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저널리즘 플랫폼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

2019-10-29T09:50:57+00:002019. 10. 23.|

문제해결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 이세진 님을 만나다.

글/이윤조(yunjothewonderfull@gmail.com)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세진 님. 출처: 패트롤저널>

개개인이 함께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플랫폼이 있다. 기존 언론에서 제기된 사회문제가 실제로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보여주는 스타트업 ‘패트롤저널’이 그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접했던 문제해결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한가지 사회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이 한 가지를 해결하기 위한 툴로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패트롤저널은 조금 다르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소통하기 위해 플랫폼의 형태를 택했다고 한다. 이렇게 ‘조금 다른’ 패트롤저널에서는 누가 어떤 일을 할까, 함께 알아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패트롤저널 (Patrol Journal)’의 대표를 맡은 이세진입니다. 패트롤저널은 미디어 플랫폼으로,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이에요. 2017년부터 미디어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가 패트롤저널 팀을 결성했고, 올해 6월에 패트롤저널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언론 이후의 과정, 문제해결

Q. 패트롤저널을 통해 문제해결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제가 여러가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곤 했어요. 이들의 공통점은 처음에는 스토리를 자극적으로 풀어내며 사회문제를 담아냅니다. 그러나 다음 화가 시작될 때마다, 저는 시청자로서 ‘그 전편에 담겨있던 사회문제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해결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었죠.

일상에서 그 질문을 반복하던 중, 제가 쓰는 치약에서 C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나왔다는 뉴스를 봤어요. 사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제가 직접적으로 겪은 사회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솟아오르는 불안함과 함께 ‘그게 왜 갑자기 내 손에 있는 치약에서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이어져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사회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민하게 되었고, 문제들이 쳇바퀴 돌듯이 분명 반복이 되는 것 같더군요. ‘반복’에 대해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한 10년 치 방송 3사에서 다뤘던 프로그램 목록을 쫙 나열하고 계절별 혹은 연도별 반복 등 사회문제 반복 패턴에 대해 파악을 해 보았습니다.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실제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여기서 ‘문제해결’이 필요하다고 봤죠.

 

Q. 패트롤저널이 사회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A. 각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드러내며,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본 사회문제들을 모아서 전체적인 해결의 흐름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시야’를 조망하는 역할을 할 거예요. 이로 인해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는 무력감이나 두려움을 해소할 것이라고도 예상합니다.

 

Q.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예를 들면, 생리대에서 발견된 화학물질이 한창 이슈가 되고 대중에 불안을 안겨줘도, ‘지금은 이 문제가 어떻게 되었지?’에 대한 답에 다다를 수 있는 고속도로 같은 통로가 없어요. 관련 정보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죠. 전문지식이 없으면 무슨 성분이 유해 성분인지 모르겠고 어떤 기관이 책임기관인지도 모르겠고요. 생리대라고 하니까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에서 책임을 질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는데, 이런 막연한 추측이 틀리는 경우도 잦고요. 혹은, 언론이 책임기관의 문제를 찾아 밝혀도, 이슈가 크게 되어도 책임을 맡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런 문제해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고민과 답답함을 해결하지 않을까 합니다.

 

#커뮤니티, 상상 그리고 플랫폼

Q. 다양한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소통하기 위해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결론적으로는 ‘커뮤니티’의 모양을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된 자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집단지성이 모일 수 있는 곳이요. 패트롤저널 측에서는 ‘판단’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많은 사람이 본 후에 사람들이 직접 판단하여 행동 혹은 평가를 하는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선순환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봐야 하고, 이에 플랫폼의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패트롤저널에 대해 설명을 하면, 듣는 이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상상할 것 같습니다. 현재 어떤 플랫폼의 모양을 상상하고 계신가요?

A. 먼저, 특정 문제에 대해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몇 회차에 ‘무엇을’ 문제라고 보도했다고 쳐요. 예를 들면, ‘가습제 살균제의 ‘CMIT 성분’이 문제다’라는 식으로요. 후에는, 문제 원인을 딱 하나라고 짚고,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책임기관을 나열합니다. 이어서, 책임기관들이 방송 이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한 약속을 모두 정리하여 보여줍니다. 더 나아가, 약속한 바가 이행되었는지를 알리기 위해 패트롤저널이 월 단위로 민원처리 및 확인을 해요. 이렇게 이런 것을 보여주는 플랫폼이 될 건데, 나와서 직접 보여드려야 딱 아시지 않을까 싶네요. 현재 프로토타입부터 웹디자인까지 완성되어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예로 들어 패트롤저널의 저널리즘 과정 요약. 출처: 패트롤저널>

Q. 프로토타입이 모두 완성이 되었으면, 언제 실제로 공적으로 공개되나요?

A. 공개하는 건 얼마 걸리지 않을 텐데, 저희가 지금 시점에는 아직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연말까지 1,000개 데이터를 쌓으려고 합니다. 데이터의 개수는 사건의 개수입니다. 지금 속도대로 간다면 아마 내년 상반기에는 나오지 않을까요 (웃음).

