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N개의 시선으로 담아낸 N개의 특별한 세상, PROJECT LOOK 사진 작가를 만나다.

2019-11-20T16:46:57+00:002019. 11. 20.|

“당신은 무슨 색입니까?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나만의 사진을 찍어 보세요!”

취재, 글/한서원(hsw06666@naver.com)
취재,사진/정다예(t15zzang@naver.com)

사진으로 본인을 표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발달 장애인 아이들 사진 교육을 시작으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PROJECT LOOK 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른쪽:  PROJECT LOOK 대표 김시현 님, 왼쪽: 임채혁 님>

#현직자 및 직무 소개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임채혁(이하 임): 안녕하세요 저는 직원으로 근무 중인 사진작가 임채혁입니다.

김시현(이하 김): 안녕하세요 저는 PROJECT LOOK 스튜디오 대표 김시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원래 개인 작업을 하면서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에요. 사진 모임에서 인연이 되어 PROJECT LOOK 팀을 구성하게 되었죠.

Q. 스튜디오 이름 PROJECT LOOK은 무슨 의미인가요?

A. 김: SEE는 그냥 단순히 눈으로 보는 건데 LOOK은 의도를 가지고 바라보는 것을 의미해요.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진에 진심으로 내 마음이 담긴다고 생각하면서 바라본다는 의미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김: 사진 촬영과 사진 교육을 주로 합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그 사진이 주는 에너지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 순간 “아이들이 가진 좋은 에너지를 계속 지켜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진 교육을 시작하게 됐죠. 사진 교육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러던 중 발달 장애인 아이들과도 만나게 됐어요. 저희가 예비 사회적 기업이라서 발달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 계층의 사진 촬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기관이나 단체에서 어떻게 하면 사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도 교육하고요.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들과 사진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죠.

Q. 현재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A. 임: 사진 관련 공부는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원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촬영해보고 경험해보고 조금씩 발전하는 거죠. 저희 모두 사진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사진 찍는 게 너무 좋아서 시작하게 됐고 그렇게 지금까지 오게 됐죠.

Q. 전공과 다른 길을 간다는 점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A. 김: 원래 하던 것을 안 하고 사진작가를 하기까지 부모님이 많은 반대를 하셨어요. 현대 사회에서 사진작가가 전도유망한 직업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용기 내어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굳이 전공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좋아한다면 누구나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임: 결국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게 되거든요. 늦은 나이에 방향을 바꿔서 전업하시는 분들도 많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저는 본인의 전공과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2가지가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비전공자로서 사진 전문적인 스킬 부분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임: 어차피 누구나 처음에는 다 모르잖아요. 요즘은 책, 유튜브 등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많고, 본인의 역량에 따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본인의 기술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 PROJECT LOOK 팀의 비전과 활동

Q. 회사 슬로건이 “BURST YOUR COLORS”인데 무슨 의미인가요?

A. 김: 저희는 개인의 고유한 시선을 존중하거든요. 모두 다 자기만의 색깔이 있고 개성이 있잖아요. 그런데 사회가 정해 놓은 어떤 가치를 좇다 보면 본인을 등한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동안, 사진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내가 뒤로 미뤄놨던 나를 돌아보고 나의 색을 찾자는 의미입니다.

Q. PROJECT LOOK 팀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김: 저희가 만나는 한 분 한 분이 이곳에 와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렇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이렇게 본인에 대해 더 알아가고 즐거운 기분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사진 놀이터 같은 공간이 되고 싶어요.

Q. 가장 인상 깊은 촬영은 언제인가요?

A. 임: 발달 장애인 아이들을 처음 찍었을 때요. 그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주는 에너지가 정말 엄청나거든요.

김: 그리고 장수 사진관에서 어르신들에게 화관을 씌워드리고 꽃을 드리는데 “이런 걸 뭘 해~” 하면서 되게 좋아하시거든요. 어린아이처럼 웃으실 때가 기억에 남아요.

Q. 일하면서 가장 보람되거나 기쁜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임: 내가 찍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 결과물이 잘 나왔을 때요. 그리고 발달 장애인 아이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을 때요. 그럴 때 정말 사진 찍을 맛이 나고 희열감을 느껴요.

Q. 일할 때 말고는 주로 어떤 사진을 찍으세요?

A. 김: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고 조금은 소외된 것 같은 사람과 풍경 사진을 찍어요.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지 않지만, 조금은 소외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자리에서 당당한 모습들. 너무 멋있지 않나요?

