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인터뷰] 국내 최초 어덜트 쇼핑샵 ‘레드컨테이너’ 강현길 대표의 이야기

2020-09-14T21:13:46+00:002020. 09. 15.|

놀러 오세요, 성인들의 놀이터에.”

 

취재, 글 / 박은별 silverstar369@naver.com
보조 / 김수연 yean9412@gmail.com
사진 / 윤현정 hjvtm2769@hanmail.net

 

부끄러움이 유쾌함으로 변하는 곳, 민망함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가 있다? 2017년, 자유의 상징 이태원에 처음 상륙해 편견을 달달한 이야기로 신나게 꾸려나가는 곳이 있다. “성인용품도 일반 사업이에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성인용품에 대한 욕구를 당당하게 밖으로 꺼낸 성인들의 놀이터 ‘레드컨테이너’ 강현길 대표를 만났다.

 

<레드갤러리에서 강현길 대표>

 

[대표 및 회사 소개]

Q. 자기소개와 현재 운영 중인 레드컨테이너에 대해 말해주세요.

A. 1997년부터 성인용품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레드컨테이너 대표 강현길입니다. ‘good, fun, win’이 저희의 비전이에요. 착한 문화, 재미, 상생을 추구합니다. 밝고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개방적인 성인문화를 선도하려고 해요. 단순 어덜트 샵이 아닌 개성 넘치는 상품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있기에, 놀이터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서울 시내 11개 지점을 비롯해 전국에 열다섯 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Q. 레드컨테이너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드셨나요?

A. 이전에 성인용품점은 주로 외진 곳에 있었고 컨테이너에서 운영됐어요. ‘성인용품’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컨테이너였죠. 실제로 그렇게 부르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죠. 성인용품을 많은 사람이 오가는 도심, 번화가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성인용품 산업에 변화가 찾아온 거죠. 그래서 열정의 색깔인 레드와 예전 성인용품점의 은어인 컨테이너를 합쳐서 레드컨테이너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Q. 레드컨테이너의 사업 취지는 무엇인가요?

A. ‘성인용품에 대해서 당당하게 모든 걸 하자’는 주의예요. 뒤에 숨지 않고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해요. 성인용품점을 놀이터나 데이트코스로 여기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십 명의 작가들과 계약을 체결해서 레드갤러리에서 전시도 하고 도서도 판매하며 다양한 문화를 선도하려고 해요. 학교 교과 과정에서 성교육을 받고 20살 이후부터는 성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못 접하잖아요. 성욕은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만큼 중요한 부분이니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니까요. 편하게 이곳에 와서 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많은 사람이 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레드컨테이너 명동 지점 외관 모습

 

[성인용품점 대표로서의 삶]

Q.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이십 년 동안 성인용품 도매업을 하면서 ‘왜 성인용품 산업은 발전할 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이유를 생각해보니 위치가 문제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그 당시 성인용품점들은 외진 곳이나 지하, 불법 노점으로 운영되었거든요. 첫 번째로는 과연 메인 거리에 성인용품 매장이 생겼을 때 성공할 수 있는지 스스로 사업성을 검증하고 싶었었어요. 두 번째는 사람들이 당당하게 물건을 살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일반 매장과 똑같이 말이에요. 그래서 번화가에 일반 매장처럼 성인용품 매장을 열기로 마음먹었죠.

Q.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매장을 오픈할 수 있는 가게를 얻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건물주들의 나이대가 보통 70대인데 성인용품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분이 매우 많았어요. “내 건물에 죽어도 성인용품은 못 들어온다” 그렇게 말하는 분도 있었고, 그 주변 상권에 안 좋은 쪽으로 소문이 돌기도 했고요. 계약하려고 들어가서 업종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성인용품이라고 하면 99%는 가게 자리를 내줄 수 없다고 했었어요.

Q.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안 된다면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건물주를 찾아가 계속 설득했어요. 기존 성인용품점과 다르다고, 어둡지 않다고요. 깔끔하고 세련된 화장품 가게처럼 운영할 거라고 시안도 만들어서 보여주고는 했어요. 건물주들을 만나며 인식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곳에 체인점 오픈을 하려고 가면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20~30%밖에 안 돼요. 그 당시에는 99%였는데 말이에요. 그게 불과 3~4년 전의 일이에요.