 

#미디어, 가치판단, 그리고 방향성

Q. 문제성이 강한 사건을 세 가지 뽑으라고 한다면, 사람마다 다르게 뽑을 텐데요. 패트롤저널의 플랫폼에 사건을 기재하기 위해 사건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A. 4가지 정도의 기준이 있습니다. 1) 방송 3사나 케이블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이미 다뤘어야 합니다. 2) 이 내용을 다룬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에서 다뤄줬어야 해요. 3) 댓글 수 혹은 공감 수가 많은 기사에 담겼어야 합니다. 그리고 4) 청와대 청원 글이 올라왔다면 일정 수 이상의 공감을 받은 사건이면서, 해결 방송이 된 지 3달 정도가 사건들. 즉, 해결 약속이 나온 사건들 혹은 해결을 촉구하는 대중의 움직임이 있는 사건만을 현재 패트롤저널 측에서 팔로업(follow-up)하고 있습니다. 이미 문이 열려 있고, 그 문 뒤의 길을 이어주는 것이죠.

 

Q. 고객 (대중)이 패트롤저널에 “이 문제가 패트롤저널 플랫폼에 안 올라가 있다. 올려주겠나”라고 제보할 수 있나요?

A. 현재로서는 언론에서 이미 다뤄진 문제들만 다룹니다. 지금은 저희 측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행위는 최대한 안 하려고 하거든요. 실제로 본인이 겪은 일들을 상세하게 쓰고 시간순으로 나열해서 정보를 보내주신 분이 있었는데, 이 경우에는 그 사건이 이미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있었습니다. 보통 제보를 하시는 분들의 심정이 문제가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아서 답답한 것보다, 지금까지 해결이 되지 않고 책임기관이 제대로 구실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여 속상하신 것 같아요. 사실 대부분의 문제는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담겨 있습니다.

 

Q. 패트롤저널의 방향성과 관련하여 가장 오래가는 고민이 있을까요?

A. 콘텐츠를 만들 때 들어가는 가치판단이요. ‘판단하지 않는 것’이 패트롤저널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기성 언론의 문제 ‘판단’ 및 문제 제기 후 패트롤저널이 해결 과정을 보고할 때마다 저희의 사견이 들어가지 않도록 정말 큰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일반 언론은 어느 정도의 일정 오피니언 (opinion)들이 들어가는데, 저희는 오피니언 그리고 해석이 녹아 들어갈 수 있는 통로인 형용사나 이모티콘도 모두 빼고 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만의 가이드라인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쳤고요.

 

#왜 저널리즘인가

Q.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많은데, 그중에서 저널리즘을 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사회문제라는 것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다양한 변수들이 항상 얽혀 있고 하나의 혹은 단순한 ‘완벽한 해결방법’이란 없죠. 시간 흐름에 따라서 ‘책임당사자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차근차근 해결하느냐’ 그리고 ‘사람들이 얼마나 이것을 관심 있게 지속적으로 지켜보느냐’, 이렇게 두 가지가 문제가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되고 더욱 근본적으로 해결되어 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저널리즘이 적합하다고 보았습니다.

<패트롤저널의 문제의식을 나타내는 인포그래픽. 출처: 패트롤저널>

Q. 그렇다면 패트롤저널은 언론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요?

A. 언론사는 문제 제기를 정말 많이 하고, 문제가 재발했을 때마다 문제제기를 하는 역할을 해주죠. 그렇지만 저는 그 ‘뒤’의 역할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는 계속 지속적으로 봐야, 이게 어떻게 해결이 됐는지 알 텐데, 그게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 언론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묻고, 이에 대한 피드백 및 답변을 받는 형식으로, 기존 언론을 ‘보완’하는 형태의 저널리즘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기성 언론을 대체한다기보다는 보완하는 것이군요.

A. 네. 기성 언론의 역할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일일이 문제제기를 하고 다니는 것을 기존 언론이 해주거든요. 이렇게 문제해결을 위한 생태계가 존재하는 곳에서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책임기관들은 현재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고 등,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패트롤저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저널리즘, 그리고 참여

Q. 각자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자는 흐름이 있는 요즘, 시대성이 잘 맞아 청년층부터 모든 대중이 플랫폼에 자주 접속할 것 같은데요.

A. 그렇게 흐름이 잘 흘러 들어오면 좋겠어요. 그리고 플랫폼 접속 후에 이 흐름을 어느 방향으로 인도할지 팀 내에서 여러 가지 옵션을 두고 상의 중입니다. 한가지 옵션은, 책임기관의 해결 약속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대중의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쪽으로 통로를 트는 거예요. 예를 들면, 댓글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겠죠. 당장 할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만들 서비스로 상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옵션은, 각 사회문제의 해결 과정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냐’를 베이스로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거예요. ‘마리몬드 (Marymond)’ 처럼 여성 문제나 아동 문제를 위해 ‘지켜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회사도 있는 것처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이 옵션이 시행되면, 언론사가 평가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사람이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 되겠죠. 개인에게 책임감과 자유가 동시에 주어질 것이고요. 이 기능을 만들려고 하는데 아이디어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이 더 가공되어야 합니다.