Q. 일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임: 오랜 시간 집중해서 하나의 사진을 찍을 때 힘든 것 같아요. 회사원들도 일이 많으면 야근하잖아요? 사진작가도 똑같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죠. 저는 진심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힘듦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사진작가로서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풀려고 출사를 나가기도 하거든요. 진심으로 사진을 좋아하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사무실에서 찍는 것과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찍는 것은 또 다르거든요.

김: 저는 홍보와 마케팅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초기에는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니까 자연스레 극복되더라고요.

Q. 발달 장애인 사진 촬영, 장수 사진관 등 사회적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김: 처음에는 발달 장애인 아이들 사진 교육으로 시작을 했어요. 이 사진 교육 시간에 아이들에게 사진기를 잘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주진 않아요. 그냥 자유롭게 몇 달 동안 꾸준히 사진을 찍게 하거든요. 몇 개월 뒤에 수백 장의 사진을 보면 사진에서 그 아이만의 성향이 보여요. 사진을 통해 아이를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죠. 그 점이 매력적이어서 사진을 전시하는 활동을 꾸준히 했어요. 그러다 하루는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의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불쾌한 경험을 많이 했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때 ‘아이들이 이쪽으로 도움이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했죠. 처음부터 작정하고 이런 활동을 해야지 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교육을 하다가 발달 장애인 아이들을 만나게 됐고 그게 인연이 되어 여기까지 왔네요.

임: 장수 사진관은 어르신들의 영정 사진 개념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의미에서 활짝 웃는 사진을 찍어드리는 활동이에요. 영정 사진이 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냥 방 안에 걸어두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장수 사진관 활동>

<발달 장애인 아이들 사진 찍기 활동>

Q. 기획 아이디어는 어디서, 어떻게 얻으시나요?

A. 김: 처음에는 ‘발달 장애인 아이들이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심지어 몇 달 동안 수업하면서 1번도 웃은 적이 없던 아이가 사진 찍는 날 처음으로 웃는 걸 봤어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일을 계속하다 보면 순간순간 그런 아이디어들이 생각나요.

Q. 개인 프로필 촬영 전 진행되는 일대일 맞춤 상담과 이미지 컨설팅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A. 김: 스튜디오에 오자마자 사진을 찍으면 표정과 포즈가 자연스럽지 않고 사진에 진짜 본인이 안 나와요. 그래서 촬영 전 같이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죠. 고객이 스튜디오와 사진작가에게 익숙해지도록 하고, 저희도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거예요. 말할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표정을 보며 이런 표정을 찍어드려야겠다 하는 거죠. 저희 스튜디오에는 따로 만들어진 표정이나 포즈가 없어요. 예기치 않은, 정말 나다운 자연스러움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일단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어요. 그러면서 중간 중간 나오는 그분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고 하죠.

<스튜디오 내부 사진>

Q. 인도 여행 여정을 담은 사진을 책으로 낸 『카메라 들고 떠나는 인도 여행』이라는 책을 인상 깊게 봤는데 우리나라 아이들과 인도 아이들의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다른가요?

A. 김: 인도 아이들은 아무래도 카메라를 접해보지 않은, 이미지에 노출이 안 된 경우가 많고요. 훨씬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죠. 요즘에는 유치원생만 되어도 내가 어떻게 하면 칭찬받는지를 알거든요. 그래서 사진 찍을 때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인도 아이들은 정말 작가들이 봐도 깜짝 놀랄 정도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좋은 사진을 찍어요.

 

#사진 작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Q. 사진작가는 어떤 성향,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잘 맞을까요?

A. 임: 우선 사진 찍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요. 사진에도 분야가 다양하거든요. 예를 들어 인물 사진이면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사람, 상품 사진이면 디자인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 등 사진작가마다 그 특성이 다르죠. 다양한 사진을 찍어보고 경험하면서 본인과 맞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김: 관찰력이 좋고, 물체에 포커스를 맞추면서도 주변을 살피는 능력 또한 중요하죠. 그리고 사진 매체 특성상 찍는 것부터 마무리까지 혼자 작업할 수 있거든요. 굳이 협업을 안 해도 되는 일이니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신 분들도 잘 맞을 것 같아요. 일단 두루두루 많은 사진을 찍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세요! 시도조차 안 하면 나하고 맞는 게 뭔지 아예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