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맥주에 취하고, 일에 취하고.

2016-09-07T01:05:59+00:002016. 09. 7.|

[현직자 인터뷰] 맥주에 취하고, 일에 취하고.

‘JEJUSIEN(제주지앵)’ 청년 창업가- 김진섭

 

운동을 하고 숨을 헐떡거리며 집에 들어와, 냉장고에 있는 시원하다 못해 얼얼한 맥주를 마셔본 사람은 그 개운함을 잊지 못할 것이다. 제주도, 맥주, 일.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 창업한 이 청년 창업가는 맥주를 좋아한다는 열정만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JEJUSIEN 김진섭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사진-김유빈(ybeeen@hanmail.net)

제주도 바다에서 제주지앵과 함께!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친구들과 맥주 제조회사 JEJUSIEN(제주지앵)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 김진섭(27)이라고 합니다.

▲인터뷰도 맥주와 함께! 제주지앵 운영자 김진섭

▲인터뷰도 맥주와 함께! 제주지앵 운영자 김진섭

Q: 제주지앵을 소개해주세요.

A: 제주지앵은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웰빙 제주감귤맥주로 제주 지역 주류 시장 활성화와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입니다. 공장이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두드러지는 활동은 없지만, 차후 제주지역의 호텔이나 펍 등에 저희 맥주를 유통할 계획이예요. 이외에 맥주 시장 저변의 확대와 저희 제품 홍보를 위해 여러 가지 페스티벌이나 각종의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토라고 할 건 딱히 없지만 hustle(의기 왕성하게 활동함) 하자고 외치면서 일하곤 합니다. 저희가 맥주 업계에서 굉장히 어린 편이기도 하고 열정 하나로 해오고 있기 때문에 저희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Q: 제주지앵을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친구가 맥주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직접 브루잉을 하다가 감귤껍질에서 베타크립토산틴( 귤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으로, 뼈 형성을 촉진한다고 해요.) 성분을 빼내 첨가한 맥주를 만들게 되었어요. 그 결과 2013년 말 제주대학교 창업동아리 결과 발표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상과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상을 수상했고, 베타맥주를 주요 상품으로 친구 셋이서 제주지앵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베타맥주가 제주지앵의 대표적인 상품인가요?

A: 네, 쉽게들 감귤맥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베타맥주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감귤 과육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감귤 껍질을 사용해서 맥주를 만듭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상큼한 감귤의 맛보다는 조금 쌉싸름할 수 있어요. 감귤 껍질에서 추출한 베타크립토산틴 성분을 첨가했기 때문에 베타맥주라고 하죠. 베타크립토산틴에 항암과 혈류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서, 여러 번 연구를 한 끝에 개발하였습니다. 특히 라거 맥주가 아니라 에일 맥주라 톡 쏘는 맛이 덜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감귤맥주와 함께, 제주지앵과 같이. (출처: 제주지앵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ejusien_official/)

감귤맥주와 함께, 제주지앵과 같이.
(출처: 제주지앵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ejusien_official/)

Q: 특별히 제주도를 배경으로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우선, 같이 일하는 두 명의 친구가 제주도에 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제주도를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서울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보다 제주도의 특성을 살린 지역 맥주가 더 경쟁력 있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아쉬웠던 점은 우리가 흔히 ‘제주도’라고 얘기를 하면 생각나는 특산품은 감귤 초콜릿이나 삼다수 정도밖에 없다는 거예요. 다른 나라에서 지역 특산품이 맥주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제주도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역 맥주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 됐습니다.

 

Q: 친구끼리 일을 하는 건데 싸우지는 않나요?

A: 물론, 3명이서 다같이 일하는 만큼 싸우기도 많이 싸우죠. 의견 차이로 인해 친구들끼리 많이 다투기도 하지만 여느 친구들이 그렇듯이 술 한잔 마시면서 풀어버리는 편입니다. 3명 중 둘이 싸우면 한 명이 중재를 하는 엄마 역할도 있거든요. (웃음)

 

Q: 각자 맡으신 일이 있나요?

A: 각자의 분업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맥주를 너무 좋아하는 친구는 생명공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어 맥주가 좀 더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고, 다른 친구는 미디어 학부에 재학 중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홍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라 금전적인 모든 것들을 관리하고 있어요. 또한, 나머지 두 친구들은 제주도에서 제주지앵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저는 서울에서 여러 방면으로 저희 회사를 알리는 역할도 합니다.

 

Q: 요즘 수제맥주(Craft Beer) 가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가게를 차릴 계획은 없나요?

