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우리나라 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필수적인 존재, 무역∙해외영업원

2019-12-03T20:00:09+00:002019. 11. 30.|

우리나라 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필수적인 존재, 무역∙해외영업원

글/ 심윤정(yoonjshim@naver.com)
사진/ 라예지(5448625@naver.com)
양정민(yjm6567@naver.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요청으로 회사명, 현직자명을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무역, 혹은 수출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누군가는 탁 트인 바다와 선박을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드라마 <미생>에서 그려지는 현대인의 삶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나라 제품을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매력적인 직업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역 직무에서 일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무역∙해외영업 쪽에서 약 6년간 일해온 현직자 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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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퇴근 후 인터뷰 장소인 카페를 찾아와 주신 현직자님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00회사의 무역팀에 근무하고 있는 서른네 살, 과장 1년 차입니다. 주요 거래처로는 미국, 중동, 대양주(오세아니아, 뉴질랜드) 쪽을 담당하고 있어요. 생산품을 수출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무역∙해외영업 직무 이야기]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해외영업관리’라고 보시면 되는데, 전반적인 일을 담당해요. 바이어를 응대하고, 오더를 주면 받고, 생산 쪽에 넘겨서 생산 진행부터 출고∙대금 관련 업무까지 관여하는 등 거의 다 한다고 보시면 돼요. 해외에 지점이 있으면 관리도 하고, *전시회도 총괄해서 진행하고, 고객이 한국에 오면 응대하기도 해요.
*전시회: 특정 산업의 회사들이 자사의 최신 제품, 서비스, 라이벌의 연구 활동을 보여주고 최근의 경향과 기회를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한 박람회.

Q. 각종 무역서류도 직접 작성하시나요?

A. 서류작업은 업무지원팀에서 하고 저희는 서류를 검토해서 생산 쪽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요. 보통 영업과 병행하죠.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9시에 출근해서 30분 정도 이메일을 봐요. 거의 업무 대부분이 이메일로 진행되기 때문이에요. 팀으로 들어온 메일을 분류하고 아침에 회의로 그날의 업무를 배분하죠. 견적이 들어오면 제가 보내면 되고, 보통은 납기를 많이 해요. 언제 배송되는지에 대한 것이요.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처리하고요.

Q. 하루에 메일을 몇 통 정도 받으시나요?

A. 때에 따라 달라요. 전시회를 갔다 온 뒤에는 하루에 백 통씩 올 때도 있고, 평상시에는 20~30통 정도 오는 것 같아요.

Q. 야근은 많은 편인가요?

A. 업무가 몰릴 때 자체적으로 해요. 전시회를 다녀온 뒤 2주 동안은 야근을 꽤 하는 편이고, 신입 때도 야근을 많이 하는데, 그 외에는 많이 하지는 않아요.

Q. 무역 직무를 희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저는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했는데 전공을 살리기 어려웠어요. 원래 무역 쪽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요.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우리나라와 달리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경험했어요. 수직적인 관계가 싫다 보니까 이쪽 일을 하면 괜찮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시험 기간에 전공 공부 안 하고, 자격증 공부하고, 둘 다 망하고……(웃음)

Q. 직무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가장 괜찮았던 것은 고객들의 마인드예요. 한국에서는 갑을관계가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해외 바이어들은 ‘너희가 없으면 우리도 잘 안 돼’하는 마인드로, 우리를 파트너로 생각해주더라고요. 좀 더 친근하게 대해 주어서 관계 형성에 있어서 한국보다는 편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품 공부도 하면 할수록 재미있었고요.

Q. 입사하고 나서 보니 조직문화가 평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아니요. 저희는 제조업을 하는 회사인데, 회사 특성상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면이 있어요. 바이어는 또 수평적이고 개방적이고요. 그래서 해외 대학교를 졸업한 분들은 적응을 잘 못 하더라고요. 비합리적인 데에 이해를 잘 못 해요.

Q. 회사 제품의 산업 군에 원래 관심이 있으셨나요?

A. 아니요(웃음). 첫 회사에 들어갈 때는 아이템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얻어걸린 거죠. 들어와서 일을 좀 배워야겠다 싶어서 배우다 보니 재미가 들린 것 같아요. 지금 회사가 첫 회사에요.