 

Q. 패트롤저널 플랫폼을 방문하는 대중의 어떤 행위가 ‘참여’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사람마다, 특히 세대마다 참여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여러 세대를 분석해 봤는데, 윗세대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사회문제에 참여한다’고 봅니다. 시위나 민원 등이 예시입니다. ‘제트 세대’는 ‘좋아요’를 누르고 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윗세대와 똑같이 인식하고 있고요. 참여하는 방법이 달라진 겁니다. 패트롤저널은 제트 세대의 참여처럼 크게 보이지 않는 참여를 어떻게 하면 극대화를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고, 이게 저희가 현재 우선시하는 참여의 형태랍니다.

 

Q. 이렇게 참여와 저널리즘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A. 참여가 너무 중요하죠. 살짝만 둘러봐도 요즘 언론사에서 참여를 북돋기 위해 SNS 채널도 만들고 댓글도 활성화하고 이벤트도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는데, 저널리즘 쪽에선 참여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참여가 아니어도 됩니다. 무언가를 좋아요를 ‘누르거나’ 하는 등 ‘액팅’이 되지 않아도, 이거를 단순히 보고 있다,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조회 수를 통해 인식이 딱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책임기관들이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해결하도록 하는 ‘참여’가 될 수 있습니다.

<패트롤저널이 추구하는 바가 담긴 스티커. 출처: 패트롤저널>

 

Q. ‘본다는 것’만으로도 참여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이 참신합니다.

A. 사실, 철학 및 사회학에서 이미 관련 연구가 있답니다. 감시관이 자리를 비워도 죄수들을 감시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의 “파놉티콘 (Panopticon)”이 있죠. 교도소에 날마다 바깥에 거닐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 등대처럼 높은 탑 같은 것이 있어요. 그 탑 꼭대기에는 감수가 있고 아래 땅에는 죄수들이 있는 구조에서 감시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그 탑에 감수가 없어도 탑 꼭대기의 창 측을 어둡게 해놓으면 사람이 안에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죄수들은 감수가 실제로 있든 없든 항상 조심하게 돼요. 패트롤저널도 이런 ‘지켜본다’의 효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있다’라는 정도의, ‘패트롤저널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라는 정도의 효과요.

이 단어는 본래 대중을 감시한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저희는 여기서 영감을 받아, ‘대중이’ 감시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답니다.

 

#20대의 초반을 투자한 스타트업

Q. 대표에게 총체적인 것을 읽어내는 역량보다 더 중요한 역량이 있을까요?

A. 계속 증명을 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증명을 해야 하는 것들에 전체적인 시야를 가져야 하는 것, 경청할 줄 아는 것, 그리고 뭐든 견뎌내야 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죠. 실제로 시장에 나갔을 때, 직원들보다 적어도 1센티는 더 멀리 보고 있어야 하는 분이어야 합니다. 능력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Q. 대표라는 위치가 본인을 어떻게 바꿨다고 생각하시나요?

A. 뭐든지 할 준비 그리고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성실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Q. 롤모델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A. 꽤 많은데요. 그중 대부분은 제가 현재 소속되어 있는 카이스트 SEMBA라는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하면서 만난 분들로, 모두 대표를 맡고 있어요. 제가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사회적 기업가가 사회적으로 파급을 일으키는 역할을 계속하니까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동기 분들을 보며 깨달았어요. 또한, 나이대도 천차만별이고 각기 다른 정체성으로부터 시작한 기업들이지만 모두 비슷한 문제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직업의 자가창작, 창업

