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상세기사] (주)인스팅터스


모두에게 안전한 성적 권리와 생식 건강을 위해
사회적 장벽을 낮추는 곳

 

글 작성 및 편집 / 김두경 (libarte@naver.com)
사진 촬영 및 취재 보조 / 김찬미 (chanmi7781@gmail.com)

 

‘케모포비아(Chemophobia)’라고 들어보셨나요? 살충제 달걀부터 라돈 침대까지 일상에 숨어든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뜻하는 말입니다. 각종 제품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성 관련 제품의 안정성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궁금해합니다. 콘돔은 무엇으로 만드는 걸까? 러브젤은 안전한 성분으로 만드는 걸까? 화학물질로 범벅된 생리대 말고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 일찍부터 이런 질문을 품고, 우리 몸과 환경에 이로운 제품을 만들어온 기업이 있습니다. 안전한 섹슈얼 헬스케어 제품을 만들어온 이브!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곳, 인스팅터스입니다.

 

#대표와 회사 소개

인스팅터스 공동대표 박진아 님

인스팅터스 공동대표 박진아 님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박진아(이하 으로 표기): 안녕하세요. 건강하고 깨끗한 *섹슈얼 헬스케어(Sexual healthcare) 제품을 만드는 이브(EVE)의 박진아라고 합니다.

*섹슈얼 헬스케어(Sexual Healthcare)
: 성(性)을 생식건강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이브의 정체성과 직결된 개념. 이브는 생식기에 닿는 제품을 건강하게 재해석하고, 성인용품이 아닌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헬스케어’ 제품으로 문화적 인식을 전환하려고 함.

 

Q. 이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 이브는 인스팅터스(INSTINCTUS)에서 운영하는, ‘누구나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라는 비전으로 섹슈얼 헬스케어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명입니다. 이브 제품에는 이브콘돔, 이브젤, 이브워시(외음부 세정제), P Line의 이브컵(생리컵), 이브컵 세척 전용보틀, 피팬티(P. PANTY, 고기능성 위생 팬티)가 있어요.

 

Q.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제품을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나요?
: 이브는 2015년도 말에 콘돔을 제조·판매하는 콘돔 브랜드로 시작했어요. 부끄럽다고 감추는 폐쇄적인 우리나라 성문화 특성상 제품의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이브는 사람들이 콘돔 같은 제품을 성인용품이 아닌 헬스케어나 코스메틱(cosmetic)처럼 느끼도록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어요. 성 관련 제품에 대한 거리감도 덜고요. 그래서 헬스케어 브랜드 제품을 만들기로 했죠. 이 과정에서 2017년도에 이브젤을 출시했어요.

2018년도에는 생식 건강과 밀접한 월경 용품인 P Line(가려움, 냄새, 화학물질로부터 자유로운 월경을 위해 안전하게 만들어진 제품)을 출시했어요. 콘돔과 젤 이후에 ‘누구나 안전하고 보편적인 성적 권리와 생식 건강’을 생각하니 월경이 떠올랐죠.  일회용 월경 용품의 흡수체와 접착제 성분은 건강하지 않아요. 이브의 가치에 위반됐죠. 그래서 이브는 2016년도 중순부터 선택지의 다양성과 친환경성을 중심으로 생리컵을 준비했어요. 이브는 ‘우리의 일주일은 나아질 수 있고 생리 때문에 우리 삶은 제약되지 않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이브의 제품들

이브EVE의 제품들 (출처: 이브EVE 공식사이트)

 

Q. 이브의 제품이나 **CSR 활동에서 특히 어떤 것에 주력하나요?
박: 제품의 경우, 최근 2018년도 말까지 P Line 제품인 이브컵과 피팬티에 주력하고 있어요. 너무 오랫동안 이브가 콘돔 브랜드로 인식됐기 때문이죠.

CSR 활동의 경우, 대학교 단위에서 성교육이나 의미 있는 행사를 할 때 최대한 제품 지원을 많이 해요. 매년 정기후원의 방식으로 한국여성민우회, 서울시립청소녀건강센터 등 성문화 이슈에 집중하는 기관을 지원하고요.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낀 집단과 교류하려고 하죠.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해요. 프렌치레터 프로젝트, 콘돔 자판기 설치가 대표적이죠. 현시점에서 10대의 섹슈얼리티가 사회 속에서 제일 발화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2018년도에 첫 번째 월경콘서트 ‘나 홀로 질에’를 진행했어요. 메뉴 관리부터 세팅까지 모두 저희가 단독으로 하는 첫 행사였죠. 소규모로 했지만 좀 어려움이 많았어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기 위해 이윤추구 활동 이외에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고, 기업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을 뜻함(출처: 기획재정부, 2017. 시사경제용어사전.)

