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세상을 바꾸는 콘텐츠, 출판 편집 및 마케팅 담당자를 만나다.

2019-11-15T13:58:03+00:002019. 11. 15.|

출판 편집과 마케팅을 모두 경험한 현직자의 생생한 이야기.

취재, 글/ 이예슬(dkqkxk424@naver.com)
공동취재/ 신성은(godandruby@naver.com)
*본 인터뷰는 현직자의 요청으로 이름과 회사 명은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러한 생각으로 출판계에 뛰어든 현직자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를 하며 자신의 책과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출판계의 여러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인터뷰에 주목해보자.

< 현직자 김OO 님과의 인터뷰 사진 >

 

[현직자 소개]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업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출판사에서 현재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김OO입니다. 이전에 마케팅 부서에 1년 정도 근무하다가, 편집 부서로 옮긴 지 네 달 정도 되었어요. 양쪽 업무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만 갖고 있는 상태인데, 두 업무를 다 경험한 입장에서의 이야기들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쉽게 말하면 마케팅은 ‘책을 독자에게 파는 일이’고, 편집은 ‘책을 만드는 일’이에요.

 

Q. 출판 편집자가 된 동기가 있는지, 원래부터 출판 관련 일을 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해요.

A. 처음부터 출판계에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원래는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었어요. 지인이 독립 출판으로 책을 냈는데, 간단한 편집과 콘셉트 기획을 도와줬어요. 그 과정에서 출판에 관심이 생겼어요. 또, 친구들의 자기소개서 첨삭을 해주면서 더욱 편집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됐죠. 그래서 출판 편집자로 여러 출판사에 지원했었어요. 지금 들어온 출판사는 당시 마케팅 부서에 자리가 있어서, 이후에 편집 부서로 전향하는 것으로 얘기하고 입사했어요.

 

[출판 마케팅]

Q. 출판 마케팅 부서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A.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책을 파는 일이에요. 하지만 출판사가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책을 파는 것은 아니고, 서점에 책을 팔고 서점이 독자에게 책을 하는 것이에요. ‘서점’이라는 유통 단계가 하나 더 있는 것이죠. 출판사마다 다르긴 한데 저희 출판사에서는 마케팅 부서와 영업 부서가 분리되어있고, 저는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했었어요.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영업 부서는 서점을, 마케팅 부서는 좀 더 추상적인 책 판매를 담당해요. 예를 들어 SNS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이것이 독자에게 책을 직접 쥐여주는 책 판매는 아니죠. 마케팅 업무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독자가 있을만한 곳에 찾아가 책을 홍보하는 일이에요.

 

Q. SNS를 통해 책을 홍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효과적인 마케팅 홍보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잠재적 고객이 어떤 SNS로 이동하는지 알고 찾아가는 것이 중요해요. 몇 년 전까지는 ‘#북스타그램’같이 인스타그램 안에서 책을 읽고 리뷰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많았다면, 요즘엔 유튜브로 다 넘어간 추세예요. 그래서 출판사들도 5-6년 전에는 블로그, 2-3년 전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홍보를 했다면, 지금은 유튜브로 홍보를 많이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책 끝을 접다’와 같은 도서 마케팅 채널들도 예전에는 카드 뉴스로 홍보를 했다면, 요즘은 유튜브 영상을 많이 노출시키고 있어요. 또, 출판사들도 다들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있는 추세예요.

콘텐츠 기획에 대해 얘기하자면, 도서 마케팅을 위해서는 해당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기본이에요. 내가 홍보할 책이 어떤 포인트에서 재밌는지 알아야,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케터들은 자신이 맡는 책을 잘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마케터에게 필요한 자질 중에는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것에 대해 동의하시나요? 그렇다면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시장에 대한 통찰력은 다시 말하면 ‘독자에 대한 통찰력’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엔 책의 타깃층이 더 세분화 됐기 때문에, 그 타깃층이 어디에 모여 있는지 찾는 ‘독자 분석’이 가장 중요해요. 해당 책은 어떤 독자가 읽으면 좋아할지를 먼저 파악하고, 독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죠. 독자들이 모인 곳을 잘 찾으면 마케팅 방법은 다양해질 수 있어요.