Q. 음지의 성인용품 산업을 양지로 꺼낸 시초라고 생각됩니다. 이태원에 첫 매장을 내는 데 도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나요?

A. 메인 상권에 다양한 가게들이 있는데 성인용품점만 없었어요. 사업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테스트를 해야 하잖아요. 옷을 팔려면 동대문에 가야 하고 액세서리를 팔려면 남대문에 가야 해요. ‘그러면 성인용품은 어디를 가야 할까?’ 생각했어요. 2017년 당시 이태원이 가장 핫 플레이스였어요. 외국인, 클럽도 많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하는 곳이어서 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덜한 곳이라고 판단했어요. 성인용품 도매업을 하다 보면 성인용품 사업에 관심 있는 고객분들이 성인용품 산업은 어떠냐고 물어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제가 답변을 못 하겠더라고요. 성인용품점을 메인 거리에 차렸을 때 흑자를 낼 수 있을지 없을지 너무 궁금했어요. 메인 상권에 있을 때 상업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태원에 첫 매장을 차리게 됐어요.

Q.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A.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두고 인식이 바뀌었다는 걸 느낄 때 보람을 느껴요. 과거엔 못 배운 사람이 하는 사업, 불건전한 사업이란 인식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뜻밖의 사람들이 레드컨테이너에 관심을 보이며 연락이 올 때 달라졌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죠. 위키트리와 MOU* 체결을 맺은 것도 그중 하나에요. 그리고 성인용품으로 Tmall*에 전 세계 최초로 레드컨테이너가 들어가 있어요.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면세점에 입점했고요. 이렇게 인정을 받을 때면 이태원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가 생각나요. 손님들이 저에게 이렇게 당당하게 성인용품을 살 수 있는 샵을 차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었거든요. 이렇게 성장한 게 참 뿌듯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거예요.

*MOU : 투자에 관해 합의한 사항을 명시한 문서 (memorandum of understanding)

*Tmall : 중국에서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Taobao에서 분리된 B2C( Business-to- Consumer) 온라인 소매용 웹사이트이다.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및 대만의 소비자에게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현지 중국 및 국제 기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웹 사이트이다.

Q. 성인용품 사업을 시작하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자본이에요. 저는 장사는 딱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자본이랑 마케팅 실력이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마케팅 실력이 있어야 해요. 성인용품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에 해당해요. 어떻게 홍보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사업의 판도가 바뀌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케팅회사나 관련 직종의 도매업체에 들어가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꼭 근무해봤으면 좋겠어요. 경험을 쌓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좋아요. 현장을 잘 알아야 실패 확률이 낮아지죠. 마케팅을 못 하면 금으로 식당을 지어도 무인도에 지은 것과 똑같아요. 방문자가 없으니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사업을 하려면 그만큼 마케팅 실력이 중요해요.

Q.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A. 일반 사업으로 인정을 받았음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규제가 많아서 힘들어요. 성인용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거든요. 청소년 보호법*에서 청소년 유해 물건으로 지정한 성인용품에도 사실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성인용품은 거의 다 안 들어가요. 왜냐면 너무 예전에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이죠. 정확히 어떤 제품이란 사실을 명시해줘야 하는데 아직 부족해요. 중국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시장 크기가 천 배 정도 차이가 나고, 성인용품에 대한 국가지원이 잘 되어 있어요. 백조가 넘는 금액이 왔다 갔다 하고 중국 정부에서 수출기업이라고 지원을 많이 해줘요. 저희 레드컨테이너도 수출기업인데 성인용품이라는 것 때문에 정부 지원을 못 받아요. 대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막혀 있어요. 실제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성인용품에 해당하는 건 10%밖에 안 되는데 말이에요. 우리는 잡화상 같은 곳이에요. 성인용품이란 단어에 얽매이지 않고 합법적인 사업이니 정당한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레드컨테이너 명동 지점의 제품 진열대

 

[레드컨테이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Q. 성인용품 산업에 레드컨테이너가 등장한 이후에 다른 매장도 많이 생겨났는데 레드컨테이너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A. 고퀄리티의 합리적인 가격이 강점이에요. 제품 선정을 정말 까다롭게 해요. 개발도 마찬가지고요. 직원들이 직접 테스트에 들어가요. 우리가 썼을 때 이상 없고, 만족하는 제품을 엄선해서 골라요. 기본이지만 이 기본을 안 지키는 곳이 많아요. 싼 가격에만 맞춰 품질이 안 좋다든지, 안전성에서 인증이 안 된 제품을 판다든지, 불법이나 짝퉁 제품도 많이 소비되고 있거든요. 그리고 고객 서비스 부문도 자신 있어요. 매장 직원들의 고객 응대는 물론이고 제품의 환불, 불량, 반품, A/S도 최선을 다합니다. 또한 성인용품에 한정되지 않고 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사업을 하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봐요. 작가들과 협업해서 매장에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운영하고 있거든요. 레드컨테이너는 단순 매장이 아니라 복합적인 성 문화공간으로써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매장에 있는 고객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다들 즐거워하거든요.