 

Q. 저는 이브의 월경콘서트가 여러 사람을 만나, 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고 생각했어요. 이브에 앞으로도 이렇게 고객과 소통하는 활동 계획이 있나요?
: 월경콘서트를 하면서 ‘오프라인 행사가 접근성을 높이는가?’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재고하게 됐어요. 오프라인 행사 참석자만 혜택을 받잖아요? 그래서 접근의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죠. 규모가 더욱 커야 오프라인 행사의 접근성 향상에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에는 ‘드컵 기장’에서 월경콘서트 오프라인 행사를 해보고 싶어요. 월경이잖아요? (웃음) 당장 규모가 감당이 안 돼서 다른 곳과 협업해야 할 것 같고요. 행사에서 생리컵이나 생리 팬티 착용하고 5km 마라톤 하면서 사람들 만나면 정말 좋겠어요. (웃음)

 

Q. 와! 저 월경콘서트에 참여해볼게요. 피팬티 한 번 입고요. (여성 기자)
전 응원할게요. 제가 참여할 순 없으니까요. (남성 기자)
: 근데, 저는 월경콘서트의 월경섹션에서 남성과 꼭 함께하고 싶었어요. 자신이 하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서 거리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청소년이 아니어도 한 때 청소년이었죠. 장애인이 아니어도 장애인이 이 사회에 살면서 느끼는 장벽들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월경도 그냥 감기처럼 일상적 주제로 우리 함께 논의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남성들이 원한다면 와서 같이 얘기하길 바라요. 전인구의 절반이 매달 하는 인류적 이슈잖아요.

 

Q. 그 말을 들으니까, 잘 모르는 만큼 배우고 나누는 경험이 필요하겠네요.
: 정규교육에서 한 번도 기본 지식을 교육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브는 이러한 기본 지식을 조금씩 알리고 싶어요. 본인의 질이나 자궁경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는 여성분도 있어요. ‘생리컵이 어떻게 질에 들어가요?’라고 묻기도 하죠. 그래서 유튜브 생리컵 영상 ‘해라’나 블로그 텍스트 등 콘텐츠 자료를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평소에 일상을 잘 살고 있는 대중에게 이런 걸 말하기 너무 어려워요. 왜냐하면, 이미 삶에서 피곤하고 불편한데, 또 한 가지 고민할 거리가 생기면 피로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이런 장벽을 낮출 수 있을까?’,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하고,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해요. 이런 차원에서 월경콘서트 마라톤도 생각하는 거죠.

 

#근무환경

Q. 이브의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 우선, 근무시간은 9시에서 6시고요. 최대한 여기에 맞추려고 합니다. 초과근무는 권장하지 않아요. 초과근무를 할 경우 시스템에 기록을 남기면 연차로 쓰거나 급여로 줍니다. 저희가 자랑하는 베스트 포인트(best point)는! 연차가 굉장히 자유롭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당일 아침에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저 10시에 출근할게요.’, ‘오후에 출근할게요.’ 알리고 출근하면 돼요. 사유 말할 필요 없고요. 그냥 쉰다고 하면 돼요. 출근해서 일하다가 집 가고 싶으면 ‘4시에 퇴근하겠습니다.’ 말할 수도 있고요. 대신에 본인 일을 다 해놓고 가야 하는 거죠. 그리고 시스템에 기록하고요.

 

Q. 이브에 신입이 들어오게 된다면 초봉의 범위는 어떻게 되나요?
: 초봉은 업무 분야, 학력, 직장 경력에 따라 다 달라요. 무엇보다 급여 부분은 계속 변경하는 과정에 있어서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요즘 이브에서는 임원, 직원 모두가 동의한 기준에 적용받는 조직관리 체계, 급여 및 인센티브 제도 등 최적의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어요. 인간으로서 이 회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기준! 덧붙여 내가 이 일에 충분히 집중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베스트 포인트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Q. 사무실에 휴게공간이 따로 있나요?
: 휴게공간은 따로 없어요. 대신에 회의실이 두 개 있고요. 간식이 엄청 많아요. 언제든 먹을 수 있고요. 앞으로 직원들이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휴식을 준비하고 있어요.

