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생소한 직업, 통신사 무선망 운용직

2019-09-04T10:35:11+00:002019. 09. 4.|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연결해주는 통신사 무선망 운용직 현직자분을 만나다.

글/한정민 (wnslaekf@naver.com)
사진/김희수(kawail3975@gmail.com)

인터뷰에 응하시는 매니저님

인터뷰에 응하시는 현직자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00 기업에서 품질개선을 맡은 000 입니다. 저희 회사는 통화 품질 개선과 통신 장비 유지 및 보수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직무소개

Q.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A. 예체능 쪽으로 진로를 잡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진로를 바꾸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구직 사이트에서 통신사 무선망 운용직을 보조하는 직무를 알게 되었어요. 보조하는 역할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쪽 현장 경험이 많이 쌓였고 그 뒤로 공채 시험을 쳐서 들어 왔습니다.

 

Q.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A. 제가 하는 업무는 통신 장비가 고장이 났을 때, 고장 처리와 유지 보수를 하는 것입니다. 전화가 언제나 어디서나 되는 이유는 핸드폰까지 통신 장비에서 신호를 쏴 주기 때문입니다. 전화가 안 된다고 하는 분들을 어디든지 만나러 가는 일도 제 업무입니다. 만나서 어느 곳에서 문제가 생겼고,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하여 이를 실질적으로 해결합니다.

 

Q. 최근에도 전화가 안 된다고 하는 분들이 있나요?

A. 전화가 안 되는 지역을 ‘음영지역’이라고 합니다. 통신 장비에서 핸드폰이나 컴퓨터 등등까지 전파가 미치지 않는 자리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새로 만든 건물 지하 같은 경우에는 통신 장비를 아직 넣지 않아서 통화가 안 될 수 있어요. 지하에서 될 수 있는 통신 장비를 설치하면 통화가 가능합니다.

 

Q.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의 일도 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무엇인가요?

A.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다수의 고객이 통신에 어려움을 겪거나 긴급한 문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백화점, 쇼핑몰 등의 큰 건물들은 통화 품질 안테나에서 쏘는 신호가 건물 전체에 들어오기가 힘듭니다. 이러한 큰 건물은 대개 건물 내에 전용으로 통신장비가 있어요. 그 장비가 멈추거나, 그 장비까지 이어진 광선로가 끊어지면 위기 상황이 됩니다. 그런 상황을 대비해서 실시간으로 서버에서 감지하고 있습니다. 신호가 약해지거나, 끊기는 상황이 오면 현장에 나가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저희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업무입니다.

 

Q. 현장 업무는 얼마나 하시는지,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하루 8시간 업무 기준으로 할 때, 약 90% 이상은 현장에 있어요. 힘든 점은, 우리 업무만의 특징이라기보다는 현장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공통으로 느끼는 걸 거예요.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곳에서 일하는 게 힘들어요. 길을 걸어가면서 검색, 통화 등이 되는 것은 건물 옥상에 통신 장비 안테나가 시설이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 장비가 고장 나면 더운 날도, 추운 날도 옥상에 올라가서 유지 보수를 해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또, 힘든 점은 유지 보수도 제 중요한 업무이기에,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이 장비를 점검해야 해요. 그때마다 건물 관리자분들이 굉장히 귀찮아하세요. 출입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때가 힘들어요.

 

Q. 가정 방문하실 때도 힘든 점이 있나요?

A. 가정 방문할 때는 고객님들께서 작동이 당장 안 되니 어떻게 해서든 빨리 고쳐달라 하세요. 다만, 회사 내부에서 절차를 거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다 보니, 당장 오늘 해결해주지 못하는 데에 불만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요. 장비 설치하기까지 일주일에서 이 주일 정도 걸리는데, 고객님들은 긴 시간이라 느끼고 불만을 표출하는 분이 많아서 힘들어요.

 

Q. 일이 힘드실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A. 제가 사명감과 책임감이기에 갖고 하는 일이기에 힘들어도 열심히 하려 해요. 그런데도 힘든 일이 생기면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극복해요. 선배나 동기에게 위로를 받고 또 제가 위로를 하면서 극복하는 것 같아요.

 

Q. 일하면서 언제 보람 느끼시나요?

A. 큰일이 터지지 않을 때 보람을 느껴요. 제가 유지 보수를 주기적으로 잘하면 별다른 사고가 생기지 않거든요. 사람들이 원래대로 통화하면서 나를 필요하지 않을 때 기분이 좋아요. 제가 유지 보수를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Q. 업무 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긴급상황에서만 강도가 있어요. 제가 6시에 퇴근을 해야 하는데, 5시 반에 제 지역에서 비상상황이 생기면 저는 가야 해요. 긴급한 일이 발생할 때, 업무 강도는 좀 강한 것 같아요. 하지만, 회사에서 나라의 법제화에 맞추어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맞춘다는 뜻의 신조어)을 강조하고 있어서 평소에는 정시에 퇴근할 수 있어요.

 

Q. 퇴근 시간 후에 비상상황에 터졌을 때는 어떡하나요?

A. 숙직 근무자가 비상상황을 처리해요. 팀 내에서 팀원들이 숙직을 돌아가면서 하고, 야간에 생기는 비상상황 관리를 하죠. 숙직 근무자에게는 다음날 휴식이 주어져요.

 

Q. 다른 회사랑 협업하는 경우가 있나요?

A. 주파수가 회사별로 다른데, 가끔 *파장이 인접되면 **간섭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서로가 연락해서 같이 와서 보고 간섭되지 않게 조정을 해요. 회사끼리의 협업이 되게 잘 돼요. 서로의 고충을 알다 보니 배려해요.
*파장: 파동에서 마루와 마루 사이의 거리, 골과 골 사이의 거리
**간섭: 둘 이상의 파동이 중첩되면서 일어나는 현상.

 

Q. 회사 복지는 어떤가요?

A. 회사에서 직원들이 쓰는 연차나 출산 휴직, 육아 휴직에 대해 엄청 관대해요. 남자들도 육아 휴직을 1년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요. 정해진 유니폼은 없지만, 조끼를 평소에 입어요. 차도 제공되고, 휴대전화 요금도 어느 정도 보조해줍니다.

 

# 이 업무를 하려면?

Q. 이 직무를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A.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 시작해 보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경험해보지 않고 시작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 겪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필요한 역량이 있나요?

A. 대체로, 해당 직무 관련 전공자들을 좋아하긴 해요. 통신이나 전기 관련 국가 자격증을 따 놓는 것도 도움이 돼요. 인턴으로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아요. 기본적인 업무에 관련 상식이나, 관심이 중요할 것 같아요..

 

Q. 후배가 들어온다면, 어떤 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나요?

A. 성실하고, 인간관계가 좋은 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기술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성실성과 인간관계는 다른 문제이거든요. 의지를 갖추고 도전해 보는 청년들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생소하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은 직업인 통신사 무선망 운용직으로 일하는 현직자분을 만나보았다.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가 엄청 빠르다고들 하지만, 한국에 사는 나에게는 그리 많이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는 현직자분을 만나면서, 내가 당연하게 이용해왔던 것들이 이분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인터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