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공유주방 매니저 장준화 님을 만나다.

2019-08-08T17:01:48+00:002019. 08. 6.|

창업을 도와주는 공유주방이 있다? “아, 그런데 공유주방이 뭐예요?”

글/사진 정현구(dothink@daum.net)

공덕역 2번 출구, 서울창업허브로 향하는 언덕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본관 3층에 들어서자 왼편에 ‘키친인큐베이터’라는 공간이 보였습니다.

‘여기가 공유주방인가? 푸드코트 같이 생겼는데?’

공유주방이라는 생경한 공간에서 식당가 같은 익숙한 요소를 발견하니, 긴장되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때마침 핑크가 잘 어울리는 남자 한 분이 버선발로 나와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오늘의 현직자, 공유주방 매니저 장준화 님입니다.

서울창업허브 본관 3층에 있는 공유주방 ‘키친 인큐베이터’ 내부 모습. 푸드코트를 닮았다.

서울창업허브 본관 3층에 있는 공유주방 ‘키친인큐베이터’ 내부 모습. 푸드코트를 닮았다.

키친 매니저 장준화 님.

키친 매니저 장준화 님.

Q: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창업허브 키친인큐베이터의 키친 매니저 장준화입니다. 공유주방 및 개별주방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키친 매니저의 역할이라면 대략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아침, 점심 영업 때 홀 매니저 역할을 하고요. 기물과 설비 관련 담당자이기도 합니다. 공유주방의 사용자분들과 개별주방의 대표님들이 주방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에 관해 소통하고 조치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공유주방 내부. 다양한 주방 설비와 조리기구가 갖춰져 있고,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공유주방 내부. 다양한 주방 설비와 조리기구가 갖춰져 있고,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공유주방이 뭐예요?]

Q: 공유주방이 생소한 구독자분들도 있으실 테니, 어떤 개념인지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공유주방이 요즘 트렌디한 사업모델이죠. 외식업 창업하시는 분들이 개별적으로 음식점을 내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잖아요. 그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여러 명이 한 곳에서 조리에 필요한 설비들을 같이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공간입니다.

 

Q: ‘하나의 주방이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공유주방 사업모델에 ‘쉐어링 키친’, ‘키친 인큐베이터’, ‘푸드 액셀러레이터’라는 용어가 있더라고요. 이들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쉐어링 키친’은 방금 말씀하신 내용이고요. ‘인큐베이터’는 창업준비자분들이 외식업 운영에 필요한 비결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과정이죠. 이 과정에 필요한 교육, 메뉴, 품평회, 네트워킹 등 필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푸드메이커들의 창업 준비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액셀러레이터’는 사업성이 있는 팀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합니다.

 

Q: 그럼 여기, 서울창업허브 키친은 말씀하신 세 역할을 같이 하는 곳인가요?

A: 네. 맞습니다. 공유주방을 운영하며 식품이나 외식업 창업에 대한 인큐베이팅, 그리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공유주방의 여러 사업모델 중에서 ‘키친 인큐베이터’ 형태에서 근무하시는군요. 이곳을 구성하는 두 종류의 주방 중, 개별주방의 운영상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이곳은 서울시와 함께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관리비가 시간당 1천 원씩만 부과됩니다. 개별 점포를 운영하려면 보통 임대료가 큰 문제가 되는데, 이곳에서는 임대료가 무료입니다. 수도요금,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관리비만 내고 영업을 할 수 있게끔 되어있습니다.

 

Q: 아니! 임대료가 무료라니! 개별주방에 지원하는 분들이 엄청 많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선정하는 과정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A: 개별주방 세 팀을 모집하는데, 스무 팀이 넘게 지원을 해주셨어요. 일단 지원해주시면, 저희가 서류심사 단계에서 아이템과 지원 내용을 평가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로는 실제로 만나서 면접과 PT로 아이템의 사업성을 확인하고 점수를 매깁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세 팀이 선정되어 운영 중입니다.

공유주방에서 메뉴개발 중인 푸드메이커. (출처: 서울창업허브 키친 인큐베이터 공식 블로그.)

공유주방에서 메뉴개발 중인 푸드메이커. (출처: 서울창업허브 키친인큐베이터 공식 블로그.)

Q: 공유주방은 개별주방과 별개로 운영되죠? ‘푸드메이커’를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A: ‘푸드메이커’는 키친인큐베이터에서 활동하는 예비창업자입니다. 공유주방을 이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검증받게 되죠. 푸드메이커 선정도 앞서 말씀드린 개별주방 선정과정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서류심사, 대면심사를 거쳐 선발된 분들에게 외식업 창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게 됩니다.

 

Q: 푸드메이커로 선정되신 분들은 어떤 도움을 받게 되나요?

