무역영어를 많이 쓰실 텐데 그런 경우는 입사 후에 배우나요?

A. 입사하고 배웁니다. 저도 입사 전에는 하나도 몰랐습니다. 입사를 하면 무역용어를 포함한 2개월 정도의 교육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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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근무환경 및 조직문화]

사내 분위기를 가감 없이 얘기해주시는 순간

사내 분위기를 가감 없이 얘기해주시는 순간

Q. 혹시 미생 드라마 보셨나요? 그것과 실제 회사생활이 비슷한 부분이 있나요?

A. 예, 굉장히 비슷합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이 터프하고 힘듭니다. 실제로 미생 작가와 배우들이 종합상사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실제 회사생활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기 때문에 종합상사의 세세한 부분을 담은 것 같아요. 물론 드라마이기 때문에 실제와 다른 부분 혹은 과장된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비슷한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Q. 평소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출근 시간은 딱 지키는 분위기이고 퇴근도 대부분 일찍 하는 분위기입니다. 7시 정도면 퇴근하는 것 같아요. 술자리는 진짜 많이 없어졌습니다. 동기들 혹은 팀원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들이 있을 때 만 하는 정도이고 원치 않는데 끌고 가서 술을 마시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Q. 해외출장이 잦은가요?

A. 네. 많이 가는 사람들은 한 달에 한두 번, 자주 안 가더라도 두 달에 한 번은 가는 것 같습니다. 기간은 일주일 정도로 갑니다.

Q. 출장을 가면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출장의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고객관리차원에서 많이 갑니다. 우리가 면대면으로 이야기하는것과 전화 혹은 이메일로 연락하는 것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데 차이가 있어요. 따라서 직접 만나 이야기해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이슈들이 있거나 혹은 없더라도 이 고객이 중요한 고객이라고 하면 직접 만나서 관계를 형성해나갑니다. 우리가 인터뷰 전에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봤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이 들지 않나요? 만났을 때의 교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 출장을 갑니다. 가서 현지 상황에 대한 이슈들을 얘기하고 그 이슈들이 정리되면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곤 합니다. 그런 식의 출장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 업무적인 출장도 있습니다. 입찰 결과를 기다리러 가거나 계약을 하기 위해 혹은 실사를 하기 위해서 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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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 조언]

Q. 면접을 볼 때 구직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을까요?

A. 우선은 적극적인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얘기를 하는 건 기본이고 논리력과 문제해결력이 있어야 합니다. 나의 주장을 두괄식으로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면접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면접관들이 점수를 매기는 평가표에는 논리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그리고 태도 등의 항목이 있는데 논리력과 문제해결력에 비중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대비를 해가야 할 것 같습니다.

Q. 면접을 볼 때 문제해결력은 어떻게 평가되나요?

A. 면접은 크게 인성과 적성이 있어요. 인성 면접은 마주 보고 앉아 태도와 인생의 경험을 중점적으로 봐요. 반면 적성은 발표에서 어떤 식으로 논지를 전개하는지,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지의 과정을 보며 문제해결력을 판단해요. 토론 면접을 하면서는 논리적으로 자기주장을 잘 제시하지를 봅니다.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토론을 할 때 보통 상대의 의견에 반박만 합니다. 그런데 토론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정, 반의 이견을 조율해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것이에요. 상대의 의견을 반박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토론을 하다 보면 분명 상대방 에서도 좋은 의견이 나올 텐데 그것을 조합해서 좋은 문제 해결책을 얘기해주는 그런 과정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면접자는 상대를 비난하는 것에만 치중되어있습니다.

Q. 저희가 느끼기에는 한쪽이 이기면 한쪽이 진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건 아닌가 봐요?

A. 그것보다는 오히려 그 상황을 잘 이끌어나가는 면접자들이 좋은 점수를 받는 것 같아요. 이 지원자가 논리적으로 말을 하는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가를 보는 게 토론 면접의 목표예요. 그래서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본 기사는 현직자로 구성된 멘토링 모임 ‘굿브라더’의 멤버를 인터뷰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