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청소년의 삶에 스미다

2015-11-27T15:27:08+00:002015. 11. 27.|

청소년의 삶에 스미다.

청소년 지도사

 

글·사진 : 김민지(kimhe13@naver.com)

 

청소년기는 제2의 탄생이다.-루소

청소년기는 제 2의 탄생이라고 불리울 만큼 중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이 중요한 시기에 누구를 만나는가는 그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탐색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청소년 지도사’들이다. 그들 고민의 눈높이는 청소년들의 입장에 맞추어져 있으며 그들이 바라보는 사회는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가게 될 미래 사회에 맞추어져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청소년 지도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정성욱이라고 합니다. 현재 ‘청소년 활동팀’ 부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휴게 공간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휴게 공간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 기관 소개

Q.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의 청소년 활동팀에서 맡고 있는 구체적인 업무는 무엇인가요?

우선 동아리 활동 관리가 있습니다. 동아리는 수련관 내부 동아리로 댄스 동아리, 봉사 동아리 등이 있습니다. 댄스 동아리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이 외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주고 꾸며주는 것이 저희 팀의 업무입니다. 봉사동아리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이 주변에 있는 지역 기관과 연계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울림 마당’이라는 지역 사회 청소년 축제를 기획하기도 하고 학교에 직접 찾아가 학교 축제를 지원하거나 봉사활동 교육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수련관 내부 동아리(출처 :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수련관 내부 댄스 동아리 (출처 :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2014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동아리 연합 발대식- B-boy 동아리 Thumbs up Family의 공연 (출처 :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2014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동아리 연합 발대식- B-boy 동아리 Thumbs up Family의 공연 (출처 :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동아리 활동 기획 및 관리하시는 모습 (출처 :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동아리 활동 기획 및 관리하시는 모습 (출처 :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Q. 수련관 내부 동아리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동아리는 청소년들이 직접 지원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나요? 아니면 학교를 통해서 지원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나요?

청소년들이 직접 지원합니다. 연계기관과 연계를 맺은 후, ‘이런 활동을 할 청소년들 모여라’라고 모집을 하죠. 저희 수련관 같은 경우에는 주변에 노인복지센터가 있어요. 청소년들이 수련관 내부의 ‘요리 스튜디오’라는 공간을 이용해 간식을 만들어서 그 노인센터에 가져다 드리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기획해요. 그런 후에 이런 활동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이 직접 와서 면접을 보고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인 친구들이 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던데 성장 시기에 따라 다른 방침으로 운영되나요?

그럼요. 기본적으로 진로 같은 경우 초등학생들은 여러 가지를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줘요. 대표적인 예로 ‘잡 월드’에 가서 직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요리를 해보는 등의 활동을 하는 거죠. 중학생 같은 경우에는 활동 이후 실제 진로설계까지 하게 도와줍니다. 체험활동을 한 후에 느낀 점, 체험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죠. 고등학생들에게는 활동한 것을 마을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시해주죠.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학과에 계신 분들이 오셔서 학과를 선택한 이유, 진로 등에 대해 고등학생에게 이야기해주는 멘토링도 진행합니다. 성장 시기별로 특징들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논문을 통해 배우고 배운 부분을 활동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합니다.

 

#. 근무 환경

Q. 이곳에서 주임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이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상세하고 생생하게 알고 싶어요.

평일 근무시간 동안에는 주말에 만날 아이들과 함께 할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이를 위해 외부 기관을 방문하기도 하고 책을 통해서 배움을 얻기도 합니다. 저희 수련관의 비전은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지역 사회와 어떻게 연계할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연계할 지역 사회 기관을 찾아가서 그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상하죠. 그리고 주말에는 기획한 것을 토대로 아이들과 만나서 동아리 활동, 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하는 활동 등을 하게 됩니다.

 

Q. 그러면 평일, 주말 모두 근무하는 것인가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가 일반적인 근무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에요.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Q. 조직 속에서 개인의 역량이 충분히 실현되고 있나요? 개인이 내는 아이디어 등을 적용할 조건이 조성되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 기회를 많이 주고 개인을 지지해주는 작업장이에요. 그래서 제 역량이나 제 생각, 제가 하고 싶었던 사업들에 대해 자신 있게 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한 예로 신입 직원일 때 국가에서 주는 보조금 사업에서 예산을 넘겨서 쓴 적이 있었어요. 많이 긴장했었습니다. 그런데 기관에서 메워주었어요. 그리고 그 때 관장님께서 “ 이 돈이 정말 좋은 청소년 지도자 한 명을 키우기 위한 교육비로 쓰이길 바란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었어요. 정말 감사했고 저를 지지해주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 청소년 지도자로서의 삶

Q. 일을 하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1년차 때 한 개의 동아리를 맡아서 계속 이끌고 가게 되었어요. 그 동아리 학생이 졸업해서 대학생이 되고 ‘서포터즈’로 수련관에서 저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청소년 학과에 진학했다는 그 친구는 자신이 활동했던 그 동아리를 이끌고 저한테 피드백을 받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때 했던 동아리 활동 이후 ‘청소년학과’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그렇게 해서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를 통해 제가 그 친구한테 했던 말이나 그 친구가 저와 함께 했던 활동들이 진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을 대할 때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책임감이 가중되었죠.