 

Q. 직원에 대한 복지가 무엇인가요?
: 직원들은 이브의 모든 제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어요. 우리가 직접 쓰고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제품을 파는 게 제일 좋잖아요. 그리고 직원이 책이나 연구논문을 요구하면 사내 도서관에 구매하여 읽을 수 있어요.

 

 

#조직문화와 분위기

직원들과 함께

인스팅터스의 아담과 이브들! (출처: 인스팅터스)

 

Q. 직원들 간에 어떻게 부르고 대화하나요? 이브 공식 사이트 ‘아담과 이브들'(직원소개란)을 보면 직원들의 사진과 이름이 자유롭게 쓰여 있더라고요.
: 이브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어디서 어떤 불편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직원들은 공식 사이트 직원소개란에 본인을 원하는 대로 설명할 수 있어요. 이름을 별명이든 실명이든 원하는 대로 쓰고, 사진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죠. 그리고 회사에서는 서로 ‘ΟΟ님’이라고 실명으로 부르고 존댓말로 대화해요.

 상품도 마찬가지예요. 이브는 고객님에게 상품을 보낼 때 패션잡화라고 표기해드려요. 제품을 받는 본인은 부끄럽지 않아도 혹시 대외적인 시선과 불편을 구태여 겪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Q. 인원수나 성별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 현재 인원은 13명이에요. 여성 8명, 남성 5명이죠. 연구개발팀, 성장운영팀, 브랜딩팀. 세 가지 중 한 팀에서 일합니다.

 

Q. 이브 브랜드에 여성 관련 제품이 많아 성비가 좀 궁금했어요.
: 브랜딩팀, 성장운영팀에도 남성이 있어요. 연구개발팀장이 남성분이고요. 저는 애초에 나이나 성별을 구분하지 않았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성적 권리와 생식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니까요. 그래서 남성 마케터와 여성 마케터가 함께 월경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저는 정말 필요하다고 봐요. 오히려 남성들도 있어야 발화의 포인트가 쌍방향적일 수 있을 것 같고요.

 

Q.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몇 년 근속하시는 편인가요?
: 이브에서는 2017년 중순까지 공동창업자 3명이 일했어요. 일반 직원을 채용한 것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아요. 이후로 입사하신 분들은 이제 모두 일 년 차 조금씩 넘기셨죠.

 

Q. 이브에서 인턴이나 신입의 의사결정이나 소통하는 분위기가 궁금해요.
: 인턴이든 신입이든 저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입사 처음부터 중요 직책을 맡아요. 본인의 역량에 따라 원하는 의견을 말할 수 있죠. 무언가 강요하지 않아요. 저는 사람들이 마음에 있는 걸 말하기에 수월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섬세한 감성이나 배려, 발화법 하나하나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2019년에 임원으로서 직원들이 다른 걸 신경 안 쓰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환경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래서 그 안에서 최대한 원활하게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Q. 그 소통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 저는 오히려 직원들과 함께 너무 많이 얘기하는 것도 자율성을 저해한다고 생각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다 같이 회의하고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일하는 거죠. 그냥 저는 일정 점검하는 정도만 하는 거죠. 왜냐하면, 제가 함께 있을 때와 팀원들끼리 있을 때 말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다르거든요. 어떤 아이디어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면 임원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그 한 번도 보고 형태보다 ‘저희는 이러한 결론을 이런 이유로 냈는데, 여기에서 이런 점들이 보완되어야 할 것 같아요. 이 시점에서 피드백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까진 부서마다 다 달라요. 브랜딩팀은 보통 그렇게 자율적으로 해요. 나머지 팀들은 다른 형태로 진행하죠.

 

Q. 성에 관한 사회 변화와 이슈가 있고 섹슈얼리티도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성 관련 스타트업으로서 교육 문화가 있을까요?
: 아직은 없어요. 왜냐하면, 교육을 구태여 받아야 할 사람은 애초에 우리 회사와 어울리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조직을 확장할 것이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죠. 조금 더 효과적인 방법을 고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다루고 싶은 주제들과 연관된 독서 및 미디어를 함께 공유하는 거죠. 그리고 사내 도서관에서 토론하는 거예요. 주입식이 아니라 ‘아, 그래서 우리는 이런 것들을 추구하고 있는 거구나’ 충분히 서로 느끼고 깨달을 수 있게 논의를 거치려고 합니다.

 

Q. 성 관련된 일을 하면 잘 모르는 것이 생겨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궁금했어요.
: 네, 그렇기도 해요. 그래서 막 누군가 가끔 혼나요. ‘ΟΟ님, 그런 말 하면 안 돼요~’ 저희는 항상 SNS에 뭐 하나 올릴 때도 여러 번 확인해 봐요. 나름 고심해도 누군가는 항상 불편할 여지가 있는 어려운 자리인 것 같아요.

