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인터뷰] 출판사 마케터

2016-08-26T11:10:38+00:002016. 08. 26.|

업(業)에 맞는 일을 하다, 마케터

취재|손경주 (songyeongju1493@naver.com)

대학교 3학년이 되며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9년째 근무하며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있는 마케터를 직접 만나보며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회사내부 복도

회사내부 복도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다니고 있는 직장은 출판사이고, 처음에 들어갈 때는 한자 편집 쪽으로 들어갔다가 편집 말고 다른 일도 경험하다가 지금은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책이라든지 교육용 콘텐츠 등을 독자나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오프라인을 통해서 신문광고를 많이 했다면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서, 또 책이 주로 거래되는 서점을 통한 이벤트 및 인터넷 배너 광고, SNS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교육용 앱(App)을 통한 컨텐츠 마케팅 등 광고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마케팅팀이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일이고요.

 

Q. 원래는 편집이었는데 왜 마케팅으로, 어떻게 옮기게 되었나요?

많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요. 보통 출판사는 그러지 않을 텐데 저희 출판사의 경우는 직원이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주는 분위기였어요. 회사가 성장하기 전에는 다양한 일을 맡아서 했지만 성장 후엔 자기가 맡은 분야 관련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일하다 보니 성격상 호흡이 길고 에너지가 많이 드는 편집보다는 호흡이 짧은 마케팅 일이 더 잘 맞고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는 일이요. 홍보가 새로운 것도 많이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저와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어 책이 한 권 나오면 편집은 그 책을 최소 2~3개월은 진행하는데 홍보는 책이 나오기 1~2주 전부터 시작해, 이벤트를 만드는 등 짧게 치고 빠지는 일의 반복, 연속이거든요.

 

Q. 직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직업이란 그렇다고 생각해요. 한자를 잘 보면 직(職)과 업(業)으로 되어 있잖아요. 근데 이 둘은 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말하자면 직(職)은 한자가 말해주듯 그냥 직책, 직장 등 이런 외형적인 것을 말해주는 반면, 업(業)은 정말 자신이 하는 일, 그 사람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본업, 일 그 자체인 것 같아요.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직(職)에 집착하지, 업(業)은 상대적으로 덜 중시하는 느낌이에요. 예를 들면 ‘나 대기업 가야지’, ‘나 공사 가야지’, ‘나 팀장 달아야지’ 등 실제적인 것보다는 외형적인 것에 집착하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가, 내가 부여잡고 갈 만한 업(業)은 무엇인가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나는 편집할 거야’, ‘마케팅할 거야’, ‘나는 책 만드는 일을 하겠다’ 이런 것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했고, 나아가 저의 적성을 살려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경우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것에 흥미가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저는 제가 좋아할 수 있고, 나아가서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 쪽으로 직업을 찾았어요.

 

Q. 그럼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여 선택한 직업이 출판사 업무였던 건가요?

처음에는 사실 출판에 대해서 전혀 몰랐지만, 대학교 때 학보사 일을 하면서 막연한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갓 졸업했을 때에는 저도 직(職)에 연연했던 탓인지, 교직원 쪽으로 구직활동을 했어요. 그때 너무 운이 좋게도 처음 지원한 교직원 채용에서 최종인 3차까지 가긴 간 거예요. 그래서 ‘이 길이 정말 내 길이구나!’라는 착각까지 하며 구직 활동을 교직원이랑 공사 쪽으로 계속 했는데 결국은 다 떨어졌어요. 그러다 어느 날 채용사이트에 올라온 ‘한자교재 개발·연구·편집’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고, 그 공고가 난 출판사의 교재도 사용해본 적이 있고 하여 호기심 반, 흥미 반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회사 내부 전경

회사 내부 전경

Q. 그러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기가 할 일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 같은데 기대와 실제가 비슷했나요?

