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자신만의 깊이를 발견한다는 것

2019-12-04T09:40:05+00:002019. 12. 3.|

자기계발 베스트셀러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의 저자 정주영 작가님

취재, 글: 박보은(sulibe02@naver.com)
취재, 사진: 라예지(5448625@naver.com), 최보영(qscxz1359@gmail.com)

“파는 것이 인간이다” 정주영 작가님이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입니다. 누구나 무엇인가를 팔고있다고 말하는 이 책처럼 쓰는 것과 파는 것, 두 가지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는 정주영 작가님은 2019년 11월 현재 1.5만 명의 인스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더 좋은 글들을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작가 정주영 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질문에 답변 중인 작가 정주영 님

▲질문에 답변 중인 작가 정주영 님

[INTRO]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올해 10년 차인 전업 작가로 글을 쓰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글을 파는 사람입니다. 저는 총 3권의 단행본과 1편의 독립예술 영화를 발표했습니다. 책을 낸다는 것은 자신이 세일즈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제 글을 알리기 위해 10년 전부터 다음 블로그로 시작해서 인스타그램까지 독자들과 온라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접점을 만드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Q.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학창 시절에 전학을 갔다가 따돌림을 당했어요. 그때부터 글자가 흔들리는 거예요. 어느 순간 글자를 읽지 못하게 되었고 사회에서 난독증을 겪는다는 것은 큰 장벽이 되었어요. 그때 저 자신을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심리 치료를 통해 난독증을 완치하고 나서 글자를 만지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글자가 흔들리면서 받은 상처를 글자로 치유할 수 있거든요. 또 원래 저는 저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텍스트로 저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작가가 된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쓴다는 것]

Q. 원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하셨나요?

A. 온라인에서 글을 쓰는 것은 잘했어요. 예전에 제가 소비자 운동을 할 때 온라인에 글을 썼는데 9시 뉴스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고 많이 읽어주니까 제가 쓴 글이 갑자기 조회 수가 폭발한 거예요. 어떤 느낌이냐면 평범한 청년의 선행이 찍힌 영상이 사회에 퍼져서 갑자기 유명인이 되는 그런 느낌이에요. 그러면서 내 감성이 이렇게 전해질 수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Q.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A. 첫 문장이요. 제가 첫 문장 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아세요? 2시간 40분이 걸려요. 제가 생각하는 책을 가장 빨리 망치는 사람들은 어떤 분야든 제일 빨리 글 쓰는 사람들이에요. 사람들은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아요. 기승전결이 아니라 뒤집으셔야 해요. 첫 문장을 완성하면 다음 문장들은 술술 써져요. 처음에 재미없게 쓰면 아무도 안 봐요. 자소서 같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Q. 책을 내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책을 내기 전에 먼저 기획서를 써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무작정 글을 써보는 분들도 많은데 그건 설계도 없이 건물을 올리는 행위와 같아요. 기획서를 써보면서 내가 가진 재료가 무엇인지, 강점이 무엇인지를 분석해 보세요. 그리고 나의 원고와 유사한 도서들을 찾아보면서 내가 이미 세상에 나온 책들과 어떤 다른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고 그 생각의 과정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그때 원고를 집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에 기획서와 함께 투고하면 출판사에서 시장성이 있고, 시의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연락이 와요. 그 과정을 거치면 편집자가 배정되고 맞춤법 교정 같은 다듬기의 단계를 거쳐서 마침내 책으로 완성되어 나옵니다.

 

Q.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을 쓰게 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 어두운 시기를 오래 보내면서 가장 밝은 지점은 어떤 빛을 낼까가 제 삶을 지배했던 가장 큰 궁금증이었어요. 그 지점을 파헤치다 보니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지났고 많은 자료와 연구 결과들이 모여서 한 권의 책으로 녹여낸 것 같아요. 영문학과가 전공이었지만, 더 정확하게 외국 논문들을 번역하기 위해 번역가도 불렀어요. 저에게는 제 모든 것을 넣은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원래 이번 책은 안 팔려고 했어요. 에필로그도 안 쓰려고 했고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의 삶]

Q. 작가는 글 쓰는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을 텐데 어떤 시간에 어떤 장소에서 글을 쓰시는 편인가요?

A. 원래 글 쓰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맞는 환경이 있어요. 많은 작가들이 새벽에 글이 잘 써진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저만의 작업실 같은 공간이 있는데 모니터와 타자기만 있는 공간이에요. 오피스텔이 좋은 게 제가 문을 잠가놓으면 그 안에서 노래를 부르든지 춤을 추든지 아무도 몰라요.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노량진에서 밤 12시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면 새벽 3시쯤 적당히 당이 차오르면서 머리에 점점 스팀이 올라요. 그러면서 마침내 뱉어지는 말들이 있어요. 그때 글이 잘 써져요.

