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MBC 사회부 ‘양소연’ 기자를 만나다

2019-08-14T10:32:00+00:002019. 08. 14.|

기자가 ‘다르게’ 세상에 전해야 하는 것

글: 이경혜 (fruity601@naver.com)
사진: 김주연 (mid122@naver.com)

누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기사를 접하고 SNS에 글을 올리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에 달려가 사건의 이면을 정확히 파고드는 이들은 기자다.
“세상에 흩어진 사건·사고들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과정에서 실수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말에서 인권사회팀 기자의 역할과 책임감이 물씬 느껴졌다.
고정된 마감 시간(deadline) 없이 바쁜 업무 속에서 ‘정확성’과 ‘치밀함’을 필요로 하는 기자의 하루는 어떨까.
생생한 경험담과 직업적 가치관을 ‘양소연 MBC 기자님’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2시간의 긴 인터뷰 동안 집중해서 기자님의 답변을 듣는 이경혜 기자의 모습을 담았다.

또렷하고 차분한 목소리를 가지신 양소연 기자님.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 집중하는 이경혜 기자의 모습을 담았다.

#직무 소개 기자의 직업이란?

Q.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MBC 사회부 인권사회팀 기자 ‘양소연’입니다. 입사한 지 갓 1년 정도 된 막내 기자예요.

 

Q. 기자의 구체적인 업무가 궁금합니다.

A. 구체적인 업무를 얘기하려다 보면, 기사 제작과정까지 자연스레 얘기하게 될 것 같아요.

일단 기자들이 하는 일은 ‘취재’를 해서 ‘보도’를 하는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취재라고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기자들이 취재 아이템(item)을 찾는 것부터가 취재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Q. 취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첫 번째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고 그 과정은 정말 다양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건 경찰서로 가서 사건·사고 정보를 얻는 것이고, 관련 회사나 기관으로부터 제보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 외 자신이 교류하고 있는 취재원에게 아이템을 듣게 될 수도 있어요.

아이템을 찾고 난 이후부터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면, 취재를 하러 화재 현장으로 갑니다.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이죠. 불이 언제 났는지, 사람이 다쳤는지, 불은 언제 꺼질 것 같은지, 재산피해는 어떤지, 화재 경보가 제때 작동했는지, 대피는 무사히 진행되었는지 등을 구체적이면서도 전방위적으로 취재합니다.

 

Q. 취재 이후에 보도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쓰고 뉴스로 제작합니다. 이때 어떤 방향으로 기사를 쓸 것인지를 정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취재해 왔던 내용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먼저 제작합니다.
*스트레이트 기사: 시의성 있는 뉴스 전달을 목적으로, 사실과 전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기사를 의미한다.

이렇게 일선 기자들이 기사를 쓰면 ‘데스킹(현장 취재기자들의 원고를 고참 기자들이 검토해 다듬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건 데스크 선배들이 일방적으로 수정하는 게 아니라 데스크와 일선기자가 나란히 앉아서 같이 얘기를 하면서 제작합니다. 현장에 나간 건 일선 기자들이니까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내가 수정하려는 문장의 의미가 맞는지”를 직접 묻기도 합니다.

처음 보낸 기사가 송고 본이고, 데스킹과 수정까지 끝낸 기사를 출고 본이라고 하는데요. 출고 본이 나오면 오디오 부스에서 녹음 등록을 한 후 편집실로 갑니다. 편집실에서는 영상 기자가 취재기자와 함께 상의하면서 뉴스를 완성해 나가고, 최종적으로 방송에 보도됩니다.

 

Q. 정확한 사실관계를 담는 스트레이트 기사 말고도 기자만의 개성과 논조를 담은 기획 기사를 작성하시기도 하나요?

A. 일반적으로 스트레이트 형태의 기사를 작성한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스트레이트 기사여서 사실관계만 정확히 적더라도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기자의 가치관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각 언론사의 취재 기사에서 어느 부분에 차이가 있는지를 찾아보면, 기자만의 스타일이 드러나 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어떤 어휘를 사용하고, 어떤 통계 수치를 가져올 것인지에 따라 논조가 달라질 수 있어요.

 

#기자의 일상과 근무환경

Q.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사회부 기자들은 경찰을 주 취재원으로 만나기 때문에 자신이 취재를 맡은 출입처를 뜻하는 ‘라인’의 경찰서에 가서 경찰들을 만나 취재합니다. 기자들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분할한 구역을 각자 담당하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엔 마포 라인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경찰서 외에도 검찰이라든지 대학교, 시민단체까지 출입처가 됩니다. 아침에는 마포 라인에서 밤사이 일어난 사건 사고는 없었는지, 출입처에 취재 일정이 있는지, 타사에서 이미 보도를 낸 기사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만약에 내가 준비 중인 기획 기사가 있더라도 갑작스런 사건이 생기면 그 사건을 취재하러 현장으로 갑니다. 필요에 따라서 추가적인 취재 일정을 잡기도 합니다.

