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제약 품질관리 3년 차 사원의 길을 함께 되돌아보다.

2019-09-04T09:10:40+00:002019. 09. 4.|

평소 궁금했던 제약 품질관리 업무 탐구생활

취재, 글 / 한원혁 기자(ccg_for_dr3@naver.com)
공동취재 / 정현구 기자(dothink@daum.net)

우리가 먹는 약이 판매되기까지 수많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제약회사에는 제품의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이를 관리하는 직무가 있습니다.
제약 품질관리 일을 하고 있는 현직자 분을 만나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사진 ) 제약 품질관리 3년차 현직자님

사진) 제약 품질관리 3년차 현직자님

#1. 간단 자기소개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품질관리팀 3년 차 사원입니다.

 

Q) 품질관리팀 내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시나요?

A) 현재 품질관리팀에서 이화학/생화학 시험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에 해당하는 문서 개정,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 업무 관련 이야기들

Q) 품질관리팀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A) 품질관리팀은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을 하는 팀입니다. 이 말인즉슨 회의라든가 외부행사가 없다면 시험실 내에서 주 업무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출근을 하면 가장 먼저 시험실 내부의 설비를 점검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요. 각종 설비의 정상작동 상태와 시험실 정리정돈까지 하는 일이죠.
이렇게 기본적인 세팅이 준비되면 오늘 시험해야 하는 제품의 목록을 확인하고 미리 계획한 일정에 따라 시험을 진행합니다. 그다음 해당 시험을 끝내고 시험기록서 작성까지 완료하면 일반적인 일과를 마치는 것이죠.
시험 일정이 없는 날의 경우에는 SOP 개정 등의 업무를 수행해요. SOP(Standard Operation Procedure)는 말 그대로 표준 작업 지침서예요. 회사 제품의 제조 내용 및 과정을 표준화하고 체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문서죠.

 

Q) 다니는 회사의 분위기나 업무 강도에 대해 말씀해 주실 있나요?

A) 일단, 직원들이 다들 젊어서 팀원들끼리 정말 친하게 지내요. 점심시간에 같이 카페에도 다녀오고, 업무가 끝나면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도 하고요. 팀장님이나 책임자 분도 젊으셔서 서로 편하게 대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편해도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지만요.
하지만 품질관리팀의 업무 강도는 높은 편입니다. 제품 출하 일정 및 원료/자재의 소모 일정에 따라 급작스럽게 시험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 일정을 무조건 맞춰야 해서 야근하는 때도 많아요.

 

Q) 업무를 하고 나서 보람을 느낀 일이 있나요?

A) 1년 차 사원일 때, 시험 결과가 기준에 부적합 판정이 난 적이 있었어요. 이 경우 시험자는 일탈 처리 절차에 따라 부적합 사유를 확인해야만 합니다. 시험자의 실수나 명백한 오류가 아니라면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 원인을 찾아서 확인해야 하고요. 그 당시, 1년 차 신입이었기에 ‘시험자 실수로 인한 문제인가?’하고 조마조마했었죠. 다행히 공정 작업 중에 문제가 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전량 회수 조치 되었죠. 만약 발견하지 못했다면 부적합 제품이 판매됐을 것으로 생각하니 보람을 많이 느꼈었어요.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업무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Q) 일을 하실 어려웠던 점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A) 입사 후 처음 교육받았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입사하기 전에 실험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경험도 없었고 분석기기를 따로 다뤘던 경험도 없었거든요. 대학교 실험과목 리포트와 졸업논문을 작성할 때, 설비를 사용했던 게 전부였어요. 그 당시에는 품질관리팀에서 시험 설비를 다룬다는 것만 알고 입사했기 때문에 직무 교육받을 당시에 난생처음 보는 설비들을 다루고 원리를 공부하고 하는 게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또 하나는 품질관리팀으로 일하다 보면 구매, 생산, 연구 등 다른 부서와 협업해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요. 저는 다른 사람들과 전화 통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Q) 그것을 극복하신 방법을 여쭤봐도 될까요?

A) 설비 사용법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제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전에 보고하고 다른 시험 일정이 없을 때 연습을 많이 했었죠. 처음 직무 교육받을 때, 회사에서도 신입 직원들의 업무 숙련을 위한 설비 연습을 장려했어요. 그 덕분에 저도 마음 편하게 연습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연습과 실수를 반복하면서 실력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서와의 협업은 걱정과 다르게 좋은 분들이 많아서 금방 적응하고 서로 협업할 수 있게 됐어요. 한마디로 기우였던 거죠. 각 부서의 이해관계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때도 있긴 하지만 서로 배려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Q) 일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트러블이 생겼을 ,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A) 처음 입사했을 때, 제 사수였던 분이 생각나네요. 사실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입사했기 때문에 저를 가르치시는 게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질문을 하거나 어떤 말을 꺼내면 먼저 한숨부터 내쉬셔서 무엇인가 하나를 할 때마다 심적 부담이 가중되며 점점 기가 죽더라고요.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수 분께 먼저 잠깐 대화할 시간을 갖자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렇게 대화의 시간을 가진 뒤, 사수 분도 조금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혼자 마음속으로 끙끙 앓기보다는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됐죠. 거창한 자리가 아니더라도 좋아요.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속마음 얘기를 하는 게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Q) 평소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나 마음가짐은?

