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청년 창업가와의 동행


청년창업가와 함께하는 컨설턴트

글 | 전주엽 기자(maluyoung@naver.com)
보조 | 소홍수 기자(sohongsoo@gmail.com)

 

창업은 외롭고 고된 길이라 합니다. 그래서 청년 창업가에게는 함께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한 명의 컨설턴트가 있습니다. 폴리앤파트너스의 이종훈 대표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현직자 및 직업 소개]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님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님

Q. 대표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폴리앤파트너스 대표 이종훈입니다. 저는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2003년도에 제조 분야로 창업을 해서 4년 동안 경영한 뒤 사업을 정리하였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화를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이와 같은 사업 환경이 잘 갖추어진 일본에서 답을 찾고자 기술 경영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가들을 돕기 위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운영하시는 회사 ‘폴리앤파트너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처음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센서 기술로 시작한 제조회사였는데, 컨설팅으로 전향하며 이름을 바꾸어 현재의 회사명이 되었습니다. 5명의 파트너와 함께하고 있으며 모두 공대 출신의 기술 벤처 컨설턴트입니다.

Q. 대표님이 제조업에서 컨설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특허 매각이 중요한 기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A. 특허 매각은 폐업 절차에서 운 좋게 발생한 하나의 사건일 뿐 중요한 기점은 아닙니다. 단지 매수자를 통해 저의 기술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었다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최근엔 제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데모 제품이 나온 것을 보며 제 사업은 시기적으로 조금 빨랐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Q. 그럼 컨설팅 분야로 전향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012년에 우연한 기회로 ‘서울시 청년창업 1000 프로그램’에서 창업가 500명을 대상으로 두 번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강의 후 엄청난 반응이 있었습니다. 질의응답을 위해 사람들이 한 시간 반 동안 줄을 서 기다리는 겁니다. 당시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며 꽤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었는데, 이를 줄이고 청년 창업가를 도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Q. 컨설턴트에게 많은 역할이 있겠지만 특히 정부지원금을 받도록 도와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A.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본이 창업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창업가가 생각한 아이템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여 피봇팅(아이템을 변경)을 하거나 사업의 방향을 틀어주는 등 창업가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컨설팅합니다. 그러면 정부지원금은 인과적으로 따라서 오게 되어있습니다.

Q. 보통 자기가 가장 고생했던 부분에서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고, 그걸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대표님이 정부지원금을 받는 데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셨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A. 저는 사실 지원금을 잘 받아서 창업 초기에 자본이 부족하지 않았고 매출도 어느 정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제 사업의 문제를 결국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저는 창업을 하면 제 제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착각이었죠. 컨설팅으로 전환하고 나서 많은 사람이 저를 찾아와서 정부지원금 받는 방법을 묻습니다. 그런데 알려주다 보니 사람들이 저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나랏돈을 받아주는 사람 정도로만 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컨설팅을 할 때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Q. 그럼 컨설턴트로 전향하실 때 따로 준비한 것은 없으셨겠습니다.
A. 그렇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기술경영을 공부한 ‘지식’과 현장에서 나오는 ‘노하우’ 두 가지를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하우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부분인데, 저는 창업하고 4년간 경영을 했기 때문에 충분히 한 셈이죠.

Q. 요즘은 ‘창업 열풍’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사람이 창업을 하고 싶어 하고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대표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이 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청년 창업자를 지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위험부담을 짊어지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청년들이 사업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고, 더군다나 청년들은 사회적 네트워크와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십 대의 시니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니어들은 지식, 재력 그리고 경험이 맞물리는 좋은 시기입니다. 이분들이 창업하고 청년들은 고용되어 시니어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게 해야 합니다. 청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시니어의 역할과 주니어의 역할이 있는데, 주니어가 시니어 자리에 있으면 당면할 문제들을 잘 다루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은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청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군요. 어쨌든 이런 분위기 때문에 컨설턴트의 수도 많아지고, 경쟁도 심화할 거라 예상합니다.
A. 그 시기가 이미 지났습니다. 후발주자들도 다 들어왔고, 이젠 스타트업 컨설팅이 기업화되고 있습니다.

Q. 아! ‘OO 캠프’ 이런 것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A. 그런 곳은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은행이나 기관이 있기 때문에 공공성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곳은 창업가들을 장사의 대상으로 생각하여 수익을 남기는 구조를 가진 컨설팅 단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Q. 그럼 그런 컨설팅 단체에서 일하신 적은 없겠습니다.
A. 네, 저는 처음부터 제 이름으로 컨설팅을 해왔습니다. 그런 단체로부터 사업 요청을 받는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자들이 받아야 할 혜택들, 극단적으로는 그들의 음료와 과잣값까지 줄여서 수익을 내야 하는 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사회 환원’이라는 제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거절했습니다.

