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 인터뷰] 깊이를 더해가는 멀티포지셔너 _ 필수요소

2017-01-06T22:17:13+00:002016. 10. 7.|

필수요소 깊이를 더해가는 멀티포지셔너

글 │ 최재우 (wodn7772002@gmail.com)

 

2015년 베스트셀러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어 보셨나요? 다양한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게끔 광범위한 주제를 던져주지만 제목만큼 얕은 지식입니다. 사실, 다방면에서 모두 전문성을 동시에 갖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문성이냐 다양성이냐에 대한 물음에 대답을 주는 팀이 있습니다. 다방면의 구멍을 파고 깊이가 커져 그것이 모여서 큰 구멍을 형성하면 하나의 강을, 바다를 이루자는 팀 “필수요소”를 만났습니다.

 

멀티포지셔너 김종혁,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생활 때 대외 활동으로 흥미롭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돌아다녔어요. 전공인 도자기를 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 미술을 해서 다양한 미술활동도 했어요. 아는 분의 카페에 인테리어를 맡기도 하고 벽화를 그리기도 했어요. 취업을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과연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보다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컸어요. 회사라는 단체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부합하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실제로 공익근무 요원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간접으로 경험했던 것도 있었어요. ‘할 줄 아는 게 많은데 굳이 회사에 들어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현재는 작가(robkim)로 주로 도자기 작업, 때로는 사진작가로, 프리마켓 운영과 기획을 맡으며 각각의 자리에서 아이디어뱅크를 맡고있습니다.

 

팀명 필수요소를 이야기 해주세요.

저희 팀은 저와 그리고 제 친구 한 명으로 구성이 돼있어요.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작업으로도 연결하기도 합니다. 친구의 작품과 제 작품은 서울 시내 여러 샵에 입점해 있기도 합니다. 때로는 친구와 함께 일본 키덜트 제품을 병행수입하기도 했어요.

팀명은 무엇으로 정할지 고민하던 찰나 마침 책상 위에 놓인 음료 껍데기를 보게 되었어요. ‘필수 요소인 아미노산과 …’ 이런 글귀를 보고 지은 이름이에요. 초반에는 청년청의 필수요소 같은 팀이 되고 싶었는데 그럴 순 없었고, 이제야 몇 가지 부분의 요소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원래는 각자의 네임을 가지고 활동을 했지만 청년청 입주를 목표로 급조하게 된 이름이에요.

협업이 기본화 돼 있고 겹치는 분야 없이도 공존하며 서로 도울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입장을 고수하는 청년청의 취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원하는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부분 부분 자리 잡아 메울 수 있는 느낌을 받아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청년청 내 필수요소의 공간 – 이곳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청년청 내 필수요소의 공간 – 이곳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필수요소의 또 다른 멤버, 그의 파트너에 대해 알려주세요.

그는 저와 15년 지기 친구예요. 중학교 때 C.A. 활동 프라모델 조립부에서 만나 대학에 와서 같은 취미를 공유하다 보니 다시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99% 이성적인 친구이고, 텍스트를 중시했던 반면에 저는 99%가 감성적이고요. 올해 봄 도쿄의 어느 가게에 들렀었는데 친구는 ‘어떤 이름이 적힌 간판의 가게였어’로 저는 ‘주황색 바탕에 까만 글씨가 있는 간판’이었다고 기억하더라고요. 그렇게 다른 성격과 시각을 가진 둘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맞춰가는 관계 사이이죠. 뜻과 지향점에 있어서는 친구는 실천력과 자본력이 있고 저는 아이디어 표현력이 있어요. 그래서 결단력으로 자본을 끌어와 아이디어를 표현하게 끔, 아이디어와 자본의 합작이 나올 수 있게 해준답니다. 시너지를 얻는 관계예요.

플리마켓을 했다고 들었는데, 과정을 알고 싶어요.

구직을 포기하고 작가가 되기로 한 초기에는 자본이 부족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돈을 빌려 일본에서 키덜트 제품들을 병행 수입을 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후 대학 선후배들이 과제로 만든 작품들 중에 조금 더 손을 봐서 사람들이 살 만한 퀄리티로 만들어 팔 수 있다면 그들이 아르바이트 같은 것을 하지 않고도 생활비나 학비를 보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예전에 함께 일했던 갤러리 큐레이터님께 프리마켓 기획 제안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갤러리에서 프리마켓을 열게 되었죠. 취업자리도 마땅치 않고 학교 등록금으로 힘들어하던 친구들을 위해 시작한 프리마켓이 새로운 판로로 개척됐죠. 하지만 요즘에는 셀러의 수도 많아지고 프리마켓의 수도 늘어나 수익을 얻기가 힘들어져서 잠정적 중단 상태에 있어요. 프리마켓이 아니어도 편집샵이 많이 생겨서 제 작품도 많이 입점 되어있습니다.