A: 개인별로 준비된 정도에 따라 도움이 필요하신 분야도 조금씩 달라요. 정말 처음 해보시는 분들이라면 요리하는 것도 도와드리고, 맛을 하나하나 잡아가는 것도 도와드리죠. 아침 영업을 통해서 직접 만든 음식의 고객 반응도 보고, 가격을 포함한 시장성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아침 영업을 푸드메이커분들과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모든 푸드메이커가 참여할 수 있는 메뉴 품평회를 열어 메뉴가 실제 판매되기 전 고객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도 마련해드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요리와 메뉴구성이 준비된 분들은 ‘성장 프로그램’에서 좀 더 현실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 관련해서, 실제 장사에서는 어떤 태도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한지 배우실 수도 있죠. 기본적으로 성장에 필요한 것들을 다양하게 도와드리고 있어요.

 

Q: ‘성장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따로 있군요?

A: 매주 목요일마다 ‘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식업 창업이라는 게 요리만 맛있다고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맛도 있어야 하고, 운영하는 요령도 배워야 하고요. 사업계획서 작성법, 메뉴개발, 상권분석 등을 알려드려요. 지난 6월 중순에는 정호균 셰프가 ‘메뉴기획과 개발’을 주제로 강연해주셨고요. 6월 말에는 강사님을 모셔 ‘사업계획서 작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키친 인큐베이터’로서의 공유주방은 단순히 ‘장사를 위해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외식업 창업자로 성장해나갈 기회의 장’이겠어요.

A: 그렇죠. 특히 서울창업허브인 만큼 서울시도 그런 것을 원하고 있고요.

 

Q: 인큐베이터라는 말처럼, 엄마가 아기 키우듯이 하나하나 챙겨주는구나 하고 이해하면 될까요?

A: 무엇이 탄생하기 전 성장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키친인큐베이터는 식품이나 외식업 창업을 원하는 푸드메이커 분들이 이곳의 공유주방에서 개발과 연구를 하고 활동기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곳이지요.

피드백을 받기 위해 시식을 앞둔 메뉴들. (출처: 서울창업허브 키친 인큐베이터 공식 블로그.)

피드백을 받기 위해 시식을 앞둔 메뉴들. (출처: 서울창업허브 키친인큐베이터 공식 블로그.)

 

[키친 매니저 일은 어때요?]

Q: 이제 공유주방이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충분히 소개되었을 것 같네요. 매니저로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낀 경험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A: 여기 공유주방뿐만 아니라 개별주방까지 경험을 해보시고, 오프라인에서 장사하고 계신 팀이 있어요. 그런 팀들이 이제 조금씩 생겨나고 있거든요. 그렇게 저희 시설에서 매니저들을 통해 도움을 조금이나마 받으시고 독립하시는 거 보면 뿌듯하죠.

 

Q: 혹시 일하시는데 어려우신 점은 없으세요? 공간도 엄청 넓고, 다양한 사람이 오실 테고요.

A: 사람 많이 만나는 건 크게 힘들진 않아요. 그 대신 넓은 공간에 비해 인력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생기는 어려움은 있죠.

 

Q: 저도 홀 매니저 경험이 있어서 공감해요. 평소에 원활하게 처리하던 일도, 바쁠 때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 수습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A: 한창 바쁜 시간에 일이 몰리면 동시에 해결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어요. 점심 영업 때 손님이 꽤 많거든요. 영업시간에 홀 관리도 해야 하고, 공유주방 상황도 관리를 해야 하죠. 주방 설비에 문제라도 생기면 더 어려워지고요. 도와주시는 아르바이트분도 계시지만, 그래도 동시다발적으로 터질 때가 있잖아요.

 

Q: 공유주방의 키친 매니저라면 업무상 요리를 하실 때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경력에 요리 관련 경험이 없진 않지만, 이곳에서 요리를 맡아서 전문적으로 조언하는 역할은 아니고요. 제 업무는 이 키친인큐베이터라는 공간의 전반적인 관리입니다. 홀 매니저로서 손님들 살피고, 주방 설비 및 기물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Q: 총 몇 분이 운영하시는지, 파트는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저 포함 네 명의 매니저가 있고, 그 위로 팀장님이 한 분 계십니다. 아르바이트 한 분 포함해서 여섯 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파트는 요리, 촬영, 디자인, 그리고 키친으로 구성돼있습니다.

 

Q: 키친과 홀이라는 개방된 근무 공간이 불편하게 느껴지실 때는 없나요?