A: 그렇죠. 주세법이 개정된 이후로 맥주 제조장 시설기준이 완화되고 맥주 유통이 허용되어서 많은 craft beer pub 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예요. 그렇지만 저희는 아직 제조 공장이 공사 중이라 제조와 유통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좀 더 회사가 커지고, 공장도 완성이 되면 서울에서도 제주도의 느낌을 물씬 풍길 수 있는 독특한 펍과 게스트하우스를 같이 운영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3명 모두 어린 나이에 창업을 시작하였고, 경험도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Q: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A: 비어페스티벌에서 저희 부스 줄이 가장 길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많은 손님들이 입소문을 타고 맥주를 많이 찾아 줄이 길게 늘어서있는 걸 볼 때면 그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을 못하죠. 또, 맥주 생산 공장에서 맥주를 가지러 가서 한 모금 마실 때 너무 행복합니다. 노력의 결과물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저희가 생산, 유통업계이다 보니 크래프트 비어 펍에 유통을 합니다. 그 곳에서 맥주가 빨리 떨어져 케그를 바꿔달라고 연락이 오면 뿌듯해요.

 

Q: 제주지앵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저희의 이름처럼 제주도 하면 생각날 수 있는 맥주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 오면 맛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감귤초콜릿이나 제주감귤을 꼭 사가잖아요. 감귤초콜릿이나 제주감귤 말고도 제주도에 왔다 가면 꼭 사가는 특산품이 제주지앵의 맥주가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져 이 맥주를 마시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 오게 하는 지역맥주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주도 앞바다에서 감귤맥주를! Cheers! (출처: 제주지앵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ejusien_official/)

제주도 앞바다에서 감귤맥주를! Cheers!
(출처: 제주지앵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ejusien_official/)

Q: 창업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따로 있나요?

A: 저도 많이 경험이 부족하지만 IT 분야의 창업이 가장 영향력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IT업계는 제조업보다 많은 면에서 유리하게 창업할 수 있어요. 물론, 유행이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따라가야 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요. 창업을 지원하는 여러 회사들도 IT 분야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제조업은 투자 받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받는다고 해도 제한 사항이 너무 많아요. 물론 제가 제조업에서 창업한 사람이라서는 아닙니다.(웃음)

 

Q: 제조업보다는 IT 업계에서의 창업이 유리하다고 했는데, IT업계와의 결합 생각은 없나요?

A: 저희 같이 대학생 창업의 경우 가지고 있는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초기자본이 많이 드는 제조업 보다는 IT 쪽의 효율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본격적인 사업으로의 IT 업계와의 결합은 아직 따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준비할 게 많기도 하고, 주류 분야가 IT 쪽과 결합할 여지 자체도 적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사업 외적 활동으로는 대학생 소프트웨어 동아리 등과 SW 재능기부 챌린지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 진행된다면 수제 맥주 업계에 있어서 새로운 접근법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사람들이 창업은 여러 가지 우려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저는 아무런 경험 없이 친구들과 함께 창업을 시작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이렇게 나름 잘 이루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닌,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3명 모두 대단할 것 없는 대학생일 뿐이고, 단지 성격이 잘 맞는 친구일 뿐이었는데 이렇게 창업을 했잖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여러 재단에서도 창업을 지원해주기도 해요. 지원 받지 못했으면 이렇게 학생들이 창업하기에도 쉽지 않았을 거예요.

 

Q: 여러 재단에서 창업을 지원해준다고 했는데, 제주지앵은 어떤 재단에서 지원을 받았나요?

A: 저희는 창업 진흥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과 융자를 받아 창업했습니다.

 

Q: 그럼 창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A: 팀빌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의 성격이 잘 맞지 않아 해체된 기업들도 많이 봤어요. 성격과 목표를 서로 채워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삼박자가 갖추어진 친구들이 원동력이 되어 기업을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Q: 이번 GKBF(Great Korean Beer Festival) 에도 참가하시나요?

A: 네, 참가합니다. 작년 GKBF에서 굉장히 많은 손님들이 저희 맥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섰어요. 나름대로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귤맥주를 알리기 위해 이번 축제에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축제하는 곳마다 라인업을 보고 찾아오는 단골들도 생겼어요. 이번 축제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3시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질 줄 몰랐다. 인터뷰 내내 그 공간은 정말 맥주의 장이 펼쳐진 듯 했다. 맥주를 좋아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첫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이렇게 행복한 인터뷰를 할 줄이야! 자신이 좋아하던 취미 하나만으로 자신만의 일을 만들고, 여러 사람과 나누기 위해 노력중인 제주지앵 청년 창업가 김진섭. 3시간 내내 행복, 뿌듯함, 자부심으로 뭉쳐진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인터뷰를 하는 나 역시도 설레게 했다. 또한, ‘취미가 과연 일이 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던 내게 정답을 내려주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 모두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