 

<첫 전시 : 묘한 전>이 궁금합니다.

프리마켓으로 얻은 수익으로 작년 7월부터 도자기 작업을 준비해서 5개월 만에 12월 첫 공식 개인전을 열었어요. 대개 1년 정도 준비하는데 젊음과 열정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에 대한 전시였는데, 4년 전 작업실을 찾아온 길고양이 한 마리에서 시작이 되었어요. 지금은 그 수가 많이 늘어 현재는 26마리가 되었어요. 작업하는 공간에서 고양이를 꽤나 오래 보다 보니 ‘소재로 이용해도 괜찮을까?’생각이 들었어요. 옛날에는 쓰레기를 헤집어놓고, 눈동자가 무섭고 움직임이 날쌔다는 이유로 도둑고양이로 불리며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어요. 지금에서야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 당시에는 그랬다고 해요. 궁금했어요. 정말 고양이가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 가까운 일본만 해도 신으로 여겨지고 중국 대만 홍콩에서는 길조거든요. 그런 부정적인 시각이 안타까워 고양이도 아름다울 수 있고 예쁠 수 있다는 시각으로 보이도록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아티스트의 영감의 원천은 어디에서 오나요.

영감을 얻어서 작업하기보다는 정해져 있지 않은 어느 순간 영감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고민한다고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압박감이 있을 때보다 편한 상태에서 잘 나오는 것 같아요. 때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새로운 것을 많이 보러 다니기도 하고요. 되는대로 상황에 맞게 여행도 다니고 사진도 찍고 그걸로 아카이브를 만들기도 해요.

그렇다면 묘한전의 영감은 어떻게 얻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존경하는 예술가가 피카소와 앤디워홀, 쟝 미쉘 바스키아 에요. 그들의 화책 등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작품에 반영해요. 앤디 워홀의 플라워스를 보고 패턴에 영감을 얻어 초기 작품을 만들었고 여러 가지(식기나 실생활 용품 등)로 확장할 수 있었어요. 초기 작품이기도 했고 존경하는 작가의 작품을 패러디하지 않고 오히려 차용하여 작품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그렇게 콜라보 했던 작품이기에 가장 뿌듯했어요.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사실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들어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요. 종종 고정수입이라도 얻게 ‘면접이라도 보자’라고 생각이 들죠. 막상 면접을 보러 가면 ‘내가 왜 여기 있지 싶고, 그럴 때 마다 때마침 갤러리에서 전시가 잡히고 작품이 팔리다가도 또다시 돈이 궁해지는 시기가 오고 이런 사이클의 반복이었어요. 그러다 결국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죠. 저는 이게 헛발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도자기를 하다 안되면 인테리어를 하고 사진을 찍고, 이런 것들을 모두 잊지 않고 정리해뒀어요. 이렇게 모아둔 자료가 나중에 다시 이용되기도 하고 커리어가 되더라고요.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깊이가 있어지니 책임을 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정의할 수 없는 모호함이 제 정체성 이예요. 결국에는 작가로서 인정을 받고 싶고 앞서 말한 3명의 작가들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작가로서 잃지 않고 오래오래 작업을 하고 싶어요.

 

앤디워홀의 플라워를 오마주하여 만든 작품을 소개 하고 있다.

앤디워홀의 플라워를 오마주하여 만든 작품을 소개 하고 있다.

청년 작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미술을 왜 했지 싶을 때가있어요” 힘들 땐 차라리 이 길을 안 갔으면 좋았을걸 싶기도 해요. 그래도 힘들다가도 괜찮아지고 계속 돌고 도니 극복 될 때는 좋아지지만 힘든건 그 시기를 보내는 그 때가 너무 힘들죠. 이를 극복할 실력을 갖췄으면 좋겠어요. 경험을 많이 쌓았으면 해요. 공식적이지 않더라도 온갖 경험을 통해 다져나가요. 비록 당장은 이게 아닌 것 같을지언정 다른 쪽으로 연계를 할 수 있는 거죠. +a의 개념이죠. 지금은 어느 분야든 총체적 난국이기에 뭐라도 해보세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같은 곳이라도 그날의 분위기가 다르고 만나는 사람이 다르고 보여지는것이 다른 법이죠. 그런 감정의 경험을 쌓으라는 거예요. 스펙을 쌓아라 인턴을 해라가 아니고요. 삭막함이 아닌 여유를, 내 시간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sns 상의 보여주기가 아닌 감각적 부재를 채워보세요. 취미를 가져보고 여행도 하고 그런 쌓임이 자기자신을 만드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