 

Q.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요?
: 첫 번째, 투쟁보다 조화와 공존을 선호하는 분을 좋아해요.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비거니즘(veganism)을 예로 들게요. 한 명이 동물성 제품이나 식품을 일절 소비하지 않는데 나머지 99명이 다 소비하는 경우, 100명 중의 80명이 일주일에 한 번 채식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후자가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최대 다수를 조금이라도 변화의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조화와 공존을 꾀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느껴요. 이러한 문제해결 방식을 가진 분을 좋아해요.

 두 번째, 삶에 대한 욕심이 많은 분을 좋아해요. 스스로 삶에 더 많이 기대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대표님의 생각과 미래 계


Q. 4년 간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 2014년에 창업하고 첫 제품이 나온 시기가 2015년도 말이었어요. 2년 동안 꼬박 돈 한 푼 못 벌었죠. 다른 친구들은 계속 경력 쌓고 있는데 저만 계속 고착된 느낌이었어요. ‘이게 내 삶에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 베스트일까?’라고 마음이 흔들렸어요. 그래서 저 몇 주 정도 그만두었어요. 근데 잠시 퇴사하고서 알았죠. 이 일이 제가 제일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 맞았단 거죠. 그래서 돌아왔어요. 그때 공동창업자들이 반겨주었죠.

청소년 콘돔 자판기 설치하는 회사는 저희밖에 없었거든요. 당시에 제가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칼럼을 썼고요. 폭력적인 댓글이나 혐오 메일에 상처 되게 많이 받았죠.

 

Q.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 사실, 이브가 무얼 하든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상처 주는 사람들도 꼭 있었거든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부끄럼이 없고 최대한 누구든 불편이나 상처받지 않는다면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요. 그냥 ‘GO!’ 합니다. 이브라는 브랜드는 제 자식이에요. 그래서 욕먹으면 되게 속상하거든요. 그럴 때, 오히려 브랜딩팀 직원들이 ‘우리는 우리 할 일 계속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셔서 오히려 더 든든하기도 하죠.

 

Q. 4년 동안 이브를 키우며 뜻을 펼치셨잖아요? 그 활동에서 혹시 배웠다고 느낀 바가 있나요?
: 첫 번째, 포용력을 배웠어요. 제가 과거에는 원초적으로 반대하는 게 많았어요. 현재는 ‘저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하는 데 어떤 이유가 있겠구나. 그 이유를 해소해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상대방을 더 헤아리게 됐죠. 싸우고 투쟁만 하면 내가 빨리 지쳐요. 그리고 나를 도와줄 사람도 되게 한정적으로 변하고요.

 두 번째, 저는 운이 되게 좋다는 걸 알았어요. 궁극적으로 저는 제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 행운이 많은 사람에게 오는 건 아니죠. 제가 하루 중에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이 공간에서 제 생각을 많이 투영할 수 있는 것도 되게 큰 기쁨이죠.

 

Q. 앞으로 중점을 둔 향후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 현시점에서 많은 사람은 이브를 착하고 순한 느낌의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한국 사회를 벗어나서 범아시아적(Pan-Asiatic)으로 성에 대해 가장 선진적인 발화를 하는 선구적인 브랜드가 되도록 할 거예요.

누구나 ‘청소년도 피임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해요’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자판기를 직접 기획하고 설치하는 건 되게 이브다운 행보였죠. 관심 가지고 있는 여러 주제를 이브답게 하나씩 다 건드려볼 거예요. 이게 2019년도 브랜딩팀의 목표 중 하나에요.

 

Q. 인스팅터스가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기 원하나요?
: 현재 큰 꿈으로, 인스팅터스 내부에서 이브 같은 브랜드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인스팅터스가 원하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여러 브랜드죠! 그 브랜드들을 계속 준비하려고 해요. 이브의 경우, 사람들의 생식 건강을 증진하되 모든 사회 구성원의 성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미션을 가진 브랜드죠. 다른 브랜드에서는 이 대상들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거고요.