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기획했는지 참고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출판계 안에서도 마케팅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특히 마케팅을 잘해서 판매량이 갑자기 늘어난 책들은 그 책의 내용이 바뀌진 않았을 것이고 누군가가 그 책을 좋은 매체에서 홍보했다는 뜻이잖아요. 그 책을 어떻게 마케팅 했는지 성공사례를 보는 것이 마케터들에게 큰 도움이 돼요.

 

Q. 이외에도, 마케터가 가져야할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마케터에게는 ‘기획력’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영화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보러가는 것처럼, 내가 만드는 홍보물을 보고 사람들이 책을 읽고 싶어 하도록 해야 해요. 그러려면 책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내용을 뽑아 다시 재구성해야 하는 과정을 거치죠.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획력이나 글 쓰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또, 마케터는 ‘체력’이 좋아야 해요. 마케터가 하는 업무가 매우 많아서, 일을 하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마케팅이 트렌드에 빨리 반응해야 하는 업무이기도 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세세하게 많아요. 그래서 10-20분 단위로 일을 쪼개서 해야 하기도 하고, 담당해야 하는 책도 계속 쏟아져 나와서 벅찰 때가 많았거든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체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Q.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이 책은 내가 참 마케팅을 잘 했다!’라고 생각하는 일이 있나요?

A. 기획하고 나서 뿌듯함을 느꼈던 마케팅은, 어린이 도서 마케팅이었어요. 어린이 책 홍보의 1순위는 항상 유튜브예요. 아이들이 유튜브를 보다가 재밌어 보이는 책을 발견하면, 부모님에게 책을 사달라고 하죠.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마케팅을 처음으로 진행했던 책은, 어린이 책 중에서도 판타지 동화책이었어요. 그 책의 ‘북 트레일러’ 영상을 기획했었는데, 아이들이 얼핏 보면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생각할 정도로 퀄리티 있게 제작했었어요. 책 그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물론 한계는 있었지만, 영상 제작을 위해 캐릭터에 걸맞는 배우들을 섭외해서 더빙을 진행하기도 했죠. 영상에 대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제 스스로 만족감이 들었던 기획이에요.

 

Q. 출판 마케팅을 하면서, 책을 홍보하고 그것을 책 판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데에는 여러 고충이 따를 것 같아요.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판매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출판사는 책을 독자에게 직접 판매하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출판사는 서점에 책을 판매하는 구조이다 보니, 누가 이 책을 구매했는지 알 수 없어요. 고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을 수 없고, 구매자의 구매 경로도 알기 힘들죠. 그래서 어떤 마케팅을 했을 때, 판매 부수가 전 주에 비해 늘었다면, 마케팅 효과를 어림짐작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를 알 수는 없어요. 독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어느 정도라도 쌓이면 다음 마케팅을 할 때에 훨씬 수월할 텐데, 이런 구조상의 고충이 있죠. 판매부수를 통해 유추를 하거나 좀 더 연차가 쌓여 감이 생겨야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출판 편집]

Q. 마케팅에서 편집으로 업무를 전향하셨을 때,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A. 사실 마케팅과 편집이 업무가 다르니까 전향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처음에 업무를 배워 놓는 것이 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꽤 도움이 돼요. 아직 어떤 결과로 증명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책을 기획할 때 마케팅의 관점으로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책을 만들고 나서 어떻게 팔지 고민하기보다는, 책을 만들 때부터 잘 팔리는 요소를 하나씩 생각해 보는 거죠. 그런데 이런 관점이 무조건 잘 팔리는 책만 만들려 할 수도 있으니,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두 직무를 다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Q. 편집자라고 하면 글을 다듬는 일만 보통 생각하기 쉬운데, 구체적으로 편집자는 어떤 업무들을 담당하나요?

A. 편집자는 ‘책의 PD’라고 생각해요. 편집자는 단순히 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편집자의 손을 거쳐요. 편집자는 어떤 콘셉트의 책을 만들지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출판사로 투고한 원고를 출간하기도 했고 지금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최근에는 ‘기획출판’이 늘어난 추세에요. 해당 책에 대한 기획안을 쓰면, 책의 콘셉트에 맞는 저자를 선정해요. 책과 잘 맞는 저자를 찾으면 이전에 쓴 책이나 글이 있는지 살펴보는 사전조사의 과정을 거쳐요. 저자를 섭외하고 계약하면 저자가 기획안을 바탕으로 글을 써주죠. 원고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편집자는 디자이너를 섭외하고 마케팅 부서와 논의해요. 이렇게 편집자는 책의 기획부터 섭외, 마케팅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아 진행해요.

