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아주 끝내주는 진행자! 게임 캐스터 김영일을 만나다.

2019-11-28T16:50:54+00:002019. 11. 28.|

“사람들이 어떤 게임을 추억했을 때 같이 생각나는, 그런 게임 캐스터가 되고 싶어요.”

글/박준수(uzuinn@naver.com)
사진/심윤정(yoonjshim@naver.com)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스타크래프트’를 필두로 한국에 E-sports가 태동하던 시기 뻔질나게 대회 관람을 다니던 팬이었고, ‘하스스톤’이라는 게임을 할 때는 직접 대회 예선에 출전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게임을 했다. 김영일 게임 캐스터는 바로 그 하스스톤이란 게임을 가장 오랫동안 중계한 캐스터였다. 섭외에 성공하고 SNS에 친구 추가가 되었을 때 그는 메인 프로필에 자신을 “아주 끝내주는 진행자” 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 업계 현직자인 그와 게임, E-sports, 인터넷 방송 산업에 대한 끝내주는 이야기들을 나눠보았다.

<질문지를 훑어보고 있는 김영일 캐스터>

 

[현직자 소개]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게임방송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인벤(inven) 방송국에서 게임 캐스터로 일하고 있는 김영일이라고 합니다. 내년이면 게임 캐스터를 시작한지 딱 7년이 되네요.

Q. 게임 캐스터를 지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원래부터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어요. 바꿔 말하면 끼가 있는 편이었죠. 일단은 방송 쪽으로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그리고 아나운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준비를 하느라 교육 관련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제가 원래 평소에 게임을 많이 좋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아카데미 졸업시즌이 되고 아나운서 관련 구직 사이트를 보다가 현재 재직 중인 인벤 방송국 게임 캐스터 구직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한 번에 합격을 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네요.
사실 게임 캐스터를 우선순위에 둔 것은 아니었고 실제 1지망은 스포츠 캐스터 쪽이었는데 현실적인 여건도 좀 있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게임 캐스터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한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Q. 개인방송도 여러 번 봤는데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본인이 살면서 가장 재미있게 즐긴 게임은 무엇인가요?

A. 준수 님이나 저나 나이대가 비슷한데 사실 저희 세대가 가장 열광하면서 즐긴 게임이 있죠. 한국의 전자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라고(웃음). 제일 재밌게 플레이 했고,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열광하면서 봤죠. 게임을 좋아했기에 이 업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저에게 가지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또 하나 저에게 소중한 게임이 있어요. 저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준, 게임 캐스터로서의 인지도를 많이 높여준 ‘하스스톤’이라는 게임이 있어요. ‘스타크래프트’를 만들었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카드게임인데 중계를 위해 제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게임이 인기를 얻는 시기와 잘 맞아 떨어져서 방송이 정말 흥했습니다. 노력과 열정을 좋게 봐주셔서 블리자드 쪽에서 저를 모티브로 하는 밈을 카드에 넣어주시기도 했어요. 이래저래 정말 고마운 게임입니다.

 김영일’>

<바로 이 카드다! “삶은 그저 0과 1의 조합이 아닙니다. 하지만 앞에 K가 붙으면 ‘아주 끝내주는 진행자’라 할 수 있죠.” ‘K01 => 김영일’>

Q. 그렇다면 현재 개인적으로 즐기고 있는 게임이나 앞으로 출시된 게임 중에 기대하는 게임이 있다면 하나씩 꼽아주시겠어요?

A. 스트리머*와 캐스터의 입장에서 하나씩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스트리머로서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게임은 얼마 전에 발매된 ‘포켓몬 소드/실드’라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포켓몬들을 모으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라 시청자 분들이 매우 좋아하시더라고요. 보는 맛이 있는 게임이라고 할까요? 캐스터로서 현재 기대하고 있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 라는 게임을 만든 라이엇 게임즈에서 준비 중인 ‘레전드 오브 룬테라’입니다. 이 게임 역시 하스스톤 같은 카드 게임인데 카드 게임 관련 방송을 오래 중계해서 그런지 다른 게임보다 많이 기대가 돼요.
*스트리밍(streaming)의 원형인 stream에 행위자를 뜻하는 접미사 -er을 붙인 단어. 한국어로는 인터넷 방송인이라 한다.