 

Q. 뉴스 시간이 가까워지면 시간에 쫓기실 수 있겠네요.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나요?

A. 물론 데스크에서 데스킹을 보고 교열을 하는 등 기본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있어서 현장 취재가 늦게 끝나면 완성된 기사를 몇 시까지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마감 시간이 고정되어 있지는 않아요. 신문사는 마감 시간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방송은 속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에 오후 6시 반에 대형뉴스가 터졌다면, 뉴스 시간이 가까워졌더라도 그날 현장 취재를 하고 스트레이트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가 있습니다. 사건 현장이 진행중인 경우에는 방송국에서 중계차를 보낼 가능성도 있어요. 그리고 야근자가 밤사이 사건 사고를 취재하고 야근은 서로 돌아가면서 합니다.

 

Q. 선배들과 작업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직 안에서 선배들과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사회부 분위기는 굉장히 역동적이에요. 우리는 사건을 정확하게 취재해서 보도를 해야 되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취재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용납하기가 어려워요.  따라서 확실하고 분명하게 취재와 보도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한편으론 데스킹 작업을 위해 데스크를 갔을 때 선배와 후배가 계속해서 대화한다는 점에서는 수평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내가 일선기자로 현장에 다녀왔으면 현장 취재가 이루어진 내용에 대한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그 말에 대해 선배들도 신뢰해 주십니다.

 

#현장 취재 과정에서의 경험

Q. 특별히 관심 있게 취재하신 주제가 있나요?

A.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관련해서 기획성 보도를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본적으로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게 일상이다 보니 기획성 보도를 했을 때 기억이 오래가는 것 같아요.

 

Q. 취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이나 갈등이 있나요?

A. 우리는 사실을 정확하고 치밀하게 보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경찰은 피해 사실을 외부로 말하지 않아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찰은 일상적이에요. 하지만 주 취재원이 경찰이기 때문에 그들이 “여기까지만 사실관계가 파악됐다”라고 한다면, 더 말해줄 수 없는지에 대해 무리하게 충돌을 일으키면서까지 취재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죠.

사실 경찰과의 갈등보다도 취재할 때 취재원에게 지켜야 할 ‘취재윤리’를 더 고민합니다.

‘기자의 질문에 성역(聖域)은 없다’고는 하지만, 재난재해나 사건·사고의 피해자를 취재할 때는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항상 고민해봐야 해요.

 

#기자가 되기까지

Q. 기자가 되고 싶었던 계기가 있나요?

A. 힘없는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숱하게 묻힐 때마다 들었던 생각들이 계속해서 쌓여 기자가 되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졌어요. 소수자의 이야기들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여성 인권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Q. 기자를 준비할 때 필요한 스펙이나 역량이 있나요?

A. 언론사마다 바라는 인재상이 다 다르고, 준비해가야 하는 역량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떤 스펙이 필요한지는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없지만, 기자가 되고 보니 자신만의 전문성 있는 관심 분야를 갖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업 특성상 작문 실력을 갖추기 위한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고 사회 현안에 관심을 두는 것과 시사상식을 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기자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A. 기본적으로 토익, 토익스피킹 등 모두가 준비하는 것들을 했습니다.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 가지 진로에만 너무 매몰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분야 사람들을 만나보고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와 정치외교학과 복수전공을 했는데, 언론사에 입사하고 싶다고 해서 전공이 반드시 미디어 쪽이나 신문방송학과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학과에서 전문분야를 공부했다면 입사 논술 시험 등에서 다른 지원자와는 차별화된 생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가 있어요. 실무는 입사하고 나서 익히면 되는 거예요.

 

#청년들에게 전하는 경험담

Q. 기자가 어울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누구나 기자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자가 된 후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기자가 돼서 어떤 아이템을 보도할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요즘은 사건을 접하는 누구나 SNS로 다방면의 견해를 남길 수 있지만, 기자가 ‘다르게’ 전달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기자는 일방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편향된 시각으로 사건에 접근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해요.

 

Q. 채용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A. 먼저 예상 질문과 대답을 정리했어요. 자기소개서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었고, MBC라는 회사에 관한 질문을 준비했어요. 예를 들어 MBC가 기존에 해왔던 보도들과 특히 파업 이후 첫 공채였기에 MBC가 겪어왔던 과정들에 관한 내용, 그 밖에 사회 현안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기존 MBC 기사들을 많이 읽어서 주제별로 기사의 틀과 형식이 어떤지를 파악했고, ‘회사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기본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면접장에서 특정 상황을 제시하고 기사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순발력을 평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도 대비했습니다.

면접 연습은 시간상 스터디그룹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에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구하는 식으로 했어요. 이런 준비과정들이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철저하게 대답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면접에서 마음을 편안히 갖고 두려움을 덜 수 있었어요.

 

Q. 끝으로 이번 인터뷰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A. 제 인터뷰 내용이 마치 정해진 답처럼 일반화되어서 전달되기보다는, 인권사회팀에서 근무하는 한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로 전달되면 좋겠어요. 기자에 관해 하나의 사례만이라도 알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참고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인터뷰가 내가 어떤 기자로 성장해야 하는지, 그간 방향을 잘 잡아 왔는지부터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 되돌아볼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