Q. 직접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해외 출장도 자주 가시나요?

A. 일 년에 전시회는 서너 번 정도 가고, 단독 출장으로는 두세 번 정도 가요. 그러니 일년에 총 6~7번이죠. 많이 가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같은 직무에서 일하는 다른 동료는 일 년에 반 이상 나가 있기도 해요. 말 그대로 ‘현지 발굴’하는 분들은요.

Q. 주로 거래처 국가에 가시는 건가요?

A. 그렇죠. 제품 소개하고, 업무 수행하는 데 있어서 불편한 건 없는지 물어봐요. 그런데 보통 뭔가 이슈가 있어서 찾아가더라고요. 막힌 일이 있는데 이메일로 해결이 안 될 때 찾아가죠.

 

[현직자님의 이야기]

Q. 일하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어려운 일을 해결했을 때요. 생산 쪽을 조율하고 바이어를 설득해서 원하는 결과를 냈을 때랑 전시회에서 고생한 뒤 동료들과 저녁에 맥주 한잔할 때요. 출장 다 끝나고 돌아올 때 홀가분한 느낌이 좋아요.

Q. 반대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상사와 트러블이 있을 때요. 사람 때문에 힘든 건 대부분 다 비슷할 거예요. 일이 힘들면 풀면 되니까요. 저는 비합리적인 분들에게도 비위를 맞추는 편이에요.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술을 마시면서 풀었어요.

Q. 요즘은 입사 후에도 계속 자기계발을 하는 추세인데, 현직자 님은 어떤 자기계발을 하고 있나요?

A. 제 동료들은 어학 준비를 많이 해요. 이직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생활영어나 비즈니스 영어 같은 어학책이요. 요새는 바이어들이 모두 영어를 쓰거든요. 그래도 만약 중국 쪽에서 중계 무역을 하려고 한다면 중국어를 잘하는 게 좋아요.

 

[무역 직무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Q. 무역 직무를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제 전공이 관련성이 떨어지다 보니 자격증으로 보완하려고 노력했어요. 일단 영어는 기본적인 것만 하면 될 것 같고, 제품을 잘 설명할 수 있으면 돼요. 산업 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요. 솔직히 해외영업 쪽으로 막 들어온 사람들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보다 제품을 잘 모르잖아요. 그 회사에 관해 공부해서 면접 때 어필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대부분 입사할 때부터 영어는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Q. 비전공자인데 무역 지식은 어떻게 쌓으셨나요?

A. 무역 지식은 *포워딩 쪽에서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아요. *인코텀즈 같이 서류상에 나타나는 것들이요. 저희는 사실 제품에 대해 더 잘 알면 되고, 업계 용어를 빨리 익히면 돼요. 저도 학생 때 배웠던 무역 지식과 매우 다르다고 느꼈어요. 현장에서 이론이 100이라고 치면 실제로 쓰이는 건 20~30밖에 되지 않을 만큼 많이 쓰이지 않더라고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외웠던 것들은 알면 좋지만 잘 쓰이진 않아요. 그보다는 실무 경험이 중요하니 인턴십을 하는 게 가장 좋지 않나 싶어요. 또 내가 들어갈 회사와 ‘케미’가 잘 맞는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포워딩: 여러 화주의 화물을 모아서 운송을 대행해주는 업체.
*인코텀즈: 국제상업회의소에서 각국의 무역 용어를 조사하여 작성한 무역조건에 대한 국제규칙.

Q. 그럼 입사하기 전에 그 회사가 나와 ‘케미’가 잘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A. 솔직히 잘 알기 힘들지만, 요즘엔 많은 소스가 오픈되어 있잖아요. 잡플래닛 같은 곳이요. 저도 몇 번 들어가 봤는데 욕밖에 없더라고요(웃음). 저는 복불복이라고 생각해요. 그 회사의 아이템이나 브랜드를 보고 희망하게 돼서 입사했는데 막상 들어와서 보면 실망하는 사람도 많이 봐 왔고요.