<김영일 캐스터에게 본격적인 업무 관련 질문을 해보았다>

 

[게임 캐스터 업무 관련]

Q. 게임 캐스터의 일과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 캐스터의 경우 방송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의 일과에 차이가 있습니다. 방송이 있는 날에는 스튜디오에 출근을 해서 먼저 메이크업을 받고 방송 시작 전에 리허설을 하고 정해진 방송 일정을 소화한 다음에 퇴근을 합니다. 방송이 없는 날에는 다음에 있을 게임 대회 중계 준비를 하거나, 새롭게 중계를 맡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게임들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공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가끔은 외부에서 행사관련으로 섭외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직장에 소속되어 있지만 겹치지 않는 선에서 직장에서 배려를 받아 외부 행사의 진행을 맡기 위해 나갈 때도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모든 것들을 하고 시간이 남을 때는 스트리머로서 개인방송을 하고 있어요. 스트리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시청자와 팬들과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좁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캐스터 김영일’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하시던 분들도 ‘스트리머 김영일’에게는 정말 편하게 다가오세요.

Q. 많은 직종에 캐스터가 있지만 게임 캐스터만이 갖는 특별함이 있다면?

A. 정말 다양한 방면의 중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배우나 연기자 같은 느낌이라고 말씀드리면 이해하시기 쉬울까요? 저 같은 경우는 게임 캐스터를 하면서 스포츠 캐스터도 많이 해봤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게임 캐스터가 농구 게임을 중계하면 농구 캐스터가 되고요, 축구 게임을 중계하면 축구 캐스터가 되요. 격투게임을 중계하면 종합격투기 캐스터가 되고(웃음). 게임의 장르가 어느 한 장르에 국한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것들을 중계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어떤 캐스터도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특별함이라고 생각해요.

Q. 게임 캐스터 업무 관련해서 가장 보람차거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하나 말씀해주세요.

A. 하나만 이야기하기 어려워서 여러 개 이야기 하고 싶어요(웃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일은 어린 시절 E-Sports 팬으로 자라온 입장에서 제가 동경하고 선망하던 업계 관계자분들과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 프로게이머 하던 분들이 현재 해설자나 감독, 코치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계신데, 만나서 인터뷰하거나 같이 중계 할 때마다 너무너무 신기해요. 소위 ‘성공한 덕후’의 표본이 저 아닐까요? 가장 보람찰 때는 역시 시청자나 팬 분들이 제가 누군지 알아보고 찾아와서 사인을 받거나 응원을 해주실 때,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 외에도 게임 산업이 점점 커지다 보니 유명 연예인들이나 셀럽들이 게임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들과 같이 일했던 것들이 많이 기억에 남죠.

Q. 게임 캐스터 업무 관련해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A. 일단 첫 번째로 게임이 일이 된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사실 이건 어떤 분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걸 의무적으로 해야 할 때 받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가 없어요. 게다가 내가 하고 싶은 게임만 중계할 수는 없잖아요.
두 번째로 장르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게임 내적으로 의외로 알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생각해 보세요. 등장하는 챔피언이 146명입니다. 여기에 아이템 이름, 스킬 이름, 기타 요소들을 정확하게 알고 전달해야 되요. 제가 오래 중계했던 하스스톤을 예로 들어볼까요? 하스스톤의 경우 새로운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추가되는 카드가 135장이에요. 그러면 중계를 하기 전까지 그 카드 이름과 성능을 전부 알고 있어야 하죠. 이런 확장팩이 1년에 3번 나옵니다(웃음). 준비기간이 길면 그나마 낫지만 어떤 때는 3일 만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게임의 중계를 준비해야 될 때도 있어요.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유저 분들은 부정확한 용어 사용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혹여 실수를 하면 많은 지적과 비판을 받습니다.
게임을 업으로 삼는다는 이야기를 하면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특히 나이 어린 친구들은 정말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는데 재미있고 쉬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 게임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새로운 스테이지나, 밸런스 변경 등 게임 본편의 기능보다 더 추가된 것을 말한다.