A) 책임감입니다. 회사 내에 “품질은 모두의 책임이다”라는 벽보가 붙어있는데요. 아무래도 품질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Audit trail’이 중요한 이슈예요. ‘Audit trail’은 감사 추적을 뜻해요. 데이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생성되었는지 기록을 추적하는 것을 말하죠. 분석 설비의 영역이 아닌 경우에는 맨눈으로 식별해야 하는데요. 이때, 시험자의 양심과 책임감이 중요하죠. 따라서 다수의 사람이 사용하고 내가 사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죠. 그래서 꼭 책임감을 느끼며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3. 제약 품질관리 업무의 길을 걷기 위한 준비과정

Q) 제약 품질관리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셨던 것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입사할 때 제약회사 품질관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지 못했어요. 주변에 제약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없었고 인터넷에서도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포괄적인 의미의 스펙인 식스시그마, 품질경영기사, 토익, 토스 등의 공부를 했었죠.

 

Q) 제약 품질관리 사원에게 필요한 역량이나 지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제약회사에서 중요한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관련 내용에 관해 공부해보시면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나 면접 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신입사원들은 GMP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데, 내용을 알고 있다면 좀 더 관심이 가지 않을까요?
그리고 품질관리팀에서는 EP(유럽약전), USP(미국약전) 등의 공정서를 많이 읽어야 해서 공정서를 읽고 해석할 정도의 영어 실력은 필수로 필요하고요, 여기서 약전이라는 말은 국가 또는 국가가 공인한 기관 등에서 제정한 의약품에 대한 규격서(공정서)를 말해요.

 

Q) 시험 설비를 사용해본 경험도 있으면 좋겠죠?

A) 맞아요, 시험을 해야 하는 팀이다 보니까 설비 사용 경험이 있으면 업무에 도움이 되죠. 보통, 기업에서 사용하는 설비가 학교에 있다면 학교에서의 체험하는 방법이 있고요. 두 번째로 설비 교육을 진행하는 기관에서 교육받는 방법이 있죠. 하지만 해당 설비를 사용해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제약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설비들의 원리라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취득하면 좋은 자격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사실 제가 준비한 식스시그마나 품질경영기사 같은 것들은 제약 품질관리 업무에서는 도움이 되질 않아요. 품질관리팀의 이화학 담당으로 입사하기 위한 자격증은 화학분석기사나 화공기사 등의 자격증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을까요?

A) 제품 성적을 내는 업무이다 보니 정확히 시험해야 하고, 꼼꼼함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요. 그리고 책임감이 강해야 합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누가 하겠지?’ 이런 마음은 품질관리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버려야 합니다.

 

Q) 그중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과 이유는?

A) 설비 사용법을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에 설비 사용에 익숙지 않아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설비 사용법을 배울 기회가 있다면 꼭 배우시는 게 좋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물론, 다른 업무들도 하고 있지만, 시험이 주된 업무이고 매일 설비를 사용해야 해서 한 번이라도 다뤄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저는 한 번이라도 다뤄본 사람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4. 인터뷰 마지막 이야기

Q) 현직자님께서 생각하시는 제약회사 품질관리팀 일이란?

A) 제품의 고품질을 확인해서 경쟁력을 높이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제품을 아무리 생산해도 품질관리팀에서 시험한 결과가 부적합하거나 저품질로 확인되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할 수 없으니까요.

 

Q) 회사에서의 미래 계획은 어떻게 되신가요?

A) 회사에서 사업을 확장하여 새로운 공장을 지으려고 설계 중인데요. 이때 신규 공장 추진팀으로 참여해서 GMP를 더욱 이해하고 품질관리팀을 설계하는 업무를 맡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품질관리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사람들도 매우 많으리라 생각하는데요. GMP 지식과 시험 숙련도를 높이 쌓아 최종적으로 회사 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마디로 ‘이화학/생화학 품질관리’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품질관리 업무를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품질관리에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가 생각나네요. 저에게는 시장에 출하되는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적합/부적합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다만, 각오도 하셔야 해요. 품질관리 업무는 업무 강도도 매우 높고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힘든 일이 매우 많아요. 하지만 그만큼 정말 매력적인 직무라고 생각하고요. 품질관리 업무에 책임감을 느끼며 수행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품질관리를 희망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