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여행에 미치다, 그리고 영상에 미치다.

2019-09-06T01:38:04+00:002019. 09. 5.|

영상 크리에이터 양주연님을 만나다

언젠가부터 소셜 미디어에서 감성적이고, 화려하고 입이 떡 벌어지는 여행 영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영상미도 대단했고, 보고 있으면 여행지를 완전히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설레고 행복한 단어 ‘여행’, 여행을 하는 장소의 소리와 경관을 담아낼 수 있는 영상 자체에 나는 매료됐다. 때마침 나에게 ‘여행에미치다’ 영상크리에이터 양주연님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취재, 글 : 김승현(kim25076069@gmail.com)
취재 : 노언정(noh5274@hanmail.net)
이윤아(ly1480@naver.com)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네, 저는 ‘여행에미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이(양주연)입니다. ‘여행에미치다’에서 영상 크리에이터로 일하고 있어요.

 

Q. 여행에미치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선한 여행 문화를 선도하는 여행자들의 커뮤니티예요. 2014년에 여행에 관해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여행에미치다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만들어 졌고, 규모가 커져서 현재 회사까지 생겼어요. 저희는 선한 여행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국내외 관광청 및 기업들과 협업해 여행 영상을 제작해요. 두 달에 한 번씩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자의 밤’ 같은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하고 여행 굿즈(Goods)도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답니다.

'여미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여행에미치다 굿즈

‘여미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여행에미치다 굿즈

Q. 페이스북으로 시작한 페이지가 회사가 되었군요. 그럼 회사의 조직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A. 이미지 팀, 브랜드 팀 그리고 영상 팀이 있어요. 이미지 팀은 SNS에 올라가는 카드 컨텐츠를 제작하고요. 브랜드 팀은 오프라인 행사나 여행 굿즈 제품 기획을 하는 부서예요. 그리고 제가 있는 영상 팀은 영상을 제작 합니다. 기획, 촬영, 편집, 디자인 전부 다 저희가 해요. 관광청 혹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지역을 널리 소개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영상을 제작해요. 기획해서 촬영을 하고, 편집을 거쳐서 영상을 제작한답니다.

 

Q. 영상 크리에이터로 일하시면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우선 회사에 있을 때와 출장을 갔을 때로 나뉘어요.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에 자율 출근을 해요. 이에 맞춰서 오후 6시~8시 사이에 퇴근을 합니다. 어제 같은 경우엔 회사에서 영상 기획과 출장 준비를 했어요. 다음주에 유럽으로 출장을 가야 해서 숙소, 항공권, 유심 등을 준비했어요. 출장을 다녀오면 일주일 내내 카메라에 담아온 영상을 편집하죠. 출장을 갔을 때는 오전에 시작해서 해질 때까지 약 12시간 가량 촬영을 해요.

 

Q. 영상 제작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여행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어요. 대학교에서도 유아교육을 전공 했어요. 영상에 대한 계기가 있다면, 대학 방송국에 지원을 해서 영상PD로 3년 간 일하면서 조금씩 영상 만드는 법을 배운 거예요.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는 방법을 아니까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해외 봉사를 가서 영상 제작 활동을 했고요. 국제기구 인턴를 했었는데 그때도 영상 분야로 일을 했어요. 해보고 싶은 걸 하는데 영상을 만들어 볼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대학을 다니며 ‘대학내일’이라는 잡지사에서 학생에디터를 했었어요. 졸업을 하고 난 후 대학내일에서 영상 제작자를 구하기에 지원을 했고 입사를 했어요. 2년 반 동안 영상을 제작하는 PD로 일을 했는데 직장에 대해 권태를 느껴 이직을 결심했고, 여행에미치다 채용 공고가 떠서 지원을 했어요.

 

Q. 여행에미치다에 지원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A. 저는 원래 PD를 하고 있었기에 이전의 작품들이 포트폴리오가 됐어요. 정리를 해서 준비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공고가 뜨자마자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문항마다 너무 잘 써지더라고요. 질문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영상 업계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기도 하고 영상에 항상 관심이 있어서 그렇게 다가온 것 같아요. 1차 면접을 통과하고 2차 면접에서 영상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가 있어서 열심히 만들어 갔던 기억이 나네요.