Q. 국제무역사 등의 자격증이 도움이 될까요?

A. 있으면 좋죠. 관련 전공이면 상관없을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이력서에 한 줄 더 채울 수 있으니까요. 저는 자격증이 네 개 있어요. 국제무역사 1, 2급, 무역영어, 원산지관리사 이렇게요. 면접관 분들도 그 점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영업지원을 희망하는지, 영업을 희망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자격증이 다를 것 같아요. 해외영업이면 산업 군에 대한 이해도 중요해요. 면접 때 ‘앞에 있는 물건을 영어로 세일즈해 보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 순간에 그 물건의 특장점을 잘 말하는 센스가 있는 사람이 유리한 거죠. 기본적인 질문은 솔직히 다 잘 대답하니까 거기서 더 돋보이려면 압박 질문 등에 대답을 잘해야 해요. 압박 질문은 대답을 듣기 위한 게 아니라 얼마나 당황하지 않고 잘 대답하는지를 보는 것 같아요.

Q. 무역이나 해외영업 직무는 어떤 사람들에게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A. 그런 건 없는 것 같지만 굳이 말하자면, 사람들과 교류하는 걸 좋아하고 개방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의외로 꼼꼼한 면도 필요해요. 바이어에게 보내는 전문, 서류 등에 숫자, 규격 하나하나를 잘 확인해야 하잖아요. 꼼꼼하지 못한 사람들은 거기서 실수를 할 때도 있으니까요.

Q. 요즘 너무 취업 문이 좁다 보니 제2외국어도 필수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제2외국어 역시 할 수 있으면 좋아요. 저는 거래처 모두가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준비를 안 했는데요.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영어를 거의 쓰지 않더라고요. 회사 판매처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으면 당연히 중국어를 하는 사람을 선호할 거예요. 그런데 그런 회사가 많아요. 수입이든, 수출이든 중국이 끼지 않는 곳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Q. 무역회사에 취업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A. 무역 직무에도 종합상사, 전문상사, 제조업의 해외수출팀, 포워딩 콘솔 등 여러 분야가 있기때문에 본인의 방향설정이 우선시 되어야 할것 같아요. 그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이나 회사에서의 요구하는 바가 다를수 있기 때문이에요.

Q.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저도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간단하게 조금 말씀드리자면, 종합상사는 드라마 미생에서 나오는 상사맨처럼, 각종 인터내셔날, 네트웍스, 상사 회사로, 많은 수출/수입 팀들로 구성되어 종합적인 아이템 취급하는 회사에요. 전문상사는 어떤 한 분야의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여, 특화한 곳으로 보시면 돼요. 여기에 공장 설비 보유시 제조수출업으로 분류돼요. 포워딩은 각 업체별로 보유한 물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화주로부터 선적건 어레인지 부터 수입통관까지 전과정을 서비스하는 회사에요. 이외 선사, 항공사, 콘솔사 등의 회사도 있어요. 종합상사 같은 경우에는 매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아주 많은 아이템을 취급해요. 아마 현재 대부분의 전문상사나 제조 수출업 회사는 대표들이 종합상사에서 오퍼상으로 일하다가 나와서 회사를 차린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종합상사가 몇 없는 걸로 알아요. 팀에서 아이템을 하나 결정하고 커미션(마진)을 얻는 사람들이죠. 대신 공장이 없어요. 오로지 무역만 하는 것이라 매번 아이템이 달라져요. 또 공급처에 치이고, 바이어한테 치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제 경우에는 제조업을 하는 회사의 무역부 소속이니까 엄밀히 말하면 무역회사 직원은 아니죠. 무역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면 무조건 어학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또 해운 쪽도 있는데, 여기서는 포워딩을 주로 담당해요.

 

Q. 어학이 가장 중요하다면 영어 공부는 따로 어떻게 하셨나요?

A. 저는 학부 시절에 영어 잡지 스터디를 했었어요. 토익이랑 오픽 같은 자격증 공부도 계속 했고요. 토익은 900점 이상을 목표로 잡았어요. 그런데 이런 공부를 다 떠나서, 담당자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담당자와 이야기가 잘 통했다 싶으면 대체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업은 비즈니스의 꽃’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기업에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영업직을 꿈꾸면서 진출 무대를 해외로 설정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현직자 분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