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문화연구소 홍서윤 대표님 인터뷰

2017-01-06T22:14:12+00:002016. 12. 9.|

장애인문화연구소 홍서윤 대표님 인터뷰

 

글: 마예진 (yeajin829@hanmail.net)

사진: 우승희 (wonaaaaa@gmail.com)

 

여행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힘든 현실을 버텨내기 위한 활력을 선사한다. 필자 또한 여름 방학의 내일로 여행의 기억으로 다시 한 번 힘든 한 학기를 버터내고 있는 중이다. 장애인문화연구소의 대표 홍서윤씨는 여행이 지닌 가치와 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여행은 우리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또 여행의 의미란 무엇일까? 기사를 읽고 모두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홍서윤 이라고 합니다.

 

Q.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생소하시겠지만 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과 관광권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와 관련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향유권이란 말 그대로 문화를 즐길 권리를 의미합니다. 저희는 장애인들이 어떻게 하면 여행을 즐길 수 있는지 고민을 하고 여행에 대한 상담과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KBS앵커를 그만두고 유럽여행을 떠나셨어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여행에 대한 책을 쓰게 되었어요?

A. 이전부터 유럽여행에 대한 기대가 있었어요. KBS에서 2년 동안 계약직 장애인 앵커로 활동을 했었고, 계약이 끝나고 마침 시간적, 비용적인 면에서 여유가 있어서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혼자서 여행가는 게 쉽지는 않은데 동병상련인 분들에게는 제 여행이 자극제가 되길 기대했고, 관련된 지식이나 정보가 없는 분들에게는 휠체어를 타고 혼자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책을 썼어요.

 

Q. 여행을 다녀오시고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를 설립하셨죠. 어떤 계기로 단체를 설립하게 되었나요?

A.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주위의 장애인들이 저에게 여행정보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 주셨어요. 그 때 장애인 여행정보를 공론화 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세계적인 추세 또한 포화상태인 관광산업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으로 몸이 불편한 어린이, 장애인, 노인을 주목하고 있는 상태였고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장애인문화연구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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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홍서윤씨

Q. 단체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A. 단체 멤버들이 주로 주업이 있는 상태에서 서브잡으로 장애인문화연구소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같이 일하지는 않아요. 다들 주업으로 바쁘기 때문에 온라인 회의를 하는 것이 편해요. 주로 개별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얼마 전에는 경복궁으로 다른 장애인분들과 함께 투어를 다녀오셨어요. 경복궁 투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A. 다른 단체와 콜라보해서 지체장애인분들, 청각장애인분들, 그리고 그 분들의 친구들을 모아서 23명 정도 같이 경복궁에 갔어요. 시각장애인들과는 함께하지 못했어요. 그 이유가 시각장애인들은 촉각으로 경복궁을 느껴야하는데 경복궁이 중요한 문화재이다 보니 함부로 만지지 못하기 때문이었어요. 실제로 다양한 장애들 가진 사람들이 같이 가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죠. 예를 들어서 저는 휠체어에 앉았는데 청각장애인의 입모양을 봐야 하는 거예요. 목이 부러질 것 같았어요, 근데 이 사람은 고개를 숙여야 하니까 또 힘들고. 사전에 같이 일하는 분들이랑 논의를 많이 하고 장시간 준비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참여자 분들은 만족하셔서 뿌듯했어요. 또 좋은 반응이 있다는 것은 저희가 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니까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다양한 콜라보 활동을 하셨는데 최근에 생각하는 새로운 콜라보 프로젝트가 있나요

A. 최근에는 여행사에서 여행 상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어떻게 보면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장애인을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좀 더 소비자로서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 거죠.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 분들을 타깃으로 여행상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미 관광시장에서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정책과 사회전반에서는 장애인 여행을 문화향유로 보지 않고 사치부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장애인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나도 못가는 여행을 감히 장애인이가?’ 라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히 많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 여행을 가야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부정적인 인식이 쉽게 바뀌지는 않아요.

 

Q. 블로그에 추천 여행지로 서울을 꼽으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A. 장애인 여행이나 이동약자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이에요. 그런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탈 수 있는 교통편이 시외를 나갔을 때 기차, 비행기를 제외하고는 없어요. 시외로 기차를 타고 이동해서, 목적지에 도착 후에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교통편이 좋은 서울, 부산을 추천하죠. 서울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기 때문에 볼거리도 많아요. 행사를 보러오는 사람들 중에는 부모님이 노환으로 휠체어를 타는 가족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아이와 함께 가려니 유모차가 너무 무거워서 길이 잘 포장된 곳만 가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잘 모르니 안 갈 수도 있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여행 정보가 공유되면 고민을 덜 할 수 있겠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상황들을 고민해보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휠체어가 가서 머드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또 ‘여의도 불꽃축제에 유모차가 가면 어디로 가야하지?’ 그런 고민들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지금 고민을 해야 나중에 아이들이 태어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사회가 더 발전하고 풍성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발점은 장애인 문제이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 accessible tour(접근 가능한 관광)’에요. 여행을 하거나 관광을 함에 있어서 신체적 결함이나 불편함이 있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든, 그 사람들도 같이 관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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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순히 장애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접근 가능한 여행에 대해 바라볼 필요가 있겠네요.

A. 어디 가서 항상 이야기해요. 안 늙을 거냐고. 늙을 거잖아요. 늙어서 무슨 일이 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눈이 침침할지 귀가 안 들릴지. 연골이 부실해서 휠체어를 탈지. 누가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요. 그런데 지금 인프라 시설을 갖춰놓으면 내가 나중에 노후에 좀 몸이 힘든 상태에서 여행을 가더라도 이미 시설이 있으니까 얼마나 편하게 다닐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전혀 그런 걸 고려하지 않죠.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이야기 했을 때, 우리나라에 ‘접근 가능한 관광’ 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니까 가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휠체어죠. 그 다음에 어떤 식으로 전개 할지는 단계적으로 풀어 나가야할 부분이겠죠.

 

Q. 홍서윤 씨에게 여행이란?

A. 여행은 다양한 것들과 관련되어 있어요. 문화를 향유해야하는 부분, 심리 정서적으로 힐링을 얻는 포인트도 있고, 이동의 문제도 엮여있고, 그 지역의 문화와 생활 특성과도 엮여있죠. 그런데 사람들은 여행이라 하면 ‘그냥 놀러가는 거 아니야?’ 이렇게 보니까. 요즘에는 먹방 여행도 가고 캠핑도 가고 여행의 종류가 되게 많거든요. 사실 장애인 분들이나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은 그런 걸 하나도 할 수가 없어요.

내일로 가기 전에 계획을 세우잖아요. 실제 여행을 가면 생각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사건이 계속 생기면서 스트레스 받다가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풀려요. 저는 그게 하나의 삶을 축소하는 과정 이라고 생각했어요. 살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가 생기고 계획을 해야 될 일이 많은데, 그 과정을 샘플링을 해보는 작업인 것 같아요. 실제로 여행은 장애인들에게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요.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더 자주가야하고,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을 들어보고 좌절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죠. 불편하더라도 여행을 다니면서 내가 불안해했던 감정들, 독립적이지 않았던 면들을 다시 독립적인 상태로 만들어 긍정적인 심리적 영향을 이끌어 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