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천천히, 그리고 꿈꾸는 청춘이 있습니다.

2016-09-27T16:05:27+00:002016. 09. 26.|

[현직자 인터뷰] 천천히, 그리고 꿈꾸는 청춘이 있습니다.

– 웹툰 작가 문작가님

글/ 장미리(skyblueoao@naver.com)

사진/ 박송이(songron11@naver.com)

 

* :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youth1

▲ 작업실 입구에서 사람들을 맞이해주는 사람 같은 노들유령 마네킹

 

 그리는 것이 좋아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그림쟁이 생활이 직업이 되어 어느덧 6년 넘게 웹툰 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문작가님이 있다. 지칠 법도 한데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가는 그 힘은 무엇일까.

자칫 인사할 뻔했던 8등신 노들유령 마네킹을 뒤로하고, 미러선글라스와 편안한 잠옷 차림의 그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따뜻한 온기를 머금은 매실차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youth2

▲ 흐트러진 멋이 사람 내음 나는 작업실과 문작가님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A. 저는 6년째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27살 문작가(가명)입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만화창작학과를 전공했어요. 16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25살까지 계속 해왔는데, 웹툰으로 수입이 생긴 지는 1년 반 정도밖에 안 됐어요.  또한 노들유령 창시자인 고등학교 친구 따라 강남 간, 노들유령 멤버입니다.

 

Q. 노들유령이 노들섬을 사랑하는 모임 맞나요? 어떻게 해서 초기에 합류까지 하게 되신 건가요? 

A. 네. 맞아요. 고등학교 친구는 베스트 프렌드로 요즘은 가족보다도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은 친구예요. 이 친구와 오래전부터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합류까지 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작업실에 약간 공포스러운 인형들이 매우 많네요. 곳곳에 부적도 붙어있고요.

A. 제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해서 모으는 취미생활이에요. 창 쪽에 있는 큰 인형은 독일 작가분이 손수 만드신 인형이고요. 앞에 조그마한 인형들은 리빙돌(living doll)이에요. 여기 있는 인형들이 무섭다고들 하시는데, 저는 제 개인 취향이 뚜렷하다 보니 이런 특성의 인형들을 모으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부적 같은 경우에는 제가 붙인 것도 있지만 친구가 선물해주기도 했어요. 미신을 믿는 편이어서 사주나 타로카드 보는 것도 좋아해요.

 

Q. 요즘 웹툰 작가분들이 대세인데, 그림을 따로 배우신 적은 있나요?

A. 아니요. 그림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웹툰 작가를 희망하시는 분들이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그림 같은 경우에는 전혀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대신 첫 웹툰을 시작할 때에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무것도 몰라 맨땅에 헤딩하는 방법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터득했었어야 했어요.

 

Q. 맨땅에 헤딩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신 건가요?

A. 웹툰이라는 장르가 주 1회는 무조건 연재를 해야 돼요. 이때 발생하는 기술들을 습득하기 위해 밤새워서 그리고 무작정 계속 그렸어요. 태블릿에 그리는 기초적인 방법까지도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실험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했어요. 그 과정에서 망친 것도 엄청 많아요. 초반에는 급박하게했던 경우가 허다했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서 웹툰 장르에 대해 배워왔던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떻게 구상하세요?

A. 초반에는 저의 경험담이나 로망, 바람들을 약간 각색해서 그렸다고 하면, 중반에는 영화나 노랫말 같은 매체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지금은 성형부작용 후기라던가 사기 후기 같은 여러 마이너한 글에서 나오는 진솔함과 호소력을 통해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안타까운 일들을 겪으셨지만, 그분들이 쓰신 글에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엄청난 필력이 있어요. 지금은 이러한 집중력을 제 웹툰에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웹툰 작가로서의 고충은 없으세요?

A. 매우 많지만 가장 힘든 건 악플이에요. 연예인들처럼 웹툰 작가들도 다수의 사람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직업이라서, 쉽게 욕을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러한 악플에 사람들이 쉽게 동조하고 마녀 사냥하는 것들이 힘들어요. 많은 사람이 댓글 하나에 많이들 선동을 당하시더라고요. 웹툰을 그린지 6년이 조금 넘어가는 시간 동안, 1년에 한 번씩은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당하고 있고요. 인지도가 생기다 보니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굉장히 잦은 편 아닌가요?

A. 잦아요. 비교를 해보지 않아서 주변 동료 작가분들이 얼마나 심하게 당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자주 심하게 당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자체도 괴롭더라고요. 아직 모든 걸 배워가는 중인 것 같아요.

 

Q. 작품 연재하시면서 기억에 남을 정도로 즐거웠던 적은 언제인가요?

A. 웹툰이라는 장르를 21살 때 처음으로 그려 많은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올렸던 때였어요. 그 전까지는 혼자 그려서 공모전에 제출하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정도밖에 안 됐었어요.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일 때,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더 많은 그림을 사람들한테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손이 근질근질하더라고요. 이때 웹툰이라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youth3

▲ 벽을 수놓은 문작가님의 작품들

 

Q. 어떤 작품을 그리길 원하세요?

A. 요즘은 그림판으로 낙서나 점 같은 것을 그린 단순한 작품을 사람들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작품의 의미나 개성보다는 공감 개그만화가 대중들에게 사랑받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방황을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분석해서 그려봤지만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직은 소비되는 작품보다는 제 색깔을 더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는 편이에요.

 

Q. 웹툰 작가를 하면서 이것만은 지키자 하는 신념이나 가치관은 있으신가요?

A. 무슨 일이 생기던지 포기하지 말자에요. 한 번 정한 일은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Q. 요즘에는 웹툰이나 영화, 드라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잖아요. 웹툰을 영화화한다거나 드라마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님도 계획이 있으신가요?

A. 네. One source multi use(OSMU)라고 해서 하나의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 확장하는 것처럼, 제 작품 역시 영화나 드라마, 게임 같은 것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꾸준히 제 작품으로 엽서를 제작하고 있고요. 청년허브 청년청 건물 3층 휴게공간에 오시면 보실 수 있어요.

 

Q. 작가님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A. 글쎄요. 자주 바뀌기는 하지만, 지금은 히키코모리?! 그래서 고독한 웹툰 작가가 저에게 천성인 것 같아요. 노들유령으로 활동은 하고 있지만 사람들과 무리 지어 행동하는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있는 편을 더 선호해서요. 저는 타인보다는 저 자신에게 더 많이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사회적 공감 능력이 남들보다는 적은 편인 듯싶어요. 이를 숨기지 않고 표출하는 편이라 남들에게 오해를 살 때도 잦아요.

 

Q. 마지막으로 아직 자리를 못 잡고 헤매고 있는 청년들에게 경험자로서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A. 저도 여전히 고민이 많은 비슷한 처지기 때문에, 솔직히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모든 사람에게 자기만의 주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꿈을 품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주치는 잔인한 현실에 대부분 꿈을 포기하고 좋아하는 일보단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다. 이에 반해 웹툰 작가 문작가님은 달랐던 것 같다. 속 깊은 인터뷰에서 느낀 문작가님은 고등학교 때부터 만화창작학과를 시작으로 지금은 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10년째 마이웨이 그림쟁이였다. 평범하지 않음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편견, 경제적 능력 등 수많은 장애물에 부딪히면서도 반짝이고 있었다. 자기만의 색깔 있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인터뷰 내내 손뼉 쳐주고 싶었다.

꿈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모두 아직은 싱싱한 청춘이다. 천천히라도 좋다. 저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른 것일 뿐, 노력의 결과는 긍정의 미소로 반겨주기 때문이다. 여전히 싱그러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