 

Q. 그렇다면 어디까지 확장하기 원하나요?
: ***공정무역을 통한 사회적 가치로 생산자에게 선순환이 확장되는 시스템을 생각해요. 인스팅터스는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거든요. 빈부격차나 노동환경 문제 자체를 전 세계적으로 봐야하니까요. 그래서 현재 이브 워시는 제조에 공정무역 원료를 전성분의 40% 이상 사용해요. 앞으로 공정무역을 이용한 제품의 브랜드 런칭도 생각하죠. 공정무역 원료로 제품 자체가 완벽해서 구매할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들 거예요. 구매하면 생산자에게 조금 더 도움 되고요.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에 속하는 사람을 최대한 고용하는 방향을 생각해요. 인스팅터스는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공장을 새로 지었어요. 원료 생산, 판매까지 다 저희가 하는 거죠. 우리 농장을 만들어서 원료 생산에서 발달장애인이나 경력단절 여성 등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현재 이브는 지역적 확장도 고려해요. 일본과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고요.

***공정 무역(公正 貿易, fair trade)
: 제 3세계 농가에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여 해당 국가 농민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운동. 원료 단계에서부터 공정함을 실현하기 위해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생활 임금을 보장하며, 농부와 그의 가족이 속한 지역 사회에 이익을 제공하도록 함. (출처: 이브EVE 공식 사이트 FAQ)

 

Q. 앞으로 10년 동안 이브에서 대표님에게 바뀌지 않을 가치가 있을까요?
: 자유와 평등이요. 선택지가 보장되는 자유와 모든 사람이 같은 권리를 가지는 평등을 뜻해요. 이런 것들은 성을 포함해 인간으로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가치들이죠. 개인으로서 중시하는 가치라서 무얼 하든 자유와 평등을 항상 중심에 가지고 있을 거예요.

 

#현직자 및 직무 소개

인스팅터스 매니저 성임은 님이 질문에 답하는 모습

인스팅터스 매니저 성임은 님이 질문에 답하는 모습


Q. 매니저님 소개와 업무 소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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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임은(이하 으로 표기): 안녕하세요. 성임은이라고 합니다. 올해 3월 26일에 입사했고요. 입사했을 당시에 성장지원팀에서 ****CS, CSR 업무를 맡았고 현재는 채용 담당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CS(Customer Satisfaction)
: 고객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고객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 역할. 동시에 고객과 합의점을 만드는 역할. 고객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 문제 재발 예방을 체계화하는 업무 (출처: 이브EVE 공식 블로그)

 

Q. 이브에 입사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저는 직업 선택을 할 때 동물권(動物權) 활동을 가장 고려했어요. 동물 보호나 복지와 관련된 회사를 찾다가 이브에 지원했어요. 입사 면접에서 대표님이 ‘꿈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보셨어요. 제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라고 말했죠. 그때 대표님과 동물 실험 얘기도 했어요. 그 질문과 얘기가 되게 제 인상에 남았어요. 면접 끝나고 ‘참 멋진 회사다. 그래, 여기 입사하자!’라고 느꼈죠.

 

Q. 처음에 CSR 업무에 관심을 느끼고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요?
: 대학 다닐 때부터 저는 노동하면서 사회적 가치가 많이 발현되기 바랐어요. 일해서 돈 받는 동시에 제 일이 저 자신과 이 사회를 위한 일이기 바랐고요. 학생회 일을 통해 스스로 조금 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 가는 사실이 정말 좋았어요. 제 안에서 돈을 버는 것부터 쓰는 것까지 가치 있게 선순환되길 바랐고요.

 

#현직자의 경험 및 조언

월경콘서트 현장 (출처: 이브EVE 공식 유튜브 채널)


Q. 월경콘서트 메이킹 필름 엔딩크레디트를 보니 성임은 매니저님이 *****배리어 프리
(barrier free)를 담당했어요. 이브에서 작은 배려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 같아 뭉클했어요. 활동하면서 어땠나요?
: 저는 그동안 대학생 때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 인권 감수성 지점을 조금 더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브랜딩팀에서 ‘임은님, 배리어 프리 담당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제안한 것 같아요. 제안받고서 활동해서 정말 좋았죠! 저는 글을 보고 사람들의 말이나 반응을 청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하는 걸 염두에 뒀어요. 하지만 들으면서 적으니, 텍스트 안에 이해하도록 글을 담기 어려웠어요. 그래도 배리어 프리를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정리해서 전달할지 첫 번째 월경콘서트에서 좀 연습한 것 같아요. 어쩌면 그 자리에는 비장애인들이 다수였을지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이브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할 장치를 마련한 게 의미 있다고 느꼈어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문화적·의식적 장벽을 제거하자는 운동.
주택이나 도로 이동 어려움 등의 물리적 장벽, 자격이나 시험 제한 등의 제도적 장벽, 대중매체나 의사소통에 정보 전달 결핍 등의 문화적 장벽, 차별과 편견의 의식상 장벽이 있음.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Q. 일하면서 보람이나 뿌듯함을 느낀 경우는 언제인가요?
: 저는 일할 때마다 단순한 말 한마디에서 꾸준히 보람과 뿌듯함을 느껴요. 예전에는 ‘너무 쓸데없는 게 아닐까, 예민하고 불편하지 않을까’라고 의견 제시할 때까지 많이 고민했죠. 근데 이브에 오면 ‘아, 너무 중요한 지점이고 지적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지점을 우리가 놓치고 있었네요.’라고 이야기를 들어요. 그리고 대표님들이 ‘실패해도 괜찮다. 우선해 보셔도 된다.’ 믿음을 주니까 되게 힘이 돼요. 그래서 저도 무언가 더 해보려고 하고요. 좀 더 솔직하게 저를 보여줄 수 있어요.