 

Q. 편집자는 책을 어떻게 담당하게 되나요? 또, 선호하는 책 분야가 있나요?

A. 상황에 따라 달라요. 원하는 책을 기획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죠. 책을 담당하는 것에 있어서 딱히 책을 가리는 편은 아닌데, 현재는 인문 서적을 만드는 팀에 있다보니 주로 그 분야 책 위주로 만들어요. 사실 팀에 오기 전까지 저는 인문 서적을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책을 만들면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적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평소에 책을 읽을 때는 제가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아직 고민 중이기 때문에, 최대한 가리지 않고 읽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Q. 출판 편집자가 갖춰야할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편집자가 가져야하는 소양은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것이에요. 이전에 출판 수업을 들었을 때 강연자 분께서 “편집자는 자신이 만드는 책의 권수보다 읽는 책의 권수가 더 많아야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분의 말씀대로 책을 많이 읽어야,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자신만의 기준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 기준이 아직 저에게는 확립되지 않은 것 같지만, 책과 글을 많이 읽으면 저에게도 그 기준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소양이 있는데, 바로 ‘기획력’이에요. 누군가가 저에게 좋은 완성된 원고를 가져다주지 않는 이상, 제가 좋은 기획을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그 기획력이 아직 부족한 것 같아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Q. 앞으로 어떤 편집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A. 제가 처음에 편집자, 넓게는 콘텐츠 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였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공간과 시간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책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특히 책은 ‘종이’를 사용한 물성이 있는 콘텐츠이다 보니, 제가 만드는 책이 아까운 종이가 되지 않도록, 사회에서 의미 있는 종이로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출판사 입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Q. 출판사 입사 과정을 자세히 듣고 싶어요.

A. 출판사에 입사하려고 마음을 먹고 보니, 어떤 경로로 출판사에 입사하는지 정보를 찾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저는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낸 출판사의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그 회사 홈페이지의 이메일 주소 하나라도 발견하면 다 지원서를 보냈어요. 채용공고가 올라와있지 않은 회사라도,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만들어서 50군데가 넘는 출판사에 지원서를 보냈던 것 같아요. 출판사는 대기업이 많지 않다보니 공개적으로 사람을 뽑는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지인의 소개로 채용하거나 교육과정을 통해 채용하는 경우가 많죠. 저는 ‘이 곳에도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가고 싶은 회사에는 다 지원을 했었어요. 그 중에는 저를 당장 뽑지는 않았지만, 조언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어요.

 

Q. 출판사 입사를 위한 경로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A. 출판사에 입사할 수 있는 경로를 말씀 드리면, ‘SBI’라는 서울북인스티튜트(서울출판예비학교) 기관이 있어요. 이 기관은 출판인을 양성하는 교육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실제로 회사 분들 중에서는 ‘SBI’에서 편집자/마케팅 과정을 수료하고 별도의 채용 과정을 거쳐 들오신 분들도 있어요. 교육 경로 중에는 이것이 가장 대표적이고, 한겨레에서도 출판 관련 교육을 해주기도 해요.

또, ‘북 에디터’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출판인들이 관련 소식을 공유하는 사이트에요. 출판사들이 외부로는 채용공고를 내지 않아도 그 사이트에는 공고를 올릴 때가 있어요. 경력직 분들도 그 사이트를 많이 참고하기도 하니, ‘북 에디터’ 사이트에 들어가보는 것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출판계에 입사하고,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출판계에 들어와서 가장 만족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이에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누가 아이디어를 뺏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등의 모습은 많이 보지 못했어요. 다들 서로 배려하려고 하고 섬세하셔서 오히려 제가 반성하기도 해요. 교정·교열을 볼 때도 한 글자 한 글자 저자의 원고를 고치는 것에 있어서 끊임없는 고민을 하면서 책을 만드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들이 대부분 따뜻해서, 서로 돕고 배려하는 업무 분위기에 크게 만족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출판 마케터, 편집자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A. 이 직업을 꿈꾸는 분들께 ‘어디든 다 도전해보라’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을 때 안 되더라도 질러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많이 도전해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제 방법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처럼 많은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출판 업계가 임금이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보다도 책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 출판계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자신이 그 일이 정말 하고 싶다면 후회하기 전에 도전해보길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