Q. 주 상품 소비층 성별과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인기가 많은 상품은 어떤 상품인가요?

A. 이삼십 대의 커플과 여성 고객의 비중이 높아요. 그리고 육십 대를 넘어가는 분들도 꽤 많이 방문하세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인기가 제일 많은 상품은 화장품류예요. 향수, 샤워젤, 입욕제 등이 주력 상품이고,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소모품인 콘돔과 마사지젤이에요. 섹스토이에서는 여성용 바이브레이터의 판매 비중이 높아요. 이건 저희 매장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을 놓고 봐도 그 비율이 비슷해요.

Q. 월 매출이 어떻게 되나요?

A. 첫 매장을 오픈했을 때 월평균 일억 원 정도 매출액이 나왔어요.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매장이 사람으로 꽉 차서 에어컨을 두세 대 돌려도 찜질방처럼 더울 때가 있었어요. 매장 밖에 줄을 서기도 했었죠. 그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서울 메인 거리인 홍대, 이태원, 명동, 동대문 등에 11개 지점이 있고요. 서울 근교에 4개 총 15개의 매장이 있는데 매장당 월평균 오천만 원씩 매출액이 나와요.

Q. 광고가 막혀 있는 산업으로 알고 있어요. 마케팅 및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A. 매장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마케팅의 기본 전략으로 삼았어요. 레드컨테이너를 이태원에 처음 런칭하고 꾸준히 핫플레이스에 매장을 짓는 이유는 레드컨테이너의 이름 자체를 홍보하기 위해서예요. 성인용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놀이터처럼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레드컨테이너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도서나 향수, 보드게임, 구강청결제 등 다양한 아이템을 더 많이 공급하려고 해요. 또 하나의 마케팅 방법으로는 저희는 성인용품을 홍보하지 않아요. 회사로서 우회하는 것이지만 한국은 규제 자체가 성인용품 자체를 홍보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꾸준히 브랜드를 홍보하고 협찬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학교에 교보재로 물품을 기부하거나 이주민 단체, 소외계층에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도 브랜드를 알리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Q. 규제가 풀린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A. 대중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브랜드 광고를 하고 싶어요. 버스, 지하철 배너 광고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기업들처럼 레드컨테이너를 알리고 싶어요. 웹 사이트에서 성인용품은 광고를 하는 데 규제가 있어요. 또 SNS 비즈니스 회원 자격으로 활동도 할 수 없어요. 요즘은 관공서도 MSM 문자보다는 SNS 알림으로 모든 정보를 전달하잖아요. 저희는 그 SNS 비즈 회원 가입이 안 돼요. 규정이 그래요. 그래서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워요. 요즘 문자 메시지는 대부분 안 본다고 하더라고요. 결제, 출고, 이벤트 알림 등이 모두 SNS로 가는데 저희는 그걸 보내줄 수가 없어요. 그러면 결국 기업의 서비스 질이 계속 뒤떨어지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정확한 가이드가 나와야 한다고 봐요.

Q. ‘질 좋은 관계 연구소라는 성 고민 게시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운영되고 있는 건가요?

A. 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해결법을 고민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현재 저희 게시판에 있는 박소영 성담사님뿐만 아니라 비뇨기과나 다른 분야의 의료진과도 협업해서 상담 영역을 넓혀 나가려고 해요.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내용에는 디테일한 정보가 없어요. 저희 게시판에 고민 상담하는 내용은 다 성관계 문제와 관련되어 있어요. 성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하지만, 어디에서도 묻기 힘들었던 부분에 관해 우리가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Q. 확장한 사업 분야 중 란제리 브랜드 레드스타일이 흥미로워요. 우리나라에선 낯선 남성용 란제리도 있더라고요. 레드스타일이 나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이제는 멀티숍이 대세예요. 단일 매장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 이유는 신사동에 레드컨테이너를 창업하러 갔는데 문을 많이 닫은 게 속옷 가게였어요. 그걸 보고 속옷도 멀티매장으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섹시한 속옷은 중국산이 많아요. 저희도 처음엔 중국산으로 다양한 속옷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다 결정적으로 신세계에서 명품 화장품들을 모은 시코르*가 흥행한 것을 보고 명품 속옷들을 모아서 판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젊은 사람들은 속옷에 관심이 많고 여성 못지않게 남자들도 속옷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은 여성 속옷보다 남성 속옷 종류가 적지만 유럽엔 다양하게 있거든요. 이러한 계기들로 전 세계의 섹시한 남녀 명품 속옷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멀티매장으로 레드스타일이 나오게 됐어요.

