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언제나 친절한 은행원, 그 미소 뒤의 삶을 만나다


언제나 친절한 은행원, 그 미소 뒤의 삶을 만나다

글/사진 | 박종률(park_jonglul@naver.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 회사명, 정면 사진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은행원은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많은 일을 해요. 은행원이 되고 싶으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각오가 필요한지 알고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상처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내용 중

▲김휘호(가명) 행원과의 인터뷰 사진

▲김휘호(가명) 행원과의 인터뷰 사진

그렇다면 어떤 걸 알고 입행을 결심해야 할까? 은행원의 삶에 대해 알려줄 은행원 김휘호(가명)씨를 소개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ㅇㅇ은행 ㅁㅁ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3년 차 대리 김휘호(가명)입니다.

 

은행원이 하는 일

Q. 출근부터 퇴근까지 일과가 궁금해요.

아침에 출근하면 우선 쏟아져 나오는 공문들을 접수해요. 은행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중요한 일이에요. 공문 접수를 하고 나면 매주 월요일은 회의를 해요. 그리고 업무를 시작하죠.

은행은 크게 *여신업무와 **수신업무로 나뉘어요. 우선 여신업무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업무는 창구에 앉아 만기, 연체리스트 정리로 시작해요. 오전에는 연체리스트를 뽑은 후에 연체 관련해서 독촉 전화를 해요. 오후에는 만기리스트를 뽑아서 곧 만기인 고객에게 전화를 해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은행을 방문해달라고 말이죠. 그중 연장을 원하는 사람은 연장심사를 하고, 상담을 해드려요.

이런 업무는 창구에서 손님을 받으면서 해요. 창구 고객을 받을 때는 창구 손님 상담을 해드리고 상품을 권해드려요. 고객이 없을 때 위의 업무들을 하는 거예요. 4시까지 창구 고객을 받고 4시 이후에는 문을 닫고 다 끝내지 못한 만기, 연체 관리와 각자 담당업무를 해요. 저는 외화 담당이라서 외화 시재를 맞춰요.

▲ 업무 중인 김휘호 행원

▲ 업무 중인 김휘호 행원

수신업무가 바로 개인 고객이 흔히 알고 있는 업무에요. 예금·적금 통장을 만들어 주는 업무예요. 4시 이전에는 창구 업무를 하느라 미친 듯이 바빠요. 수신업무는 창구에 손님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여신업무와 달리 창구업무를 많이 해요. 그 대신 연체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서 4시 이후부터는 여유로워요. 개인적으로 실적을 위해서 적금 만기관리를 한다면 4시 이후에도 바쁘죠.

*여신 :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
**수신 : 고객으로부터 신용(현금)을 받는 일

 

Q. 4시 이후에 하는 일에 대해 조금 자세히 말해주세요.

수신업무, 출납업무, ATM기 확인, 외화출납업무, 대출업무 등 여러 업무를 해요. 수신업무가 뭐냐면 고객에게 작성할 서류를 드릴 때 꼭 필요한 부분만 형광펜 칠해서 드리잖아요. 그 나머지 부분을 채워 넣는 거예요. 고객이 많은 경우에는 이 서류를 쌓아뒀다가 4시 이후에 처리해요. 출납업무는 시재를 맞추는 일이에요. ATM기 확인도 해요. 수표와 현금이 모자라지는 않는지, 시재는 맞는지 확인해요. 외화출납업무는 외화 시재를 맞추는 일이에요. 그리고 4시 이전에 못 한 업무를 마무리하고, 적금 만기가 다가오는 고객에게 전화해서 다시 은행 방문을 권유해요. 영업의 기회죠.

 

Q.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개인이 은행에서 하는 예금, 적금, 투자 등이 개인금융이에요. 개인금융은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 기업금융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기업금융은 기업외환과 기업여신으로 나눌 수 있어요. 기업외환은 대표적으로 신용장 발급이 있어요. 신용장 발급은 외국회사와 자국회사 사이에서 신용을 보증해 주는 업무에요. 예를 하나 들어드릴게요. 외국회사는 수입회사고, 자국회사는 수출회사예요. 자국회사에서 수출을 할 때 물건이 외국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려요. 그런데 자국회사에서 물건이 외국에 도달하기 전에 돈이 빨리 필요할 수 있어요. 이때 중간에서 은행이 신용장을 통해서 신용을 보증해 주는 거예요. 그러면 외국회사에서 안심하고 돈을 먼저 보내줄 수 있어요. 이때 은행에서는 수수료를 챙겨서 이윤을 남겨요.