 

Q. 실무 중에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 저는 첫 회사생활이거든요. 처음이라 정말 어렵고 불안하고요. 대표님이 ‘임은님, 이건 좀 더 이렇게 발전시켜오면 좋겠어요.’라고 말하세요. 그러면 저는 ‘아, 왜 거기까지 생각 못 했을까’라고 혼자 생각에 빠지죠. 제가 ‘또 그런 얘기를 들었네요.’라고 얘기하면 주변 동료분이 ‘아니에요. 임은님, 질책이 아니라 더 보충하라는 말이죠.’라고 말해주세요.

어려움이 항상 있지만, 이브에서 저를 충분히 이해해주셔서 참 놀라웠어요. 그래서 극복하고 있어요.

 

Q. 일하시면서 매니저님의 어떤 점이 도움이 되었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나요?
: 도움이 된 점은 친화성이에요. 동료들이 ‘누구와도 잘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덕분에 모를 때 ‘이것 좀 도와주세요.’ 말할 수도 있고요. 이게 업무상으로 많이 도움 돼요. 친화력을 통해서 많이 뻔뻔해지기도 하고 자신을 위로하기도 하죠.

업무상의 필요 없는 점은 완벽 추구 경향이에요. 완벽하지 못하면 저 스스로 작아지고 괴로워하는 편이거든요. 그러면 일을 잘 못 하게 돼요.

 

Q. 채용 담당자로서 이브에서 일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나요?
: 제가 채용 업무를 맡기 시작하면서 느낀 건 두 가지예요.

첫 번째, 자기 주도성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 기획해서 실행해보는 거예요. 제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대표님들이 신뢰를 주는 만큼 제가 책임지고요.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좋을 수 있잖아요? 근데 실패해도 의사소통하며 해결할 수 있어요.
두 번째, 의사소통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계속 의사소통을 하는 거죠. 대표님은 필요할 때마다 연락하면 의견을 주세요. 주변 동료들에게 늘 항상 물어볼 수도 있어요.

 

Q. 내가 정말 아끼는 동생이 있다면 이브에서 일하는 걸 추천하고 싶나요?
: 네, 저는 정말 추천해요. 만약 제가 정말 아끼는 동생이 있다면 그 사람이 들어오면 좋겠어요. 다만 회사 채용에 필요한 분야에 맞지 않으면 권하기 어려워요. 그러면 좀 아쉽죠.

 

Q. 이브를 한 문장이나 한 단어로 표현하신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나요?
: 이브는 저한테 ‘평범함’이에요. 왜냐하면, 이브에 들어오면서 정말 제가 발전하고 싶어 하는 사람, 성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사실 그게 가장 평범한 인간의 욕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브에 있다 보면 계속해서 ‘네가 틀리지 않고 너 잘하고 있어’, ‘너는 충분히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야’라는 평범함을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있어요.

 

 인스팅터스는 사회에서 소외된 청소년,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 동물과 환경 등 모든 생명에 애정을 쏟는 곳 같았어요. 쉬운 길은 아니지만 인스팅터스 사람들은 원하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더욱 안전하고 철저하게 만들죠. 월경콘서트 같은 행사에서 사람들을 만나 연대하고요. 저는 이런 모습에 푸근함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회사에서 일해 나가는 모습이 든든해 보였고요.

 이브의 섹슈얼 헬스케어 제품이나 생식 건강 정보가 궁금한 분은 공식 사이트블로그, 유튜브 (링크)에 방문해보세요. 재미있고 생식 건강에 도움 되는 정보가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