Q. 사업이 본인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A. 고등학교 시절 사업했을 때는, 제가 한 것이 사업인 줄 모르고 했어요. 어느 아이디어 하나를 발전시키다가 상품화가 되었고, 특허가 났고 그러다가 판매까지 하게 되었고, 이 과정이 ‘사업화’라는 것은 몰랐어요. 이 경험을 하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모든 직업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디자이너, 정치가 등으로 말이죠. 반면, 사업은 ‘내 직업을 사회에서 찾지 않고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기존 상품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던가, 혹은 기존 상품에서 뭔가 조금 달라지면 소비자분들은 더욱더 편함을 느낄 것이고 그걸 판매한다면 이 과정이 나의 직업을 새로 정의해줄 것이고요. 이런 모든 과정이 사업이라고 한다면,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Q. 창업의 매력에 대해 보충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첫째로, ‘나’만의 정체성으로부터 전문성을 키울 기회가 됩니다. 즉, 개인마다 고유의 정체성이 다르고, 그 정체성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활용도를 찾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하다 보면 본인만의 전문성이 생깁니다. 이렇게 정체성으로 시작해서 키운 전문성이 취업해서 얻는 전문성과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예를 들면, 사회문제를 저처럼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판 사람은 또 없을 것이고 이것이 저의 전문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 시야를 통해 보면, 어느 회사 혹은 어느 학교에 들어갈지 고민하는 시간이, 그 당시에는 너무나 절박했지만 그럼에도 동시에 아까운 시간인 것 같기도 하고요.

둘째로, 창업도 취업도 성공의 보장이 아니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창업이 하고 싶은 분야와 이어지죠. 어차피 창업이 99% 실패한다고들 하니까 꼭 ‘창업을 통해 성공해야 해!’라는 부담을 크게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20대 초중반에는 누구나 해볼 수 있고, 그러다 실제로 성공하면 나중에 직장에 들어가서 자리 잡는 데에 더욱더 수월할 수도 있겠죠. 아니면 그 이상일 수도 있고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게다가, 정부에서 지원을 정말 많이 해줍니다.

 

Q. 창업 관련 ‘리서치’를 할 때,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A. 창업하기 전에 하는 시장조사는 정말 중요해요.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을 찾아가는 게 때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어요. 아무리 찾아봐도 선명해지지 않는 답들이 창업이나 그 특정 시장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에겐 한눈에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Q. 그렇게 찾아가서 질문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A. 저는 매우 궁금했다는 강한 원동력이 있었어요. 거절하실 수도 있지만, 거절하시는 경우가 거의 없고 도와주시겠다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답변해 주시면서 재미를 느껴 좋아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Q. 경영학을 학부에서 공부했던 것이 현재 패트롤저널 관련 업무를 볼 때 도움이 많이 되나요?

A. 경영적인 마인드가 크게 도움이 됩니다. 시장조사 때부터 시장성, 성장성 그리고 안정성을 점검하고 리서치하는 경영학의 논리대로 가니까요. 즉, ‘시장이 얼마나 좁은가?’,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있는가?’ 그리고 ‘수익이 실제로 안정적으로 날 수 있는가?’의 질문을 따라가니까요.

 

#하고 싶은 말씀

Q. 패트롤저널과 관련해서 요즘 하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A. ‘소셜 벤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생태계에 패트롤저널 플랫폼을 접목하고 싶고 이를 통해 다른 소셜 벤처들과 자주 교류하고 싶어요. 요새 소셜 벤처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그렇다는 것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생태계가 마련이 되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의 소셜 벤처는 한 가지 특정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거나, 여성인권처럼 한가지 카테고리 내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죠. 저희 패트롤저널은 각 사회문제가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어디까지 해결되어 왔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서로 공생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Q. 가장 인상이 깊었던 구절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A. ‘진인사대천명’이요. 지금 있는 곳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마음 놓고 기다리는 것을 뜻합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사람들에게 패트롤저널 아이디어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극과 극인 반응들에 휘둘리곤 했어요. ‘모두 다르게 이야기하는 데 누구의 피드백을 더 받아들이고 더 적용해야 할까?’ 등 고민이 조금도 사그라드는 날이 없었고요. 저 글귀를 곱씹어본 이후, 이제는 그 고민의 과정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게 되었고 무언가가 단숨에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점차 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제가 성장해갈수록 이 글귀가 더욱이 와 닿더라고요.

 

Q. 마인드 트레이닝이 탄탄히 된 것 같아요.

A. 생각보다 그렇진 않아요 (웃음). 마음가짐과 사업적인 것은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 논리를 생각할 때면 인과를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생각해보기 때문에 진인사대천명처럼 포괄적으로 갈 수는 없거든요.

 

Q. 창업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해 주세요.

A. 불안한 상황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차근차근히 해나갈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새로움에 도전하는 창업도 나쁘지 않아요.

 

어른이 되면서 깨닫게 되는 ‘책임감’은 많아지기만 한다. 그 과정에서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게 통로를 터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편할까? 누구나 상상을 해봤을 법하지만, 그 누구도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을 도전하고 있는 패트롤저널의 앞길에 큰 관심을 보낸다. 또한, 스스로의 직업을 창조한다는 말씀에 ‘미래의 직업들’에 대한 생각거리가 주어졌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청년이 우리가 미래에는 사회에서 어떤 직업을 갖게 될까 상상해보는 계기 그리고 세상의 흐름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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