 

Q. 일을 하면서 좋았던 점, 보람을 느꼈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교나 지역 사회의 다른 기관과 만나서 “저희 기관은 이런 비전을 목표로 해서 나아갑니다.” 라고 이야기했을 때 저희 뜻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점점 더 많이 생겨요. 이럴 때 보람을 느낍니다. 말로만 “달라져야 한다. 청소년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실제로 그 공유된 마음들이 활동으로 풀어질 것 같다는 그림이 그려지는 거죠. 진짜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는 보람을 느껴요.

 

Q. 일을 하면서 곤란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과 함께 하는 일이 아닌 행정적인 업무를 하게 되는 순간순간 곤란함을 느낍니다. 특히 행사나 축제를 진행할 때 현실적으로 빠르게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그런 상황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평일 오후 1시나 2시에 급하게 결정해야하는 사항들이 생겼을 때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이럴 때 내 판단에서 결정하고 나중에 통보하는 형식이 돼요. 이것을 다시 아이들에게 전달해주었을 때 아이들이 “아 뭐야 어차피 그럴 거면 선생님이 그냥 짜주세요.”라고 이야기해요. 내가 아이들의 자치성을 제한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곤란하고 힘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업무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Q.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사전에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미리 해줬습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요. 기획 단계에서 모든 부분들이 기획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함께 어떤 행사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해갈 것인지’에 대해서 아이들의 의견을 미리 많이 들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 것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나누니 아이들이 이해를 해주었어요. 그리고 저도 중간에 급하게 처리해야할 부분이 생기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그렸던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이 일은 본인 개인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내가 해야 할 의무나 가져야할 책임감을 느끼기에 이 일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떤 목적과 목표로 살아야하는 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수련관에서 가다가 스스로 주인이 아니라는 생각이나 ‘내 행동을 누군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지나가다 쓰레기 같은 것도 안 줍고 그랬을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나를 보고 배운다.’는 마음이 있으니 쓰레기라도 줍게 되고 누군가 다치거나 넘어졌을 때 일으켜주게 돼요. 이처럼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Q. 사람들이 이 직업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청소년 지도사라고 이야기하면 주로 수련관 ‘빨간 모자’ 또는 상담사만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저희 스스로도 청소년 지도사라고 이야기하기가 힘들어요. 사람들이 이 직업에 대해 잘 몰라서 설명이 길어지죠.

 

#. 취업 과정

Q. 이 일을 선택할 때 어떤 매력을 느껴 선택하게 되었나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라는 것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아이들을 변화시켜주고 싶다고 ‘심리상담’ 쪽으로 나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어디 가서 래프팅하는 등의 활동적인 것들에 더 흥미를 느꼈어요. 그러면서 제가 던지는 말에 아이들이 웃고 그런 것들이 즐거웠습니다. 저는 그게 상담이고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재미를 느껴서 이 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채용공고에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이 우대조건으로 있더라고요. 자격증이 취업할 때 많은 영향을 미치나요?

원래 다른 기관은 필수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 수련관은 오히려 마을 사업을 잘하거나 연계활동을 잘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 자격증이 없어도 관장님께서 채용을 하십니다. 청소년들을 마을과 함께 성장시킨다는 기관의 비전의 영향으로 볼 수 있죠. 저희 수련관과 가치관과 방향이 일치하면 채용을 하는 스타일인 거죠.

 

#. 선배의 조언

Q. 일을 시작하기 전 기대와 실제 일하면서 느끼는 일의 실체가 같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는 어디에서 느끼시나요?

애들을 만나면 되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오히려 행정적인 업무가 더 많았을 때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청소년과 관련된 직업에 대해 다들 가지고 계시는 생각은 아이들을 많이 만날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신입직원들이 항상 환상을 가지고 오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평일에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때문에 수련관에 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평일에는 주로 사무실에서 행정적인 업무를 보게 돼요. 주로 다들 그런 것에서 괴리감을 많이 느끼죠.

 

Q. 이 일은 어떤 가치나 성향, 성격을 가진 사람과 잘 맞을까요?

이 일은 밝고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과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렵지만 하려고 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지만 배우려고 하는 그런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해요. 아이들을 만나는 활동, 또는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솔직하고 현실적인 충고 부탁드려요.

청소년 지도사는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르게 삶을 사는 직업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많은 친구들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걱정을 많이 해요. 하지만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해요. 숫자가 주는 위화감을 느끼기보다는 자신이 살고 싶은 사회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았으면 좋겠어요. 경제적인 부분이 비중을 차지하기보다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다.’라는 고민이 우선순위를 차지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