Q. 생각 이상으로 힘든 점이 많네요. 이런 어려움에 대비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A. 처음에는 학창시절 공부하는 마인드로 접근을 해봤어요. 정말로 시험공부 하듯이 캐릭터 이름, 성능, 특징 다 하나하나 외우는 식으로 공부를 했는데 너무 비효율적이었어요. 그래서 중계가 없는 날에 게임을 하는 시간을 늘려봤습니다. 중계가 있는 날에도 여유 시간 사이사이에 계속 게임을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게임 플레이 시간을 늘리니까 하나하나 외우는 것보다 훨씬 기억에 잘 남고, 직접 게임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중계할 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결국에는 게임을 ‘직접’, ‘많이’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Q. 중계할 때 캐스터(중계 진행과 상황 전달 역할)와 해설자(게임 내적인 분야의 전문적인 설명 역할) 조합으로 중계를 하게 되는데 캐스터의 해당 게임 지식은 얼마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A. 일단 캐스터의 게임 지식은 최소한 해설자가 어떤 말을 하는지 이해하는 수준까지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캐스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상황 전달이거든요. 그런데 게임 지식의 수준이 해설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면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이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중계진들 사이에 서로 소통이 되지 않으니 중계 도중에 흐름이 끊어질 것은 자명하구요.

Q. 게임 중계의 경우 캐스터의 해설 개입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 편인데 캐스터의 역할은 어느 선까지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A. 캐스터의 해설 개입의 경우는 제가 많이 지적을 당해봐서 잘 압니다(웃음). 보통 캐스터의 해설 개입이 일어나는 경우는 욕심 때문에 그래요. 시청자들에게 ‘나 이렇게 많이 공부했어.’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거든요. 반면에 해설자의 진행 개입이 일어나는 경우는 중계 경험이 부족할 때입니다. 경험이 부족하면 전문 지식이 있어도 신속하게 말이 나오지 않아서 상황 전달만 하게 되는 거죠.
초창기에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역할이 좀 엄격하게 나뉘어져 있는 편이었습니다. 격식도 좀 많이 차리는 편이었고 캐스터는 진행과 상황 전달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문 지식은 해설자에게 맡기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선이 많이 허물어졌어요. 결국 게임 방송의 핵심은 재미거든요. 개입보다 시너지라는 표현이 알맞을 것 같은데, 너무 노골적이지 않다면 캐스터와 해설자가 각자의 영역을 조금 넘어서는 부분에서 재미라는 시너지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진행이 캐스터만의 영역이었다면 요즘은 해설자 쪽에서 캐스터의 진행 역할을 거들면서 생기는 만담들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반대로 해설자의 실수를 캐스터가 잡아내는 경우 시청자들이 장난스럽게 해설자에게 야유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업계 전망]

Q. 게임과 E-sports 업계 종사자로서 관련 산업들의 전망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너무 밝죠. 사실 대형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게임과 E-sports 섹션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게 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국내 상황을 보면 각 지역별로 E-sports 전용 경기장 건립이 이미 추진되고 있습니다. E-sports 구단의 투자 규모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한국 스포츠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었죠. 국내 굴지의 대기업 한화에서도 얼마 전부터 E-sport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오버워치 리그’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같은 인기 게임 대회들이 매년 규모가 커지고 시청자수도 꾸준히 늘고 있고요. 위에서 언급했던 유명 게임사들이 꾸준히 양질의 신작을 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모바일 게임 산업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요.

Q. 스트리머도 병행하는 입장에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A. 확실하게 성공하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남들과 차별화 되는 본인만의 컨텐츠가 있다면 성공하는데 가장 자본이 적게 드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회사를 차리는 일 없이, 방송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비들만 있어도 본인이 가진 것을 남들에게 가장 쉽게 뽐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 방송이나 방송인을 따라하거나 막연하게 후발주자로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기존의 유명 스트리머나 방송인들을 두고 단순한 후발주자의 방송을 볼 이유가 없거든요.