기업대출은 시설자금 대출이 있고 운전자금 대출이 있어요. 시설자금은 공장이나 기계설비 같은 고정적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대출이에요. 그 기업이 얼마나 신용이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분석을 해서 그 공장에 가치를 매겨 대출을 해주는 거죠. 보통 구매하는 공장과 기계를 담보로 대출해줘요. 운전자금 대출은 운영하는 자금, 소모품 구매 같은 거예요.

카페 같은 업체에 과자나 커피 원두를 사는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주는 거예요. 카페 매출, 관리비, 보증 등을 다 고려해서 상환할 능력이 되는가를 자료를 받아서 평가하고 대출을 해줘요.

 

은행의 근무환경에 대해

Q. 은행에서 연장근무를 할 때가 많나요?

저희 은행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되게 중요시해요. 워라밸 프로젝트로 평일에는 무조건 7시 전에, 수요일 금요일은 무조건 6시 전에 퇴근하기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실제로도 그렇게 해야 돼요. 하지만 집단대출이 있거나 그날따라 할 일이 많아 업무가 밀려있을 때는 좀 불편하기도 해요. 그래도 할 일도 없는데 눈치 보여서 퇴근 못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요.

 

Q. 휴가사용은 자유로운 편인가요?

서로를 배려해 주는 한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어요. 한 명이 휴가를 가면 업무를 누군가 대체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휴가를 겹쳐서 쓰는 것은 지양해요.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평일 5일 휴가를 써서 9일을 쉴 수 있어요. 저도 작년에 9일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왔어요.

 

Q. 지점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점장님의 성향에 따라 달라요. 승진 욕심이 많은 지점장님은 상대적으로 강압적으로 영업 압박을 많이 주는 편이시고,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지점장님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해주시는데, 그것도 성향에 따라 달라서 지점마다 다르다는 말 말고는 할 게 없네요.

저희 지점은 좀 자유로운 편이에요. 지점장님도 본부장님한테 실적 압박을 많이 받으실 텐데 티를 안 내세요. 그러니까 우리는 오히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열심히 하려고 해요.

 

영업에 대해

Q. 은행에 들어가면 영업을 피할 수 없다고 하는데, 영업 압박은 얼마나 있나요?

이것도 지점마다 달라요. 그래도 없는 곳은 없어요. 저는 수신에 있을 때 실적 정말 좋았어요. 본부에 상을 타러 가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영업 압박을 크게 느끼진 못했지만, 영업 압박 때문에 그만둔 사람들도 있어요. 그 사람들에게는 영업압박이 심한 거겠죠.

사실 은행을 준비한다면 영업을 생각하셔야 돼요. 저는 취업 준비할 때부터 ‘은행은 영업을 하는 곳이다’라고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영업에 대한 거부감이나 압박감이 크게 없었어요. 그래서 상사가 영업을 시키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퇴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은행이 이런 데인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Q. 영업은 어떻게 하나요?

요즘에는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라고 개인형 퇴직연금이 이슈예요. 이 상품을 예로 들어볼게요. 이게 회사 다니는 사람들 세액 공제를 해주는 상품인데, 이건 55세까지 유지를 해줘야 돼요. 이런 장기상품은 손님들이 가입하기를 꺼려요. 만약에 이걸 인당 하나씩은 꼭 하라고 지시가 내려왔어요. 그러면 창구 업무를 할 때 손님한테 영업을 하는 거예요.