사실 조금 괴리는 있었어요. 저는 약간 이상주의자였어요.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역시나 고충은 있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일하다 보면 사람들하고 엮이게 되는데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사람들은 이런 부분이 일과 별개라고 여기기도 하는데, 이제 저는 이것도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과 화합하고 이끌어가고 조율하는 과정 자체도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공간에 속하는 순간부터는 그런 관계들이 발생하고, 그런 부분도 일로써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출판사는 위계 서열이 있는 조직 분위기는 아니예요. 전반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편이에요. 특히 제가 속한 조직은 더 그래서 그런 문제가 별로 없지만, 미묘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도 일이라 생각하며 해결하려고 하지요. 힘들지만 이런 부분을 따로 떼놓을 수 없는 게 이 일의 속성이더라고요…

Q. 이 직업의 향후 비전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저는 비전이 일단 밝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이유는 출판이라고 하는 것이 종이책을 만드는 것이긴 하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큰 흐름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옛날에는 CD, 테이프에 담겨서 음원이 전달되었지만, 지금은 하드웨어적인 것이 다 생략되어도, 어찌 되었든 음원만은 꼭 필요하고 살아남으니까요. 그런 음

원이 콘텐츠라는 거죠. 출판이라는 것이 꼭 종이로만 결합해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볼 땐 생활공간에서도 출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요. 요즘 많은 디바이스가 나오고 있고 IT가 발달하지만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 중 하나는 콘텐츠와의 결합이에요. 독자적으로 디바이스와 IT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래서 저는 출판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요. 틀에서 벗어나 크고 넓게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콘텐츠가 핵심이고 출판이 그 역할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일하면서 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갈수록 인구는 줄고 있고 사람들은 책을 많이 가까이하진 않아요. 고충이라고 하면 근원적으로 책 읽는 문화나 종이책을 가까이하려는 것 자체가 조금 사라졌고 너무나도 세상이 가볍게만 흘러간다는 것. 이제 콘텐츠라는 것도 다양한 방식으로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가볍게 소화를 하려고 하지, 몰입해서 보려고 하지 않아요. 사람들의 소비패턴, 성향들이 바뀌고 있고, 점점 굉장히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그런 사람들의 변화에 맞춰 어떤 컨텐츠를, 어떤 형식으로 서비스해야 하는지가 저의 끊임없는 고민이죠.

 

Q. 개인적으로 직업을 위해서 투자하는 노력이 있다면?

회사 사무실

회사 사무실

저는 이 직업을 위해서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모임들에 참여하려고 해요. 독서 토론 모임을 하나 나가고 있고, 또 글쓰기 모임을 나가고 있는데 어쨌든 출판은 글쓰기 역량이 기본이거든요. 편집이든 마케팅이든 그런 역량이 있어야 카피가 나오고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독서토론모임에서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면 책을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돼요. 출판은 통찰력과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Q. 이 일에 대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나요?

단순히 책을 상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사명감을 갖고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출판물이 독자하고 교감하고 지식을 전달하거나 하는데 이게 그 사람 인생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Q. 이 일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일단은 제 삶에 안테나를 하나 더 달아준 것 같아요. 그냥 지나칠 뻔했던 것들도 조금 더 촉을 세우고 보게 되고, 저것과 이것을 나랑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우게 돼요. 미팅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전문성이나 견해를 교류할 수 있고. 그래서 다양한 것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려고 해요.

 

Q. 이 일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궁극적인 거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서 회사에도 이바지를 하고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끼치고 싶어요.

 

Q.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저는 일단 취업의 길을 너무 좁게 보지 않고 조금 더 마음을 열면 좋겠어요. 가치관의 문제인데 저는 돈 50을 벌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 돈 500을 벌면서도 재미없고 기계적인 일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해요. 남이 가는 길이 아니라 내가 내 안의 나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내가 그걸 했을 때 조금 더 행복한 것이 무엇일지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뭔가에 작게라도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 같고 점차 그 관심을 확대해 나가면서 자신의 업(業)을 공고히 다지고 전문성을 넓혀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