A: 사무실이 따로 있긴 합니다. 다른 파트 분들은 거기 주로 계시고요. 그런데 저는 홀이 편해요. 저는 업무상 공간 담당이니까, 홀에 매니저가 한 명이라도 있어야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손님이 안 계실 때도 개별주방, 공유주방에는 사람이 있죠. 그래서 여기 상주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폐쇄된 공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어요. 홀은 넓고 개방적이어서 좋아요.

 

Q: 보통 출근하셔서 퇴근하실 때까지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A: 7시 반에서 8시에 출근하고, 아침 영업을 8시 반부터 10시까지 합니다. 아침 영업이 끝나면 중간정산을 하고, 고장 난 주방 설비를 확인해 수리 업체를 통해 고칩니다. 점심 영업을 준비하는 개별주방 업체들에 필요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신규 메뉴나 변동사항을 모아서 키오스크에 가격과 사진 등 정보를 업데이트합니다. 키친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점심 영업시간이 됩니다.

 

Q: 한참 왔는데 아직 점심이네요.

A: 11시 반부터 1시 반까지 점심 영업을 마치고, 일일정산을 합니다. 개별주방 업체들에 매출 알려드리고, 영업 중에 발생한 특이사항을 공유해 개선해야 할 것은 개선합니다. 매주 금요일 이 시간대는 위생검사를 하는 날입니다. 손님들이 건강한 음식 드실 수 있게 냉장고 검사, 청소 위생검사를 진행합니다. 이후에 아침 영업 끝나고 마무리하지 못한 설비 관련 업무를 하게 되고요. 마지막으로 푸드메이커 ‘성장 프로그램’ 준비사항 관련 매니저 회의가 있습니다. 그 후에 일이 끝나는 대로 퇴근하게 됩니다.

 

Q: 일과가 꽤 긴 편이시네요. 요새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 중요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자기 시간이 조금 부족하실 수도 있겠네요?

A: 제 직무를 맡는다고 하면 조금 부족할 수도 있죠. 그런데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예요. 더 잘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빨리 끝내고 일찍 갈 수도 있는 거죠.

 

Q: 영업과 영업 사이 시간에 발생하는 일들을 얼마나 빨리 처리하느냐에 달린 문제네요?

A: 그렇죠. 그러면서 또 새로운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기도 해요. 공유주방 푸드메이커분들이 두세 달 정도면 바뀌어요. 개별주방 업체도 바뀌기도 하고요. 그러면 또 처음부터 준비시켜 드려야 하죠. 필요한 것들 각각 맞춰서 알려드리고, 메뉴 세팅 다시 하고요. 적응하시는데 또 시간이 걸리죠. 일이 끊임없어요. (웃음)

 

[공유주방 키친 매니저가 되려면 어떻게 하죠?]

Q: 공유주방 매니저로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런 역량을 갖추면 일에 적응하기 수월하다.’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첫째, 사람을 많이 대하기 때문에 성격이 긍정적이고 밝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열린 마음으로 적응을 잘할 수 있는 성격이요. 둘째,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더 좋겠죠? 특히나 장사하시는 분들과 소통을 하려면, 적어도 식당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주방 설비를 다룬 적이 있거나, 주방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으면 더 좋고요. 자격증까진 없어도 될 것 같아요. 성격이 적합해야 일하실 때 괜찮을 것 같아요.

 

Q: 결국 본질은 사람들하고 계속 소통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한 경험이 있으면 좋겠다는 거네요.

A: 네. 주방에 특화된 경험이면 더 좋겠지만, 꼭 그게 아니어도 괜찮고요. 중요한 건,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여러 사람을 대하는 것에 적합한 성격인지 스스로 확인해보는 거예요.

 

Q: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청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A: 본인이 원한다면 경험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자신만의 비전이 있거나, 혹은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비전이 확실하고 그에 동참하고 싶다면, 저는 추천해요. 업계 내에서도 회사마다 여건이 달라서 어느 회사가 어떻다고 단정 지어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요. 다만, 성장 가능성 큰 사업모델이고, 관련 산업이 계속 활성화될 것은 분명하죠. 그러니 일단 경험해보고, 경험에서 실제로 느껴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이 관심 있다면 해보는 거죠. 저는 후회 없이 잘하고 있거든요.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는 청년 구직자분들과 앞으로 키친 매니저를 꿈꾸고 계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A: 정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런 공간에 찾아와 보셨으면 좋겠어요. 오셔서 식사를 해보셔도 좋고, 매니저분들과 대화를 해보셔도 좋고요. 만약에 관심이 있으면 기자님처럼 직접 와서 보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분야를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외식업 관련 경험은 홀 매니저든 주방 경험이든 해보시는 게 좋아요. 아니면 다른 공간이라도 매니저를 해보든지요. 그런 경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경험이 있어서 확실히 도움이 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