우선 고객의 은행 방문 목적에 맞게 상담을 하고 적절한 상품을 권유해 드려요. 상담을 해주고 나서 회사 다니시면 이런 상품(IRP)은 어떠시냐고 소개해 드리는 거죠. IRP는 이러이러한 장점이 있다고 하면서 영업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관심을 안 보이는 사람도 있어요. 관심을 안 보여도 영업하는 사람은 항상 상대방이 거절할 걸 생각하고 얘기를 꺼내요. 그렇기 때문에 거절을 하면 왜 거절을 하는지 물어보고 설득을 해요. 그래도 끝까지 안 하면 알겠다고 하고 다음 손님을 받아요. 그러면 다음 손님에게 또 얘기를 꺼내는 거죠.

 

은행원이 되기까지

▲ 출처_한국경제

▲ 출처_한국경제

Q. 입사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저는 외적인 활동에 신경을 썼어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동아리는 인액터스(ENACTUS: Entrepreneurial Action Us)라는 동아리를 했어요. 사회적 기업이랑 비슷해요. 사람들에게 자립할 수 있게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는 동아리였어요. 이 동아리는 어떤 한 사람, 한 단체를 살려야 하므로 책임감을 느끼고 빠져서 하게 됐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정말 많은 걸 얻었어요. 동아리는 사업과 비슷했는데, 사업을 하게 되면 마케팅, 영업, 재무, 회계 등 다 하게 되잖아요. 이 모든 걸 다 해본 거죠.

동아리를 스펙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에요. 빠져서 하다 보니 느끼는 점이 크고, 그러다 보니 자소서 쓸 때 소스도 많고 내용이 풍부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스펙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푹 빠져서 무엇인가 하는 것을 추천 드릴게요.

 

Q. 입사 준비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소위 ‘멘탈 관리’가 힘들었어요. 저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에요. 자신감도 넘치는 편이고요. 취업 준비하는 동안은 누군가 날 평가하고 불합격을 주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졌었어요. 광탈! 누구는 되고 나는 안 되고, 하는 걸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어요. 저는 이럴 때 멘탈을 다잡으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면접 때 떨어지면 ‘여긴 나랑 안 맞는 곳이구나’ 하고 정신승리를 했어요. 이 회사가 날 떨어트린 게 아니고 ‘나도 여기 싫었어.’ 하고 생각하고, 면접보고 와서도 ‘아, 가보니 별로였어’ 하면서 멘탈 관리를 하는 거죠.

‘나는 왜 안 될까, 나는 안 되나봐, 나는 안 뽑아 줄 거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테헤란로 나가면 회사 엄청 많고, 여의도를 가도 회사 많잖아요. 저는 항상 거길 지나가며 ‘책상이 저렇게 많은데 나 하나 일할 때 없겠어?’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자신감도 커서 ‘쟤도 저기 들어갔는데 나도 들어갈 수 있겠지’, ‘날 알아주는 곳이 있을 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나를 과대평가했어요. 나는 이만큼 잘난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어요. 이 정도는 생각해야 자신감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방어선은 칠 수 있어요. 그래야 면접 때도 잘 할 수 있어요. 자신감이 없으면 주눅 들어 있는 게 보여요. 자신감을 갖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지금 은행원이 되셨는데 이후 포부가 궁금해요.

저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은행업무는 전산이 잘 돼 있어서 다른 사람이 대체하기가 쉬워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영업을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업무적으로 능숙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요. 대체 할 수 없는 자기만의 능력이 있는 거예요.

은행은 한 지점에 길게 5년까지만 있을 수 있어요. 앞으로 지점 계속 옮겨 다닐 텐데, 떠난 곳에서 저를 그리워했으면 좋겠어요.

 

응원의 한마디

Q. 은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해주세요.

자기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잘 찾으면 될 것 같아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은행에 접목해보면 자신만의 장점이 될 수 있어요. 자격증도 없고, 학점도 높지 않고, 학벌이 안 좋다고 생각돼도, 나이가 많다고 생각돼도, 자신만의 장점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하나 더 말해주고 싶은 건, 면접장에 들어갈 때 면접관이 저를 평가하잖아요. 반대로 나도 면접 보러 가서 면접관들을 평가한다고 생각해도 좋아요. 그런 자신감을 가지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본 기사는 현직자로 구성된 멘토링 모임 ‘굿브라더’의 멤버를 인터뷰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