 

Q.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A. 점점 글을 쓰다 보면 더 좋은 것들을 쓰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책을 쓰고 싶은 단계가 와요. 저는 이제 책 한 권을 1번만 안 읽고 정말 좋은 책들은 10번씩 읽어요.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참치를 해체하듯이 책을 해체해요. 예를 들어 책에서 “순간”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이 사람이 이제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는구나, 소설적인 말을 쓰는구나, 이런 식으로 작가의 입장에서 책을 보다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보여요. 그래서 보통 카페에 앉아서 계속 책을 보고 분석하고 해석하고 정리해요. 우선 펜을 놔두고 그동안에 내 삶이 어땠지? 하고 제 삶을 반추하는 거예요. 그래서 옆에서는 다들 맥북 꺼내서 바쁘게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 저는 그냥 가만히 생각을 해요. 그러고 집에 걸어가면서 오늘의 생각을 정리해요.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보면 돌아오는 길 어디선가 갑자기 좋은 문장 하나가 생각이 나요.

▲주영 님의 아이디어 노트

▲주영 님의 아이디어 노트

Q. 작가로서 얻는 가장 큰 보람은 어떤 건가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점에 갔을 때 종합 10위에 제 책이 있을 때요. 제가 가지고 있던 사상과 생각이 공감을 얻고 베스트셀러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순간이지요. 그리고 지하철을 탔는데 앞에서 제 책을 보고 계실 때요. 저 그때 그분에게 되게 선물 주고 싶었어요(웃음).

 

Q. 작가로서 힘든 점은 어떤 건가요?

A. 어려움은 아무래도 경제적 빈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에 평균 천 원 남짓한 인세로는 직장인처럼 벌고 쓸 수가 없죠. 그리고 창작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계속 받게 돼요. 작가는 스트레스를 항상 적당하게 받는 직업입니다. 그럴 때 저의 경우에는 잠을 많이 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잠깐 책과 거리를 두려 합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다시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Q. 다른 작가나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본인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제가 좋아하는 사상가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인데 그분이 내신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이 있어요.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입니다. 다니엘 핑크의 지적처럼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을 파는 행위를 하고 있어요. 자소서를 쓰든, 면접에서 나를 어필하든, 모든 게 자신의 강점을 팔고 설득을 하고 알리려 하죠. 저의 강점도 단순히 ‘나는 작가야’로 책을 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소셜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지속적인 공감대와 교류를 쌓고 막연히 누군가가 저를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소비자를 찾는 노력을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정말 많은 보람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정말 많은 좌절을 느낄 수도 있어요. 막연하게 책 내고 싶다 해서 받아줄 출판사는 아무도 없어요. 자신의 재료가 어떤 게 있을지 어떤 것이 강점이 되는지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계속해서 본인의 커리어를 계속 쌓으세요. 3개월 속성 이런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최소한 자기 삶을 돌아보려면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선 회사에 다니든 뭐든 자신의 삶에 답을 찾고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지면 출판사에서 알아서 찾아주세요. 그러면서 강연 등의 부수적인 수입 같은 다른 생계 지점이 생겨요. 작가는 책을 파는 것 이외의 수입도 받쳐줘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Q. 대중에게 어떤 작가로 남고 싶으신가요?

A. 저는 대중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기보다 어떤 독자에게 깊게 의미 있었던 작가로 기억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일대일로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는데 20만 권의 책 판매량을 달성해도 주변에 연락할 독자분은 스무 명도 남아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는 막연하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독자 한 명 한 명과 깊게 교류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혹시 제 책도 보셨고 이 인터뷰도 보고 계시다면 연락주세요. 저랑 커피 한잔해요.

 

Q. 앞으로 또 쓰고 싶은 책이나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인가요?

A. 이번 책이 10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서 나왔을 때,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더는 책을 안 써도 되겠다 싶을 만큼 개인적인 만족도가 높았어요. 그래서 아직은 다시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지 않아서 좀 더 사람들에게 지금 책을 알리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어요. 활동으로는 강연을 하고 싶어요. 전업 작가 10년 차가 되니 어느덧 제 모든 삶의 경계선이 작가로만 정의되는 것 같아요. 30대 중반인 지금으로서는 작가라는 저의 정체성을 좀 더 깊게 가져갈 것인지 작가를 이제는 접어도 될지를 정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는 하고 싶은 활동보다 해야 하는 활동을 우선으로 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A. 결국 자신의 길입니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정하는 거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무심코 툭툭 던지는 말들이 나를 흔들 때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것은 그 사람들의 말을 마음속으로만 담아 두지 말고, 직접 그 말을 기록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과 그들이 보내는 신호를 텍스트로 직접 정리해 보면 우리는 좀 더 그 말과 신호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얼마나 나를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되죠. 그럴 때 무시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