Q. 컨설턴트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A. 다들 컨설팅을 받으면서 반신반의합니다. 제 의견에 근거자료를 붙일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현장에서 제 의견과 같은 피드백이 나왔다는 걸 창업자가 얘기해 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컨설팅은 공식에 대입하여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의 상황을 듣고 제 경험과 사례를 통해 도출된 힌트를 알려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Q. 그럼 반대로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A. 오해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청년창업 강연 후 무료 멘토링에서 정부지원금에 선정되면 감사의 표시는 받겠다는 계약을 했습니다. 이 계약이 반드시 받겠다는 게 아니라 정 고마우면 성의 표시를 해도 된다는 계약이었는데, 주최 측에서는 제가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이윤을 챙긴다고 생각했습니다.

Q. 컨설팅을 하시다 보면 어떤 케이스가 주로 창업에 성공하는지 궁금합니다.
A. 현업에 있다가 나오신 분이 그 분야를 창업하면 잘 됩니다. 고객과 시장에 대해 잘 파악되어있고 인적 네트워크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업종을 바꾸면 사고가 납니다. 인간관계를 새로 맺어야 하고 업계의 룰을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물론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Q. 요즘은 무자본 창업, 크라우드 펀딩 등 창업의 방법이 다양해졌는데 대표님은 이런 방법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A.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본은 핵심이 아닙니다. 물건을 사줄 대상에 대한 연구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그것을 검증하는 작업이니 권장할 만합니다. 그러나 특별하게 의견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Q. 요즘은 지원금뿐만 아니라 사업 전체적으로 컨설팅한다고 하셨는데, 대량생산만 남은 상태에서 공장섭외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도움을 주시나요?
A. 업체를 알아보는 건 창업자의 몫입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점검할 부분 또는 대비할 부분을 함께 생각해보고 특히 ‘계약’에서 창업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살펴 봐줍니다. 의외로 계약자 양측 모두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아쉬운 사람이 피해를 증명해야 하죠. 대개 창업자들이 피해를 봅니다.

Q. 매해 책을 내시는데 책에 대해서 전반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인쇄물과 전자책 모두 있고 약 350페이지짜리 책입니다. 매해 개정판을 내는 이유는 국가 정책의 변경 또는 장르의 가감입니다. 출판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고 업체의 동의를 받은 사업계획서를 컨설팅 샘플로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자가 컨설팅해 선정된 사업계획서와 프리젠테이션을 원문 그대로 담은 『정부지원금 성공전략』. 사업계획서와 프리젠테이션에 취약한 이들, 자기 사업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저자가 컨설팅해 선정된 사업계획서와 프리젠테이션을 원문 그대로 담은 『정부지원금 성공전략』.
사업계획서와 프리젠테이션에 취약한 이들, 자기 사업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Q. 다양한 컨설턴트 중에서 대표님만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A. 창업 컨설턴트는 사업의 경험 없이 지식을 전달해 주는 분, 지식은 없지만 사업을 경험한 분 그리고 저처럼 지식도 있고 경험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이 양쪽을 다 갖춘 사람은 적습니다.

Q. 컨설팅을 받는 입장에서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밝히는 것이 부담될 것 같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두 가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을 받은 뒤 상담하는 것입니다. 이 서약서는 비밀정보의 범위를 규정하여 포함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이 듣고 금방 따라 할 수 있다면 그 아이템은 좋은 아이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알아도 따라 할 수 없는 노하우가 있어야 좋은 아이템입니다. 그리고 컨설턴트에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직업 윤리상 비밀유지를 해야 하고, 또 컨설턴트는 더 사업을 하고 싶지 않아서 컨설턴트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Q.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고려했으면 하는 게 있을까요?
A. 개인적으로나 사업적으로 존경하는 멘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멘토에게 개인적인 이야기, 사업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힌트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그 멘토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분의 경험에서 나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으니까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물론 그런 분이 있습니다. 전 SK텔레콤 유승렬 사장님이신데 회사를 나온 뒤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셔서 멘토 해달라고 찾아갔습니다. 자주 만나 뵈면서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밥 먹으며 사는 얘기도 하고, 그분의 의견을 듣습니다.

Q. 존경하는 사람과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렵지 않나요?
A. 어렵죠. 할 수 있다면 찾아가 보고, 안되면 그다음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막상 만나봤더니 멘토를 할 인품이 아닐 수도 있거든요. 존경하는 사람이 한 사람은 아니니까 안 되면 다음 사람, 그리고 또 다음 사람을 찾아가면 됩니다. 창업자는 고독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님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님

Q. 혹시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이 있으신가요?
A. 저는 비영리 창업에 관련된 조직을 만들어 창업자를 위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도전과 나눔’이라는 사단법인에 멘토로 참가 중인데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런 비영리 창업지원 단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혹시 이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씀이 있는가요?
A. 이 글을 읽는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일단 저질러야 합니다. 계산하고 재기보다 먼저 행동해야 해요. 잃어도 손해가 적잖아요? 나이가 들면 잃기 싫은 것들이 생기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저질러야 합니다. 이건 젊은이의 특권입니다. 그때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나머지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맡기세요. 나이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게 그런 것입니다. 저지르고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저지르지 않으면 도와줄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많이 생각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저지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