여행에미치다 로고

Q. 2차 면접에 어떤 영상을 만들어 가셨나요?

A. 실내 데이트, 국내 여행 등 열 가지 주제 중 하나를 택해서 만들어야 하는 과제였어요. 제가 서대문구 연희동에 살아요. 그래서 ‘현지인이 소개하는 연희동 여행 코스‘라 해서 가상의 남자친구와 함께 다니는 컨셉으로 영상을 만들어 갔어요. 창피해서 다시는 못 봐요.(웃음) 여행에미치다에 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직무에 관해 꼼꼼히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어떤 팀에서 근무하고 싶고, 자신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Q. 영상을 제작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우선 영상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시청자에게 잘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최근에 제가 제작한 ‘문경 핫플레이스 10’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경북 문경시가 아직 젊은 세대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문경시만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매력들을 소개를 하는 영상이었어요. 누군가는 자연의 색감을 담으려 노력하고, 누군가는 구도와 화면전환 등에 신경을 쓰겠지만 이번 영상의 목표는 2030세대를 겨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카페나 맛집 위주로 촬영을 하며 메시지 전달에 힘썼습니다. 다음으로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가 중간에 영상을 끄지 않도록 하려면 영상 속에도 기승전결이 필요해요. 사람들이 영상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분명하게 영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최근에 ‘하퍼스바자(Harper’s Bazaar)’라는 잡지에 에세이를 기고하신 걸 봤어요. ‘여행 그 후’라는 주제로 글을 쓰셨네요. 글의 내용과 배경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우선 “모두가 여행 순간순간에 대해 말하지만 ‘여행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주제로 글을 쓰는 거였어요. 저는 제 삶을 바꿔주었던 오키나와 여행에 대해 적었어요. 오키나와에 있을 때 여행을 하는 감정과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여행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 다니며 살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고 싶어 퇴사를 결심했어요. 여행에미치다로 이직하게 된 과정을 글에 담았어요.

 

양주연님의 에세이 '떠나지 않을 용기'

양주연님의 에세이  ‘떠나지 않을 용기’

 

 

Q. 여행을 업으로 하는 삶의 장점과 단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A. 장점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게 일이다 보니까 일이 질린다고는 느껴지지 않아요. 저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정말 좋은 직업이죠. 비록 출장이지만 여행지에 다녀오면, 여행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줄어들어요. 단점으로는 일상 유지가 힘들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계속 회사와 집에만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배우고 싶은 걸 배우지 못 할 때도 있어요. 요즘 저는 클라이밍을 배우고 싶은데 출장을 가게 되면 일주일 내내 자리를 비우게 되니까 꾸준하게 하기는 어렵더라고요. 또한 연애하기도 힘들고 지인의 경조사에 참석 못할 때 많이 아쉬워요. 몇몇 여행 크리에이터들은 ‘내 여행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해요. 사진과 영상을 찍는 일을 하다 보니까 출장이 아니라 개인 여행을 갔는데도 불구하고 사진을 안 찍으면 불안하고, 카메라에 꼭 담아야 할 것만 같고 그런 느낌을 받으신다고 하더라고요.

 

 

 

Q. 영상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이것’만큼은 미리 준비하거나 갖추어두면 좋은 게 있나요?

A. 일단 영상을 많이 만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유튜브에 영상 튜토리얼을 보면서 공부하거나, 만들어진 여행영상을 따라해보며 찍어봐도 되고요. 저도 그런 식으로 배웠어요. 하나하나 따라 해보면서요. 화면전환, 구도를 어떤 식으로 했는지 분석하고 적용해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점점 늘어요. 저희 팀에도 영상 전공자는 두 분 밖에 없어요. 제 주변만 봐도 취미로 재밌어서, 여자친구를 찍다 보니 영상을 배우신 분도 있어요. 찍고 편집하며 계속 만들다 보면 자기만의 색깔이 생기기도 하고요. 시작이 어렵지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영상을 전공하지 않았어요. 영상을 세 개 정도 만들어보니까 감을 잡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자막이 화면 절반을 채우기도 하고 그랬어요.

오키나와 게스트하우스 VLOG

 오키나와 게스트하우스 스텝 체험 VLOG

Q. 여행에미치다 동료 분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A. 가장 좋은 점은 동기부여가 정말 많이 돼요. 같은 장소에서 찍었지만 색다른 구도로 담아내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부분이 저에게 자극이 돼요. 따라 해보기도 하고. 표현하고 싶은 디자인이 있는데 생각이 잘 안 날 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해요. 그러면서 스스로 성장해가는 게 느껴져요.

 

Q. 영상 크리에이터로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A. 제가 만든 영상을 보고 영상에 나온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을 보면 뿌듯해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나 숨겨진 여행지를 알려드리고,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 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요즘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자주 가고 있어요. 얼마 전에 전남 구례군, 경북 문경시를 다녀왔는데 자연과 조용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이런 곳들을 앞으로도 더 찾아 다니며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Q. 여행지에서의 ‘한 달 살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요즘 들어서 많아진 것 같아요. 해외에서 직접 한 달을 살아보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A. 한 달 살기를 하면 그 도시를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제 2의 고향이 생긴 느낌이에요. 저는 일본 도쿄에서 한 달 살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완전히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다녀오고 나니 제게 가장 애틋하고 그리운 곳이 되었어요. 여행지에 내 집이 있다는 것. 해외에서 살아보는 건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되는 건 확실해요. 꼭 한 번은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한 도시만 깊게 알아가는 과정이 별로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많은 장소를 둘러봐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도쿄에서 한달살기

‘도쿄에서 한달살기’

Q.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토나 신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A.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자’가 제 모토예요. 18살 때 ‘지식채널E’(EBS 시사교양프로그램’)를 만드신 분의 강연을 들었어요. 제가 PD라는 꿈을 갖게 되었던 계기였어요. ‘지식채널e’는 단 1-2분 가량의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화두를 던져요. 짧은 시간 동안 감동을 주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게 쉽지 않지만 그걸 가능케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영상이 주는 이런 매력에 빠져 PD가 되고자 했고, 현재 영상 PD로 일하면서 저의 모토에 맞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