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영상’이라는 마이크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다.

2019-08-05T11:23:43+00:002019. 08. 5.|

사람과 세상을 기록하는 영상PD

글, 사진 / 김승현(kim25076069@gmail.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요청으로 회사명과 이름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수많은 영상을 접합니다. 영상 속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 한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그 중에는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고민하며, 그러한 인식들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상에 메시지를 담는 한 인터넷 언론의 비디오팀 이OO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세 대의 모니터를 활용하며 작업을 하고 계시는 이OO님>

Q. 자기소개와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인터넷 언론 비디오팀에서 팀장을 맡은 이OO입니다. 비디오팀에서는 저희 회사의 전반적인 영상 뉴스를 취재하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게재하고 있어요. 저는 팀장으로서 팀의 스케줄을 관리하고, 촬영 기획, 인터뷰 섭외 등 쉽게 말해 회사 내의 영상과 관련된 모든 일을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Q. 비디오팀에는 어떻게 들어가시게 된 건가요? 영상에는 쭉 관심이 있으셨나요?

A. 네, 저는 영상을 좋아해서 예전부터 다큐멘터리 PD가 되고 싶었어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방송PD 일을 시작했어요. 중간에 영화 조감독도 해보고, 광고연출 팀에서도 몇 년간 근무를 했어요. 이 분야에서 총 11년 정도 일했네요. 지금 제가 있는 회사에서 근무한지는 4년이 됐고요. 저는 이 회사의 비디오팀 초기 멤버예요. 해외지사에는 모두 있는 비디오팀이 한국지사에만 없었어요. 저는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영상 콘텐츠가 몇 년 지나지 않아 대세를 이룰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 회사가 비디오팀을 모집한다면 바로 지원하려고 조금씩 스스로 준비를 했어요. 방송, 영화, 광고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덕분인지 준비한 대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Q. 입사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입사 준비를 할 당시에도 PD로 재직 중이었어요. 그 당시 제가 만들던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가 되었죠. 다만, ‘내가 만약 저 회사(현 직장)에서 일하게 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회사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생길 때면 항상 찾아 보았고, 현 회사와 다른 회사들은 어떤 식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지 자주 시청하며 공부했습니다.

 

Q. 영상PD 일을 하시면서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A. 잠에서 깨자마자 하루 업무가 시작된다고 봐야죠. 기사 소재 선점이 중요해서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영상화할 수 있는 기삿거리가 있는지 출근길에 찾아봐요. 회사에 도착하면 매일 오전에 회의를 합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죠. 저희는 ‘9 to 6’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근무를 합니다. 의 내용을 바탕으로 오후부터는 일을 쭉 해요. 기획, 구성, 섭외, 촬영, 편집 등 영상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퇴근하고서는 일 생각을 안 하려 해요.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키우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와 놀아주기도 하고, 사람들 만나서 가끔 술도 마시고 해요.

 

Q. 언론사 분들은 야근도 잦고, 집에서도 일 생각에 바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네요.

A. 저도 입사 초기에는 밤낮으로 일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령 해외에서 낮에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 했을 때 한국은 늦은 밤인 경우가 많아요. 신속하게 기사 소재 선점을 했어야 됐죠.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지금은 일과 휴식을 나누고 생활하는 게 오히려 각각의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기삿거리를 찾은 후에는 어떻게 하나요.

A. 우리 회사만의 시각으로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영상을 기획하는 거죠. 최근에 저희 팀 에디터가 ‘요가하는 남자’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들었어요. ‘요가’가 여성이 많이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요가를 좋아하는 한 남성분을 인터뷰하면서 운동에는 성별의 경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했습니다.

<요가하는 남자>

Q. 기억에 남는 취재가 있으신가요?

A. 2016년 4월에 세월호 관련 촬영을 한 게 저는 기억에 남아요. 촬영을 위해 혼자 진도군에 갔어요. 유가족들이 진도군 섬의 높은 곳에서 망원경으로 세월호 인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정부의 발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인양 과정을 24시간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저도 섬 높은 곳에 있는 천막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노숙하며 밤을 같이 지새우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어요. 후에 기사 작성을 마치고 번역도 해서 영국과 미국, 독일 등에 보냈어요. ‘한국에 비극적인 일이 있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라는 내용을 담았어요. 이후 해외 몇몇 신문에 기사가 실렸어요. 안타까운 소식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이 취재가 기억에 남습니다.

 

Q. 영상을 만드시는 직업이라 작업이 끝나면 보람을 느끼실 것 같아요.

A. 네, 촬영하고 편집한 결과물이 잘 나왔을 때 기분이 무척 좋죠. 그리고 저는 영상을 올리고 가끔 댓글을 읽어봐요. 악의성 댓글도 있지만, “이런 채널 너무 좋다. 새로운 시각들을 담은 영상들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칭찬을 해주시는 댓글도 있어요.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제가 만든 창작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셨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반대로 일이 어렵다고 느낄 때도 있나요?

A. 창작물이 영원히 남고, 확산된다는 점이 가끔은 두렵죠. 영상을 내보내기 전에 사실관계 확인을 확실히 해야 돼요. 제가 만들었더라도 콘텐츠는 회사의 이름으로 알려지잖아요. 그리고 영상을 보는 누군가가 불필요한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요. 동성애자를 동성연애자라고 쓰는 언론사가 있어요. 이건 잘못된 표현이에요. 상처를 주는 무신경한 표현인 거죠. 이런 식으로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는 것이 긴장되면서도 참 매력적인 거 같아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사명감이 있으니까요.
* 동성연애자 : 이성연애자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동성연애라는 말이 쓰이는 것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서부터 시작한다.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동성애자’가 올바른 표현이다.

 

Q. 영상 PD 직무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일단 매체와 분야를 정해야 해요. 예를 들어 ‘나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사에서 일하는 영상 PD가 되어야지. 그 중에서도 야구 전문 PD를 해야지.’ 이런 식의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해요. 또한 자신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 생각해요. 노동, 인권, 정치 등 자신이 잘 알거나 평소에 관심을 두는 분야를 갖는 게 중요해요. 저도 채용 진행을 해봤는데, 구체적인 관심사와 목표가 있는 분이 개인적으로 더 끌리더라고요. 외국어 공부도 정말 중요해요. 해외에도 영상 쪽으로 일자리가 아주 많을뿐더러 외국어가 가능하면 해외 매체의 기술과 정보들을 얻기가 수월해져요. 마지막으로, 영상을 많이 봐야죠.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영상을 많이 보면서 영상에 대한 관점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Q. 영상을 만드는 것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직업인 동시에 제 자신이 세상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만든 영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일합니다.

 

Q. 현재 자신에게 1순위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남은 일생을 함께할 일 찾기’입니다. 재직중인 이 회사를 언젠가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유튜브도 생긴 지 10년은 더 됐지만 이렇게 성행하게 된 지는 불과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급속하게 바뀌는 이 세상에서 어떤 분야에 도전해볼지 끊임없이 찾아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저도 진로탐색을 하고 있어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