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 탈핵팀_이연규 간사

2017-01-06T22:08:06+00:002015. 10. 20.|

 

목소리 잃은 생명을 위해 일하는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 탈핵팀이연규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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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고나현 (nahyun921124@gmail.com)

‘나 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해!’ 이 인터뷰의 계기가 된 한 마디다. 새로운 길에 들어선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대화의 장이 열렸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지구와 인간의 탐욕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생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사람들, 바로 환경운동가이다. 많은 청년들이 자본이라는 가치를 바라보며 대기업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을 때, 그녀가 환경운동연합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사람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그녀가 있는 서촌 사무실로 향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고 있는 이연규 간사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환경운동연합에서 원전특별위원회 탈핵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연규 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서울혁신일자리를 통해서 채용되었어요. 환경운동연합은 환경 파괴를 막는 환경 보호 단체예요. 환경을 파괴하는 일에 제동을 거는 일을 해요. 대표적으로 하는 사업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승인 반대 운동, 원전 폐기, 정부 환경 정책 모니터링 등이 있어요.

  Q. 탈핵팀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보통 팀하고는 다르게 일상 업무가 없는 편이에요. 탈핵 관련 일이 터지면 바빠져요. 예를 들어, 고리원전 폐쇄 문제로 일이 터지면 지방에서 주민들이 올라오세요. 그러면 기자회견하고, 집회를 열죠. 그렇게 일이 터지면 보도자료, 성명서, 논평을 쓰는 일을 해요. 그리고 탈핵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일을 해요. 서울에만 80개가 넘는 탈핵 관련 단체들이 있어요. 지금 저희 팀이 사무국이라서 회의를 열고, 연락 돌리고, 만날 날짜를 잡아요. 저희 팀은 처장, 팀장, 간사 2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일은 처장, 팀장님 주도로 이루어지고 저와 간사님은 보조하는 역할을 해요.

  Q. 서울혁신일자리 채용 공고에 올라오는 사업장이 여러 곳인데, 그 중에 환경운동연합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하셨나요?

서울혁신일자리 채용 공고가 올라왔을 때 그 중에 제가 지원하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고용승계가 확실히 보장 되는 곳이 이 곳이더라고요. 지원하고 면접을 볼 때도 “큰 시민단체라 비정규직을 나서서 만들지 말아야겠다” 는 생각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이런 태도를 가진 단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또 사무실이 서촌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서촌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높은 빌딩이 없고 골목골목 오래된 가옥이 많아 고즈넉한 느낌이 있고 맛집도 많아요. 게다가 조용하고요. 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전경.

▶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전경.

 

“환경 운동가 혹은 활동가라고 불립니다. “

 

 Q.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환경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환경 운동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막상 해보니 괴리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요. 모집요강에는 ‘시민과 함께’ 이런 것들이 쓰여 있는데 오히려 경찰과 함께하는 일이 많아요. 제가 운동을 했던 사람이고, 관심이 있었다면 수월했을 텐데 그랬던 사람이 아니니까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기자회견, 집회, 시위를 주로 하고, 현안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죠.  

 Q.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뛰어드셨는데, 특별히 배우는 점은 무엇인가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쉽게 환경이 오염되는구나, 내가 여기까지는 지킬 수 있겠다” 하는 선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이 곳을 모르고, 환경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때조차 ‘이 분들은 이렇게 노력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마움을 느껴요. 이 쪽 일이 매우 박봉인데도 밤낮, 주말 없이 일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걸 느끼죠. 전에는 ‘환경단체 반발’ 이라는 기사가 뜨면 그 의미를 잘 몰랐어요. 이 일을 하면서 이 짤막한 기사에 한 사람의 다할 수 없는 소망, 노력, 좌절, 눈물 그리고 시간이 들어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기에 바쁘잖아요. 그런데 환경운동가들이 직접적으로 행동하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거죠.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Q. 취업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토익 보고, 대외활동도 하고 일반 대학생들이 준비하는 만큼 했어요. 이 전에는 아름다운가게 나눔교육팀에서 1년 동안 인턴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여기에 들어올 때는 스펙보다는 제가 어떤 사람인가가 더 중요했어요.

 Q. 아름다운가게 나눔교육팀과 환경운동연합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나눔교육팀에서는 아이들을 만나고, 교안을 짜고, 단기적인 논의를 많이 했어요. 아기자기했죠. 여기는 모든지 논의를 하는데 오래 걸려요. 아무래도 목표가 일반 기업은 얼마, 몇 명 이렇게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목표가 깨끗한 지구, 환경과 같은 거대 담론이에요. 그래서 장기적인 사업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신중해지죠. 이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하니까요. 그리고 관계도 달라요. 여기 분들은 대학 때부터 같이 환경운동을 해온 분들이라 서로 선후배 관계예요. 저는 쭉 해오던 사람이 아니라 이 부분은 적응하기 힘들더라고요.

 Q. 활동가로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힘든 일이 있었다면? 또 반면에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힘들었던 일이 최근 일이라 바로 떠오르네요. 저희 단체는 팀이 나눠져 있어도 현안이 터지면 다른 팀들도 같이 집중을 해요. 최근에 강원도 양양군에서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케이블카 설치 승인을 막기 위해 갑자기 팀이 꾸려졌어요. 모여서 광화문에서 2주 동안 농성을 하게 됐어요. 광화문에서 먹고, 자고, 출근하고, 퇴근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여론화가 안되더라고요, 물어봐도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고요. 결국 환경부 심의회에서 통과해서 승인이 났어요. 그 때 참 힘들었어요. 그 순간 패배감을 느꼈어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느낌 있잖아요. 앞으로 이기는 일보단 지는 일이 많을텐데, 이걸 어떻게 견딜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보람을 느꼈을 때는 설악산 케이블카 승인 반대 팀에서 급하게 일이 돌아갈 때예요. 주도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서 ‘내가 일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팀 안에서 제 역할을 찾을 수 있어서 보람찼어요.  

 Q. 환경운동가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저도 환경운동가 하면 막연히 감정이 앞서거나 과격할 것이라고 오해한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치열하고, 논리적이었어요. 시민단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토론회 때 활동가 분들이 말하기 시작하면 이길 수가 없어요. 공부도 많이 하시고 정말 똑똑하시거든요.  

 Q. 이 일을 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밖에서 보는 것과 들어와서 일하는 것 사이에 다른 점들이 존재해요. 그 간극을 고민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열정과 희생정신만으로는 힘들어요. 돈을 버는 것에 비해 일도 많아요. 그리고 누구보다 나쁜 일을 먼저 보는 직업일 수도 있어요. 경찰과 대치해야할 때도 많으니까요. 현안이 터지면 주말도 없어요. 야근도 많고요. 사람 사는 데가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박봉이어도 좋은 일하면서 사는 것,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것에 삶의 방점을 찍은 분이라면 이 일이 정말 잘 맞을거예요. 또 기사나 홈페이지에서 보는 것보다 직접 와서 보시고,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되니, 직접 와보세요! 아주 많은 일들이 이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녀와 헤어지고 서촌을 걷는 길 환경운동가들이 소망, 노력, 눈물, 시간을 다해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해 곱씹어 보았다. 숨을 잃어가는 생명들은 비단 그들만 짊어져야 할 짐일까? 아니다. “여러분의 후원이 환경운동의 시작입니다.” 배너에 쓰여져 있는 문구가 유독 눈에 띈다.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우리는 혼자 사는게 아니다. 함께 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