*시코르 :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 숍

Q. 매장에서 직원들의 열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직원을 뽑을 때 어떤 것을 주로 보나요?

A.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많이 봐요. 그리고 레드컨테이너 직원 채용 공고를 올리면 일반인들은 신청 자체를 거의 안 해요. 성인용품에 관심이 있거나 확고한 의지가 있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열정적인 에너지가 다 느껴져요. 지원한 자체가 큰 용기이고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함께 오래 하며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중점적으로 봐요.

 

레드갤러리의 작품들

 

[앞으로의 방향과 청년들을 위한 조언]

Q. 성인용품 산업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나요?

A. 현재 제가 판단하기엔 아직 시장 규모가 너무 미미해요. 사업을 할 수 없는 정도로 작다고 봐서, 아직 성장하는 중이라 생각해요. 영국은 국민의 70%가 성인용품을 쓴다고 해요. 유럽 쪽도 기본적으로 조 단위의 금액으로 시장이 움직여요. 중국과 일본도 산업 규모가 말도 못 하게 크죠.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 성인용품 시장은 너무 작아요. 큰 기업이 들어와야 성인용품이 산업이 커지거든요. 이게 다 규제랑 관련이 있을 거라고 봐요. 과거엔 콘돔, 마사지젤, 세정제 등도 의약품으로 분류되었던 터라 약국 외에는 판매 자체가 불법이었어요. 지금은 규제가 많이 바뀌어서 일반의약품과 화장품으로 분류되어 있죠. 이제 막 법이 바뀌고 있는 터라 아직도 법체계가 잘 안 잡혀 있어요.

Q. 앞으로 목표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A. 최종 목표는 플레이보이, 허슬러처럼 성인용품으로 시작했지만, 옷, 액세서리, 향수, 속옷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하나의 브랜드로서 인정받는 멀티숍으로 레드컨테이너를 키우고 싶어요. 5년 이내 목표는 서울에 성 박물관을 짓는 거예요. 지금까지 작가들과 레드갤러리로 전시 협업을 많이 했던 것도 그 이유예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경주에 성 박물관이 있어요. 서울에는 없죠.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야지만 방문할 수 있어요. 접근성에 측면에서 볼 때 아쉽죠.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명동이나 홍대, 이태원 같은 핫 플레이스에 성 박물관을 짓고 싶어요. 예술가들과 협업해서 다양한 작품과 볼거리를 전시해서 놀 거리도 많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레드컨테이너만의 한국적인 성문화 공간을 만들 겁니다.

Q. 성인용품 업계에 관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A. 성인용품도 일반 사업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성인용품이란 용어보단 데이트 용품이라고 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데이트, 나와의 데이트를 위한 제품이잖아요. 우리는 항상 손님들한테 보조용품이라는 표현을 써요. 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인 거죠. 실제로 성 불감증 등에 대해 병원에서 처방을 내려주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제품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사용해보라는 거죠. 장애인 분들이 관계를 맺을 때도 보조용품이 큰 도움을 주거든요. 모든 성인용품이 가학적이고 단순 쾌락을 위해서 존재하는 건 아니에요. 그건 옳지 않아요. 저희는 그래서 여성들이 봤을 때 불편한 제품, 윤리에 맞지 않는 제품은 안 팔아요. 성인용품에 대해 다들 열린 마음으로 봤으면 좋겠어요.

Q.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한국 사람은 유독 남의 눈치를 많이 보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고, 진로 면에서도 나의 마음속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기도 하잖아요. 요즘 직원 면접을 보러오는 분들은 정말 당당해요. 자신감 있게 행동하더라고요. 모든 청년이 그렇게 자신 있게,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분명 세상이 많이 바뀔 테고, 본인이 도전하는 분야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자신감을 잃지 마세요. 분명 자기만의 길을 찾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