Q. 게임 캐스터로서 앞으로의 포부와 현재 한번 해보고 싶은 게임 중계나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요?

A. 제가 한창 힘들어할 때 업계 선배님이 이 바닥에서 딱 10년만 버텨보라고 조언해 주신 적이 있어요. 방송을 10년 하면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너의 얼굴을 알게 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벌써 내년이면 7년차네요(웃음). 방송인으로서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캐스터가 되는 것입니다. “아 저런 사람이 있었지.”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캐스터요. 게임 캐스터라는 직업이 참 신기해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즐기던 사람들의 추억 속에는 절대로 잊히지 않는 분이 있죠. 전용준 캐스터님. 저도 그분처럼 사람들이 어떤 게임을 추억했을 때 같이 생각나는, 그런 게임 캐스터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보고 싶은 무대라 하면, 사실 특정 게임이나 무대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 가능하다면 블리즈컨* 현장 중계를 해보고 싶어요. 국내에서 블리즈컨 중계를 여러 번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직접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Blizzcon, 게임회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연례 게임 행사

 

[업계 취업준비생과 초년생들을 위한 조언]

Q. 게임 캐스터로 입사하기 위해, 그리고 입사 한 이후 어떤 준비와 노력들을 하셨나요?

A. 일단 아나운서 교육 아카데미를 다녔다는 건 이미 말씀드렸고, 종목에 따라 차이가 조금씩 있겠지만 특히 게임 중계는 다른 중계에 비해 정말 상황이 빠르게 흘러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 빠르게 말을 하면서도 상황을 잘 전달하기 위한 연습을 많이 했어요. 진짜 말을 빠르게 해야 하는데 그게 시청자들에게 다 들려야 돼요. 결국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는 발음이 좋아야 됩니다.
다음으로 게임 중계는 캐스터와 해설자 조합으로 2명이나 3명이 같이 진행하는 게 보통이거든요. 그러면 중계 과정에서 서로의 목소리가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캐스터는 진행을 위해 그 겹쳐진 목소리 사이를 뚫고 나올 정도의 발성능력이 필요해요. 그걸 얻기 위해 저는 중계하는 제 목소리를 녹음하고 일일이 체크하면서 게임 중계에 적절한 목소리 톤이나 크기를 발견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Q. 게임 캐스터나 해설을 지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현직자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A. 테크닉적인 조언은 위 질문에서 답변한 것 같고요. 게임 캐스터를 지망하는 친한 동생들이 조언을 구할 때마다 해주는 말이 있어요. “얼마나 열심히 알아봤어?” 사실 게임 캐스터로 취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일단 구인 자체가 많지 않거든요. 그나마 요즘은 게임사에서 자체적으로 방송 팀을 만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제가 취업할 때 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어요. 게임 캐스터 취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태도라고 생각해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발품을 팔아서 많지 않은 구직 기회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게임 해설자의 경우는 캐스터와 달리 일단 게임을 잘해야 돼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해설을 자주 맡는 편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가 아니라고 해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의 최상위권에 속해 있으면 해설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많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실력자들의 경우 게임사나 게임방송제작사에서 눈여겨봤다가 인터넷 방송에 섭외하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그때 게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방송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게임 해설자나 프로게이머가 되는 케이스를 많이 봐왔습니다. 기본적인 언변능력이 있으면 금상첨화겠죠? 어쨌거나 게임 캐스터나 해설자나 공통적으로 게임을 정말 많이 해야 돼요.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사실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 자녀를 대동한 부모님들께서 게임이나 E-sports 업계에 취업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게임하다가 부모님께 혼나던 저희 세대를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죠.

Q. 오늘 인터뷰 정말 알차고 즐거웠습니다. 끝으로 서울잡스 독자 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A. 취업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취업 준비할 때 걱정이 많은 편이었거든요. 대학교 졸업하고 아나운서 아카데미 졸업 시즌이 다가오는데 “아 나는 언제쯤 카메라 앞에 서서 방송을 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제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움츠러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럴수록 외부활동이나 색다른 경험도 해보고. 저는 사람 구경하면서 많이 힐링을 했거든요. 진짜 열심히,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본인만의 힐링 방법을 찾거나 때로는 자극을 주면서 열심히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들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김영일 캐스터는 다음 주에 군대를 가는 아는 동생과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동석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알고 보니 그 아는 동생은 김영일 캐스터 방송의 시청자였고 자주 상담을 해왔던 사이라고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그랬을까? 식사는 술을 부르고 술자리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김영일 캐스터의 게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잘 알 수 있었던 자리였다. 그는 아주 끝내주는 진행자를 넘어 끝내주게 멋진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그에게 끝내주게 멋진 일만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